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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건설,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인가

새만금 신항 건설은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를 던져 놓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전북이 명실공히 군산항과 함께 2개의 항만을 갖는 효과를 거머쥘 것인가가 그것이다. 이 과제를 등한시할 경우 전국에 무역항이 포화된 상태에서 신항은 군산항의 보조항으로 전락하는 등 전북은 항만물류의 오지로 여전히 남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오는 2030년까지 6개 선석이 건설될 신항은 2026년 5만톤급 2개 선석이 개장된다고 해도 과연 신항을 뒷받침할 물동량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기본계획상 6개 선석중 5개 선석은 잡화, 1개 선석은 컨테이너를 취급토록 돼 있지만 이런 화물들은 이미 군산항과 중복이 된다.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군산항의 물동량은 수심이 비교적 양호한 신항으로 이전돼 군산항의 위상은 쪼그라들게 된다. 지난 2010년 새만금 신항기본계획 재검토 당시 신항의 물동량 중 56%가 군산항의 이전 물동량으로 산정돼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전국적으로 31개의 무역항이 운영되고 무역항을 지닌 지자체마다 물동량 유치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할 때 타지역 물량의 신항유치는 사실상 기대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새만금 개발계획상 신항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인근 배후 산업단지가 없다. 군산항과 가까운 새만금 산업단지는 신항과는 거리가 20여km떨어져 있고 새만금 개발은 계획상 2050년에야 완료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신항은 상당기간 물동량 기근에 시달려야 한다. 결국 신항 개발은 동력을 잃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군산항과 기능이 중복되지 않으면서 국내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지 않는 특화된 화물을 취급토록 하는 기능이 신항만에 설정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NG 수요 창출을 통해 LNG냉열을 이용한 스마트식품 콜드항만, 수소 전용 항만, 농식품 전용 항만 조성 등이 고려 대상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농업회사로 직원만도 15만여명에 달하는 다국적 기업인 카길을 비롯, 국내외 농수산 식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민자 유치 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때만이 새만금 농생명 용지와 익산식품 클러스터, 식량 비축기지 조성 등에 대한 물류지원과 함께 충남, 전남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 물동량을 유인해 신항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동시에 도내 수출 물량의 80%이상, 수입 물량의 약 40%가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고 있는 등 수출입 물동량의 역외 유출현상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군산항의 현안이 준설인 만큼 근본적인 준설대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물류의 생리상 군산항의 물동량은 신항으로 방향을 틀 수 밖에 없다. 신항이 특화되지 않고 군산항의 낮은 수심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신항의 건설에도 전북은 한개의 항만만 보유하는 초라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 기업의 사활을 건 물류비용절감을 위한 전쟁은 치열하다. 해상 물류의 핵심 인프라인 항만 발전없이는 전북 발전은 요원하다. 새만금 신항의 특화와 군산항의 근본적인 준설대책 추진! 전북이 국내 항만 물류의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 2개의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3.08.07 18:49

새만금 잼버리 철수, 전화위복 계기로 삼자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중단되고 각국 참가자 전원이 조기 철수키로 했다. 정부는 새만금지역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감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초반에 혼란을 빚었던 잼버리 대회가 반환점을 돌면서 안정세에 들어서는 듯 하더니 이러한 결정을 하게 돼 아쉽다. 156개국 3만6000여명의 참가 대원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관계 장관들과 플랜B를 논의했다”면서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을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 플랜)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잼버리 대회가 아니라 ‘생존 게임’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 온열환자와 코로나 환자가 초반부터 속출했다. 이미 영국과 미국 등 일부 참가국이 조기철수하면서 상처가 났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업친데 덮친 격으로 태풍까지 도와주지 않고 있다. 사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폭염 탓만 할수 없는 총체적 부실이었다.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폭염대책은 물론 화장실·샤워실 등 위생 문제와 부실한 식사, 미흡한 의료시설 문제 등 비난 받아 마땅환 수준이었다. 새만금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공항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던 전북도의 당초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망신살만 뻗치게 되었다. 6년 동안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이고도 욕만 먹는 대회로 추락한 것이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은 서로 질세라 ‘네 탓’ 공방만 벌이는 꼴불견을 보여줬다. 어쨌든 이번 대회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준비 부족에서부터 미숙한 진행, 누가 책임자인지도 모르는 컨트롤 타워, 중앙과 지방의 역할 혼선 등 지적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회가 끝난 뒤 이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철저한 조사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서라도 안전에 유의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남은 참가자들이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전북도민과 국민들이 도와줬으면 한다. 그래서 전북과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07 18:49

전주농협, 전주 에코시티 이마트 입점 건물 매입 계획 추진

전주농협이 덕진구 지역에 하나로 마트 개설을 위해 800억 원 규모의 전주 송천동 에코시티 이마트입점 건물매입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농협에서 운영하는 상당수 로컬푸드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대형마트 운영 노하우가 많은 이마트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농협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전주농협과 노조에 따르면 전주농협은 예산 600억 원을 확보하고 지난 6월 덕진구 마트 개설 추진단을 구성해 전주 송천동 에코시티 이마트 입점건물인 디케이몰 인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해당 건물의 초기 투자비용이 587억 원(토지매입가 230여억 원+건물 신축 비용 356여억 원)에 달하고 2021년 기준 감정가는 1000억 원에 육박하면서 소유주 측에서 800억 원을 제시하고 있어 해당 건물의 매입가는 예산 금액을 추월할 전망이다. 이 경우 이사회의 승인과 총회, 출점컨설팅, 농협중앙회 승인 등의 절차가 있지만 오래전부터 덕진권역 하나로 마트 건립을 추진하던 전주농협은 인수에 적극적인 모양새를 띠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절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도 전주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로컬푸드 5곳 중 4곳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6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경우 조합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전주농협의 덕진권역 하나로 마트 추진계획에 따라 지난 2020년 작성된 하나로 마트 출점 컨설팅에도 대규모 투자는 사업성이 미흡한 상태로 보고됐었다. 당시 전주농협은 118억 1700만원을 들여 영업장 833㎡ 규모의 마트 운영계획을 세웠는데 상권분석 등을 통해 연간 매출액 84억 원, 16%의 이익률로 운영시 개점 1차년도 5억 2900만 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5차년도 이후에도 지속적인 적자가 예상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보다 6배 규모의 건물을 인수할 경우 인건비 증가와 건물유지비용 등의 추가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상상 이상의 적자가 누적돼 결국 그 피해는 농민조합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트를 이용해야 하는 주변 주민들의 반대도 예상된다. 전주 에코시티에 이마트가 조성되기 이전에도 주변 주민들이 하나로 마트 개설을 반대하고 나섰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대형마트가 아닌 하나로 마트 입점 계획에 결사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아파트 입주 예정자 연합은 지난 2016년 전주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로 마트 입점 추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지구단위 계획에 따라 대형마트를 입점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직 임대계약기간이 2년 이상 남아 있는 이마트 매장 철수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노조관계자는 “디케이몰 이마트의 임대조건이 연간 상품매출액에 따라 임대료를 지급하기로 약정돼 있는데 재무제표상 임대료 수익이 파악되지 않아 이마트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디케이몰을 매입해 마트를 운영한다는 것은 기름통을 지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형국이다”고 비유했다. 이에 대해 전주농협은 디케이몰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전주농협 관계자는 “전주 덕진권역 하나로 마트 개설을 위해 2023년 사업계획에 600억 원의 예산을 수립했으며 디케이몰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이다. 예산을 넘어서는 매입은 이사회 승인과 총회를 거쳐 가능하기 때문에 800억 원에 인수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며 “사업예산이 증액된다해도 이사회 승인과 총회, 컨설팅을 거쳐 감내할 수 있는 적자인지 판단해야 하며 농협중앙회 승인들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노조 측의 주장은 노파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3.08.07 18:38

‘잼버리’ 정치위기 국면전환용 카드 전락

2023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의 비극이 정치인들의 정치위기 국면전환용 카드로 전락했다. 전북도민 입장에선 정치인과 정부부처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의 무능과 안일함으로 빚어진 이번 사태의 부담을 오롯이 떠안게 됐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반성과 사과 대신 이슈를 의도적으로 잼버리 실패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잼버리를 정치에 악용하는 것은 거대 양당이 함께하고 있다. 오히려 행사 초기 미숙한 준비를 우려했던 소수정당의 경우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포문은 민주당이 먼저 열었다. 민주당은 강성 대변인을 앞세워 새만금 잼버리를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손댄 실패작'으로 규정지었다. 그러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쟁을 자제하자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속되는 논란에 민주당은 공세 수위를 더욱 높여갔다. 민주당 이원택 의원(김제·부안)의 염려 섞인 지적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외면해버린 사실이 드러난 후에는 잼버리 실패의 책임소재에 더욱 집중했다. 실제 잼버리 책임공방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에 쏠린 시선을 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문제는 전북도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성장한 민주당이 잼버리를 비하하는데 앞장섰다는 점이다. 휴가에서 돌아온 이재명 대표는 행사 부실 논란에 대해 “축제가 아니라 생존게임이 된 것 같다”고 평했다. 국민의힘은 설상가상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발언도 내뱉었다. 지난 1년간 무사안일, 무관심에 대한 책임은 뒤로하고 민주당 소속의 광역자치단체장이 잘못했다는 논리다. 난데없이 새만금 공항을 문제삼은 건 덤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예산 사용처에 있어 전 정부 관련 인사들에게 책임을 돌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총리·장관 누구나 빠질 것 없이 책임에서 도망치려 한다', '국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윤석열 정부가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것이다', 이것이 주말 사이 민주당이 쏟아냈던 잼버리 관련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급기야 새만금 국제공항까지 정조준했다. 그는 실제 “잼버리 개최를 이유로 신공항 건설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시키고, 민주당 소속 전임 전북지사는 관련된 각종 예산 확보를 자신의 공으로 자랑하는 데 급급했다"고 했다. 김 대표의 발언으로 안 그래도 서러운 전북도민은 뺨을 한 대 더 맞은 격이 됐다. 국민의힘은 전북을 어차피 표가 안 나오는 지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인지 결정적인 순간에는 전북 주요 현안에 막말도 서슴지 않는 게 다반사라는 게 이번 사태를 통해 또 다시 증명됐다. 전북도내 총선 입지자들에게도 전북의 비극을 활용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전북인의 표를 받겠다면서 전북의 비극을 굳이 들춰내는 선택을 한 것이다.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3.08.07 18:20

정치권은 '정쟁'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는 '전쟁'

새만금 잼버리 파행 책임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쟁을 벌이는 한편 잼버리 현장에서는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도민들과 공무원들의 남모를 사명감이 교차했다. 새만금 잼버리 개영식 이후 지난 4일부터 하루에 적게는 수십 명부터 수백 명에 이르는 전북 공무원들이 자원봉사를 위해 잼버리 현장을 찾았다. 주말인 5일에는 전주, 군산, 익산, 김제, 부안, 고창 등 6개 시군에서 각 100명씩 총 600명의 공무원이 투입됐다. 사실상 강제로 동원된 이들은 쓰레기 줍기, 물품 전달, 편의시설 점검 등 구역별로 나뉘어 대원들을 도왔다. 심지어 전문 용역업체가 해야 할 재래식 화장실 청소까지 맡아야 했다. 반면 잼버리 대회의 주무 부처인 여가부와 행안부 등 조직위 공무원들은 제외됐다. 공무원들은 사전에 협의된 업무와 다른 일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시를 받아야 했고, 화장실 청소와 관련해 제대로 된 청소 도구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자원봉사를 위한 지원과 조력이 없다보니 차량을 이용하지 못해 폭염 속 업무 현장까지 30분을 넘게 걷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잼버리 부실 준비 원인을 둘러싼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지역 한 공무원노조위원장은 "애쓰고 있는 직원들을 볼 때면 미안할 정도다"며 "곳곳에서 불평이 나오고 있지만,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성공리에 대회를 마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 자치·의회
  • 김선찬
  • 2023.08.07 18:08

하늘도 안 도와준 새만금 잼버리⋯태풍 '카눈' 영향에 대원들 수도권행

하늘도 도와주지 않았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결국 파행을 맞았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새만금 잼버리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개영 일주일 만이다.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조기 퇴영은 있었지만, 대부분 국가가 잔류를 결정하며 안정화 단계로 접어드는 듯했던 잼버리는 태풍의 영향으로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정부가 잼버리 참가자 전원을 새만금에서 수도권으로 '비상 대피'시키기로 하면서 새만금 잼버리는 사실상 '조기 중단'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세계연맹 "잼버리 조기 철수"⋯대통령실 "수도권서 남은 일정" 세계스카우트연맹은 7일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새만금 잼버리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세계연맹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에 "우리는 한국 정부가 조기 철수를 결정한 대표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참가자들이 한국의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경험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걸 알린다"고 밝혔다. 세계연맹은 "우리는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폭우가 예상되는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주최 측에 계속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연맹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캠프장에 있는 참가자들과 한국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참가자들은 스카우트의 진정한 회복력을 보여줬다. 우리는 주최 측과 협력해 참가자들이 머무는 동안 계속 지원할 것이다"고 했다. 세계연맹 발표 즉시 대통령실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을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태풍 대비 잼버리 '컨틴전시 플랜'(긴급 대체 플랜)을 보고받았다.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꿔 이번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대통령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지난 6일부터 관계 장관들과 플랜 B 논의에 착수했다. 컨틴전시 플랜이란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소와 남은 일정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했다. △한반도, 태풍 카눈 영향권⋯참가자 전원 8일부터 비상 대피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께 새만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참가자 비상 대피 계획을 밝히며 "이동은 8일 오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대상 인원은 156개국 3만 6000여 명이고, 버스는 총 1000대 이상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8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에 걸쳐 참가자 전원을 이동시킬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버스는 국가별로 배치하고 의사소통 편의를 위해 통역 요원도 배치할 예정이다. 이송 과정에서의 안전과 질서 유지, 원활한 이송을 위해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와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의 협조가 이뤄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상 숙소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있지 않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수도권 행정기관, 민간 교육시설을 최대한 확보해 대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숙소 비용 부담을 묻는 질문에는 "비용은 정부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당초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케이팝(K-POP) 콘서트 장소도 재조정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세계연맹 측의 체류 지역 등을 고려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등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비상 대피 계획은 이날 오후 6시 국무총리 주재로 전국 시·도지사 회의를 통해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영외 활동 계획도 함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한편 기상청의 태풍 정보에 따르면 카눈은 오는 10일 오전 경남 통영 인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측된다. 11일 새벽 한반도를 통과해 북한으로 북상하는 등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겠다.

  • 자치·의회
  • 문민주
  • 2023.08.07 17:53

외부인에 뚫린 ‘학교 안전’⋯전북교육청 “학생보호인력 배치 확대”

전주 초등학교 살인 사건에 이어 대전 고교에서 칼부림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학교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학생보호인력 추가 배치 등 학교출입 안전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도교육청은 7일‘학교 출입증 및 출입에 관한 표준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적용해 출입 관리인력을 늘려 학교를 찾는 외부인의 신원 확인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외부인이 학교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인적사항, 출입 목적을 기재하고 신분증을 제출해 확인, 방문증을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전북지역 학생보호인력은 배움터자원봉사자와 사회복무요원 등이 담당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배움터자원봉사자 236명, 사회복무요원 70명 등 총 306명의 학생보호인력이 활동하고 배치율은 39%에 불과하다. 배움터자원봉사자는 1시간에 1만원을 지급받고 1일 2∼3시간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별도의 안전 교육은 없으며 주로 퇴직공무원∙경찰∙군인∙교원 등이 위촉돼 60세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이다. 구체적으로 40대 이하 7명, 50대 11명, 60대 100명, 70대 이상 118명 등이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 106명, 중학교 71명, 고등학교 55명, 특수학교 4명이다. 이들은 학교 내 CCTV 상시 모니터링, 등∙하교 시 교통안전 안내 활동, 취약시간∙취약지역 교내 및 교외 순회 활동 등 학생보호와 학교안전을 위한 활동을 수행한다. 도교육청은 학부모 자원봉사자나 시니어클럽 등도 학생보호인력으로 추가 배치, 외부인 출입 시 신원확인을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학내외 순찰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고화질 CCTV 교체도 내년까지 완료하는 한편,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능형 CCTV(스마트 영상 감지 시스템)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발표한 외부인 출입관리 인력 배치 확대 등 안전대책은 실효성이 없다며 전문적인 보안인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교보안관(공무직), 청원경찰, 민간 경비 같은 보안 인력 등 전문적인 훈련과 경험을 가진 인력없이 순전히 자원봉사자로 학교와 아이들의 안전을 맡긴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학교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령의 배움터자원봉사자들이 고생하고 있지만 예산을 들여서라도 학교 현장에서 전문적인 보안 인력 배치를 확대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북교총, 전교조 전북지부 등 도내 교원단체들은 학교시설 개방 확대를 우려하며 민원 전용 공간 설치, 학교 방문 사전 예약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3.08.07 17:52

'킬러문항' 배제 수능 D-100 ⋯전북교육청 "흔들리지 않는 준비 필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11월16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학습전략을 안내했다. 이번 안내는 이른바 '킬러 문항' 배제 논란 등으로 수능의 출제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도내 수험생들의 시험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집중해야 할 것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을 제시했다. 도교육청은‘수능 D-100 학습전략’으로 △꾸준한 공부 △지속적인 복습 △개인 건강 관리 △신중한 수시 지원 전략 마련 등을 강조했다. 먼저 고난도 문항 출제와 수능 변별력은 별개로, 이번 교육부 발표가 수능 난이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도교육청은 예상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은 완화됐으나 수능 방역 지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올해는 어떤 방역 상황에서 수능시험을 치르게 될지 알 수 없어 개인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수능 난이도가 화제가 되면서 정시 수능 전형을 노리는 수험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수시 상향 지원' 현상이 작년보다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오는 9월 모의평가 등을 통해 본인의 예상 수능 성적과 현재 내신 성적을 분석, 수시와 정시 중 어떤 전형이 더 유리한지를 판단한 후 수시 적정 지원 대학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매주 권역별(전북교육청,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김제교육지원청)로 진학 상담을 하고 있다. 또 9월 1일부터 8일까지는 도교육청 대입지원실에서 수시 집중 상담을, 6개 교육지원청에서는 9월 2일 실시한다. 자세한 내용은 전북 진로진학홈페이지(https://www.jbe.go.kr/jinr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북교육청 진로진학담당 강세웅 장학사는 "올해 수능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수능 난이도에 집착하지 말고 본인만의 올바른 학습 습관을 끝까지 유지하고 지속해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며 "12일부터 19일까지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김제에서 권역별 수시 지원 설명회가 열리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수시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3.08.07 17:50

전주 화정초 신유하 양,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특별상

전주 화정초등학교 신유하 양(4학년)이‘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7일 전주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신유하 양이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모차르트 국제콩쿠르’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2년마다 열리는‘모차르트 국제콩쿠르’는 독일 모차르트 협회가 주최하는 세계적 권위의 음악 콩쿠르다. 국내에서 지역 예선과 본선 1·2차를 거쳐 순위 안에 들어야만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 국내 예선에서 1위를 차지, 본선 1라운드 면제를 받은 신유하 양은 2라운드에서 ‘쇼팽 - Waltz in A flat major Op. 42’ 와 ‘모차르트 - Piano Sonata No. 12 in F Major K. 332-1st’를 연주해 3라운드(결승)에 진출했다. 3라운드에서는‘모차르트 - Piano Concerto No.8, K.246 - 1st mov’를 연주,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신 양의 연주에 대해 “가장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곡의 음악적 해석이 좋다”고 평가했다. 특히 심사위원장인 게르노트 비니쉬호퍼는 "나이에 비해 음악적 재능이 있고, 연주 기교가 좋아 미래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고 호평했다. 신유하 양은 “첫 국제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무엇을 더 연습해야 하는지를 많이 느꼈다” 면서 “앞으로 1년 정도는 대회참가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연습, 더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초중등
  • 육경근
  • 2023.08.07 17:49

전북교육청, 원도심학교 운영 유형 일원화한다

전북교육청이 원도심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원도심 학교 운영 유형을 일원화한다. 원도심 학교는 원도심 지역 학생들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지정·운영된다. 현재 원도심 학교는 총 59개교(전주 29개교·군산 16개교·익산 14개교)이다. 학교-지역 협력형 35개교, 학교 간 협력형 6개교, 교육돋움형 9개교, 공동통학구형(도시형어울림) 9개교 등 4가지 유형으로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공동통학구형(도시형어울림)은 어울림학교 공동통학구형으로 흡수·편입하고, 학교-지역 협력형, 학교 간 협력형, 교육돋움형은 유형 구분 없이 원도심 학교로 통합 운영한다. 특히 원도심에 위치하지 않은 학교를 원도심 학교로 지정하면서 사업의 목적과 취지가 퇴색했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원도심에 위치한 학교만 지정해 '원도심 학교 살리기'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도록 할 방침이다. 운영 기간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 교육환경 변화에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 학생 학력 신장 및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원도심 학교 활성화를 끌어갈 계획이다. 희망 학교는 오는 23일까지 신청서류를 작성해 해당 교육지원청으로 제출하면 된다. 이후 도교육청은 교육지원청 원도심 학교 선정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9월 초 최종 대상 학교를 선정할 예정이다. 임경진 교육협력과장은 "원도심 특성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지원으로 학교 선호도 제고 및 원도심 학교 신뢰 기반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원도심 학교 교육공동체가 함께 성장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찾아오는 원도심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3.08.07 17:49

“환상의 미학” 교동미술관, 원로 화백 박종수 초대전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선상에서 무한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환상의 미학을 발견한다. 교동미술관은 8일부터 20일까지 본관 1, 2전시실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형상의 아름다움을 이뤄내고 있는 원로 화백 박종수(76) 작가를 초청해 기획초대전을 연다. 작가는 사실과 경험에 입각한 기존 이미지를 재생산함으로써 현재와 과거, 실제와 환영, 현실과 초현실의 범주를 마치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담아냈다. 기존의 회화적 표현에만 머무르기보다 창조적 형상의지를 쏟아내며 굵직한 미학적 견해와 신념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몰두해 온 초현실적인 화풍을 2000년대 초기부터 최근작까지 아우르며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그의 작품은 동화 같은 환상을 자아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시적인 정취도 풍긴다. 동양적인 색채와 역동적인 화면 분할로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해온 작가는 한국적인 풍경으로부터 시작해 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포스트모던 이미지를 표출해내며 새로운 차원의 미학적 경계를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는 기존에 추구했던 한국적인 정서와 색감을 바탕으로 초현실주의적 화풍을 ’어제와 오늘사이‘란 최근 연작들로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다. 현실과 관념의 틀을 넘어 작가가 만들어낸 초현실적인 환영은 과거와 현재로 상징되는 존재론적 사유와 삶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며 환상의 미학으로 결부되는 그의 작업을 향한 갈망과 집념을 보여준다.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미술평론가)은 “작가의 작품은 상상력의 산물로 각박한 현실 사회에서 새롭게 추구한 환상의 세계이다”며 “대상을 파고드는 사실적인 묘사력과 다채로운 색채 감각은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면서 잔잔한 울림을 준다”고 평했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보다 새로운 창조적인 형상 의지를 쏟아내며 굵직한 미학적 견해와 신념으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이루고 있는 작가의 열정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창 출신으로 조선대 미술교육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포함해 다수의 기획 초대전과 단체전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으며 전북사대부고 등지에서 30여년의 교직생활과 전북미술대전, 온고을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상형전 자문위원,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광주미술상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8.07 17:48

“세계 청소년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좋아요”

“잼버리 운영에 대한 지적보다는 전 세계 청소년들이 즐겁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봐주세요.”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개최된 새만금 야영장 등지에서는 국내·외 스카우트 대원들이 우의를 다지고 활발한 문화 교류를 펼치는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웹 블로그 ‘촌언니의 바깥세상’을 운영 중인 서은영 잼버리 국제운영요원(IST)은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들의 활약상을 날마다 공개하고 있다. 여행 블로거인 그는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인 잼버리가 못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씨는 “잼버리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다양한 음식을 체험하고 있다”며 “잼버리 기념품을 서로 교환하는 등 활발한 문화 교류를 펼쳐 유익한 축제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그의 블로그를 보면 잼버리 기간 중에 물놀이를 하는 스카우트들의 모습과 다채로운 영외 체험프로그램 활동이 담겨있다. 박철 고창모양지역대 대장은 “잼버리 첫날부터 바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잼버리 활동 내용을 꾸준히 블로그에 올리는 노력이 보기 좋았다”면서 “외부에서 잼버리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과 여론이 있지만 스카우트들은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8.07 17:48

전주 성모안식성당, 그리스 성화 작가팀 벽화 공개

전주 성모안식성당이 새 단장을 마치고 8일 방문객을 맞이한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전주 성모안식성당의 내부 성화 작업의 결과물이 이날 방문객에게 자취를 드러낸다. 전주 성모안식성당의 정종혁 신부는 “이번 성화 작업은 1995년 한국의 ‘소티리오스 고 피시디아’ 대주교의 주도로 시작된 노력의 결실”이라며 “1995년 그리스 출신의 성화 작가들의 봉사활동으로 진행된 서울의 ‘성 니콜라스 대성당’의 성화 작업에 소조스 야누디스 교수와 그의 협력자 및 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이루어졌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후로 한국 작가들과 대만 작가들이 그리스에 방문해 성화 수업을 받았고, 한국정교회에서 수년 동안 진행해 온 여름 성화 수업 집중강좌를 통해, 전주 성모안식성당에도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업은 그리스 성화작가 소조스 지아누디스 교수의 총괄 지휘·감독하에 총 40명으로 구성된 성화 작가 팀과 조력자들이 일주일 중 6일을 작업시간에 할애하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실제 40여 명에 가까운 프로젝트 참여자의 노력으로 성당에는 ‘만물의 주관자이신 그리스도’, ‘천사들의 성찬 예배’, ‘예언자들’ 등 다양한 작품들이 파노라마 사진처럼 천장과 벽 등에 펼쳐져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과 대만 자원봉사자, 그리스 성화 작가 등이 참여해 한국 정교회 대교구의 다른 성당의 성화 작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사례라고 평가받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정종혁 신부는 “성당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 누구나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며 “이번 성화 작품을 통해 실존했던 성인들과 만나고 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종교
  • 전현아
  • 2023.08.07 17:48

창작소극장 기획공연,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 11일 개막

“매일 거울로 내 얼굴을 보면서도, 눈을 감고 목소리만 남았어요. 누구 목소린지도 모르는 소리만” 창작소극장의 기획공연 ‘전화벨이 울린다’가 오는 11일 막을 연다. 살면서 한 번쯤은 소통해 봤을 콜센터 직원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번 기획공연은 창작소극장이 주최·주관을 하며 전북문화관광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공연 이야기는 떨어지는 실적과 진상 고객 대응으로 지쳐가는 콜센터 직원으로 일하는 주인공 ‘수진’이 연극배우 ‘민규’를 만나 감정을 조정하기 위한 연기 수업을 받으며 시작된다. 민규에게 연기를 배운 수진은 진심이 아니어도 웃을 수 있게 되고 업무실적은 최고를 향해가지만, 콜센터 내에서 의문의 사건이 벌어지며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이처럼 공연은 감정노동의 꽃이라 불리는 콜센터 상담원들의 일상을 통해 가면 속 민낯과 개인의 내면에 잠재된 괴물을 들여다보게 한다. 또 작품은 주인공 ‘수진’이 느끼는 감정노동과 연기의 교차와 충돌로 ‘생존’과 ‘실존’ 사이의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에게 큰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를 꾸밀 배우로는 김수연, 김희진, 안혜영, 유가연, 강정호, 김서영, 김소연, 최나솔, 이종화 등 창작극회의 단원들이다.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은 유가연 감독은 “저 역시 배우 출신으로 웃기지 않아도 웃어야 하고, 슬프지 않아도 울어야 하는 삶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며 “이번 연극에서 배우가 아님에도 남을 위해 미소를 지어야하는 콜센터 직원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연 포스터와 공연 제목이 주는 무거운 이미지가 크지만, 극 자체는 재밌게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무더운 여름 창작소극장에 방문해 재밌는 연극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만 8세 이상 관람가인 공연은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에 관람할 수 있다. 전석 1만 5000원인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8.07 17:47

누벨백미술관, 8일부터 중견작가 20인 특별전 개최

생명의 색으로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인 여름에 사유의 깊이에 따른 농익은 작품세계를 가깝게 마주한다.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은 현대미술을 선도해온 중견작가 20명의 작품들을 한데 선보이는 뜻 깊은 전시회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시간’이란 주제로 8일부터 22일까지 지역 중견작가들의 시·공간을 초월한 작품세계와 관록을 엿볼 수 있다. 전시에는 김숙자, 김종수, 남성희, 박상규, 박원기, 박지예, 박해규, 송관엽, 엄기석, 임옥수, 오우석, 유남진, 이철량, 이흥재, 장석수, 장석원, 조영철, 정미현, 정진용, 최동순 작가가 참여한다. 전북 화단의 토대를 다지고 표현의 영역을 확장한 이들은 저마다 시류를 관통하며 시대의 한 획을 그어온 것으로 잘 알려졌다. 전시를 통해 작가들이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으로 겹겹이 쌓아 올린 그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캔버스에 표현한 각각의 함의된 이야기가 작품으로 투영돼 있다. 누벨백미술관 관계자는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마음의 창을 맑고 유쾌하게 해주는 중견 화백들의 노고와 공로를 격려하고자 특별한 전시를 마련하게 됐다”며 “작품을 통해 힘듦을 잠시 잊어버리고 아름답고 순수했던 추억들을 소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8.07 17:47

전북대, 일본 내 조선 역사 탐방 ‘전대청춘’ 프로그램 발대식 열어

전북대학교 학생들이 옛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역사를 탐방하는 기회를 갖는다. 해마다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의 역사 탐방을 통해 학생들에게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기회를 제공한 ‘전대청춘’ 프로그램이 7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 시작돼 학생들에게 지역이나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를 주며 큰 호응을 받아왔다. 학생들은 그간 고구려 유적과 항일운동의 본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나라사랑 정신을 다졌다. 올해에는 36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전대청춘 전대통신사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를 따라서’란 주제로 일본을 탐방했던 조선통신사의 역사를 직접 돌아보며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일본 내 기업과 과학관 방문 등을 통해 글로벌 역량도 함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들은 일본 시모노세키를 찾아 조선통신사의 객관으로 쓰인 아카마 신궁과 상륙기념비 등을 돌아보고 후쿠오카 내 기업도 탐방한다. 또한 해외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교토 고려미술관과 20만명의 조선인이 묻힌 귀무덤, 그리고 오사카 과학기술관도 찾는다. 이날 발대식에서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전대청춘’은 우리 대학이 자랑하는 역사의식 고취 프로그램으로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직접 찾아 나선 학생 여러분의 도전정신을 높이 사고 싶다”며 “임진왜란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 외교사에 큰 역할을 한 조선통신사의 옛 발자취를 찾는 일은 법고창신의 정신이 필요한 이때, 매우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김영호
  • 2023.08.07 17:46

[이승우의 미술이야기] 갤러리 1898, '이남규 30주기' 전

나의 영원한 은사님인 고(故) 이남규(1931-1993) 선생님의 전시 소식이 왔다. 우리는 흔히 세계적인 미술교육가로 구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를 든다.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마티스, 루오 등이 엄청난 화가였기에 더욱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지만, 살로메로 대변되는 상징주의 화가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에 못지않은 삶을 사셨던 분이 있다. 공주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미대에 다시 진학하여 마치고, 그때까지는 미개척 분야였던 스테인드글라스를 공부하러 유학길에 올랐다가 온 곳이 나의 모교인 원광대학교였다. 3학년때 추상화 시간에 처음 본 선생님의 첫 수업은 80호 캔버스에 선생님의 아무것이나 자유롭게 그리라는 명령에 느꼈던 캔버스의 하얀 공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모든 수업은 자율적이었으나 학생들 모두 벽에 캔버스를 기대어 작업을 하는데 선생님은 가운데 평상에 앉아 본인의 그림을 그리고 계셨다. 나중에 생각하니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작은 색 면을 놓아가고 계셨다. 방학 때도 학생들을 소집하여 같이 그림을 하시던 선생님, 학생들이 고마워서 중국음식점에라도 모시고 가면 제일 먼저 값이 싼 짜장면을 선택하시던 분, 학생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어설픈 자신의 그림이라도 드릴 생각을 하게 하던 선생님, 자발적으로 넥타이를 선물하는 학생에게 "화가에게는 넥타이와 양말은 선물하는 것이 아니다" 라며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시던 분, "네가 그렸는데 그 평가를 누구에게 맡기냐“며 공모전 출품을 말리시던 분이었다. 기교로 완성된 그림보다 늘 '늘 폼'의 가능성을 더 중요시하던 분, 당시 암막 시설의 부족함 때문에 학생들을 밤에 불러 환등기에 슬라이드를 잔뜩 꽂아 미술사를 진행하시던 분, 당시에 시골 학생들에게는 넘을 수 없던 벽이었던 유경채, 임영방 교수들을 자주 초빙해서 특강을 마련하고 스스로 슬라이드를 조작하시던 분이었다. 그때 서울대학교 유경채 교수가 했던 말씀을 이 나이에야 이해하는 일도 있었다. 아주 잘 그린 추상화 앞에 선 유경채 교수님이 "넌 너무 잘 그려서 오래 그리지 못해. 그 점을 항상 명심해" 라 하셨고 세월이 지나고 보니 ‘과연’이었다. 그런 유명 교수들을 모셔 조교를 자처하시던 분, 여러 모습이 겹친다. 난 졸업하고 교사가 되었음에도 공모전에 출품할 때 선생님께 구구절절한 편지로 허락을 얻었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중앙미술대전 특선)하고 북가좌동으로 선생님을 찾아봬었을 때, 선생님이 아주 편찮으셨던 관계로 사모님이 잔을 하나만 가져오자 사모님을 핀잔하시던 분, 조각과 교수를 피해 반지하의 흙이 풍부한 조각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1층의 디자인실에서 성모상을 기가 막힐 정도로 아름답게 만들던 분, 그 많은 에피소드를 좁은 지면에 어떻게 모두 소개하랴.

  • 전시·공연
  • 기고
  • 2023.08.07 17:46

가깝고도 먼 섬 연도, 이제 하루에 다녀오자!

서해의 맑고 푸른 섬, 연도(煙島)! 전라북도 군산에서 불과 24km 떨어진 고군산군도에 딸린 섬이다. 중국 산둥에서 화창한 맑은 날에는 연기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연(煙)자를 써서 부르는 설과 한편으로는 호수 속에 피어오르는 연꽃과 같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는 두 가지의 설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군산항의 북서쪽에 위치한 이 섬은 면적 0.873㎢ 규모로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연도리에 속해있으며, 인구는 현재 189명인 조용하고 아담한 섬이다. 연도에서 가장 높은 곳은 188m의 대봉산이며, 섬 전체는 기복이 비교적 심하고 경사도 급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군산 연도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널리 알려진 파시, 즉 바다 위에서 어획물의 매매가 이루어지는 시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볼 수 없고 멸치잡이가 주민들의 주요 생업 수단이다. 연도 연근해에서는 멸치, 삼치, 새우 등이 많이 잡히며, 전복, 해삼 등의 채취와 대규모의 김 양식이 이루어진다. 모래밭으로 된 해수욕장은 없으나 수심이 얕고 곳곳에 자갈밭이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연도는 인심이 좋고 경치가 좋으며 특히 어종이 다양하고 풍부해 바다 낚시터로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연도항 방파제는 낚시인들이 꼽는 전국의 명 방파제 100곳 중에서 군산 말도 방파제, 어청도 방파제, 관리도 방파제 등과 함께 낚시인들이 뽑은 명 방파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아름다운 섬, 연도는 1956년부터 국가 보조항로 제도가 운용되었음에도, 군산-연도-어청도 항로의 기항지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군산시로부터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여객선이 다니는 다른 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접근성으로 불편이 컸다. 이에 군산지방해수청에서는 연도 항로를 분리 운영할 필요성에 따라 타 청으로부터 예비선 ‘섬사랑3호’를 인수하여, 2021년 10월에 연도 항로를 운항할 선박을 사전에 확보하였고, 2022년도에는 연도항 유지 준설에 약 22억원을 투입하여 연도항 내 상시 운항이 가능하도록 수심도 확보하였다. 그리고 2021년부터 2년에 걸쳐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을 포함한 해수부와 지자체 및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공조와 섬 주민의 기획재정부 방문과 탄원서 제출 등으로 2023년부터 연도 항로 운항 선박의 운영예산 5억원을 확보하였고, 2023년 2월 1일부터 ‘어청카훼리호’가 어청도로 직항하고 ‘섬사랑3호’는 연도로 1일 2항차 운항하여 일일생활권이 구축됨으로써 즐거운 하루 여행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섬사랑3호’의 운항은 수산업 침체 등으로 연도가 낙후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 편익은 물론 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군산지방해양수산청과 군산시가 국가 예산확보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이루어낸 성과로 정부와 지자체의 성공적인 협력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도 항로가 어청도 항로에서 분리되면서 연도와 어청도 주민의 이동 편리성뿐만 아니라 관광객 증가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여름에는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한 어청도와 연도에 많은 방문객이 들러 무더위도 잠시 잊고 바쁜 일상도 뒤로 한 채 힐링의 시간을 보내길 바래본다. 아울러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은 주민과 이용객들의 좀 더 나은 교통편의를 위하여 선령 20년 이상이 된 ‘섬사랑3호’에 대체하여 더욱더 나은 여객선 건조를 위한 적극 행정을 추진 중이다. /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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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07 17:37

문화유산 개념의 확장

올해 5월 국가유산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재’라는 용어 대신 ‘국가유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관련 정책 환경의 변화와 유네스코 등 국제 추세에 맞추어 ‘재화’의 의미를 담는 문화재보다는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유산’으로 명칭을 변경, 확장하고 세계유산과 유사한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의 세부 분류체계를 갖춘다는 취지이다. 이 법에서는 ‘문화유산’을 우리 역사와 전통의 산물로서 문화의 고유성, 겨레의 정체성 및 국민생활의 변화를 나타내는 유형의 문화적 유산이라 정의하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 낯설지 않은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헤리티지(heritage)라는 단어의 의미로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라는 사적 차원에서 출발했다. 즉, 개인이나 가문을 상징하거나 가치 있는 물건이 대대로 내려온 상태를 의미했다. 이후 민족국가(국민국가)가 성립되며 문화유산의 민족적 또는 민족주의적 가치가 부각되고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 공공의 문화유산 개념이 성립되었다. 문화유산은 민족, 국가와 같은 공동체의 의미 있는 특정한 과거를 환기시키고 공동의 기억을 형성시킬 수 있는 유형의 증거로 이해되었다. 공동의 기억 저장 창고와 같은 문화유산은 공동체의 가치 확립에 도움을 주고 그 상징처럼 역할하였다. 민족국가가 성립되는 시기 서구에서 문화유산은 국가의 긍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하여 국가의 자부심을 확립하고 국가 구성원들의 뿌리를 확인시켜 주는 ‘아름답고 찬란했던 황금기’를 창조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국가의 기억이 결집된 이러한 문화유산에는 궁전이나 박물관과 같은 유형의 유산뿐 아니라 국기나 국가(國歌)와 같은 무형의 유산도 포함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네스코의 활발한 활동에 의해 문화유산은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문화유산의 범주가 개인, 국가, 인류로까지 확장되면서 ‘문화적 산물’로서의 개념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문화유산은 특정한 역사적 시기에 만들어져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적 산물로 인식되어 그 의미가 고정된 정적인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20세기 말 이후 문화유산은 현시대의 해석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동적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우리 시대에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은 정부, 전문가, 시민, 이해관계자 등이 특정 대상에 대해 갖는 집단 기억과 가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이들 간의 사회적 합의에 따라 변화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즉, 문화유산은 현재 우리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우리의 해석에 따라 변화해 갈 수 있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문화적 산물로 인식하기 보다는 문화적 과정으로 인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이러한 동적 인식을 ‘문화유산화(heritagization)’라고 개념화하고 있다. 문화유산화는 현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특정 과거를 선택하고 이를 대표화하는 과정과 맞물려 있어 그 특정 과거와 관련된 많은 사람의 서로 다른 의견이 취합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논쟁과 사회적 쟁점, 정치적 분쟁이 수반된다. 국가나 공동체의 기억 및 정체성 형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문화유산은 이러한 사회 정치화 과정 속에서 재해석되며 재평가되는 것이다. 이제 문화유산은 과거로부터 내려온 고정된 가치이기 보다 현재를 사는 시민의 참여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송석기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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