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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괴물 본능' 류현진 시즌 첫 승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시즌 첫 등판에서의 부진을 씻어내고 존재감을 확인하는 역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하나씩만 내주고 삼진 8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9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다저스가 4-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 2루 때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 족 피더슨으로 교체됐다. 결국 다저스가 4-0으로 이겨 류현진은 시즌 첫 승리를 수확했다. 5회 2사 이후 스티븐 피스코티의 중전안타가 이날 오클랜드의 첫 안타였을 만큼 류현진의 투구는 위력적이었다. 류현진이 날카로운 컷 패스트볼(커터)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까지 되찾으면서 오클랜드 타자들의 방망이는 헛돌기 일쑤였다. 이날 류현진의 빠른 볼 구속은 MLB닷컴 기준으로 시속 91.9마일(약 148㎞)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시즌 첫 볼넷과 안타로 멀티 출루를 해내며 활약했다.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7.36에서 2.79로 뚝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1회 볼넷 하나를 허용했지만 루킹 삼진 두 개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류현진은 2회 맷 올슨에게는 낙차 큰 커브를 결정구로 던져 역시 루킹 삼진을 잡아내며 세 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뒤 조너선 루크로이, 피스코티는 각각 유격수 앞 땅볼로 아웃시켜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에도 류현진의 삼진 쇼가 이어졌다. 첫 타자 제이크 스몰린스키를 3구째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머나야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세미언에게는 높게 던진 커터로 다시 헛방망이질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4회 24번의 상대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류현진은 5회 2사 후 피스코티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이날 첫 피안타를 기록했지만 스몰린스키의 빗맞은 타구를 2루수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호수비로 걷어내 큰 위기 없이 넘겼다. 6회에는 대타 트레이시 톰슨과 세이먼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보내는 등 다시 세 타자만 상대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 야구
  • 연합
  • 2018.04.11 19:00

새로운 민주주의-지방분권

▲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 꽃샘추위가 만만치 않다. 미세먼지와 황사의 습격도 그치질 않는다. 봄날은 따스한 햇살과 함께 맑은 공기에 실려오는 꽃향기에 취하는 날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4월에 때 아닌 눈까지 내렸으니 봄이 와도 진짜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나라를 제 곳간으로만 알고 정권을 돈 버는 수단으로만 알았던 이의 말로도, 청와대를 사적 소유물로 알고 아버지의 영혼에 기대어 꼭두각시 생활을 영위하던 이의 말로도 여전히 어떤 이들에게는 교훈이 되지 못하는 모양이다. 대통령을 지낸 이들은 살아서 나오지 못할 수준의 범죄로 갇혀 있는데, 그 대통령을 등에 업은 채 재산을 불리고 자리를 챙기던 이들은 희한한 궤변을 토하며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외국으로 날아다닌다. 정말 우리에게서 독재의 겨울은 확실히 떠나간 것일까. 지난 시절의 더러운 권력이 각성한 시민들이 끝내 꺼뜨리지 않은 촛불로 응징을 받았다면, 우리는 이제 새로운 권력과 민주주의의 모습을 고민해야 할 때다. 개헌이든 개혁이든 주권자의 각성이 없다면 새로워질 것은 없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진리를 다시 확인했다면 우리 손으로 올바른 권력의 모습을 더 치열하게 다듬어야 할 때다. 그 핵심은 누가 뭐래도 나누고 낮추는 데 있다. 집중된 힘을 나누고 위에서만 놀던 힘을 끌어내려야 한다.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중앙집권체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다. 상행 하행이라는 관용어가 그렇고 중앙과의 연계를 통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토호들의 몸부림도 그렇다. 중앙의 고관이라며 거들먹거리는 이들은 젊은 시절 근무했던 어느 지방의 후한 인심과 자신에 대한 호의를 자랑하며 뿌듯해 한다. 삶의 터전을 확실히 중앙에 잡았다 자부하는 이들일수록 지방의 현실을 그저 꿈에서도 아련하게 떠올리는 아름다운 추억 정도로 치부한다. 그들에게 지방은 영원히 베풂의 대상이고, 지방에서 바라보는 자신의 위치는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라 믿기에 더욱 그렇다. 고속철도의 대중화로 한 두 시간이면 닿는 서울이 된 이상, 중앙과 지방을 나누는 게 의미가 없다는 이들도 있다. 작은 땅덩어리에서 자꾸 구분짓는 일을 하지 말라며 짐짓 눈을 부라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 철도와 도로가 고속으로 빨아들이는 돈과 사람의 모습은 애써 외면한다. 중앙의 화려함을 바라고 자발적으로 날아드는 불나방을 어찌할 거냐며 그저 혀를 차댈 뿐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 그럴 수도 없다. 지방자치란 삶의 터전이 어디에 있든 문화의 혜택을 골고루 누리고 교육과 직업 및 소득의 격차를 두고 걱정하지 않는 세상을 일구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지역마다 고유의 문화를 자랑하며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사람을 낳아서 서울로 보내지 않아도 충분한 성취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라가 진짜 잘 사는 나라인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아이들의 키높이에 눈을 맞추는 것만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상징이 될 수는 없다. 권력기관의 개혁도 결국 나누고 낮추는 데 그 핵심이 있다. 결국 주권자가 주인이라는 헌법의 기본을 제대로 구현하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새나라는 중앙권력에 꿀리지 않는 멋진 지방분권의 시대를 열어가야 완성된다. 지방의 발전이 모여 건강한 권력을 이룰 때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날 것이기에.

  • 오피니언
  • 칼럼
  • 2018.04.11 19:00

쓰레기 대란 선제적 대응이 필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닐과 페트병 등 재활용 가능 쓰레기 수거 대란이 벌어졌다. 지난해부터 중국이 문제의 재활용 가능 쓰레기들에 대한 수입 규제 정책을 밝혔고, 올해 수입 중단에 나섰기 때문이다. 수출이 제대로 안되니 폐비닐과 폐페트병 등 재활용 쓰레기들이 적체됐고, 재활용품 가격이 급락했다. 애써 수거해봤자 돈이 안되는 상황에 처한 업체들이 수거를 게을리하다가 결국 중단했고, 주민들도 쓰레기 더미 속에서 골탕을 먹게 됐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민 앞에 사과했고, 환경부와 해당 지자체들이 나서 지자체 직접수거와 위탁 수거 등 다각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적극적인 수거, 보관장소 확보, 폐비닐 재활용 관련 규제 완화 등 방안들이 나오는 모양이다. 이에 서울과 경기도 등의 재활용품 수거 대란은 잦아들고 있다. 이번 재활용품 수거 중단 사태는 수도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에도 그 여파가 미쳤고, 언제든 더 큰 충격을 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와 주민 모두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 재활용품을 위탁 처리하는 익산의 ‘행복나누미’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쓰레기 대란사태가 터진 후 기계로 압축된 비닐과 페트병 및 플라스틱 등의 재활용품을 제대로 반출하지 못해 야적장에 쌓아두고 있다. 쓰레기 대란 이전에는 1~2일에 한 번씩 고형화 원료 중간 제조업체로 출고되던 폐비닐류가 요즘은 3~4일 꼴로 반출되고, 다른 재활용품은 단가가 급락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밀어내기 출고를 하고 있다. 수도권 대란 사태가 지속되면 업체가 버티지 못하게 되고, 결국 수거중단에 따른 재활용품 대란이 전북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조만간 확실한 정부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지방의 영세업체들은 재활용품을 반출할 곳을 찾지 못하게 되고, 오히려 처리비를 들여 소진해야 하는 황당한 처지에 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쓰레기는 편리함 수준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산물이다. 소각과 매립, 재활용으로 구분해 처리하고 있지만, 제대로 선별 처리하지 않으면 인간 삶에 독이 된다. 국민은 쓰레기 분리 배출을 확실히 해야 한다. 업체와 지자체, 정부는 소각과 매립, 재활용 규정을 정확히 지켜 처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은 쓰레기 발생 예방이다. 비닐 대신 종이로 만든 봉지를 사용하는 등 생활 속 관심과 아이디어, 그리고 실천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4.11 18:30

새만금국제공항 행정절차 단축이 관건이다

관심을 모았던 새만금국제공항 부지는 새만금 기본계획상의 예정지( ‘군산’)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새만금 기본계획상 부지(군산)와 새만금 배후도시용지(김제 화포지구), 김제공항 부지(백구 일원)를 대상으로 새만금국제공항 항공수요조사를 벌인 결과, 새만금 기본계획상의 부지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 공항 예정지는 새만금 기본계획상의 군산 쪽에 있는 부지로, 군산공항 서편에 위치해 있다. 김제 화포지구와 김제공항 부지는 일부 관제공역이 군산공항과 중첩돼 적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항공수요조사에서는 또 국내선 국제선 등의 항공수요가 2025년 67만 3945명, 2035년 86만 6102명, 2045년 105만 7408명, 2055년 132만 9369명으로 예측됐다. 새만금의 개발상황과 공항입지 적합도, 예상 이용객수 등이 반영된 항공수요조사가 마무리됨으로써 이젠 향후 개발속도를 높이는 일만 남았다. 앞으로 사전 타당성조사(소요기간 1년)와 예비 타당성조사(1년), 기본계획 수립(1년), 기본 및 실시설계(2년), 공항건설 및 시범운항(4년)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정상적으로 추진된다고 해도 꼬박 9년이 소요되게 된다. 이런 상태로는 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 개최에 취항할 수 없게 된다. 어차피 공항 건설 당위성이 뚜렷하다면 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 개최 취항에 맞춰 완공목표를 설정하고 관련 행정절차를 이행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에 반영(2016년~2021년)돼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말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비 5억원을 배정한 것은 새만금공항 건설의 당위성과 시급성이 고려된 것이다. 항공수요조사 용역도 마무리됐다. 따라서 신속 추진이 최대 과제다. 핵심은 1년 이상 소요되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방안이다. 국가재정법상 사업비 500억원 이상과 국고지원 300억원 이상 사업은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새만금공항은 김제공항 건설의 연속사업으로서 김제공항 추진 당시 모든 행정절차가 완료된 바 있다. 신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예비 타당성조사를 면제해야 마땅하다. 사전 타당성 조사와 계획수립, 설계 등의 용역기간 단축도 검토 대상이다. 시일이 많이 소요되는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거나 대체하지 않고는 하세월이 될 게 뻔하다. 국토부가 적극성을 띠고 있는 건 다행이다. 새만금국제공항이 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에 맞춰 취항할 수 있도록 전북도와 정치권이 모든 역량을 집중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4.11 18:30

여론조사와 밴드왜건

홈쇼핑에 나온 품목은 항상 매진 임박이다. ‘마지막 세일’과 곁들여 시청자들에게 구매의 충동을 느끼도록 만든다. 판매 품목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구매하지 않으면 손해일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드는 비결인 셈이다. ‘남이 장에 간다 하니 거름 지고 나선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 ‘남이 치는 장단에 엉덩이춤 춘다’와 같은 부하뇌동을 일컫는 속담들이 많은 걸 보면 줏대없이 남을 따라하는 습성은 오늘날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이런 현상을 경제적 용어로 ‘밴드왜건(band wagon)효과’라고 한다. 특정상품의 유행이 새로운 수요를 유발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편승효과라고도 한다. 밴드왜건의 본딧말은 밴드들이 탄 마차다. 서커스나 퍼레이드 행렬의 맨 앞에 선 밴드차가 요란한 연주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밴드차가 지나가면 별 생각 없이 우르르 쫓아가는 현상이 바로 밴드왜건 효과다. 선물을 주고받는 각종 기념일을 만들어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나, 베스트셀러 목록을 서점에 내거는 것 등이 이런 효과를 노려서다. 밴드왜건은 상업적 목적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특히 선거과정에서 밴드왜건은 강력한 위력을 갖는다. 행렬의 선두에 있는 밴드왜건을 따라 대중들이 몰리는 현상을 정치인들이 간과할리 없다. 대세론으로 몰아가면서 동조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언론사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언론사의 여론조사는 후보의 지지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흐름일 뿐이다. 그럼에도 후보들은 여론조사에 사활을 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유력후보에 쏠리는 대중심리를 알기 때문이다. 언제 여론조사를 실시할지 미리 알아낸 뒤 조직적으로 대응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선거캠프의 기본이다. 여론조사에서 평소 10%도 안 되는 응답률이 선거시즌에는 20%대를 넘기도 한다. 전북일보와 전주 KBS가 최근 실시한 지방선거 여론조사 역시 지역에 따라 40%가 넘는 응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의 높은 전화 응답률에 대해 유권자들의 정치적 관심이 그만큼 높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후보 조직의 가동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론조사의 함정이며, 한계다. 조직을 잘 갖추는 것 역시 후보의 능력이기는 하다. 그러나 조직에 의해 움직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론의 왜곡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밴드왜건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아는 후보들에게 뒷짐을 지라는 요구가 통할 리 없다. 부화뇌동과 상반되는 초지일관·독야청청을 유권자들에게 외쳐야 하나.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4.11 18:30

[불멸의 백제] (70) 4장 풍운의 3국(三國) ⑧

어떻게 죽었느냐? 김춘추가 묻자 무관이 엎드렸다. 백제 장수 계백이 베었다고 합니다. 무관은 15품 대오 벼슬의 하급 무장으로 가야성 내궁 경비를 맡았다가 성이 함락되자 성벽을 넘어 탈출했다는 것이다. 성이 함락되거나 아군이 참패했을 때, 특히 궤멸 상태가 되었을 때 현장 보고를 받기는 어렵다. 그것은 보고를 다 듣고 나서 너는 왜 도망쳤느냐는 심문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춘추는 대야성이 함락된 지 엿새 후에야 지금 보고를 받고 있다. 동경성(東京城) 안 김춘추의 저택은 웅장하다. 청 아래쪽의 마당은 넓어서 마술 시합을 할 수도 있다. 청의 기둥 옆에 선 김춘추가 무관을 내려다보았다. 주위에 둘러선 가솔, 이찬 김춘추를 만나러 온 문무관원들까지 수십 명이 숨을 죽이고 있다. 그 때 김춘추의 목소리가 마당으로 울렸다. 계백이라고? 예, 분명히 그렇게 들었습니다. 무관이 땀과 먼지로 얼룩진 얼굴을 들고 김춘추를 보았다. 백제 나솔 계백이 대야군주 김품석을 베었다라고 외침이 일어났습니다. . 저는 분이 나서 내성 안으로 들어가고자 했지만 백제군 수천 명이 진입한 상황이었습니다. . 그래도 칼을 들고 싸웠다가 곧 성주의 목이 창끝에 꿰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 그래서 죽기보다 보고를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그, 내궁 마님은 어떻게 되었느냐? 김춘추의 목소리가 바짝 마른 느낌이 들었다. 다시 마당과 청에는 무거운 정적이 덮여졌다. 그 때 무관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김춘추를 올려다보았다. 뒤늦게 도망쳐 나온 군사들한테서 들었습니다만 내궁 마님은 칼로 가슴을 찔러 자결하셨다고 합니다. . 내궁을 점령한 계백이 마님의 목까지 베고 내궁에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으음. 김춘추가 갑자기 기둥에 어깨를 붙이면서 신음을 했다. 놀란 집사가 그쪽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가 멈췄다. 이놈들. 김춘추가 초점이 흐려진 눈으로 앞쪽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이 한(恨)을 꼭 풀 것이다. 그러더니 기둥에 등을 붙이고 서서 손을 저었다. 모두 물러가라. 그 때 마당 뒤쪽 문 앞에서 말굽소리가 들리더니 곧 서너 명의 무장이 들어섰다. 햇볕을 받은 갑옷이 번쩍였다. 앞장 선 무장은 김유신이다. 김유신의 어깨와 머리에도 먼지가 내려 앉아있다. 달려온 증거다. 대감, 들으셨습니까? 청에 선 김춘추를 보자 김유신이 소리쳐 묻는다. 마당에 서 있던 가솔, 관리들이 황급히 좌우로 갈라서서 길을 터준다. 김춘추가 눈의 초점을 잡고 김유신을 보더니 주르르 눈물을 쏟았다. 그렇소, 방금 듣고 있었소. 모두 내 불찰입니다. 청 앞에 선 김유신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김춘추를 보았다. 의자의 간계에 속았기 때문이오! 김유신의 목소리가 마당과 청을 울렸다. 이때 김유신은 49세, 김춘추는 43세이니 장년이다. 김춘추가 손등으로 눈물을 닦더니 기둥에서 등을 떼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김춘추가 휘청거리다가 김유신에게 말했다. 대감, 들어오시오. 상의 드릴일이 있소.

  • 문학·출판
  • 기고
  • 2018.04.11 18:30

'달빛하모니합창단' 정기연주회 15일 한국전기안전공사

달빛하모니합창단의 두 번째 정기연주회가 15일 오후 5시 한국전기안전공사 새울림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가 죽기 전 작곡한 아베 베룸 코르푸스(Ave Verum Corpus거룩한 성체), 친구인 쇼버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안 디 뮤직(An die Musik음악에 부쳐) 등 외국 합창곡으로 시작한다. 뒤이어 김동환 시인의 작품을 노래로 만든 바람은 남풍,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삽입곡 I feel pretty(나는 예뻐)를 여성 합창으로 노래한다. 베이스 홍석주와 테너 강찬영이 특별 출연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챠>의 삽입곡 The impossible dream(이룰 수 없는 꿈)과 영화 <파파로티>의 삽입곡 행복을 주는 사람을 열창한다. 공연 후반부에는 사계(四季)를 합창으로 표현한다. 봄은 김규환의 남촌, 여름은 김기영의 여름, 가을은 양보은 편곡의 가을밤 , 겨울은 김준범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이다. 귀에 익숙한 합창곡 You raise me up(날 일으켜 주시네), 아름다운 강산, 세시봉 메들리 등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달빛하모니합창단은 전북혁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2016년 4월 창단했다. 전주시립합창단 박영재 기획실장이 지휘를, 애뜰피아노 윤성애 원장이 피아노를 맡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재일 시민단체인 후쿠칸네트 초청으로 일본에서 공연했고, 8월에는 국립합창단이 주최하는 2017 한민족합창축제에서 국립합창단과 협연해 공연했다.

  • 문화
  • 문민주
  • 2018.04.11 18:30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장영애 화가가 오는 18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5번째 개인전 clue for something_mirror를 연다. 장 화가는 우리는 교육과 훈련, 사회화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무리안에서 다수와 같은 색으로 움직이게 된다. 나의 거울보다는 타인의 거울을 통해 나를 보게 되고 나의 시선은 나를 향하는 시간보다 이름있고, 권위있는 누군가의 반사판이 되어주기 바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기드라마 여주인공 머리를 따라하고, 트랜드에 맞는 유행을 쫓고, 같은 이슈에 관심을 두며 포털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뉴스에 댓글을 달고 있다. 누군가의 무엇이 돼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잊고 살지는 않을까. 장 화가의 이번 작업은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했다.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는 연못에 비친 자신을 보고 애정을 느낀 나르키소스는 아닐지라도 우리는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 전시는 관람객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자아의 한 귀퉁이를 투영할 수 있는 작은 거울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지난해부터 주변의 인물사물동물, 여행에서 만난 사건들을 기록한 스케치나 일상에서 나의 생각을 스케치 했던 작품들을 선보인다. 장 작가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면서 평범하지 못한 나의 내면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그게 무엇이든, 어떤 형태든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11 18:30

동학농민혁명은 '희망의 역사'다

최근 동학농민혁명 장편소설 <혁명>(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을 펴낸 이윤영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혁명>은 30여 년간 천도교와 동학혁명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연구 활동을 해온 그가 2년간 답사와 자료 수집을 거쳐 완성한 장편소설이다. 그는 동학 관련 논문, 연구서, 소설 등이 이미 많은데 나까지 집필해야 하는지 오래 고민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관심, 역사의식이 줄어들었고 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설은 1890년대를 전후한 시기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학 지도자들의 움직임과 민중들의 동학에 대한 기대 등을 담았다. 1892년부터 1893년까지 발생한 동학교조 신원운동과 척왜양창의운동, 갑오년의 동학농민혁명사를 속도감 있는 필치로 썼다. 하늘님이시여, 보국안민, 제폭구민, 척양척왜, 대동세상, 사람이 하늘님처럼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저희의 붉은 그 마음 변치 않기로 굳게 맹세합니다.(소설 <혁명> 중) 소설은 조선왕조말기, 암울했던 시대처럼 어두운 밤길을 달려와 도원결의처럼 결의형제 의식을 치르는 김개남, 손화중, 전봉준 세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관장은 혁명 주도자들의 결의 부분 등은 기록에 없는 부분이라며 동학 전문가로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했을 발언, 또는 후손으로서 당시 혁명의 주인공들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역사의 공백을 채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책은 토막토막 끊어진 역사적 사실, 기록으로 채 남겨지지 않은 동학혁명 당시의 상황들을 상상력을 더해 큰 흐름으로 흥미롭게 이어냈다. 또 역사적 사실의 맥락을 따라가면서도 민중 구전 등에 나타나는 당시 인물들의 사상과 원대한 꿈을 대사와 일화로 과감하게 표현했다. 좌절된 혁명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는 희망의 역사로 그려낸 것도 특징이다. 이 관장은 내가 쓴 책이어서 홍보하기도 쑥스럽지만 많은 사람이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화 시대를 태동시킨 동학혁명은 31운동과 419혁명, 518 광주민주항쟁부터 오늘날 촛불 민주주의와 미투 운동까지 이어지는 민주독립의 정신적인 근간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여성학생농민신문화출판생명비폭력평화 등 동학사상 중 현 사회에서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실천운동이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책을 읽고 각성해 동학 정신을 계승, 사회를 바꿔 나가길 바랍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4.11 18:30

'청와대발 개헌안 발의'가 아쉬운 이유

▲ 김종회 국회의원(민주평화당김제 부안) 숱한 논란 속에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했다. 1987년 6월 항쟁 직후 대통령 직선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제9차 개헌이 이루어진지 31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에 이어 네 번째로 개헌안을 발의한 대통령이 됐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영구집권을 위해 헌법을 개정했다. 헌법은 권력 연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제헌헌법을 포함해 8차 개헌까지 헌법의 수명은 5년여에 불과할 정도로 단명했다. 87년 체제가 30년 넘게 수명을 이어온 이유는 권력에 저항하며 호헌철폐와 대통령 직선제를 외치던 주권자들의 의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87년 체제도 그 한계를 드러내며 개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역대 대통령들이 잇따라 수난을 겪으면서 권력구조 개편이 핵심 의제로 부각됐다. 국정농단 주범 박근혜를 탄핵시킨 촛불민심에 따라 대선 후보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헌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대선 이후 흐지부지 됐다. 최근 청와대발 개헌열차가 출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70%에 육박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는데다 제7회 지방선거가 열리는 6월13일을 개헌의 골든타임으로 보는 듯 하다. 이른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다. 거사를 치르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내용이다. 청와대가 제시한 개헌안의 골자인 △대통령 4년 연임제 △4년 연임제 적용 대상에 문 대통령 배제 등은 동의한다. 단 전제가 있다. 대통령 권력 분산의 핵심인 국회의 총리 추천제가 포함돼야 한다. 그래야 분권과 협치에 기반한 책임정치 실현이 가능해진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자는 타이밍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개헌을 지방선거 필승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백년대계 설계도인 개헌은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적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집권 여당 스스로 이러한 논란의 여지를 차단했어야 옳다. 청와대발 개헌안에 대해 야당이 강력히 반발함에 따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개헌 저지선은 국회의원 3분의 1. 현재 재적의원은 293명이다. 98석이면 개헌을 막을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는 116석이다. 굳이 선거용이라는 폄훼를 자초하면서 개헌열차를 출발시킬 필요는 없었다. 물론 고도의 전략차원에서 자유한국당을 여론으로 압박한 뒤 이번에 안 되더라도 제2의 타이밍을 도모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정치행위에 있어 여론이 최우선적 고려사항이 아닐 때도 있다. 여론보다 실속을, 국민보다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행위가 적지 않았다. 오기의 정치도 작동했다. 한번 궁지에 내몰린 정당은 여론보다 호승심으로 몽니를 부리곤 했었다. 따라서 집권여당이 생각하는 것처럼 적절한 제2의 타이밍이 아니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단 한번으로 해결하는 원샷 원킬을 고려했어야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조급증이 아닌 야당과 지구전을 펼치며 연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어야 했다. 개헌이 목적이지 개헌안 발의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노련하게 개헌 로드맵을 실행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 국회 역시 당리당략을 떠나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시대정신을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 필자 역시 박근혜를 탄핵한 촛불민심은 권력의 사유화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주권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뿌리 깊은 나라다운 나라 건설임을 단 한시도 잊지 않으련다.

  • 오피니언
  • 칼럼
  • 2018.04.11 18:30

[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익산 춘포 - 아픈 역사의 현장에도 찾아온 찬란한 계절…'봄나루'를 가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러 익산의 춘포(春浦)로 달려갔다. 춘포의 우리말 이름은 봄개, 봄이 오는 물가라는 뜻이다. 순창에서 출발하여 벚꽃과 경쟁하듯 도착한 만경강의 춘포나루에는 미리 도착한 녀석들이 벌써 꽃분홍 색으로 봄을 알리고 있었다. 여기저기 봄소식을 태운 강줄기들은 그렇게 춘포를 거쳐 바다로 가고 있었다. 익산은 지난 5년간 국내가이드를 하며 무수히 들렀던 곳이다. 하지만 단체 관광객의 인솔은 보석박물관과 미륵사지를 보고 마로 요리된 식사를 하며 지나만 가야하니 참 많이 아쉬웠다. 직업으로 삼던 여행을 접고 순창에 방랑싸롱이란 공간을 오픈하여 문화를 기획하고 지역에 활기를 만들어 가던 차에 다시 한번 익산을 찾았다. 여행과 문화를 접목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익산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다. △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기차역, 춘포역 춘포나루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인 춘포역이 있다. 과거 광활한 평야에 비옥하기까지 한 춘포는 일제 강점기에 쌀 수탈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어마어마한 쌀이 생산되니 일본인들은 큰 마당이라 대장(大場)이라 부르며 군산의 쌀 저장고인 장미동(藏米)까지 보내느라 굉장히 번화하고 융성한 동네였다. 사실 호남선이 익산을 통과하게 된 것은 철도 노선을 두고 벌인 당시 일본인 농장주들의 암투 때문이다. 김제에서 삼례를 통과하기 원했던 동산농장의 이와사키와 대야를 통과하길 원했던 군산농장의 오쿠라의 대립으로 그 중간인 솜리(이리)로 열차가 통과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지금은 오두막 같은 건물 하나 뿐이지만 그마저 없애지 않고 남겨주어 감사하다. △ 익산 역사가 담긴 명소들 살랑이는 봄바람을 느끼며 춘포나루 뚝방길을 따라 춘포역으로 가는 길엔 그 옛날 기세가 등등 했을 호소가와 농장 관리인 에토의 가옥을 볼 수 있다. 개인소유로 내부관람은 불가 하지만 담장 밖으로 보기에도 그 위용에 압도 된다. 마침 집 주위로 피어난 벚꽃 때문에 문득 일본 교토의 향기가 느껴진다. 가옥의 반대편 길을 따라 가다보면 지금은 폐허가 된 정미소가 나타난다. 일본까지 그냥 가져가기엔 여러모로 불리했을 쌀들을 겉껍질만 도정했던 곳으로 당시 농장의 마름이 운영했던 곳이다. 역시나 내부관람은 금지 되어 있지만 활용가치가 높은 건물들은 무엇이 되어도 멋지겠단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도 보이는 우뚝 솟은 빨간 건물은 대장교회로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의 치열했던 기독교 선교의 흔적이다. △ 사람 사는 곳 들여다보기 작은 동네를 종으로 횡으로 지나다니다보면 가끔은 일부러라도 방향을 잃는다. 지도에도 없는 작은 길을 걷다 마주치는 고양이와의 눈맞춤도 좋고 궁금증이 많은 동네 아주머니와의 대화도 즐겁다. 어쩌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더 많은 재미를 찾을 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다변화 되고 세밀화 되면서 나만의 여행을 찾아 가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거창하고 유명한 관광지 보다는 작지만 자세하고 깊이 볼 수 있는 곳이 선호된다. 익산에서 봄바람으로는 부족해 더 많은 봄을 느끼고 싶었다. 마침 익산 북부시장의 장날(4일,9일)이라 봄내음을 맡으러 갔다. 익산장은 전북 최대의 정기장이며 전국에서는 성남 모란장 다음으로 큰 장이다. 날이 좋아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앉아 소쿠리에 한 가득 풀어놓은 봄나물들이 코를 간지럽힌다. 그 냄새가 좋아 사지도 않을 흥정을 하며 할머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많은 나라를 여행 했지만 재래시장만큼 그 지역과 사람을 이해하기 좋은 장소는 없다. 전국의 전통장이 쇠퇴해 가는 것이 안타깝지만 다행히 익산장은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추진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2016년에 선정되었다. 이 사업은 정부로 부터 내, 외국인이 문화 예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체험장, 야외공연장, 문화창작공간의 설치를 지원받고, 문화,관광컨텐츠 개발의 사업 또한 지원 받는다. 비로써 전통장도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즐기는 공간이 되어 간다. 우리네 장은 싼 물건을 구매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러 가는 공간이다. △ 근대문화유산, 다크투어리즘 개발되길 ▲ 장재영 세계여행가순창 방랑싸롱 대표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오래된 것이 인정을 받고 관광지가 되어 가는데 우리나라는 일제의 잔재라 하여 없애고, 보기 싫다 부수고 남아나지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째든 작지만 가치 있는 춘포역을 철도청으로부터 무상 임대 받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컨텐츠를 입혀가는 익산시 관계기관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단순히 유산을 넘어 근대문화유산 박물관 춘포 사업을 통해 지역문화의 장으로 변모시키려는 익산문화재단에도 감사하다. 지난해에 진행했던 춘포 근대문화유산 도보 트래킹은 최근 여행업계에 부는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행사였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처럼 개인적으로 많은 일본인들이 전국에 산재한 침탈의 역사현장을 둘러보고 반성하는 투어가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한 지역 공동체 사업으로 진행되는 춘포문화학교는 마을공동체 회복과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4회째를 기다린다. 쇠퇴해가는 지역과 역사를 문화로 융성하게 만드는 일은 어렵지만 가치 있고 재미난 일이다. 마지막으로 익산에서 봄은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를 한다. 직업이기도 하거니와 커피를 워낙에 좋아하여 어느 지역이나 나라를 여행하든 마치 습관처럼 유명한 필터커피집을 찾는다. 마침 전북대 익산캠퍼스 근처에 직접 로스팅하는 커피집을 발견하여 젊은 사장님이 내려주신 맛있는 커피로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18.04.11 18:30

첫 국립 보건대 남원 설립 확정

정부가 남원 서남대학교 폐교 대안으로 국립보건의료대학의 남원 설립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오전 국내 최초 국립보건의료대학(이하 국립보건대) 설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여야가 개헌안과 방송법, 국민투표법 개정안 등을 놓고 맞서면서 본회의 개최가 무산되는 등 국회 파행에 따른 국립보건대 설립 발표가 늦춰질 수도 있다. 이번 정부의 국립보건대 설립은 서남대가 폐교되면서 남원 지역경제 역시 동반 몰락하고 있는 사태를 해소함과 동시에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진행됐다. 당초 국립보건대 설립과 관련해 설립지역을 전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과 좀 더 구체적인 남원으로 특정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비등했지만, 서남대 폐교의 특수성을 고려 설립지역을 남원으로 특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정치권에서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및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서남대 폐쇄는 개별 사안으로 각각의 문제해결을 위한 별개 대책마련을 정부에 요청해왔다. 이에 따라 남원의료원의 국립의료원 승격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보건대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실습할 500병상 이상의 대학병원이 필수적인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현 300병상의 남원의료원(도립)을 500병상으로 증설해 국립 대학병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새로 신설할 국립보건대 설치 부지도 하나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폐교된 서남대 캠퍼스의 활용방안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청산과정을 밟고 있는 서남대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이 소요되는만큼 남원의료원과 가까운 부지에 캠퍼스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립보건대 남원 신설이 확정돼 정부와 국회의 공동 발표가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여야가 대치된 국회 상황을 고려할 때 발표 날짜가 미뤄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 정치일반
  • 이강모
  • 2018.04.10 21:29

전주시장 김승수·이현웅 2인 경선

▲ 김승수·이현웅6·13지방선거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선출을 위해 김승수 시장과 이현웅 전 전북도 도민안전실장이 경선을 치른다. 민주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박희승)는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의 2차 공천후보자 심사결과를 공개했다. 공관위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1차 회의에서 논의하지 못한 13개 지역 단체장 공천 문제를 논의했다. 그리고 전주와 임실·부안의 경선 후보를 확정했다. 임실은 경선후보 배수 압축 과정에서 이강경 민주당 도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이 컷오프 돼 박성수 전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비서관과 전상두 임실축협조합장, 한병락 전 뉴욕부총영사간 3인 경선을 진행키로 했다. 또 부안은 권익현 전 전북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수 전 부안군의회 의장, 김인수 전 국회의장실 전문 임기제 공무원, 서주원 소설 봉기 작가 간 경선이 진행된다. 도당은 2차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경선 후보 명단을 도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넘긴 뒤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관위는 이와 함께 한완수 도의원을 임실군 도의원 선거 민주당 후보로 확정했다. 또 기초의원 선거구 4곳의 공천여부를 확정했다. 또 정수 내 접수가 이뤄진 기초의원 선거구 4곳의 기호를 확정했다. 전주 카선거구는 서난이 후보가 ‘가’, 이병하 후보가 ‘나’를 받았다. 완주 나선거구는 정종윤 후보가 ‘가’, 최등원 후보 ‘나’, 완주 다선거구는 김재천 후보 ‘가’, 이인숙 후보 ‘나’, 박찬은 후보 ‘다’이며, 진안 가선거구의 경우 정옥주 후보가 ‘가’, 이우규 후보가 ‘나’, 배성기 후보가 ‘다’번을 받았다. 공관위는 아울러 도의원 군산 제1선거구의 경우 김진·나기학·강태창 후보 간 3인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으며, 군산 제2선거구는 애초 6명의 후보 중 김동구·김종식·윤효모 3인 경선을 진행키로 했다. 나머지 3명의 후보는 컷오프 됐다. 공관위는 이밖에 전주 마·자·차, 군산 다, 익산 라·바·아, 김제 가·나·다, 완주 가, 무주 나, 부안 가·다 등 14개 선거구의 배수압축 등을 마무리하고, 최종 공천 후보와 기호 추첨을 위한 경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논의가 미뤄진 기초단체장 10곳 등 나머지 선거의 후보압축 등은 11일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정치일반
  • 박영민
  • 2018.04.10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