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대표 관광축제 小考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그 나라만의 고유한 문화가 담겨 있어 특별한 매력이 있다. 축제는 그 배경이 대체로 종교적인 데에서 기인한다. 한편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예술과 체육 등 복합적인 문화 요소도 투영되어 있다. 고대 올림픽과 디오니소스축제(Dionysus Festival),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 같은 행사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추석과 설 명절, 그리고 부처님오신날 행사도 마찬가지다. 브라질 리우카니발(Rio Carnival), 독일의 옥토버페스트(October Fest),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토마토축제(La Tomatina), 그리고 미국의 할로윈축제 등은 이제 세계의 많은 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글로벌 축제다. 그 중에 우리가 눈여겨 볼 축제가 있다. 브라질 리우카니발과 스페인 발렌시아 토마토축제다. 강렬한 타악기 연주와 함께 격렬한 춤을 추면서 거리를 행진하는 화려한 광경! 브라질로 건너온 포르투갈 사람들의 후예들과 브라질로 팔려온 아프리카 사람들의 후예들이 펼치는 축제! 브라질 리우카니발이다. 브라질 관광부(Ministerio do Turismo)와 무역서비스관광연맹(NCTGST)의 발표에 따르면 카니발 기간에 2만여 개의 일자리와 약 2조 원의 직접적인를 수입이 생긴다고 한다. 2020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를 포함하여 6개 축제 중심도시에 참가한 인원이 무려 3,600만 명이라고 한다.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축제개최를 못해 일자리가 줄고 지방정부의 세수가 급격히 감소,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성공적인 축제 하나가 그 나라,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고글과 머리 수건을 쓰고 낡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광장으로 모여 정오가 되면 100톤이 넘는 토마토를 광장에 쏟아 붓고 으깬 토마토를 약 두 시간 동안에 걸쳐 서로에게 던지며 광란적으로 즐기는 축제! 스페인 발렌시아 토마토축제다.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소도시 부뇰(Bunol)에서 성황리에 열린다. 부뇰은 지중해성 기후로 품질 좋은 과일이 풍부하고 특히 토마토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1944년 토마토 값이 크게 떨어지자 성난 농부들이 시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토마토가 뿜어내는 붉은 색상과 놀이 체험적 요소에 춤, 음악, 불꽃놀이가 어우러진 복합 이벤트가 성공 요인이다. 우연히 시작되었고 역사도 짧지만 독창성이 있으면 이처럼 지속가능한 성공축제가 될 수 있다. 최근 전라북도가 관내 14개 시·군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대표 축제를 선정, 지속적이고 경쟁력 있게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선정된 축제들의 테마 자체는 몇 개의 축제를 제외하고 각 시·군의 자연적, 역사적, 산업적, 문화적 특성을 잘 반영한 것이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수요자(관광객) 관점이 아니라 지나치게 공급자(각 시·군) 관점에서 개최 시기를 정한 점이다. 선정된 축제가 1, 2, 3, 4, 6, 7, 12월에는 전무하고 5월(부안 마실축제), 8월(무주 반딧불축제), 11월(익산 서동축제)에 각각 1개씩, 그리고 9월에 2개(김제 지평선축제/완주 와일드앤로컬푸드축제)가 열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반면에 10월에는 무려 9개(전주 비빔밥축제/군산 시간여행축제/정읍 구절초꽃축제/남원 흥부제/진안 홍삼축제/장수 한우랑사과랑축제/임실 N치즈축제/순창 장류축제/고창 모양성축제)가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1년 중 5개월 동안만 개최하게 된다면 축제의 자원과 기간적 스펙트럼(Spectrum)을 그만큼 좁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노파심! 전라북도 대표 관광축제들의 매력도 제고 방안과 시·군간 연계방안, 그리고 홍보와 마케팅 방안이 촘촘히 잘 수립되어 있기를,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김정수 미래경영연구소 전문위원·전 건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