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만 명→9만 명"…남원 지리산둘레길, 탐방객 발길 '뚝'
남원의 숲길 '지리산 둘레길'을 찾는 탐방객이 해마다 크게 줄고 있다. 한때 연 46만 명이 찾았지만 지난해 9만 명대로 추락했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여파와 전국에 우후죽순 생겨난 다른 둘레길에 비해 지리산둘레길만의 특별함이 없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13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남원지역 지리산둘레길1~3코스는 개통 직후 2008년 4만여 명에서 2010년 46만 3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31만 4000여 명, 2019년 14만여 명을 기록, 해마다 감소추세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인 2020년 탐방객수는 9만 7000여명, 2021년 9만 3000여명에 그치면서 10만 명선도 붕괴했다. 특히 2022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전국 관광지표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지리산둘레길은 지난해마저 9만 1000여명으로 집계돼 여전히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리산둘레길은 전북, 전남, 경남 3개도와 5개 시군(남원, 구례, 함양,산청, 하동) 20개 읍면 120여개 마을에 걸쳐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난 2008년 남원-함양의 21㎞ 구간이 최초 개통됐다. 이후 2012년 3개 도(전북, 전남, 경남)의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20여개 마을을 잇는 289㎞ 길이의 22개 구간이 완성됐다. 남원 지리산둘레길은 가장 먼저 개통된 만큼 다른 지역보다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4년 연속 9만 명대를 나타내며 가장 급격한 하락 폭을 보였다. 지리산둘레길 주천면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탐방객이 체감상 초반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탐방객이 급감하면서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손중열 시의원(남원시 주천면)은 지난달 22일 "둘레길에 탐방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인근 식당과 게스트하우스 등 민박집의 폐업이 눈에 뜨게 늘었다"며 "시 차원에서 자연 관광자원의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맨발 걷기 등 전국적으로 건강을 위한 둘레길 조성이 급격하기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단법인 숲길에 따르면 최근 국가 숲길로 지정된 곳은 대관령숲길, 내포문화 숲길 등 모두 9곳이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지난해 도내 7개 시군에 맨발 걷기를 위한 둘레길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리산둘레길의 대체제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로 급감했던 탐방객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는 지리산둘레길만의 차별화된 스토리텔링과 고유 콘테느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국립산림과학원 한 연구원은 "단순 걷기를 위한 숲길 조성에 그치지 않고 둘레길과 관련된 이야깃거리나 즐길 거리 확충이 보장돼야 한다"며 "이와 함께 지역 행사나 축제와 같은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지자체가 활성화를 위한 각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