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의 소망을 실천하는 제22대 국회를 바라며...
이제 용광로보다 더 뜨거웠고 치열했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여전히 정치판은 혼란스럽고 여소야대의 정국이지만, 국민들은 다시금 새로운 국회를 바라보며 새희망을 품어본다. 43.6%에 달하는 초선의원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과는 다른 새로운 위치에서 임기를 맞이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입법기관으로써 평천하(平天下)를 통해 국민의 안위와 복리를 증대시키는 사명과 역할을 하는 대표적 핵심권력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국회에 걸맞는 진정한 국민복리는 무엇을 지향해야할까?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어록을 엮은 경전인 『논어(論語)』「공야장(公冶長)」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아보자. 어느 날 공자께서 제자들과 함께 토론을 하고 있었다. 마침 그 자리에는 제자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자로(子路)와 공자의 가장 촉망받던 제자인 안회(顔回)가 있었다. 공자가 먼저 물었다. “자네들의 소망하는 바를 각자 말해 보지 않겠느냐.”고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자 자로가 먼저 “제가 타고 다니는 수레와 의복 등을 벗들과 같이 쓰다가 망가지거나 헤져도 아깝지 않을 교제를 해보고 싶습니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안회가 답한다. “능력이 있다고 자랑하지 않으며, 공로가 있다고 과장하지 않기를 원합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로가 선생님께서 소망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공자가 대답하길, “노인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벗들이 서로 믿게 하며, 젊은이들을 잘 보살펴 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를 다산 정약용이 풀이하길 “봉양하여 편안하게 해드리고(安之以養), 믿음으로써 신뢰하게 하고(信之以信), 애정으로써 품어준다(懷之以愛)”고 공자의 뜻을 재해석한다.(『논어고금주(論語古今注)』, 1813년) 범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개인의 소유물을 사유화하지 않고 남과 더불어 공유하면서도 전혀 아까워하지 않겠다는 자로의 베품의 미덕도 대단하고, 능력이 출중함에도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고, 많은 공적을 이룩했음에도 그 공적을 과시하지 않겠다는 안회의 겸손함 또한 숭고하다. 하지만 평천하 할 수 있는 성인(聖人)의 도를 지향하는 공자의 뜻이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보편타당한 가치와 불변의 진리가 아닌가 싶다. 평천하(平天下)는 평화롭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산 정약용은 그 도리는 따로 있지 않고, 인간 삶 속의 윤리 근간인 효(孝)·제(弟)·자(慈)의 삼덕(三德)을 통해 가능하다고 보았다. 즉 효(孝)란 부모는 물론 임금을 포함한 모든 연장자에 대한 예의로 인간관계의 뿌리 역할을 한다고 했으며, 제(弟)는 친구, 형제, 동료 등 수평적 관계의 우애로 신의를 중시 여겼다. 자(慈)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 대한 자애 또는 외로운 이를 구휼히 여기는(恤孤) 것이라 보았고 이를 통해 평천하를 이룬다고 보았다. 이러한 공자의 소망을 현세에 적용하면, 기본적으로 인간이 인간다운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와 토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100세 시대에 걸맞는 복지정책을 제대로 세우고, 세대간·지역간·계층간·성별간 갈등을 아우르는 신뢰 사회를 구축하고, 청년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기 위해 온전히 헌신하는 자만이 국회의원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자각한 이요, 이것이 조만간 개원할 제22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진정한 바람이자, 국민복리임을 다시금 고전을 빌어 되새겨본다. /김도영 (재)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문화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