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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송년 음악회 - 한 해 마무리, 멋진 선율과 함께

음악은 송구영신(送舊迎新)하는 또 하나의 멋진 방법이다. 시끌벅적한 망년회보다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 음악회는 어떨까. 전주시립예술단과 전라북도어린이예술단 등이 자신 있게 내놓는 송년 무대와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전의 리사이틀과 가수 JK김동욱 콘서트를 소개한다.△ 전주시립예술단 18일 송년 음악회'환희의 송가'= 전주시립예술단은 송년 음악회에 '귀한' 손님을 모셨다.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강석희)합창단(지휘 김 철)이 조경화 (서울장신대 성악과 교수소프라노) 김선정(메조 소프라노) 강무림(연세대 성악과 교수테너) 이규석(동덕여대 성악과 교수바리톤) 등 올해 무대를 빛냈던 성악가들과 순천시립합창단을 초청해 합동 송년 음악회를 준비한다. 1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는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과 베토벤 교향곡 9번 라단조'합창'을 만난다. 오케스트라의 최상석을 차지하던 바이올린 대신에 금관악기를 전면에 내세워 장중한 느낌을 극대화시킨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과 처음 사람의 목소리를 도입하고 악장의 템포를 변화무쌍하게 바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베토벤 교향곡'합창'이 울려퍼진다. S석 1만원, A석 7000원. 문의 063)281-2748, www.jbticket.com △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전 18일 리사이틀= 매회 다양한 레퍼토리로 미국과 독일영국을 오가며 강렬한 무대를 선물해온 다니엘 전(본명 전강호)가 고향인 전주에서 리사이틀 공연을 갖는다. 앞서 광주와 부산서울에서 순회 공연을 열어온 그는 전주 공연에서 리사이틀 마침표를 찍는다. 1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서곡부터 슈베르트의 환상곡까지 다채로운 곡들을 들려줄 예정. 국내외 콩쿠르에서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낸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와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를 거쳐 영국 길드홀 음대 대학원의 석사과정과 미국 미시간 주립대 박사과정을 최우수로 졸업한 뒤 미국 주립대 교수를 역임했다. 개방성과 진취성을 무기로 자신의 음악적 반경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는 그를 비롯해 한국예종 출신인 정상급 연주자들이 지난해 결성한 '헤리티지앙상블'이 이번 리사이틀의 주최주관을 맡았다. 전주 공연의 건반은 박진우씨가 맡는다. △ 전라북도어린이예술단 16일 송년 가족 음악회= 전라북도어린이예술단이 송년 가족 음악회'선물'(연출 양진환)을 내놓는다. 1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는 국악관현악단(지휘자 진성수)교향악단(지휘자 유수영)이 다소 서툴어도 그간 갈고 닦은 실력으로 호흡을 맞추고,비보이'이스트 기네스'와 연희놀음이 흥을 더하며, 미디어아트와 샌드 애니메이션 등 볼거리를 더한 무대로 준비한다. 전석 무료. 문의 1544-7063. www.jbticket.com△ JK 김동욱 with ZEBRA 14일 콘서트= 익산시가 송년 특별 콘서트에 JK 김동욱을 초청했다. 콘트라베이스(유정균)피아노(진한서)트럼펫(배선용)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트리오'ZEBRA'는 JK 김동욱과 감미로운 무대를 선물한다.JK 김동욱의 '미련한 사랑'과 '조율'을 부드러운 중저음 매력으로 만나고 트럼펫 솔로곡'넌버벌'과 피아노 솔로곡'난 행복해', 콘트라베이스 솔로곡'낙엽 톡톡톡'은 촉촉한 감성의 세계로 안내한다. R석(1층) 7000원, S석(2층) 5000원. 문의 063)838-607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2.14 23:02

비워내고 채워넣고…넘치지 않는 잔잔함

섬유공예가 송수미(47)씨는 의외의 면이 많다. 활달할 것 같으면서 낯을 가리고, 쿨할 것 같으면서 마음이 여린 구석이 있다. 지난 12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송수미 개인전'함께 나눌 수 있는 호흡'을 보노라면 그런 의외성을 정직하게 만나게 된다. 마음 한 켠에 밀쳐둔 우울함이나 슬픔이 그리움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뚜벅뚜벅 걸어나올 무렵, 작품들이 하나씩 완성됐다. 그래서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비워내기'와 '채워넣기'의 반복"이라고 말한다. 곁에 있어도 사람이 그리울 때, 작업에 대한 확신이 도무지 들지 않을 때 한지는 그를 다독이고 위로해준 오랜 친구. 1991년 전북미술대전 대상 수상 이후 줄곧 한지로 위로받았다. 재료를 먼저 선택하지 않고, 기법을 먼저 선택하는 작업방식은 여전하다. 매일 내쉬는 숨이 같지 않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진행되듯 매일 봐오던 재봉틀그릇 등 소도구와 평범한 사람들을 다양한 층위로 바라보며 작품에 접목시킨 작품이 대다수. 누구라도 가장 은밀하면서도 정직한 모습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빛바랜 흑백사진을 통해 삶의 잔잔한 풍경과 그것이 지닌 역사성의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은 그러나 깊어졌다. "특별한 건 좋지만 넘치는 것은 싫다"는 작가의 고민은 이렇듯 한지 안에서 밀도를 높여가고 있다. 오랜 작업으로 굳어진 그만의 스타일은 현란한 변주를 원하는 이들에겐 다소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의 아홉번 째 개인전은 1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2.14 23:02

24. 부안 유천리 출토 청자매병 - 천하제일 비색 품은 고려청자

고려청자를 보고 고려의 문인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그의 시에서 "푸른 자기 술잔을 만든 솜씨는 하늘의 조화를 빌려왔나 보구려"라고 하였고, 중국 송나라 문신인 서긍(徐兢)은 '선화봉사고려도경'에서 "도기의 색이 푸른 것을 고려인들은 비색이라고 하며, 근래에 들어 제작이 공교해지고 광택이 더욱 아름다워졌다."라고 하였으며, 중국 송나라의 태평노인은 "고려의 비색자기는 천하에서 제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고려청자의 주요 생산지가 바로 바로 전북이다. 줄포만에 인접한 고창 용계리와 반암리, 부안 진서리와 유천리는 전남 강진만의 용운리, 계율리, 사당리와 함께 양질의 고려청자가 만들어졌던 곳이다. 부안 일대의 청자요지에서는 음각, 양각, 투각, 상감, 철화, 퇴화, 철채 등 다채로운 기법으로, 구름과 학, 파도와 물고기, 국화, 모란, 연화, 넝쿨무늬, 포류수금 등 다양한 무늬를 새긴 청자를 만들었다. 주된 형태는 대접, 발, 접시, 잔과 잔받침, 병, 매병, 의자, 향로, 장구, 주자 등이 있다. 진서리에서는 양질의 청자 외에도 약간 질이 떨어지는 일상 용기들이 주로 생산된 반면,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는 양질의 세련된 청자가 생산되었다. 양질의 유천리 청자는 왕실에도 납품되었는데, 고려 명종(재위 1170~1202)의 지릉에서 출토된 청자와 유천리 청자가 유사한 점이나 유천리 특유의 흑백퇴화문 청자접시가 희종(재위 1204~1211) 석릉에서 출토된 점, 고려 국왕의 행궁으로 추정되는 파주 혜음원(1122년 창건) 유적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특히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는 70~90cm에 달하는 대형의 매병이 출토되기도 하였는데, 국립전주박물관에 전시 중인 매병 두 점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손에 꼽을 수 있는 대형 매병이다. 매병은 아가리가 좁고 짧으며, 어깨는 넓고 밑이 갸름한 형태의 병이다. 표면은 상감기법으로 모란과 용무늬를 아름답게 장식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고려청자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이 12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만약 거리와 시간의 제약 때문에 서울에 가지 못하는 분이라면, 국립전주박물관을 찾기를 바란다. 국립전주박물관 미술실에는 이 두 점의 매병 이외에도 부안 유천리에서 출토된 고려청자는 물론 고려백자, 고창 용산리의 분청사기 등 전북 지역의 도자문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1000년 전 하늘빛을 조우할 수 있는 행운의 기회가 될 것이다. 진정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2.14 23:02

갈팡질팡했던 39년 사목생활을 그리며

노벨문학상을 탄 버나드 쇼도 임종 직전 "죽는 것은 쉽지만, 희극은 어렵다"고 말했다. 인생은 희극이고, 객석에선 웃음보가 곧잘 터지지만, 그 무대에 선 배우는 땀을 뻘뻘 흘려야 한다. 그래서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적힌 구절은 '갈팔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다. 이제 거창한 사목은 그만. 전주 금암성당 주임신부를 끝으로 39년의 사목생활을 정리한 서석구 신부가 펴낸 글 모음집'구름 위에 별은 반짝이고'(신아출판사)는 '성령 충만기'라기 보다는 생각도 갈팡질팡, 삶도 우왕좌왕했던 자기 고백서에 가깝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를 읽은 신부는 '그래 나도 한 번 그리 살고 싶다'고 적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에 '사실은 나도 말은 이렇게 해보지만 닥쳐보면 어렵더라'라는 솔직한 고백은 오히려 친근감이 든다. 함께 들어줄 누군가가 대신 팔짱 끼고 지켜보는 구경꾼들은 즐비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한계에 도달해 신을 찾는 이들에게 서 신부는 얼굴이 온통 일그러지더라도 인생의 바벨은 절대 내려놓지 말라고 권고한다. 어찌할 수 없는 한계 앞에서 안간힘을 쓰며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는 나약함을 인정하는 대신 신 앞에 엎드릴 줄 아는 미덕이 필요하다는 것. 둥지를 떠나는 신부는 "다른 한편 홀가분하다"며 마치 인류평화를 위해 장가를 가는 기분의 얼굴이 됐다. "인류평화를 위해 기꺼이 한 몸 희생해준 금암본당에, 전 인류를 대신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 그는 자신에게 '사랑의 영수증'이나 다름없는 책을 이별 선물로 내놓았다. "영수증 받은 뒤 시간 나면 한 번씩 들러 달라"는 당부도 곁들이면서. 1974년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는 진안·익산·고창 성당 등을 비롯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교포 사목을 두루 거쳤고, 시집 '하루를 살아도','세월이 지나간 자리', 주일 복음 묵상집 '밀알 한 알이 썩지 않으면', 수필집 '삶에는 연습이 없다' 등을 펴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2.14 23:02

정군수 시인이 본 채만식의 '민족의 죄인' - 친일행위 반성한 자전소설

우리 전북에는 몇 개의 문학관이 있다. 그중에서 미당시문학관과 채만식문학관은 친일이라는 덫에 걸리어 문학관이 지니는 순수한 기능과 역할을 다 하기에는 많은 장애가 있다. 미당시문학관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친일시도 함께 걸리어 방문객들에게 역사의 준엄함을 깨닫게 하고 미래의 삶의 지표를 암시해준다. 그러나 채만식문학관은 그분의 친일행적을 나타내는 글이나 저서가 전시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광복 후에 쓰인 '민족의 죄인'이라는 글이 그분의 양심고백이며 문학인의 삶을 살려고 노력한 진실된 모습이라며 면죄부를 주려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세상에 나온 그분의 친일작품을 거론하며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고장의 소설가 채만식을 〈책과 만나는 세상〉에서 다시 만나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1946년에 쓴 『민족의 죄인』은 채만식의 자전적인 요소가 강한 소설이다. 그는 친일활동으로 말미암아 해방 후 고뇌에 빠졌고, 그래서 스스로 '민족의 죄인'이라 여기고 글을 쓴 것이다. 이러한 죄의식은 우리민족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처벌 이전에 지은 죄를 스스로 반성한다는 것은 도덕적 순결성을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대부분의 친일 작가들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은폐하기에 급급했을 당시, 채만식은 자신의 행위를 전면적으로 반성하면서 친일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 '민족의 죄인'은 우리 문학사에서 친일행위에 대한 유일한 자기반성이자 문제 제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설의 장면 중에 작중화자인 '나'의 참회가 나온다. 먹고살기 위하여 대일협력을 한, 대일협력 딱지를 뗄 수 없는 자신을 창녀에 비유하였다. 한 번 몸을 망친 여자는 집으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숫처녀가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다음의 독백은 바로 이러한 심회를 절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아무리 정강이께서 도피하여 나왔다고 하더라도 한 번 살에 묻은 대일협력의 불결한 진흙은 나의 두 다리에 신겨진 불멸의 고무장화였다. 씻어도 깎아도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죄의 표식'이었다. 창녀가 가정으로 돌아왔다고 그의 생리(生理)가 숫처녀로 환원되어지는 법은 절대로 없듯이.이런 아픈 참회를 하면서도 채만식은 소설의 중심인물인 김군의 입을 통하여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신문기자가 신문을 맨드는 건 대일협력이고 농민이 농사해서 왜놈과 왜놈의 병정이 배불리 먹구 전쟁을 하게 하게 한 건 대일협력이 아닌가?" 하고 반문함으로써, 우리민족 전부가 어떤 점에서 본다면 모두 친일에 협조한 것이 아니냐, 다시 말해서 '민족의 죄인'이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하에서 결과적으로 친일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느냐 하는 질문이기 때문에, 어느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하는 암시로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족의 죄인'이란 제목은 적극적으로 항일투쟁을 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가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 죄인'일 수 있다는 개연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E.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말하였다. 이는 역사란 항상 현재의 관점에서 다시 쓰여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늘날 우리가 지니고 있는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라 과거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과거 일제 식민지 시대는 현재적 의미로 재해석할 수 있으며 친일행위에 대한 우리의 해석과 판단도 그런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역사의식이 의미를 갖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의 교훈을 얻을 수 있고 미래사회를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의식의 중심은 항상 현재에 놓이게 된다. 우리는 현재 사회의 문제점이 왜 발생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를 과거를 통해 알고 미래사회의 전망을 통하여 오늘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야 할 것이다. 인간 채만식이라는 작가를 어떤 눈으로 보아야 하며 그의 자전소설 '민족의 죄인'을 어떤 가치관과 세계관을 갖고 읽어야 할 것인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생각과 판단을 스스로 결정지어야 할 것이다. 음지를 덮어둔다고 싹이 나는 것은 아니다. 덮으면 독버섯이 돋는 것이 자연의 생태다. 덮은 장애물을 활짝 걷어버리고 세상으로 나와 햇볕을 쪼여야 생명은 태어난다. '민족의 죄인'이라는 굴레를 덧씌우는 것도, 벗기는 것도 독자의 몫이다. 긴 겨울밤 우리고장의 작가 채만식을 만나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 정군수 시인은 현재 전북문인협회 회장으로 전북문단을 이끌고 있다. 전북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 전담교수·전주교도소 독서동아리 지도교수·혼불정신선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기고
  • 2012.12.14 23:02

전북의 묵향… 흙의 숨결

전국 최초로 대학에 서예학과가 생긴 곳도, 2년마다 한 번씩 세계서예비엔날레가 열리는 곳도 전북이다. 곳곳에 명필명가가 숨어 있고, 이름 높은 서예가가 쓴 현판과 비석이 즐비해 글씨의 호사를 경험할 수 있는 전북의 서예는 특출나다. 그러나 누군가는 삼베에, 누군가는 칡을 짓이겨 쓰는 엄혹한 수련이 묵향의 도시를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전라북도가 기획 테마 책자로 펴낸 '전북의 재발견 - 서예'에서는 전북의 서풍과 서예가, 명필과 그에 얽힌 숨은 이야기가 곡진하게 녹아 있다. 김진돈 전주문화원 사무국장, 남신희 월간 전라도닷컴 , 이상덕 전라일보 편집부국장 등이 발품 팔아 쓴 전북의 심도 깊고 화려한 서맥부터 서예가 디지털과 만나고 디자인과 접목되는 현대적 변용까지 빠짐없이 아우른 결실. 흙을 조물딱 조물딱 빚어내는 토기와 옹기가 전북에서 특별하게 대접받는 이유가 뭘까. 고려청자의 절정기라 할 수 있는 상감청자의 주 생산지가 부안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 또한 몇 안 된다. 이처럼 깊고 넓은 전북의 도예는 토기옹기청자분청사기백자까지 다채롭고, 거실이나 부엌 찬장에서도 전북의 사람들과 함께 숨쉬고 있다. 기획 책자'전북의 재발견 - 흙'에서는 김미영 전북대 연구원, 남인희 월간 전라도닷컴 , 황풍년 월간 전라도닷컴 편집장 등이 흙에 생명을 불어넣는 이들의 옹골진 이야기를 엮었다. 부안 이은규김제 안시성진안 이현배임실 이병로전주 방호식 유신아(부부)남원 김종옥 장인이 흙과 불과 가마에서 빚어낸 보물들은 다시 봐도 명불허전. 흙과 물불과 정성으로 빚어낸 전북 도예사의 숨결은 지금도 가슴 벅차게 차분하고 긴 호흡으로 내쉬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2.14 23:02

아동 청소년 자연과학책 잇따라 출간

자연과 과학 현상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자연의 색이 품은 비밀'(리젬)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와 서수연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어린이 자연 과학책이다.색을 이용한 생물들의 다양한 생존 전략과 자연의 색이 생기는 이유 등을 풍부한 사진을 곁들여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나뭇가지처럼 변장하는 대벌레, 8초 만에 몸의 색을 바꾸는 공작넙치, 청록색 알을 낳는 알락딱새 등 동식물의 '변신 이야기'가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우리는 어떻게 지구에서 살게 되었을까?'(비룡소)는 우주의 생성과 지구의 탄생, 인류 진화의 비밀을 알려주는 청소년 과학책이다. 인류가 지구에 탄생하기까지 우주와 지구에서 일어난 12가지 우연한 사건을 통해 태초에 우주가 어떻게 생성됐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됐는지 설명한다.'원의 비밀을 찾아라'와 '달려라 사각 바퀴야'(작은숲)는 원, 사각형 등 수학 원리를 동화로 풀어낸 수학 동화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인 남호영 씨가 썼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수학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연합뉴스

  • 문화일반
  • 연합
  • 2012.12.14 23:02

학교팀 창단 '후끈'…실업팀은 '미지근'

경제난 속에서도 도내 각급 학교에서 각종 운동부를 잇따라 창단하고 있으나, 도내 업체는 물론, 시군에서조차 팀 창단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근본적으로 엘리트 체육팀을 육성할 경우 매년 일정한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지만, 도내 기업체나 시군 등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환원 노력을 게을리한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간 창단된 운동부는 24개인 반면, 14개가 해체됐다.외형상 팀 수가 10개나 늘어났다.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초중고에서 팀을 창단한 것이 대부분이고, 굵직한 기업체나 시군에서 팀을 창단한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2010년도의 경우 7개팀이 창단된 반면, 4개팀이 해체됐다.전북대 검도, 정읍시청 핸드볼과 검도, 완주군청 인라인롤러가 해체되는 진통을 겪었으나, 이리초 유도, 전주제일고 펜싱과 스쿼시, 유일여고 양궁, 군산중앙고 배드민턴, 완산여고 태권도, 전북체육회 트라이애슬론, 장수군청 씨름 등이 창단됐다.장수군청 씨름은 장수한우의 이미지를 토대로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내는 등 창단된지 2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스포츠를 통한 자치단체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 고취에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전주제일고 펜싱과 스쿼시도 항상 굵직한 대회에서 상위 성적을 내면서 학교의 명예를 높이고 있다.2011년에는 군산동원중 조정, 군산서흥중 유도, 이리남중 수영, 군산중앙여고 탁구, 순창군청 역도 등 5개팀이 해체됐으나, 삼례공고 태권도, 군산여상 수영, 군산남고 소프트볼, 무주군청 바이애슬론, 전북개발공사 육상, 전북체육회 근대5종정구롤러팀 등 8개팀이 창단됐다. 실업팀중 전북개발공사 육상팀 창단이 실질적 의미의 창단일뿐, 무주군청 바이애슬론은 일시적으로 해체된 팀이 되살아났고, 전북체육회 3개팀은 팀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꾸려간것에 불과하다.올들어서도 군산중앙고 배드민턴, 월명중 소프트볼, 옥구중 탁구, 서흥중 탁구, 인월중 복싱 등 5개팀이 해체됐으나, 인상고 야구, 우석대 야구, 서전주중 사이클, 순창군청 정구, 호원대 검도, 군산동고 배드민턴, 우아중 역도, 줄포중 요트, 이평중 야구 등 9개팀이 창단됐다.프로야구 10구단 창단과 관련 3개 야구팀이 창단됐고, 특히 순창군청에 정구팀이 창단된 것이 눈길을 끈다.전북체육회 안팎에서는 정읍시에 마라톤팀을 창단하고, 완주군에 사이클팀을 창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실제 창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시군이나 시군의회에서 볼때, 엘리트 팀을 육성하는 것이 지역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득표에 별다른 이익이 없다고 본 때문이다.문제는 진정한 의미의 실업팀인 '기업체 운동부'의 창단이 전무하다는 점이다.현대자동차, LS전선, 한국GM, OCI 등 전북을 대표하는 굴지의 업체들이 아마 스포츠 육성을 위해 실업팀 창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창단을 독려하는 추진 동력이 약할뿐 아니라, 기업들도 창단의지가 별로 없다는 게 현실.이와 관련, 지역 체육인들은 "일선 시군과 기업체들이 스스로 앞장서서 팀 창단을 통해 지역사회에 이바지 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스포츠일반
  • 위병기
  • 2012.12.14 23:02

軍 "北위성, 초속7.66㎞로 정상적으로 지구돌고 있어"

국방부는 북한이 쏘아 올린 `광명성 3호'가 지구 궤도를 정상적으로 돌고 있다고 13일 평가했다.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자료를 보면 북한의 광명성 3호는 95.4분 주기로 지구를 타원형으로 돌고 있다"며 "지구궤도는 정상적으로 돌고 있다고 판단되는데 기능 작동이 제대로 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광명성 3호와의 교신 여부에 대해서 "현재는 없다"며 "뭔가 주파수가 나오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현재 초속 7.66㎞로 돌고 있는데 속도가 떨어지면 나선형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 정도 속도로 2주일 이상 돌면 성공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측도 NORAD 자료를 인용, 북한의 광명성 3호가 타원형 궤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정확히 500㎞ 원형궤도에 올라가지는 못했다.지구와 가까울 때는 494㎞, 멀 때는 588㎞ 상공에서 돌고 있다"고 밝혔다.이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큰 위성에는 작은 추력기가 탑재돼 자신이 원하는 좌표로 이동할 수 있지만 북한의 위성은 100㎏에 불과해 그런 추력기가 없다"며 "원형이 아닌 타원궤도로 돌게 되면 서쪽 편이현상이 나타나 특정지점을 촬영할 수 있는 주기가 길어진다"고 설명했다.우리가 보유한 아리랑 2, 3호 위성은 특정지점을 1주일 주기로 촬영할 수 있으나 북한의 광명성 3호는 특정지점 촬영주기가 보름 이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NORAD가 공개한 데이타를 보면 광명성 3호는 지구 궤도를 남북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이날 오전 9시40분께에는 한반도 상공을 통과했다.한편 북한은 광명성 3호의 궤도를 추적하는 인력과 장비를 중국과 몽골 등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로켓 발사 전부터 위성 궤도를 추적하기 위해 중국과 몽골에 인력을 파견하면서 안테나 등의 수신 장비도 현지에 설치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북한이 중국과 몽골에 설치했다는 것은 위성을 추적하는 장비로 생각된다"고 말했다.그는 "위성은 빠른 속도로 돌기 때문에 북한지역을 짧은 시간에 지나간다"며 "그것을 추적하려면 여러 곳에 안테나를 가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북한
  • 연합
  • 2012.12.13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