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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버팀목 될 것"⋯올해 첫 노란우산 위원회 개최

경기 침체에 따라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이 늘면서 노란우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노란우산 제도 개선·복지 서비스 확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본부장 강우용)가 12일 올해 첫 전북 노란우산 고객권익보호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위원회는 공제 항목 확대·중간 정산 제도, 복지 서비스 확대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중 공제 항목 확대·중간 정산 제도는 6월부터 재난·사고·파산 등 소상공인의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한 선제적 지원을 위해 공제금 지급 사유를 확대했다. 추가된 사유에 대해서는 공제금 수령·중간 정산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숙영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장, 안종욱 주식회사 올릭스 대표는 "가입자가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의 확대·복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우용 본부장은 "위원회 의견을 적극 반영해 노란우산이 모든 가입자의 니즈를 충족시켜 소상공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위원회는 지난 2022년도부터 도내 각 업종을 대표하는 노란우산 가입자·소상공인 지원기관 전문가를 포함한 총 11인으로 구성돼 있다. 전북지역 노란우산 고객의 권익 보호와 제도 개선 등 자문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산업·기업
  • 박현우
  • 2024.06.12 17:14

전북은행 JB희망의 학습 멘토링 멘토 발대식 개최

전북은행이 희망의 학습 멘토링 멘토 발대식을 열고 멘토 활동 시작을 알렸다. JB금융그룹 전북은행(은행장 백종일)이 12일 전북은행 본점에서 2024년 JB 희망의 학습 멘토링 제2기 멘토 발대식을 개최했다. 앞서 전북은행은 전북자치도 자립지원전담기관 집중 사례 관리 대상자 중 보호시설 퇴소 5년 미만 자립준비청년 30명을 돌봄 공백 아동의 멘토로 선발했다. 오는 11월까지 6개월간 일대일 학습 멘토링을 진행해 멘티 아동의 돌봄 공백을 줄이고 학습 능력 향상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이날 열린 멘토 발대식에서 전북은행은 멘토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전북은행이 마련한 후원금 1억 6000만 원은 안정적인 사회 정착과 성공적인 자립을 위한 시드머니로 1인당 500만 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박성훈 부행장은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을 위한 맞춤형 지원사업을 통해 사회적 지지 체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의료·금융 교육·주거·정서 지원 등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적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대식에는 김경환 굿네이버스 전북지역본부장, 전숙영 전북자치도자립지원전담기관장, 박성훈 전북은행 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금융·증권
  • 박현우
  • 2024.06.12 17:13

전북 우수 후계농 8년 연속 전국 1위⋯최연소 유현수 씨

"8년째 농업을 배우고 있지만 지금도 모르는 게 많아요.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농업이지만 청년 농업인이 된 것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전북에서 111명이 선정되면서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농식품부 주관 우수후계농업인 육성사업에서 100명 넘는 우수후계농이 선정됐다. 8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우수후계농이 선정된 가운데 전북 농생명 산업 수도 육성계획의 제1번 전략 과제인 '청년농 창업 1번지 조성' 목표 달성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이중 최연소 우수후계농은 유현수(27·익산) 씨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부모님·전문가를 통해 농업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8년째 청년 농업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학에 진학한 또래와 달리 새벽에 일어나서 농사짓고 쉬는 날 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유 씨는 농사짓는 게 싫지 않다. 유 씨는 "대학교에 가지 않고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농업을 배웠다. 부모님께 배우면서도 농업 교육이 있으면 타 지역에 가서 배우기도 하지만 정말 끝이 없다"면서 "몸은 힘들지만 이제는 농사가 익숙해져서 다른 일보다 이게 더 좋다"고 말했다. 농사가 재미있는 유 씨지만 고민은 있다. 고민만큼은 여느 20대와 다르지 않았다. 유 씨의 최대 고민은 바로 부모님과 잠이다. 그는 "부모님과 의견이 안 맞을 때가 많다. 농사라는 게 부지런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새벽 일찍 일어나는 일이 정말 많다. 특별하게 일이 있을 때도 있다 보니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미리 말해 주면 좋은데 부모님은 꼭 하루 전에 말씀해 주신다. 그러면 늦잠 자려고 생각했다가도 못 자고 하니까 좀 그렇다"고 토로했다. 유 씨는 매일 부모님과 16헥타르에 달하는 논을 관리하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일 수밖에 없는 규모다. 부모님과 잠에 대한 고민은 분명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아마 논 농사는 못 지었을 것 같다. 부모님이 계셔서 기반이 다 마련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처음부터 혼자 하라고 했으면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유 씨는 부모님이 가르쳐 주신 농업 노하우를 가지고 꿈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시간이 지난 뒤에는 짐을 조금씩 줄이고 논이 아닌 시설(스마트팜) 농업으로 전환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는 "워낙에 지금 부모님과 농사짓는 규모가 크다 보니 나중에는 혼자서 관리해야 할 텐데 아마 감당이 안 될 듯하다. 부모님도 일을 줄이셔야 하고 언젠가는 혼자 해야 하는 날이 올 테니 어느 정도 하다가 시설 쪽으로 넘어갈 생각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결국 자금이다. 나름 시설 농업으로 전환하려고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지만 고정적인 지출 비용이 계속해서 오르다 보니 쉽지 않다. 인건비며 농기계 값이며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 사람들
  • 박현우
  • 2024.06.12 17:13

베니김 시인의 두 번째 감성시집, ‘세월엔 꽃배타령‘ 출간

“아침에 열리면 날씨타령에 깨지락 꼼지락/ 행여나 시간 안에서 마음이 흔들리걸랑/ 세월엔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걸지 말세라./ 뜰 안의 종달새도 지지배배 울어대니/ 커피 한잔 마시기 좋은 날엔/ 눈부신 아침햇살에 꽃보라도 나풀대니/ 꽃차 한잔 마시기 좋은 날엔/ 밥상머리엔 한 그릇 맛깔풍기는 냄새보다/ 인생의 식탁위에 한송이 꽃향기 퍼지걸랑/ 사람도 꽃처럼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월이야 얼기설기 맴도는 허울뿐이라/ 시간을 한손에 쥐고 마음껏 흔들어/ 낭만 한가락에 꽃배타령이면 그뿐일세라.”(시‘ 세월엔 꽃배타령’) 산골 마을에서 종달새와 인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베니김(본명 김형석) 시인의 2번째 시집<세월엔 꽃배타령>(MJ미디어)이 출간됐다. 작가는 이번 시집을 “‘세월에 시비를 걸지 말고 시간도 없는 것처럼, 한 살매 마음 가는 대로’라는 여여행(如如行)에 관한 인생 타령”이라고 설명했다. 시집에는 인생 소풍 길에 밥배보다 꽃배를 채우며 여여하게 산다는 것에 관한 70편의 감성 시와 함께 10편의 디카시, 2편의 에세이 등이 실려있다. 또 작품 속에는 ‘밥배보다 꽃배, 생각망치를 사랑한 이유, 세월에 시비를 걸지 마오’ 등에서 드러나듯, 일상의 세월을 내 손안에 들고서 마음이 끌리는 대로 즐긴다는 인생 소풍 길에 관한 감성적인 형상화에 상징성을 읊조린 시적 상상을 담아내고 있다. 베니김 시인은 순창 출신으로 고려대 문과대학에 재학 중, 일본 와세다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귀국 후 영상산업기자로 첫 발을 내딛으며 ‘영상산업신문’ 편집국장, 영화주간지 ‘Cinebus’ 편집장을 거친 후,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서울예술종합학교 강사,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디지털융합사업다의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캐릭터비즈니스>, <영화매니지먼트>, <영화처럼 살아보기365>, 시집<낭만호미처럼>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6.12 16:57

'시를 향한 애정'…이근풍 <밤하늘의 별빛처럼> 출간

한평생 시(詩)를 흠모해온 이근풍 시인이 시집 <밤하늘의 별빛처럼>(오늘의 문학사)을 펴냈다. 이근풍 시인은 시와 더불어 생활해온 지난날이 참으로 행복했다고 고백한다. 삶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힘든 상황을 끝내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곁에 ‘시’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시와 더불어 생활해온 지난날의 삶, 참으로 행복했다. 시는 나에게 새로운 인생 길을 열어 주었다. 희망, 용기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내 가슴에 피어난 시의 꽃 한 송이가 세속의 온갖 시름을 잊게 해 주었으며, 날로 메말라가는 마음밭에 아름다운 시의 꽃 피어나 향기로운 시 열매를 맺게 해 주었다”(‘시는 나에게’ 발췌) 신간 <밤하늘의 별빛처럼>에 담긴 시들은 진실하고 솔직하다. 문학적 단상들을 간결하고 담백한 시어로 표현해 의외로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운율 또한 단단한 짜임새를 갖춰 시를 읽는 독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다른 길 간다 해도 떠날 때 눈물 흘리지 말고’(‘다른 길 간다 해도’ 발췌)라며 슬픔마저 담담하고 편안하게 풀어준 덕분이다. 100편에 이르는 시편들은 질적 균질감이 뛰어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시인은 서문에서 “오직 사랑으로 가꾼 열매를 수확한 후 또다시 시의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린 시의 씨앗에서 새로운 시의 꽃이 피어날 때마다 가슴에서 푸르른 희망이 출렁거렸다”며 “끝까지 손잡고 같이 가는 길동무가 되리라 다짐하였다”라고 밝혔다. 임실에서 태어난 이근풍 시인은 전북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으로 정년퇴임했다. 계간 <오늘의문학>16집에 ‘할미꽃’ 등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인실문학회 회원이다. 시집 <나에게 쓴 편지> <못다한 말> <둘이서 엮는 사연>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6.12 16:57

곽병창 공연콘텐츠 극본집 '꿈속에서 꿈을 꾸다' 발간

곽병창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공연콘텐츠극본집 <꿈속에서 꿈을 꾸다>(연극과 인간)를 펴냈다. 책에는 ‘꿈속에서 꿈을 꾸다’를 비롯한 ‘아리랑’, ‘이성계, 해를 쏘다’, ‘녹두새 훨훨’, ‘칸타타 선화공주’ 등 곽 교수가 집필한 정통희극, 창극 등 다양한 장르의 대본이 실렸다. 희곡집이 아닌 대중에게 생소한 공연콘텐츠 극본집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곽 교수는 “봄 한 계절을 가려움과 통증에 시달리며 책을 꾸몄다”며 “그러고 보니 자기 사는 시절을 못 견디게 궁금해하고 가려워하던 이들과 세상의 논리에 무참히 베어져 아파한 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책에는 정통희극도 있지만 창극, 뮤지컬, 총체극, 칸타타 등 희곡 밖의 이름들로 여럿 섞여 있다”며 “ 이러한 이유 때문에 희곡집이 아닌 공연콘텐츠 극본집이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관객들과 주고받은 느낌과 신명은 결국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공연콘텐츠 극본집에는 5편의 대본과 더불어 실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했던 사진까지 담겨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곽 교수는 “연극으로 꿈을 꾸고 연극 안에서 꿈을 이야기한 지 어언 수십 년이다”라며 “그래도 이러한 꿈은 아직 생생해 잠과 깨어있는 시간 사이를 가로지른다. 여기까지 같이 온 이들, 그리고 이 꿈의 종착역이 어디든 거기까지 마침내 같이 갈 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대학연극반에서 처음 무대에 선 뒤 줄곧 연기·연출·극작·기획 등의 연극 일로 평생을 보내온 교수는 나이 30세에 창작극회 대표가 됐다. 이후 창작소극장을 짓고 운영하며 십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 저서로는 희곡집 <강 건너, 안개, 숲>, <필례, 미친 꽃>, <억울한 남자>와 논문집<연희, 극, 축제> 등이 있다. 현재 그는 우석대 문예창작과에서 극작법을 가르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6.12 16:57

공학자 김환기 에세이 '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

공학자 김환기의 <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바른북스)가 출간됐다. 쓰고 버린 물을 재생하는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저자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자신이 고민해오던 생각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집요하면서도 자상하게 풀어냈다. 전편 ‘공학자의 소론’과 후편 ‘지역개발의 기억’으로 구성된 책은 단순히 폐수처리에 대한 사회과학적 근거만을 기술하지 않는다. 공학도로서 국내외를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유념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글로 엮었으며, 공학도의 날카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물과 관련한 글들은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서문에서“쓰고 버린 물로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논문도 발표하고 견학도 많이 했다”며 “때로는 기업체의 부탁으로 선진기술을 몰래 빼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의미가 다소 산만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쓰고 버리는 물의 처리와 맑은 물 공급에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1943년 고창에서 태어난 저자 김환기 씨는 전북대 토목공학과에서 수처리공학 등을 강의했다. 동대학 공과대학장 환경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전북대 명예교수다. 그동안 <지역 개발과 환경 보존>과 <풍천장어와 갯지렁이>등의 책을 출간했으며, ‘생물학적 유동층에 의한 폐수처리’ 를 다룬 논문을 제출한 바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6.12 16:56

[부안 지진] 전국 유감 신고 315건..."이북에서 폭격이라도 한 줄 알았다"

12일 오전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전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지진 감지·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지진이 발생하자 도민들은 불안에 떨었고 전북지역에서만 피해접수 건수가 100건을 넘어섰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7분께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과 관련, 오후 2시기준 전국에서 접수된 유감 신고는 총 315건으로 집계됐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신고와 피해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역별로 전북이 77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47건, 충남 43건, 충북 42건, 전남 24건, 광주 23건, 대전 21건 등의 순이다. 부안과 멀리 떨어진 경북과 강원 지역에서도 각각 5건과 1건씩 접수됐다. 전북의 경우 경찰에 신고된 53건을 포함하면 도내 지진관련 신고 건수는 130건에 달한다. 또 지진 피해 사례는 101건이 접수됐다.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접수는 오후 3시 기준 101건이 접수됐는데, 부안이 87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읍 8건, 고창 3건, 군산 1건 순이었다. 항목별로는 유리창, 화장실 타일 깨짐 등 주택 피해가 64건, 창고 건물 벽체 균열 등 창고 피해가 6건, 지하주차장 바닥 들뜸 등 기타 사례가 31건 이었다. 주요 피해 내용으로는 부안군 보안면 상입석리 창고 벽체 갈라짐, 부안군 하서면 장신리 유리창 및 벽 갈라짐, 익산시 남중동 담 기울어짐, 고창군 신림면 창고 건물 균열 등이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도민들은 큰 지진 진동을 느끼면서 불안감에 떨었다. 서모 씨(28·전주시 우아동)는 “회사가 건물 6층에 있는데 땅이 두 번 크게 흔들리더니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모 씨(56·남원시 도통동)는 “휴대폰에 위기경보가 울리자마자 건물 전체가 위아래로 크게 두 번 흔들렸고, 진동이 5초 이상 이어졌다”며 “흔들림이 멈추니까 긴장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고 두려워했다. 지진 발생 지역인 부안에서는 대피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안스포츠파크 인근에서 폐기물 처리 작업을 하던 김덕형 씨(58)는 "근처 축사에서 소가 팔딱팔딱 뛰고 난리가 났었다"며 "폭탄 터지는 소리처럼 들리니까 이북에서 폭격이라도 한 줄 알고 동료들과 함께 혼비백산이었다"고 말했다. 부안군 부안읍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 씨(43)는 “폭격 맞은 것처럼 크게 소리가 나면서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리고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아파트 밖으로 바로 대피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온라인에서도 진앙 지역 인근을 중심으로 진동을 느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전주시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은 지진 발생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태풍이 온 것처럼 창문이 덜컹거리고 아파트가 다 흔들려 위험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렇게 지진이 크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고 했다. 김제시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은 “부안이 김제와 인접해 있어 엄청 심하게 지진을 느꼈다”며 “요즘 북한도 심상치 않아서 불안했는데, 재난문자경보가 울리고 큰 소리가 이어져서 너무 놀랐다.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전했다. 지진 경보가 울리자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안부를 묻는 문자 등이 폭주하면서 일시 접속이 느려지거나 먹통이 되기도 했다. 부안에 거주한다는 한 누리꾼은 “여기저기서 괜찮은지 안부 문자가 쏟아졌다”며 “출근 준비하는데 쿵하는 굉음에 전쟁이라도 난 줄 알고 엄청 놀랐다”고 했다. 한편, 이번 지진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중 1위에 달하며, 관측 개시이후(1978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중 가장 규모가 큰것으로 파악됐다.

  • 사건·사고
  • 김성규
  • 2024.06.12 16:41

[부안 지진]“어머니 괜찮으신 거 맞죠?”..부안에 떨어진 날벼락 주민들 ‘공포’

“어머니 괜찮으신 거 맞죠?” 12일 오전 10시께 찾은 부안군 부안읍 신흥리 예동경로당에 모인 마을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 바쁜 모습이었다. 주민들의 핸드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갑작스러운 지진 소식에 가족과 지인들의 걱정스런 전화가 이어졌다. 전화를 받은 주민들은 “어 아들 괜찮아 다친데 없어”,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등 달래기 바빴다. 아들과 통화하던 주민의 스피커폰 통화에서는 “어머니 괜찮으신 거죠?” 하며 걱정이 가득했다. 마을 주민 이정례(99) 할머니는 “아침에 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방이 들썩들썩하고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났다”며 “서울 사는 가족들이 뉴스를 보고 전화를 계속 하고 있는데 평생을 부안에서 살았지만 이런 큰 지진은 처음이다”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을 주민들의 집 안에서는 지진 당시의 순간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을 주민 김맹순 씨(68·여)의 손짓에 따라 들어간 집 안에는 장식장 위에 놓여있던 액자들이 떨어져 깨져 있었다. 빗자루를 가져와 깨진 유리조각을 쓸어담던 김 씨는 “지진이 발생할 당시 병원에 갔는데 집에 와보니 이런 난장판이 됐다. 북한에서 포탄을 터트린 줄 알았다”며 “살면서 이런 지진은 처음이고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앞서 오전 9시 30분께 지진 발원지 인근인 행안면 진동리 부안심고정에서 만난 부안 주산초등학교 최철수(45)·류나령(35) 교사들은 지진 당시를 생각하며 “지금도 겁이 난다”고 표현했다. 선생님들은 “8시 50분에 학교에 스쿨버스가 도착하는데 다행히 아이들이 도착하기 전에 지진이 발생해 대피소동 등은 없었다”며 “하지만 버스 안에서 지진을 겪은 아이들은 울기도 하고 놀라서 안기기도 하는 등 대부분 크게 겁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궁체험관인 부안심고정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나온 학생들은 지진 소식에 긴급히 학교로 돌아갔다. 이동희(63) 심고정 관장은 “심고정이 발원지 바로 인근에 위치하다 보니 진동이 더욱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지진 당시 6~7초간 진동이 계속 느껴졌고, 천둥소리 같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시작됐다 시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날 부안군 행안면 행산문화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TV를 시청하고 있던 김모 씨(80대·여)는 “지진이 날 당시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쓰레기를 줍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며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무릎 등이 아파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살면서 지진을 처음 느껴보는데, 정말 무섭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큰 일이 날 수 있겠다”고 걱정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27분께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 일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전북지역에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집계가 이뤄질수록 시설물 피해건수가 늘고 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4.06.12 16:23

[부안 지진] 12일 부안서 규모5 육박 지진 발생, 기상청 "한달까지 여진 이어질 수도"

12일 오전 부안내륙에서 규모 5에 육박하는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27분께 부안군 남남서쪽 4㎞지역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 위치는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이다. 행정구역상 전북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 일원이며, 진원의 깊이는 지하 8㎞로 추정됐다. 당초 지진은 초기 규모 4.7이었다가 최종 측정결과 규모 4.8로 상향 조정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8분께 규모 0.5의 전진이 한차례 발생한 뒤 8시 26분 49초에 규모 4.8의 본진이 발생했고 오후 2시 현재까지 최소 0.6에서 최대 3.1 규모의 여진이 15차례 발생하는 등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진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 중 가장 강도가 세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북동과 남서 또는 남동과 북서 방향의 주향이동단층 운동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낙하물 등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여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 지진화산국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규모가 4.8에 달하는 강한 지진으로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한 달 가량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유념하시고 당국에서 발표하는 지진정보를 계속 주시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산림청은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보고 이날 오전 9시부로 전북지역의 산사태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이날 지진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강한 진동과 함께 어지러움, 일부 지역에서는 집이 크게 흔들리고 집기가 떨어지는 등 전북도민 대부분이 지진을 감지했다. 이로 인해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는 77건의 지진신고가 접수됐으며, 피해신고는 9건(부안 7건, 익산 1건, 정읍 1건) 접수됐다. 부안군 보안면 상입석리에서는 창고 벽이 갈라졌고, 하서면 장신리 주택 유리창은 금이 갔으며, 백산면 용계리 주택의 화장실 타일이 떨어져 깨졌다. 또 도내 11개 학교에서 건물 파손 등 피해가 잇따랐고 아침 수업을 준비하던 도내 일부 학교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지진 신고는 소방청 집계 오전 11시 30분 기준 전북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09건이 접수됐는데, 지역별로는 경기 49건, 충북 41건, 충남 43건, 광주23건, 대전 21건 등이며, 부안과 떨어진 강원과 부산지역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각각 2건씩 접수됐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24.06.12 16:22

[부안 지진] 전북서 역대 지진피해 97건…'진도등급 V' 작년 장수 이후 10개월만

12일 오전 8시 27분께 부안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4.8이며, 지진 진도등급은 전북에서 Ⅴ, 전남 Ⅳ, 경남과 경북, 광주, 대전, 세종, 인천, 충남, 충북 Ⅲ으로 측정됐다. 이날 기상청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측정된 진도등급은 Ⅴ(김제, 부안, 정읍), Ⅳ(고창, 군산, 순창, 익산), Ⅲ(남원, 무주, 완주, 임실, 장수, 전주, 진안) 등으로 나타났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7월 29일과 12월 23일 각각 규모 3.5와 3.0의 지진이 장수에서 잇달아 발생한 바 있다. 7월 장수에서 발생한 규모 3.5의 지진도 최대 진도 V였다. 도민들은 불과 10개월 만에 최대 진도 V 규모의 지진을 다시 경험한 셈이다. 전북에서는 기상청이 지진 통보 업무를 시작한 1978년 이래 총 97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4년 부터 최근 10년 동안 29건이 발생, 전국에서 8번째로 잦았으며 지역별로는 군산(8건), 부안·장수(5건), 완주(4건), 익산(3건), 무주(2건), 진안·순창(1건) 순으로 집계됐다. 진도 등급은 최대 가속도와 속도에 따라 12단계로 분류하고 있는데 Ⅴ 이상이면 건축물 붕괴 등 극심한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어 위험도가 커진다 Ⅴ 등급은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거나 불안정한 물체가 넘어지는 정도다. Ⅳ 등급에서는 실내에 있는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린다. Ⅲ 등급에는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는 수준으로, 정지하고 있는 차가 흔들릴 수 있다. 역대 발생한 주요 지진은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규모 5.8)와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규모 5.4), 2021년 12월 14일 제주 서귀포(규모 4.9) 등으로 기록됐다. 지난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은 197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당시 집계된 인명·재산피해만 9319건에 달했다. 여진 또한 본진 발생 이후 2016년 9월 19일에 최대 규모로 발생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에 이어 두번 째로 큰 규모로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1945명의 이재민과 850억22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이듬해 2월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경주와 포항은 진도등급 Ⅵ이었다. 전문가들은 전북에서도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내륙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지진은 지반의 상태와 직결된 것이란 게 학계의 의견이다. 오창환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반이 약하면 지진파가 증폭되면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크게 늘 수밖에 없어 이번 지반의 진동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새만금 개발 등과 관련해서도 이번 진앙지와 인접한 만큼 지진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가야 하고, 전북지역에서도 여진 가능성과 추가적인 지진 발생을 염두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양이 깊거나 매립을 한 땅의 경우 지진 발생의 피해에 더욱 민감하다는 설명이다. 앞선 경주와 포항의 경우에도 규모가 0.4 차이지만 피해 정도를 보면 포항의 피해가 5배 가량 컸다. 약한 지반 상태와 단층에 미치는 힘에 주목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진재난문자를 받거나 진동을 느꼈다면 책이나 방석으로 머리를 감싸고 책상 밑으로 숨고, 라디오나 공공기관의 안내 방송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진으로 건물이나 사물이 흔들릴 때 이동하면 더 위험하므로 진동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흔들림이 멈춘 후에는 화재 발생에 대비해 가스와 전깃불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피를 위해 문이나 창문을 열어 출구를 확보한 후 흔들림이 완전히 멈추면 출구를 통해 밖으로 이동해야 하며, 이때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비상계단을 이용해 건물 밖으로 대피하되 담장, 유리창 등이 파손되면서 다칠 수 있는 만큼 건물과 담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운동장이나 공원 등 넓은 공간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 사건·사고
  • 김태경
  • 2024.06.12 16: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영종 시인 –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사소해서 두렷하고 실제적이며 아름다운 이야기는 이리 막을 엽니다. "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 그때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렸고 11월의 바람이 길게 불어와 잎을 뜯어내 나무를 벌거벗겼다. 뉴로스 타운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는 가라앉아 북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 흑맥주처럼 검은 배로강이 빗물에 몸이 불었다." 뜻하는 게 넌지시 드러나 있어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떠올리기 쉽지 않아요. 그러나 다 읽고 난 후, 채 가시지 않은 감동을 데리고 처음으로 와보세요. 안에 있는 것을 흘러넘치지 않게 하여 휴머니즘을 안겨주는 오월의 이파리들이 느껴질 것입니다. 가야 할 길을 가는 간결한 강물을 보게 되겠지요.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여성들을 빨래처럼 비틀어 가혹하게 짜냈던 수녀원 소속 '막달레나 세탁소'는 막강한 세상을 상징해요. 미시즈 윌슨 집에서 가사 일꾼으로 일하던 중 임신을 한 펄롱의 열여섯 엄마는 너무 약하죠. 아버지는 윌슨의 부유한 친척으로 추정될 뿐이죠. 그래도 자식이 없는 윌슨이 그를 돌보며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농장 일꾼인 네드도 같이 살았는데 집안에 다툼이 거의 없었어요. 펄롱도 윌슨의 배려 덕에 자리를 잡고 살아요. 소소하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아내와 딸들에게 기쁨을 느끼면서 말이죠. 실업수당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길어지고 있어요. 모든 걸 잃는 일이 쉽게 일어난다는 걸 안 펄롱은 버티고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그렁저렁 어울려 살기를 바라죠. 그리고 딸들이 유일하게 괜찮은 수녀원 여학교를 탈 없이 졸업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결심을 굳혀요.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석탄광에 갇힌 아이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도움을 청하는 아이를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 펄롱을 괴롭혀요. 그는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왜 어떤 집에서 받은 사탕 같은 선물을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을까”, 고뇌합니다. 수녀원이 갖는 힘은 사람들이 주는 만큼이라 말하다가, 그와 수녀원 여학교 사이에는 얇은 담장 하나뿐이라는 충고를 들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힘들어했던, 늘 어머니와 함께 미사에 가고 같이 식사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불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그를 더 나은 혈통으로 만들었던, 그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던 네드. 그리고 친절과 격려,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작은 것들로 그의 삶을 이루어준 윌슨. 그 둘 덕분에 그는 감히 하지 못했던 일을 합니다. 가늠쇠인 왼쪽 손목 아래에서 사소한 차이로 떠난 화살이 멀리 가면 크게 달라지듯 말이죠. 펄롱은 아이를 데리고 나와요.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만, 단 한 번도 이와 견줄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느끼면서 말입니다. 그의 삶은 하찮고, 간소하고, 모호했지요. 그러나 안에 웅크리고 있던 것은 품격 있는 불씨였던 것이죠.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돼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6.12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