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정상회담 이후 문화교류로는 처음으로 열리는 공연이었다는 점이나 특히 그동안 방송사나 대규모 기획사에 의해 추진되던 방북공연의 일정한 틀을 넘어섰다는 점이 바로 이번 춘향전 북한공연이 갖는 의미입니다.”
방북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남원춘향문화선양회의 안한수회장(64·사진). 지난해 1월부터 방북공연을 추진하는 1년여의 과정에서 주위의 적잖은 오해와 몇차례 일정이 변경되면서 겪어야 했던 고민도 이제는 말끔히 씻겼다는 안회장.
“말로 다할수 있겠습니까. ‘지방공연팀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는 의구심에다 공연일정이 변경되면서 ‘그러면 그렇지’라는 반응까지 혼자서 짊어져야 했던 짐이 너무 무거웠었다”는 그는 “공연에서 평양시민들이 보여준 열렬한 환호는 금새 눈물을 만들어냈고, 그동안의 고민은 눈물과 함께 씻겨졌다.”고 털어놓았다.
세차례에 걸쳐 공연일정이 변경되면서 ‘안회장이 중국에 땅사서 망했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나돌기도해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것도 말이다.
그러나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힘든 일은 혼자서 일을 진행시켜야 했다는 점이다. 경상북도에서 경주 엑스포에 북한공연단을 초청해 공연을 갖기로 했다가 취소된 것도 확정이전에 언론에 공개된 것이 이유였다. ‘보안’을 최우선으로 일을 추진했던 그는 거주지인 남원에서 조차 생활할 수 없었으며 언론의 눈을 따돌리면서 암암리에 일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오해도 많았다.
열번이 넘게 중국을 오가며 북측과 협의하면서 북측관계자와는 진한 동포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공연을 추진했던 지난해 초와는 달리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그 변화의 온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예술문화교류를 통해 남북합의서 정신을 살려내자는데 남북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공연 뿐아니라 앞으로 교류에도 그 바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순수예술단체, 게다가 지방에서 이뤄진 이번 방북공연은 최근의 남북 문화예술교류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방북공연에서도 예기치 않았던 일정변경으로 애를 먹기도 했다. 안회장은 “전막과 후막을 남북이 나눠하기로 했던 공연이 1일과 2일 각각 전공연을 맡기로 결정됐다”며 며칠동안 부랴부랴 새벽 2시가 넘도록 후반부 공연을 준비했다. 갑작스런 변경으로 1인 5역을 맡아야 했던 단원이나 감기약을 먹으며 공연에 참여했던 단원도 있었다. 장파열로 치료를 받던 중에 공연길에 올랐던 단원 등 고달픈 일정이었지만 모두가 남북화해의 주인공이었다.
안회장은 방북비용을 도와준 전북도나 소리없이 비용을 부담해준 몇몇 기업인들에게도 역시 이번 방북공연은 ‘숨은 도우미’라고 소개했다.
남원출신인 그는 전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38년동안 전라북도 교육위원회 생활지도 장학관, 오수고 교장 등으로 교육계에 몸담아왔다. 정년퇴임함 이후 지난 99년10월부터 남원 춘향문화선양회를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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