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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가치 탐구하다

송일중(1632-1717)의 뒤를 이어 창암이 나타나고, 이창암(1770-1847)의 뒤를 이어 조벽하(1854-1903)가 나와 세 인물이 정립했으니 우리나라의 서예를 논할 때 결코 호남을 홀시할 수 없다. 매천 황현은 전북 출신 서예가를 이같이 극찬했다. 전북은 예로부터 서예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특히 조선 후기와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예대가를 꾸준히 배출해온 지역으로 유명하다. 석정 이정직과 벽화 조주승, 유재 송기면, 설송 최규상, 석전 황 욱, 강암 송성용, 여산 권갑석 등이 모두 전북출신으로 중앙 서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11월 5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 28개 전시공간에서 열린다. 지난 1997년부터 2년마다 개최,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자연을 품다(回歸自然 회귀자연) 이다. 인류 문명사의 원류인 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원리와 가치를 탐구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20개국에서 총 3016명이 참가한다. 메인전시는 작가 104명이 참여하는 서예의 역사를 말하다이다. 고대, 근대, 현대의 서체별 변화와 시대성을 보여주는 전시로 서계의 흐름을 탐색한다. 이용, 정도준, 판궈치앙 등 국내외 유명 서예작가들의 작품이 전시에 걸린다. 대작을 선보이는 천인천각(千人千刻)전도 흥미롭다. 천인천각은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서예작가 1000명이 한 글자씩 돌에 파낸 천자문을 모아 만든 병풍이다. 높이 240cm, 길이 600cm의 대작이다. 한국 서예계 원로 초정 권창륜 선생이 전서체로 작품 제목을 썼다. 나랏말싸미 전에서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한글서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부터 한글 궁체의 시대별 변화를 만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2개국 작가 35명이 참여하는 융합서예전는 실험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예와 도자, 조각 등 다른 장르와 융합된 서예가 생동감 있는 예술성을 창조한다. 명사 서예전에서는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된 정치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치르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문희상 전 국회의장, 서예가 강암 송성용 선생의 아들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은 자신이 생각해왔던 바를 서예 작품에 담았다. 탁본체험, 나도 서예가 등 쉽고 재미있게 서예를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이선홍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서예전으로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하고 있다며 서예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전북 서예의 세계화, 관광자원화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10.28 17:09

한지의 전통과 예술성을 조명하는 특별전

전주는 한지의 대표 산지로 자리 잡아왔다. 전근대시기부터 근현대시기까지 한지촌을 형성해 한지 제조술의 명맥과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왔다. 이런 흐름을 한 눈에 조명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인 한지장의 전통적인 작업 세계부터 현대 미술가들이 변형을 추구하는 형식까지 볼 수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29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달빛연가 : 한지워크와 현대미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지의 고유한 물성과 실용가치, 예술적 표현매체로서 가능성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제목으로 설정한 달빛연가는 한지를 떠낼 때, 죽물과 같은 빛깔이 달빛을 닮았다고 전래된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전통작품부터 한지 조형미술까지 다양한 작품을 살피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시에서는 전통 한지 유산, 수묵화, 한지로 창출한 회화, 한지조각, 한지판화, 오브제 설치, 사진, 미디어 영상예술 작품 등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한국미국유럽작가 30명, 작품은 122점이다. 전시장소는 5곳이다. 제1전시실은 한지 체험학습의 장이며, 제2전시실에선 전통한지로 만든 조선왕조실록 복본부터 현대 설치미술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3전시실은 한지의 본질이 반영된 사진작품과 반추상 작품을 볼 수 있고, 제4전시실은 한지로 창출한 판화, 조각, 설치작품 등과 마주한다. 제5전시실은 한지룰 중심으로 한 실험 작품을 선보인다. 복도에서는 새만금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 한지로 인쇄한 뒤 설치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은영 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우리나라 한지의 예술적 변용과 동시대 종이작업의 현주소를 새롭게 돌아보고 실용적예술적 가치를 가늠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
  • 김세희
  • 2021.10.28 17:09

[2021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정보권의 눈대목 다섯바탕

이 상황은 아마 코로나 시대 모든 공연자의 악몽이겠지요. 원래 계획된 공연은 촉망받는 소리꾼 정보권과 국립창극단 단원인 김준수유태평양이 함께 하는 흥보가였는데, 두 소리꾼이 자가격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대개 공연을 포기했을 텐데 혼자서 무대에 서보겠단 정보권 소리꾼의 의지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보권의 눈대목 다섯바탕이 만들어졌습니다. 축제를 며칠 앞두고 급하게 만들어진 만큼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수궁가 중 토끼 잡아가는 대목은 자진모리 대목으로서 고수와의 합이 중요하지만, 다른 대목에 비해 살짝 합을 놓친 부분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정보권 소리꾼의 뛰어난 소리 실력과 훈련된 연기는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특히 뺑덕이네 연기를 하이라이트로 뽑고 싶습니다. 무대 3면에 있는 관객 모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발림과 표정으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면서 함께 웃고, 울고, 즐기며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여기서 무대 연출이 살짝 아쉬운 면이 있었습니다: 큰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굳이 공연자 모습을 큰 배경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었던 것 같고, 오히려 공연 몰입에 방해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보권 소리꾼은 본인 소리만으로 무대를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는데, 배경을 좀 더 단순하게 구성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 형식은 처음에 조금 낯설었습니다. 이렇게 개인 생활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이사이 소리하는 형식은 국악계에는 아직까지 그렇게 흔하게 사용하는 형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식으로 정보권 소리꾼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아주 좋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무대를 통해 사람들이 판소리에 대한 두려움을 좀 덜어냈으면 좋겠단 마음입니다. 마찬가지 이 무대에서 한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나타난 정보권 소리꾼의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2014년 저는 정보권 소리꾼처럼 처음으로 전주소리축제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때 새로운 실험을 선보인 <청 Alive> 개막공연에서 화려하게 아이돌 의상을 입은 그의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7년이 지난 뒤 이렇게 양복을 입고 소리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져 시대가 확실히 바뀐 것을 느낍니다. 판소리 하는 사람들도 현대 사람이다란 메시지를 확실히 갖고 있는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통 방식으로 소리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소리축제 같은 큰 무대에서 소리꾼들이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다른 소리꾼들도 자기 발전을 위해 충분한 자극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정보권, 김준수, 유태평양 세 소리꾼의 흥보가를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다음 세대의 명창이 될 세 분의 시너지가 대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소리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무대를 만들어낸 정보권 소리꾼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음 무대를 기대하겠습니다. 2020년에 서울대 국악과 음악인류학 조교수로 임용됐다. 「오늘의 판소리:현대사회에서 전통과 창조성을 조화시키면서」란 논문으로 런던대학교 아프리카 아시아 연구원 (SOA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민혜성에게 사사했으며, 판소리를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공연을 하며 유럽과 한국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전통음악의 보전과 진흥의 주제로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고, 국악인과 젠더, 패션, SNS 활용방법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1.10.28 17:09

제14회 희허락락 여성 영화제 10월 29일 개최

전북여성단체연합이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전주 씨네 Q(구 메가박스)에서 2021 제14회 희허락락 喜.Her.樂.樂 여성 영화제를 개최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 여성의 희로애락과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의 이야기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상영한다. 이전 영화제와 다르게 개막식에는 후원자들이 나선다. 박영숙 대표, 김형선 사무국장, 전라북도 조봉업 행정부지사, 전주 아이쿱 배복주 이사장,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최성은 센터장, 광주여성영화제 김제희 집행위원장 등이 함께한다. 영화제 첫날인 29일에 이란희 감독의 휴가가 제14회 희허락락 여성 영화제의 막을 올린다. 휴가는 노조가 정리해고 무효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자 해고 노동자들은 열흘간의 휴가를 보낸다. 열흘간의 휴가에도 딸들을 위해 가구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개막작으로 민환기 감독의 청춘 선거가 선정됐다. 2018년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에 출마한 30대 제주 이주민 여성 청년의 좌충우돌 선거운동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성공보다는 청춘들의 연대와 도전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30일에는 와드알카팁, 에드워드 와츠 감독의 사마에게, 김나연 감독의 실버택배, 조미혜 감독의 큐브, 구정회 감독의 공간의 끝, 송예찬 감독의 마리아와 비욘세, 최진영 감독의 태어나길 잘했어 등이 관객과 마주한다. 폐막작으로는 전주시민미디어센터인 영시미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여성영화워크숍을 통해 제작된 지역여성 황다래 감독의 이월의 여름이 상영된다. 이월과 여름이라는 주인공은 과외로 인연을 맺게 된다. 이들은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어지지만, 둘을 가로막는 난관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내용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부대 행사를 최소화한다. GV(관객과의 만남) 프로그램으로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GV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는 영화는 30일 오후 1시 30분에 상영되는 조미혜 감독의 큐브, 김나연 감독의 실버택배, 구정희 감독의 공간의 끝, 송예찬 감독의 마리아와 비욘세, 오후 4시 30분에 상영되는 최진영 감독의 태어나길 잘했어, 폐막작인 황다래 감독의 이월의 여름이다. 김형선 사무국장은 성별을 구분하는 것은 이 시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성 영화제지만, 꼭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여성 감독, 배우가 나오는 영화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 밖에도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다룬 작품도 있고, 남성 감독이 만든 작품도 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 영화제를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인원을 40명으로 제한하며, 사전 예약제로 진행한다. 예약은 구글 폼 또는 전화로 하면 된다.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은 입장 전에 발열 검사,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박현우 인턴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21.10.28 17:06

풍석문화재단, ㈜나인커뮤니케이션 - 왕의 지밀 - ㈜딕스어스코리아와 MOU 체결

풍석문화재단과 ㈜나인커뮤니케이션, 왕의 지밀, ㈜딕스어스코리아가 지난 23일 한국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전북을 누리다 행사 공동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북을 누리다는 국내외 체험 관광 프로그램으로, 한복 체험, 한식 체험, 한국의 전통문화 체험, 한옥 숙박 체험 등을 의미한다. 협약식에는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곽미경 소장, ㈜나인커뮤니케이션 장희솜 대표, 왕의 지밀 손의준 대표이사, ㈜딕스어스코리아 박상훈 대표 등이 참석했다. 주요 업무협약 내용은 △전라북도의 문화 국내외 홍보 및 알리기 △각 기업에서의 전북을 누리다 추진 진행을 위한 협조 △한국의 문화 전북을 누리다 기획 및 대회, 전시, 박람회 진행의 협조 등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대한민국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풍석 서유구 선생과 임원경제지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풍석 서유구 선생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학자이자 관료다. 서유구 선생이 정리한 조선 후기 음식 문화가 담긴 정조지는 한중일 레시피(음식 만드는 방법)를 소개한 조선 최고의 요리 백과사전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서유구 선생은 조선 최고의 실용 백과사전 임원경제지 16지를 남긴 대학자로 알려져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사람들
  • 전북일보
  • 2021.10.28 17:06

장점마을 백서

삽화 = 정윤성 기자 백서(白書, white paper)는 정부의 행정 각 부처가 소관 사항에 대해서 제출하는 보고서를 이른다. 백서의 시작은 영국 정부가 외교 상황을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공식보고서다. 백서라 이름 붙은 것은 보고서의 표지가 백색이어서 인데, 우리에게는 일반화되어 있지 않지만 백서와 같은 성격의 청서도 있다. 표지가 푸른색으로 되어 있는 영국 의회의 공식보고서가 그것이다. 어찌됐든 백서와 청서는 주체가 다를 뿐 공식적인 보고서로서 성격은 같은데, 영국의 관행에 의해 만들어진 이들 공식보고서 중 각국에 널리 퍼져 같은 명칭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백서다. 백서는 이제 정부의 공식보고서 뿐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일의 내용과 전후 관계를 정리한 일종의 보고서 형식을 통칭하는 이름이 되었다. 정부가 내놓는 노동백서, 환경백서, 경제 백서 등 정부의 보고서 뿐 아니라 기관과 단체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소개하는 보고서에 백서란 이름을 붙이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을 정도다. 백서의 성격이 확장되면서 쓰임도 당연히 달라졌다. 어느 일정한 시기, 특정한 사항에 대한 설명과 과정의 추적, 그 성과까지도 꼼꼼히 담아내는 형식이 일반화되면서 백서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다. 둘러보면 투자 열풍을 몰고 온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백서까지 나왔을 정도이니 그 확장성이 놀랍다. 그만큼 백서의 의미와 쓰임이 일반화 되었다는 증거다. 중대한 사건과 사고의 현장에서도 백서는 어김없이 나온다.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경종의 의미를 담은 이런 성격의 백서는 십중팔구 우리의 치열한 자성을 불러낸다. 마을 인근에 들어선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발암물질 때문에 암 집단 발병의 피해를 입은 익산 장점마을 사태를 기록한 백서가 나왔다. 장점마을 사태는 비특이성 질환에 대한 정부 역학조사 결과 인과관계가 인정된 국내 첫 사례로 알려져 있다. 백서는 서공장에서 내뿜는 역한 냄새와 매연에 시달리면서 집단 암 발병으로 30여 명이 숨지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장점마을 주민들의 고통스러웠던 20년 투쟁기록이다. 장점마을 사태를 다룬 최종 보고서이기도 한 이 백서는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발생한 피해와 주민들의 대응 과정, 환경부와 관련기관의 조사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수년 동안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얻지 못하자 직접 조사에 나섰던 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 기록이자 이런 환경문제에 무지했던 우리 사회를 향한 고발이기도 하다. 이 백서의 쓰임을 생각해보니 발간의 의미가 더 각별해진다. 큰 희생이 가져다 준 귀한 선물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10.28 16:57

장수 사진

송영수 수필가 마을 이장의 안내방송이 나온다. 내일 모래 부귀 농협에서 장수사진을 찍어 준다하니 필요하신 분들은 모두 찍으란다. 이장에게 장수사진이 뭐냐고 물었더니 찍어 놓으면 장수하는 사진이란다. 사진 찍어 놓고 너무 오래 살면 어떻게 하느냐는 나의 농담에 그래도 오래 살아야한다며 꼭 찍어두라고 권고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맴돈다. 오래 산다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일 테고 조금이라도 젊어서 찍어 두는 게 보기에 괜찮지 않을까? 임종 후 자식들의 작은 짐 하나라도 줄여주는 것이 아닐까? 사진이 천지인데 꼭 찌거야하나? 에이 뭐 궁상맞게 사진을 찍나? 쉽게 결정을 못하고 저녁 식사시간에 남편 운을 떼며 무료로 찍어 준다던데 당신 찍을 거야? 라구 운을 뗐다. 당신 장수 사진이 영정사진이야. 남편은 별 감정 없는 듯 무심히 말하지만 내 감정은 상당히 착잡했다. 내 생이 70년을 넘게 살다 보니 그 동안 여러 관문을 통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굵직한 것만 꼽아 보아도 초, 중, 고 과정을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에서 퇴직까지 숨가쁘게 내 딛었다. 결혼이라는 문에 들어서서는 이제까지의 여정과 좀 다른 무대가 펼쳐졌다. 생이라는 진미를 만끽하는 무대였으며 씨를 맺고 튼실한 결실을 위하여 전력으로 쏟아붓는 숙명을 완수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고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힘든 나날이었지만 행복했다. 그동안 여러 관문을 통과하며 이력서나 증명서 등을 제출했다. 그런데 죽음의 문을 통과 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영정사진 없이도 통과는 될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 어떤 사람도 영정사진 만큼은 있었던 것 같다 싶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으로 우리 부부는 영정 사진을 찍으러 갔다. 제법 치밀한 준비기 되어있었다. 미용사도 와서 머리를 곱게 만져주고 한복도 몇 벌 구비해 놓고 무도 친절하게 대해 준다. 마치 이별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친절을 베푸는 듯했다. 그동안 사진들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이 번만은 예쁘게 찍혔으면 하는 마음으로 찍었다. 핑크빛 상의와 검은 치마를 입고 칠순 때 시누이가 선물한 금목걸이도 하고 인자한 얼굴의 표정을 지으며 찍었다. 그런데 사진을 찾아와서 보니 마음에 안 들었다. 옷과 금목걸이는 잘 찍혔지만 입을 앙다물고 있어서 어색했다. 남편은 실물보다 좋게 찍혔고 나는 실물보다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식장에 놓여 그 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인사를 받아야 할 사진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자면 아주 긴요하기 그지없다. 아마도 태어나서 이 문턱에 서기까지 살았던 일들이 기록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이것이 내 생의 이력서인가? 아마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읽을 것이다. 내 생의 이력이 사진 한 장으로 증명 되어 무사히 통과되는 걸까? 혹시 병력 증명서를 제출하라 할 것 같다. 그 병력의 과중이 죽음의 문을 통과하는데 기본일 것이라 생각된다. 요즘 대학 입학에 수시합격이 있는데 우리 죽음에도 수시통과자가 는 것 같다. 나는 수시보다 정시에 통과되기를 소망해 본다. 아무튼 우리는 여행을 가더라도 큰 가방을 준비한다. 그런데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긴 여행길을 떠나려는데 준비 없이는 안 될 것이다. 우선 모든 걸 내려놓으며 앞으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영정사진은 준비했으니 이제 조문객들에게 내 생애가 아름다웠다는 후일담을 준비하고 싶다. /송영수 수필가 교직에 몸담아 오다가 <예술세계>로 등단했으며 진안문협 회장을 역임했다. 전북교사 백일장 특상, 전주 MBC 친절생활수기 대상 작가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10.28 16:57

전주시의원 임기 중 직계가족 취업실태 전수조사 필요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최근 들어 전주시의원들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게 처벌 기준이 강화된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고 전국적인 이슈이며 대선에서도 주요한 사안인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의원도 여럿 있다. 일명 경로당 방진망 사건에 연루된 의원은 사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도마뱀 꼬리 자르기처럼 수사도 흐지부지 되고 대충 넘어가는 모양새이다. 최근 필자가 소속되어 활동하는 단체에도 여러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주로 현역 전주시의원들의 가족들이 임기중에 전주시와 전라북도 출연기관 등에 취업하는 사례들이 많다는 것이다. 제보 내용은 아주 구체적이며 기관과 이름들이 거명되고 있다.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처럼 의원들 스스로 의원 윤리 강령이나 이해충돌 방지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알아서 행동을 제어해야 마땅한데 최근의 경향들은 이러한 금기를 어기는 것은 물론 너무도 당당하게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법적 위반 여부를 떠나 의원 직책을 수행하는 임기 중에 자신의 가족들이 전주시나 도 출연기관 등에 취업하는 것은 피해야 할 낯부끄러운 일이다. 아무리 적법 절차를 거쳤다 해도 세간의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업 과정이 보통의 공무원 시험과 같은 방식이 아닌 약식으로 이루어져 대부분 면접만으로 뽑거나 인적성 검사와 면접 등으로 뽑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전주시와 각 지자체. 전라북도가 앞장서서 현역의원 직계 가족들의 임기 중 행정기관과 출연기관의 취업 실태를 파악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불필요한 오해와 의혹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6월에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있다. 전북은 각종 여론조사 발표 등을 종합해볼 때 여전히 특정 정당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경쟁 정당이 거의 없어 말뚝만 박아도 당선되고 아무 연고도 없는 타지인을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30여 년의 전통(?)이 내년에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연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도당의 공천 과정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면 과거처럼 국회의원과 지구당 위원장과의 관계나 충성도에 의해 자질이 의심되는 의원이나 도덕적으로 이미 문제 있는 것으로 각종 언론이나 시민에게 회자되고 검증된 사람들이 또다시 무임승차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의원실에서 집중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기존 당원과 동원된 권리당원. 이를 통한 여론조사 응대 등으로 공천이 좌지우지된다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현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여 지난 시기 무리를 일으켰던 의원들의 재입성 확률이 여전히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천 과정에서 자질이나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분명하게 이루어져야 사적 이득을 취하고 불공정성과 갑질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전북 도당은 지방의원 입지자들의 공천 과정의 룰을 정하고 지방의원 공천을 관리하고 있다. 도당은 내년도 지방 선거 입지자들의 도덕성 검증이 가능한 권한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권한을 바탕으로 현역 의원들의 경우 최근 임기 동안 직계 가족들의 취업 실태를 검증 자료에 넣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수사 당국의 개입 이전에 의원 갑질이나 불법. 편법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의원 신분을 이용하여 사적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이러한 행위자에 대해선 공천 배제라는 칼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공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현역의원들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서 도민의 지지와 부름에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10.28 16:57

그 많던 한량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장석주 시인 어린 시절, 농사를 짓는 광산 김씨 외가에 홀로 의탁되어 자랐다. 광산 김씨 문중 큰 제사마다 검은 두루마기 자락을 휘날리며 참석하던 할아버지뻘 친척 중 삼례 양반이 기억에 남는다. 늘 사람 좋은 웃음을 웃고, 막걸리를 좋아하던 이였다. 그 어른 참 한량이었지. 그이를 한량이라고 지목하는 말에 비난의 뜻은 없었다. 정약용은 공무에서 물러 나와 건(巾)을 젖혀 쓰고 울타리를 따라 걷고, 달 아래서 술을 마시며 시를 지었다. 산림과 과수원, 채소밭의 고요한 정취에 취해 수레바퀴의 소음을 잊었다고 했다. 뜻 맞는 벗들과 죽란사(竹欄社)라는 시모임을 만들어 날마다 모여 시를 돌려 읽고 취하도록 마신 정약용 같은 선비가 한량의 원조였을 테다. 돈 잘 쓰고 풍류를 즐기는 향촌의 유력계층의 젊은이들은 가계 경제에 그다지 보탬이 되지 않았다. 벗을 환대하고 풍류에 더 열심이었던 탓이다. 농작물의 파종이나 수확 같은 노동의 강제를 면제받는 대신 마을 공동체의 의례를 주재하거나 분란 해결에 앞장을 섰다. 마을마다 한두 명 쯤은 있던 그 한량들은 농경시대가 저물고 산업화시대로 넘어가는 변화 속에서 마을 공동체들과 함께 도태되며 자취를 감춘다. 서양에도 한가롭고 세상사에 무관심한 부류가 있었다. 댄디라고 불린 이들은 직업이 없어도 부모의 재산 덕택에 먹고 살 걱정이 없던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일체의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교양과 높은 예술적 안목을 쌓고, 세련된 복장으로 군중과 자신을 차별화했다. 멋지게 차려입고 거북을 끌고 파리 산책에 나서던 일단의 사람들. 보들레르는 19세기 서양에 반짝 하고 출현한 이들을 영웅주의의 마지막 불꽃이라고 했다. 이 위대한 문명의 잔재는 모든 것에 침투하고 평준화하는 민주주의 물결에 밀려났다. 댄디는 꺼져가는 별처럼, 지는 해처럼 한 점의 애수를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세상이 바뀌고 나날을 축제처럼 즐기던 한량도 댄디도 사라졌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체제는 생산 강제의 시대다. 모두에게 노동 의무를 지우는 사회에서 노동으로 자기 부양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히거나 고립무원의 처지를 벗어나기 힘들다. 노동의 실행을 거부하고 외톨이로 사는 이들은 한량의 돌연변이 종이다. 오늘날 외로운 늑대, 히키코모리, 사이코패스로 명명되는 이들은 간혹 반사회적 공격성으로 섬뜩하게 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신자유체제는 공동체를 조직으로 전환한다. 오래된 마을 공동체들은 와해되고, 온라인의 그 많은 커뮤니티나 동호회들은 과거의 공동체를 대체한 잔존물이다. 또한 신자유체제는 세계를 극장에서 공장으로 바꾼다. 놀이와 축제는 추방되고, 노동의 실행만이 가치를 부여받는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는 진정한 축제가 아니라 사람의 감정을 들뜨게 해서 대량 소비에 나서도록 부추기는 상업주의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한량이나 댄디는 사회적 생산의 유용성 대신에 유희를 선택한다. 그들은 관조적인 휴식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한량들이 거간꾼이나 정치 모리배로 타락한 뒤 소멸되면서 우리는 한량과 함께 공동체의 중재자를 잃었다. 호걸스럽게 노닐던 한량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 곁에서 사라진 한량들이 그립다. 새들의 지저귐과 계곡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매화 향기에 취해 시를 짓던 이들이 살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다. 한량들이 누린 여유와 한가로움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생산 강제에 속박당하는 삶의 압박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한량들이 맡던 공동체의 중재자들이 사라지자 사회 갈등은 더 날카로워지고 삶은 속됨 속에서 척박해졌다. 우리는 놀이가 아니라 컴퓨터 게임에 더 몰입하고, 연애가 아니라 포르노에 더 빠지며, 삶의 충족 대신에 쾌락과 말초적 흥분을 추구하는 시대로 들어섰다. 오늘날의 위기는 한가함과 여유를 압살하고, 자발적으로 노동의 강제에 휘말린 것은 우리의 책임이 아닐까?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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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10.28 16:57

전북교육청 공금 관리 철저히 들여다 보라

완주교육지원청 직원의 억대 공금 횡령 의혹이 제기돼 전북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공금 횡령 의혹의 당사자가 해당 기관의 재정업무 담당 직원이라는 점은 사안의 심각성을 더한다. 교육계 내부의 부정 비리와 부패에 대한 인식과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사건이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완주교육지원청의 재정업무 담당 직원 A씨(8급)는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공금 통장에서 약 5억원을 몰래 빼내 썼다. 공공금고 지도점검 과정에서 원어민 강사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등 회계 시스템 상의 금액과 통장의 잔액이 맞지 않아 확인한 결과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파악된 횡령 금액은 5억원대 이지만 내부에서는 횡령 금액이 8억원에 이른다는 소문도 있다고 한다. 완주교육지원청 내부의 공금 횡령이 8개월 동안이나 지속된 것은 부실한 관리 감독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업무담당자와 업무대행자, 담당 팀장, 과장 등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내부 점검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았다. 재정담당 부서장인 과장이 회계처리 과정에서 필요한 도장, 통장, 카드 등 일체를 직원에게 맡겼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니 공금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졌는지 짐작할 만하다. 전북교육청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26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5개 등급 중 3등급을 받았다. 종합청렴도는 전년보다 한 계단 올라섰지만 내부청렴도는 오히려 한 계단 하락했다. 도내 시민단체는 지난 3월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교육감의 업무용과 개인용 휴대전화는 물론 부교육감과 교육감 수행비서, 운전기사 등 직원 8명의 휴대전화 요금을 세금으로 지출했다고 비판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개인 휴대전화 요금까지도 세금으로 충당해온 것은 공금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도내에서는 이미 전주 완산학원에서 공금 횡령 등 대규모 비리사건이 발생해 40여명의 교직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청렴은 공직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돼야 할 복무 규정이다. 전북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내부청렴도 제고와 공직 신뢰 회복을 위한 뼈를 깎는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차제에 교육청은 물론 일선 학교의 공금 관리에 대해서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0.28 16:57

임시조치 소년범 광주지역에 위탁해서야

전북에서 범죄를 저질러 임시조치(구속) 된 소년범들이 전주가 아닌 광주지역에서 위탁 보호하고 있는 현실은 개선이 시급하다. 이들이 거주지역이 아닌 광주소년원에 수용됨에 따라 가족 접견이나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데 어려움이 많은 데다 재판 때마다 광주에서 전주까지 장거리를 오가야 하는 등 인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소년범을 위탁 보호하는 소년원시설은 전주에도 송천중고등학교가 있지만 이곳에는 법원으로부터 8910호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들만 수용하고 있다. 8호 처분은 1개월 이내의 소년원 송치, 9호 처분은 6개월 이하 단기 소년원 송치, 10호 처분은 2년 이내 장기소년원 송치다. 하지만 재판대기 중인 전북지역 소년범 가운데 법원으로부터 임시조치를 받은 소년범은 전주송천중고등학교가 아닌 광주에 있는 고룡정보산업학교에 위탁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전주가 아닌 광주지역에 위탁 보호되면서 인권 보호와 가족 접견권 등을 저해하고 있다. 재판 때마다 광주에서 전주까지 왕복 3시간씩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거주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위탁 보호함에 따라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가족 접견에 어려움이 많아 정서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기에 재판을 앞두고 변호인의 법률적 조력도 받아야 하지만 원거리 수용에 따른 변호인 접견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전북지역 임시조치 소년범은 전주송천중고등학교에서 위탁 보호했었다. 그러나 도내에서 임시조치 된 소년범 수가 적다는 이유 등으로 임시조치 소년범 관리가 광주소년원으로 이관됐다. 소년범의 인권이나 접견권 등을 고려하지 않은 편의주의적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법무부 소년보호혁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소년범의 임시조치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소년범의 인권 강화와 위기소년 보호를 위한 조치이다. 그런데도 심리적 안정을 위해 가족 접견과 변호인의 조력이 절실한 임시조치 소년범을 원거리에 위탁 보호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전주소년원의 시설과 인력 보강을 서둘러서 임시조치 소년범을 전주지역에서 위탁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년범의 재범예방을 위해선 처벌보다는 교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10.28 16:57

[병역이행 궁금하면 물어봐] 현역병 지원

먼저, 각 군 모집병에 대한 지원 가능한 분야는 병무청 누리집 병무민원 군지원 지원가능분야 검색에서 자격면허와 전공학과로 지원이 가능한 각 군 모집분야 검색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병무청 누리집 병무민원 군지원 지원요건 검색에서는 각 군 모집분야, 군사특기에 지원이 가능한 자격면허전공학과 목록이 검색 가능합니다. 또한, 각 군 현역병 지원서 중복접수는 같은 모집단계/회차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자세히 말하면 지원하는 월과 합격자 발표일이 동일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군별 중복접수 가능한 분야는 육군의 경우 기술행정병, 카투사(둘 다 합격 시 카투사 우선)가 있으며 해군, 해병대 및 공군의 경우 일반기술/전문기술병이 있습니다. 단, 전산 추첨 분야(육군 동반입대병, 직계가족병, 연고지복무병)와 별도의 전형을 실시하는 각 군 전문특기병은 중복 접수가 불가합니다. 중복 지원하고자 할 경우에는 지원서 작성 시 군별 선발 우선희망순위를 정하여 접수하도록 되어 있으며, 최종합격자 선발 시 이를 반영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순위로 육군 기술행정병, 2순위로 해군, 3순위로 공군을 지원한 경우, 1순위 육군 기술행정병이 합격하면 해군공군은 선발 제외되며, 육군 기술행정병이 탈락되고 해군이 합격하면 공군은 선발 제외됩니다. 군별 선발 우선희망순위 변경은 최종 합격일 7일 전까지 수정이 가능합니다. 경로는 병무청 누리집 병무민원 군지원 지원서수정(희망순위변경)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병무민원상담소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10.28 16:57

남원시, 드라마 ‘지리산 세트장’ 활용 및 홍보에 전력질주

남원시가 제작지원한 드라마 ‘지리산’ 촬영지를 활용한 다양한 방안 마련 및 홍보활동에 전력을 다한다. 시는 28일 지리산 세트장 활용 및 홍보를 위한 방안으로 먼저 다음달 초 국립공원공단, 전북 문화관광재단과 MOU를 체결해 드라마 촬영지와 연계한 남원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라마 지리산 세트장은 지난해 남원 인월 지리산 흥부골 자연휴양림 내 부지면적 1만5372㎡(건축면적 252.92㎡)규모로 조성됐다. 드라마 주요 무대가 되는 해동분소와 비담대피소 등이 순차적으로 마련됐었다. 국립공원공단은 향후 가칭 레인저테마파크를 조성해 숙박시설, 청소년교육 및 다양한 체험활동의 장으로 활용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세트장 활용 이외에도 드라마를 활용한 전략적 관광 상품도 개발할 방침이다. 여행 홍보 관계자(SNS 등) 및 여행상품 개발 담당자 팸투어, 전문위원 자문과 여행사를 통한 여행상품개발, 유명 유튜버 지리산 남원 여행 영상제작(음식포함), 국외 여행잡지(대만, 중국)를 활용한 드라마 관광상품을 홍보한다. 다음달 15일 가량에 오픈할 지리산 드라마 기획관 및 세트장 관련 관광택시, 스탬프 투어, 투어버스 운영 등 연계 추진할 계획이다.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시는 더불어 대도시 전광판 영상홍보를 비롯해 26개소 고속도로 휴게소 영상홍보 등도 실시한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드라마 첫 방영이 순조롭게 이뤄진 만큼 끝까지 흥행에도 성공해 남원과 지리산이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다음달부터 위드 코로나로 관광업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만큼 지리산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이 남원관광의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드라마 ‘지리산’ 제작을 위해 세트장 건립 및 예산 등을 지원해왔으며 지난 주말(23, 24일) 역대 tvN 토일 드라마 첫 방송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 남원
  • 김선찬
  • 2021.10.28 16:55

고창군, 2023년 국가예산 신규 사업 2차 발굴보고회 개최

고창군이 지역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국가정책 트렌드에 발맞춘 미래 먹거리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 신규사업 발굴에 나섰다. 군은 28일 ‘2023 국가예산 2차 발굴 보고회’를 열고 추가 발굴한 신규사업 24건(2215억원)을 포함해 116건(총 사업비 7764억원 규모)의 국가예산사업에 대한 타당성, 효과성, 지역 발전 기여도 등을 논의했다. 연말까지 국가예산 신규사업에 대한 타당성 보강, 전문가 자문 등을 진행한다. 주요 사업으로는 △농촌 외국인근로자 기숙사 건립 지원사업 △지역균형뉴딜 푸드플랜 연계 저탄소 스마트 푸드시스템 구축사업 △지역밀착형 구시포항 오션뉴딜 사업 △고부천 지방하천 정비사업 △상하지구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사업 △지방도 234호선 개설공사(용계~성산) △고창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관리·인식증진 사업 △고창처리구역(3단계) 하수관로 정비사업 등이다. 유기상 군수는 “고창군의 백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예산 확보가 절실하다”라며 “이번 보고회를 통해 발굴한 사업들이 고창군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 고창
  • 김성규
  • 2021.10.28 16:51

유현준 교수 ‘교육의 공간과 도서관의 의미’ 강연

도시와 건축에 대한 참신한 해석을 보여주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가 28일 고창을 찾아 ‘교육의 공간과 도서관의 의미’를 주제로 특강했다. 유현준 교수는 고창군복합문화도서관의 설계를 맡았다. 유 교수가 설계한 고창복합문화도서관(고창읍 월곡리 농어촌 뉴타운지구 內, 2022년 연말 준공예정)은 이동가능한 가변형 서가구조를 도입해 고정돼 있는 공간이 아닌 ‘변화하는 도서관’을 제시했다. 유 교수는 최근 저서 ‘공간의 미래’를 통해 미래의 학교를 상상하며 고창도서관과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탐방을 소개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고창은 모양성이라는 랜드마크가 있어, 저녁무렵이면 잔디광장에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려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며 “도시는 공통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공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식은 책에서 배우고 지혜는 자연에서 배우라는 이야기가 있다. 교실 유리창을 폴딩도어로 만들어서 날씨가 좋은 날에는 문을 열고 꽃 냄새를 맡으면서 공부하게 해주자.”며 “변화하는 자연을 돌려줄 때 우리 아이들은 게임과 스마트폰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교육공간의 변화를 강조했다. 끝으로 유 교수는 “공간은 사회 구성원의 관계와 생각을 변화시키고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공간을 고민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고창
  • 김성규
  • 2021.10.28 16:51

완주군, 수소산업 1번지 기틀 제시돼

전북도가 지난 26일 3조8000억 원 규모의 수소산업 청사진을 내놓은 것과 관련, 완주지역사회가 반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상용 수소전기차, 일진 등 수소 관련 기업의 투자, 완주테크노2산단 수소용품검사지원센터 유치 등 수소경제기반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는 완주군에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와 수소상용차 고부가 지원기반 등 8개 사업 7500억 원 투자규모의 수소관련 사업들이 명시됐기 때문이다. 28일 완주군에 따르면 전북도는 최근 수소산업을 전북의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4대 추진 전략, 25개 세부과제 이행방안, 3조8078억 원 투자 규모의 수소산업 육성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도의 4대 전략은 △그린수소 거점과 △전략산업 수소융복합화 △수소활용 활성화 △수소안전, 기업육성 체계화 등으로, 전략별로 각각 5~8개씩의 이행방안을 담고 있다. 도의 수소산업 육성 거대 그림에는 2030년까지 그린수소 연간 10만 톤 생산과 수소 저장 및 중대형 수소 모빌리티 선도지역 도약, 수소차 2만대와 수소충전소 50개소 이상 공급 등의 정책목표도 포함됐다. 완주군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은 완주군 최대 현안인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과 수소상용차 고부가 지원기반 구축 등의 사업이 도의 25개 세부사업에 비중 있게 반영된 부분이다. 이를 두고 완주군은 전북도가 수소경제 육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발표 때 전북도는 전북이 국내 유일의 수소상용차 중심지로, 수소 관련 전주기 산업 전후방 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이 유기적인 가치사슬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후 완주군 지역을 표시한 총사업비 6270억 원 규모의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 사업을 25개 세부사업 중 하나로 구체적으로 명시, 밝혔다. 그동안 완주군이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에 적극 나섰지만, 전북도 차원에서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의 총사업비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또, 전북도 25개 단일사업 중 최대 규모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번 발표에서는 또 그동안 완주군이 유치한 사용 후 연료전지 기반구축(195억 원),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 건립(499억 원) 등이 완주군 단일지역 사업으로 명시됐고, 복합메가스테이션 유치(400억 원)와 호남권 수소전기차 안전검사소 유치(50억 원) 등 2개 사업은 완주군을 포함한 복수지역 사업으로 분류됐다. 완주군은 이들 수소산업 관련 8개 사업 규모가 7500억 원 가량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완주
  • 김재호
  • 2021.10.28 16:44

박성일 완주군수, “메타버스 블록체인 탄소중립 적극 대응해야”

완주군은 28일 오전 군청 4층 중회의실에서 박성일 군수와 김성명 부군수, 실국장 등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도 신규 국가예산 발굴 보고회를 개최, 메타버스 등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2023년도 국가예산은 83개 신규사업(3461억 원) 등 총 6312억 원 규모로 보고됐다. 군은 2023년 신규사업은 △국정과제 등 정부 정책과 부합하는 사업 △전북도정 핵심전략 연계 사업 △민선 7기 공약 관련 사업 △군민 삶의 질 개성과 균형발전 사업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연계 지역산업 활성화 사업 등 5대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박 군수는 국장이나 부서장 중심으로, 또 사업 규모 여부를 불문하고 군정 핵심과제는 물론 정부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정부나 전북도의 정책방향을 수시로 모니터링 해 국가예산을 담을 공모사업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타버스가 우리 세계로 성큼 다가오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과 탄소중립 사회, 기후변화 등 행정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두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급격하다며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해선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미래 변화 대응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군수는 국가예산을 연차적으로 대규모로 담을 수 있는 메가 프로젝트 발굴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나 뉴딜 등 탄소중립 관련 정부 예산이 갈수록 확대될 예정인 만큼 이 분야 대응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완주
  • 김재호
  • 2021.10.28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