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족미술인협회 기획전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 9월 5일까지 전주 현대미술관
미투여성 문제 주제로 고나영 등 10명 참여지성에는 성별이 없다. 프랑스 작가인 제르맹-프랑수아 풀랭(1698~1776)이 남녀의 신체는 해부학적으로 동등하다는 의미로 한 말이다. 전북민족미술인협회가 9월 5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JEMA)에서 여는 기획전 지성에는 성별이 없다 역시 같은 맥락을 지닌다. 최근 미투 운동으로 인해 촉발된 여성폭력인권에 관한 관심을 미술로 끌어온 것이다. 송성민 전북민미협 사무국장은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는 미술작가들과 동료 사이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도 그동안 침묵했던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됐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와 법안들이 쌓여있음에도 지나치거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변화의 목소리가 수그러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시는 그간 침묵했던 성적 대상화, 여성폭력과 차별 등으로부터 스스로 치유하고 변화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송은경, 송상민, 정하영, 한숙, 황의성 등 전북민미협 회원뿐만 아니라 힘을 보태고 싶은 비회원 고나영, 고보연, 김보영, 서다, 양순실 작가도 참여했다. 정하영 작가는 직장이나 집안에서 열심히 일해도 엄마는 원래 그런 존재이기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현실을 잘 보이지 않는 타일 얼룩 자국에 빗댔다며, 여성의 노력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숙 작가가 푸른색으로 염색한 조각천을 이어 붙인 작품 태초의 꿈. 남성과 여성은 동일한 생명의 바다(자궁)에서 태어난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을 강조했다. 송상민 작가는 어머니의 일상을 관찰해 여성이기에 강요받는 삶을 펜으로 그렸다. 김보영 작가는 미투 운동의 본질을 고민해 작품화했고, 송은경 작가는 그림으로 미투를 외친 여성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남성 조각가인 황의성은 작품에 여전히 남성 권위적인 오늘날의 현실과 자성의 태도를 담았다. 석고상으로 만든 남성상과 여성상, 그리고 자신을 투영한 머리만 있는 조각상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단상 위에 올라 서 있는 남성상, 웅크리고 있는 뱀, 선악과 등 여러 장치로 오랫동안 이어져온 불평등한 남녀관계를 드러냈다. 9월 3일 오후 2시 전시장에서는 참여 작가들과 관객간 잡담토론회가 열린다. 한편, 전주 남부시장 내 위치한 전주현대미술관(JEMA)은 공장이었던 유휴공간을 재단장한 대안미술공간이다. 현재는 2층 전시장만 운영하고, 오는 10월 정식으로 개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