'39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 전주고 야구부 새 역사 어떻게 쓰여 졌나
‘야구 명문’ 전주고등학교가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왕좌’에 오르면서 1985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39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기를 들어올렸다. 더욱이 청룡기 우승은 1977년 전주고 야구부가 창단된 이래 첫 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감격은 두 배가 됐다. 고교야구 4대 메이저 대회를 비롯한 토너먼트 대회 때마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던 전주고는 올해 4월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과 이번 청룡기 우승으로 ‘전주고=강팀’이라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전주고가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거둘 수 있던 배경에는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들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근성·열정은 물론, 학교와 교육청의 아낌없는 지원, 기수별 동창회 등 동문들의 후원과 격려 등 세 박자가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통의 강호’ 명성 되찾아 1985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전주고는 올해 청룡기 우승으로 고교야구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대기) 중 2개 대회를 석권하게 됐다. 그동안 여러 대회 때마다 우승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전주고는 청룡기 우승으로 39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의 갈증을 해소했다. 과거 전주고는 1978년부터 1981년까지 4년 연속 봉황대기 8강에 올랐으며, 1982년 대통령배 4강, 1984년 황금사자기 4강을 기록한 뒤 1985년 황금사자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011년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출범하면서 폐지된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1998년)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면서 전주고는 ‘고교야구 전통의 강호’ 반열에 올랐다. 그러면서 김원형(전 SSG 랜더스 감독), 박경완(LG 트윈스 배터리코치), 최형우(KIA 타이거즈), 박정권(MBC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 조진호(전 메이저리거) 등 수많은 한국야구 스타들도 배출했다. 전주고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준우승(2021년, 2023년, 2024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전라권 우승(2021년),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준우승(2022년),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광주전라권 우승(2023년),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2024년) 등 각종 대회 때마다 꾸준하게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 여기에 올해 야구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청룡기까지 접수(?)한 것이다. 뛰어난 지도력·선수들 열정이 이뤄낸 성과 전주고 야구부 주창훈 감독은 광주동성고와 원광대를 거쳐 2003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주 감독은 비교적 선수 생활은 짧았지만 이후 지도자의 길을 선택, 후배 양성에 힘써왔다. 서울고와 화순고, 서울봉천초에서 코치를 지냈고, 2016년부터 전주고에서 코치로 활동했다. 이후 2018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주 감독은 부임 후 2019년 협회장기(현 이마트배), 2022년 대통령배, 2024년 이마트배에 이은 4번째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줬다. 특히 주 감독은 선수들과의 관계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운동 능력 강화와 더불어 인성 지도에도 많이 기여했고, 선수들과 호흡하며 각종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우승에 목이 말랐던 선수들이 열정으로 똘똘 뭉친 것도 전국을 제패하는데 일조했다. 그 중심에는 ‘레전드 배터리’로 불리는 김원형-박경완의 뒤를 이을 정우주-이한림이 있다. 대회 최우수선수와 홈런상, 타점상을 거머쥔 이한림(포수)은 팀의 주장으로서 책임감 강하고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주 감독은 말한다. 특히 박경완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또 우수투수로 선정된 정우주는 인성이 좋고 예의범절은 물론,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하는 등 모든 면에서 후배들이 배울 게 많은 선수라고 한다. 주 감독은 “올해 전국대회에 대비해 지난해 말부터 동계훈련을 일찍 시작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면서 “청룡기 우승은 그동안 열심히 해준 선수들의 열정이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전주고가 고교야구 '강팀'으로 꼽히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선수들과 열심히 운동해 전주고가 '전통의 강호'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학교·교육청 지원·동문들 후원도 한 몫 열악한 야구 인프라로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전주고는 2011년을 전후해 해체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동문 후원회를 중심으로 한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야구부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라구한 전주고 교장은 “동문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결코 야구부는 지금까지 존립조차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동문회가 야구 후원회라든지 스포츠 후원회를 구성해 각종 운동과 관련된 훈련비, 우수 선수 스카우트 등을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동문들은 물론 학교와 교육청의 지원도 선수들에게 힘이 됐다. 운동부 기숙사를 리모델링, 야구장 인조 잔디 공사, 야간 조명 시설, 체력 강화를 위한 체육시설(헬스)까지 지원해 줬다고 한다. 라 교장은 “주창훈 감독과 선수들이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도 따라오는 것 같다”며 “지난해 말부터 동계훈련을 일찍 시작해 거기에 따라 맞춤형 전략 강화에 대비한 것이 올해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구부는 물론 재학생들의 학창 시절 최고의 추억거리로 남는 계기가 됐고, 선생님들이나 동문들에게도 청룡기 우승이라는 감격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운동부가 더 체계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후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