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위기 극복’ 익산 코스트코 생활권 열린다
물건너간 줄 알았던 익산 코스트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수도권이나 광역자치단체 등 대도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코스트코가 호남권 최초로 익산에 들어설 예정이다. 익산시는 지난 8일 ㈜코스트코코리아와 왕궁면 일대 점포 개점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왕궁물류단지 조성 예정지 입점이 무산되면서 좌초 위기에 처했지만, 발 빠르게 대체 부지를 찾고 경기도 광명시의 ㈜코스트코코리아 본사를 오가며 입점과 관련된 사항들을 조율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코스트코 익산 입점 협약을 이끌어 냈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격이지만, 남은 절차가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 연내 착공 및 2025년 말 개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9일 시청 상황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긴 기다림 끝에 맞이하는 코스트코 익산점 유치 과정과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호남권 첫 코스트코…장보기 원정 이제 그만 수많은 익산시민의 기대와 염원이 모여 호남권 첫 코스트코 입점이라는 결실이 맺어졌다. 코스트코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대형 창고형 할인 매장으로 전 세계 곳곳에 87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18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나, 대부분 수도권이나 광역시 중심으로 분포돼 있는 상황이다. 호남권에서는 이번에 개점하는 익산점이 첫 사례인 만큼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코스트코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장보기 원정을 가던 익산시민을 붙잡고, 이에 더해 인근 지역 소비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좌초 위기 이겨 낸 뚝심 익산시와 코스트코가 투자협약서에 서명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계약 해지와 부지 변경 등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간의 모든 노력이 무산될 위기의 순간들 앞에서 정헌율 시장의 뚝심과 끈질긴 노력, 적극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애초 코스트코 익산점은 왕궁물류단지에 입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코스트코 측에서 사업 진척이 더디다는 이유를 들어 익산왕궁물류단지㈜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익산시민뿐 아니라 전북도민들까지 큰 실망에 빠졌다. 그런 상황에서 정 시장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경기도 광명시의 ㈜코스트코코리아 본사를 방문해 시 차원의 강한 유치 의사를 전달하며 3~4개의 대체 입점 부지를 제안했다. 지역구 한병도 국회의원도 시민의 아쉬움을 대변하며 직접 설득에 나섰다. 진심은 통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익산이 제안한 대체 부지 현장 실사에 나섰고, 현장을 둘러본 코스트코 측은 익산에 우선 입점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굳혔다. 이후 새로운 토지주에게 입점을 위한 의향서를 전달하고 토지 매매계약 협의를 진행했다. △발 빠른 대응으로 연내 착공 목표 익산시도 지원 사격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였다. 코스트코 입점 대응 TF를 구성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마다 여러 차례 실무진 회의를 열고 성공적인 유치를 위한 방안을 찾았다. 아울러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할 대책을 논의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현재 코스트코 익산점 입점 절차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지구단위계획구역 변경 제안서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지난 3일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고시됐다. 코스트코 익산점의 전체 부지는 3만 7511㎡(1만 1347평) 규모이며, 800억 원 규모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건축 설계와 허가를 거쳐 연내 착공이 이뤄지면, 1년 여 기간 공사를 거쳐 이르면 2025년 말 왕궁면에서 코스트코 익산점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 소상공인 상생 전략 모색 시는 향후 코스트코와 맺을 상생 협약에 담을 구체적인 지역상권 보호 전략을 모색 중이다. 상생 협약에 지역민 우선 채용, 지역 우수 제품 입점, 지역사회 공헌 등의 내용이 주요 골자다. 앞서 시는 지난 2022년 소상공인 전담 부서를 신설해 지역상권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적극 발굴·추진해 오고 있다. 다이로움 지역화폐 사업과 전통시장·지역상권 활성화, 카드수수료 전액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시는 코스트코 입점으로 인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분석해 다이로움 정책 수당을 확대하는 등 지역 소상공인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상생 강화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뛰어난 접근성…인구·소비 유입 기대 코스트코 익산점 입점이 이뤄지면 지역사회에는 유동인구가 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대형 유통기업 유치에 따른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 왕궁면은 호남고속도로 익산 나들목과 국도1호선 등이 위치해 전북은 물론 광주·전남, 경상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맞닿은 전주·군산·김제·완주, 충남 논산 등과 함께 코스트코 생활권도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유동인구가 유입되는 만큼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 상승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한때는 백제의 수도로서 번성했던 왕궁면은 1400년 전 백제 왕궁이 있던 터에 왕궁리5층석탑이 여전히 위용을 뽐내고 있고 곳곳에 고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또 코스트코 익산점 입점 예정지에 인접한 왕궁보석테마관광지에는 보석박물관과 다이노키즈월드가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특별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 정헌율 익산시장 “고대하던 코스트코, 익산에 새로운 활력” “시민 여러분들의 염원을 모아 호남권 첫 코스트코를 익산에 유치하게 됐습니다. 코스트코가 앞으로 익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8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으며 코스트코 익산점 개점을 준비하는 여정의 출발선에 선 정헌율 익산시장은 9일 기쁨과 함께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성공적 개점을 위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결의를 내비쳤다. 사실 코스트코 익산점은 지난해 한 차례 입점 좌초 위기를 겪었다. 정 시장은 실망감에 빠진 시민을 대신해 ㈜코스트코코리아 측의 마음을 돌리고자 직접 본사를 찾아가 강력한 유치 의사를 전달했다. 지역사회 내 여러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이었지만, 어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일념이었다. 투자유치 보조금이라는 강력한 인센티브 마련을 위해 익산시의회를 설득하고, 끈질기게 코스트코 측의 문을 두드렸다. 각고의 노력 끝에 결실을 맺은 정 시장은 이날 가장 모범적인 코스트코 지역 정착 사례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골목상권을 지키는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을 지원해 시민 모두가 환영하는 새로운 지역 발전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 시장은 “전국에 20개에 가까운 코스트코 매장이 있지만 호남권에서는 이번에 생기는 익산점이 첫 사례이며, 27만 익산시민의 간절한 염원은 물론 시 직원들과 지역 정치권의 끈질긴 노력 끝에 얻은 귀한 성과”라며 “그동안 코스트코에 가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했던 우리 익산시민들과 인근 도시 주민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주, 논산 등에 인접하고 고속도로 나들목이 있는 왕궁은 뛰어난 접근성이 강점인 만큼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개점까지 남은 절차를 하나하나 차분하게 추진해 시민 기대에 부응하고, 관련 관광 상품 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소상공인 보호 전략도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