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국민들의 실질 소득은 60∼70년대에 비해 분명 2배이상 늘었다. 그렇지만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미국 국민은 여전히 60∼70년대와 같은 전체 국민의 30%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이는 물질적인 풍요가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입증해주는 예이다.
이런 예는 또 있다. 지난해 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LSE) 교수는 전세계 5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행복도(幸福度)를 조사한바 있는데 제1위국은 놀랍게도 세계 최빈국 하나인 방글라데시가 차지했다. 그리고 3위는 나이제리아, 5위는 인도 등 상위권 나라는 모두 가난한 나라가 휩쓸었다.
반면 영국은 32위, 독일은 42위, 일본 44위, 미국 46위 등 서방 선진국들은 모두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우리나라는 23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상승이 일정 수준을 지나면 더 이상 개인의 행복이나 만족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난할 수록 조그마한 소득에도 높은 행복감과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가족과 친구·이웃 등의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인정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로 소득이 높을수록 인간관계는 더 멀어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조사보고서는 높은 소득이 결코 행복의 절대적인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세기를 맞고 있다. 우리의 새 천년의 화두(話頭)는 단연 ‘경제와 돈’이다. 러시아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사람도 ‘돈은 주조(鑄造)된 자유’라고 했으며 또한 ‘돈은 모든 불평등을 평등하게 만든다’고 일찌기 돈과 관련된 수많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끈끈한 인간관계와 훈훈한 인정이 아닌가 싶다. 정원에 있는 꽃과 꽃을 가꾸는 정원사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 진열장에 있는 마네킹 보다 그것에 옷을 입히는 봉제사가 더 행복할 수 있다. 내일이면 우리 고유 명절인 설이다. 진정한 행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나눔의 정이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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