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에 와있는 굿음악의 실체를 정리하는 작업은 민속음악의 원형을 찾는 일에 다름아니다.”
5년여동안 전북의 굿음악을 조사하고 정리하는일에 매달려 온 김성식학예연구실장(37)은 굿음악이 종교적 차원에서보다는 민속예술적 측면에서 정리되고 분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굿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굿의식 자체가 종합예술적 성격과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 우리 음악의 원형이나 실체도 굿음악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는 김실장은 이미 전승이 단절된 사회환경속에서 세습무를 찾아내는 일도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모습을 드러내는 일에 익숙치 않은 무속인들로부터 자료를 얻어내는 일 또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일곱명의 세습무가 대상이 되었지만 이들중 지금도 무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두명뿐이었습니다. 그나마도 세습무의 전통적인 의례가 아닌 방식으로 의식을 진행하고 있어 엄밀히 말하자면 세습무의식은 단절된 상태라고하는 편이 옳을 겁니다.”그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굿음악의 보존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굿음악이 판소리나 기악산조, 시나위합주, 민속춤에 이르기까지 민속음악의 발생과 밀착되어 있는 민속예술의 뿌리이기 때문.
“굿음악 또한 다른 많은 문화유산이 그러하듯 지역문화의 특성을 규명하고 종합적으로 설명해주는 이른바 지역문화정체성 또는 차별성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현장을 5년동안 발품팔아 찾아다닌 김실장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