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홍성주 전북은행장은 이순(耳順)의 나이가 무색하리만치 취임 단계부터 열정을 과시했다. 촌음이 아까운 상황에서 취임식을 하루라도 미루면 그만큼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주총에서 행장으로 선임되자 토요일 오후임에도 취임식까지 강행했다.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은행 경영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은행구조조정에서부터 점포정책 등 전반적인 은행 경영 방침을 밝힌 그는 특히 외형 위주의 성장을 지양하고 내실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임 홍성주 전북은행장과 일문 일답.
-행장추천위에서 추천됐을 당시 의외의 행장 후보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은행 생활만 37년을 했다. 은행장은 모든 은행원들의 꿈이다. 더욱이 고향에서 은행장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더 없는 영광이다. 이력서도 보내고 전임 행장과도 만났다. 주주들께서 은행에 필요한 사람으로 판단해 선택한 것으로 안다.
-당초 문학모 금융통화위원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는 데.
△문위원과는 40년 지기다. 중학교·대학교 동창에사 한국은행 입행 동기이기도 하다. 문위원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행장 후보로 추천된 후에도 가장 먼저 축하 전화를 주었다.
-스스로 장점을 말한다면.
△외환은행 출신을 귀족들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야전군에 비유할 수 있다. 호남본부장을 포함 17년간 점포장을 맡았다. 작은 점포장에서부터 지방은행 규모에 맞먹는 큰 점포장을 맡기도 했다. 투자신탁운용 사장을 역임해 자금운용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점포정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 데.
△시중은행 지점장으로 오래 재직하면서 점포 정책에 관해 많은 연구를 했다. 외환은행 호남본부장 재직시 남원·정읍에 점포를 개설하기 위해 안 돌아본 곳이 없다. 은행의 모든 말초신경이 점포에 있다고 할 만큼 일선 점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선 점포장 뿐아니라 본점에서도 점포 전략을 적극 연구 검토해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점포 재배치 및 기능 재조정을 해야 한다. 점포 정책에서 경영전략과 구조조정의 실마리를 풀어갈 생각이다.
-급속히 변화하는 금융환경속에 전북은행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받고 있는데.
△자기 희생 없이는 은행의 생존도 없다. 구조조정은 일과성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인적구조·점포조정·조직 정비 등 3개 분야에 걸쳐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조직 정비를 예로 들겠다. 도내 어느 점포든 1시간 거리인 데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 것은 조직 체계상 오히려 비능률적이다. 전국 단위의 시중은행에 필요하더라도 지방은행의 지역본부는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 실익이 없다면 과감히 정비할 것이다.
-기존 임원들이 그대로 선임됐다. 어떤 기준으로 임원을 선임했는지.
△현 임원 모두 선임된 지 1년 밖에 안됐다. 전임 행장이 안목을 갖고 고심 끝에 선임한 임원 개개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본인이 내칠 수는 없다. 임원 수의 축소로 한 분의 임원을 끌어안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
물론, 인사 숨통을 틀 수 없게 된 문제가 있다. 그러나 큰 은행과 달리 인적 자원이 부족해 직원을 아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능력 있는 분들이 나이 때문에 나가게 하지는 않겠다.
-은행 경영에 가장 중점을 둘 사향은
△내실 중심의 경영을 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 외형성장 위주의 은행 경영은 이제 끝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기관이나 시장에서도 은행을 외형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실에 기초한 수익성 지표(자산이익률, 자본이익률, 1인당 영업이익 등)를 경영 지표의 핵심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은행 주인인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와 함께 커뮤니티 뱅크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의무도 있다.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에 합당한 지역친화적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즉석에서 전화를 돌리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의 성격을 밝힌 그는 ‘항상 진실이 최종 승리자다’ ‘진인사 대천명’ ‘새옹지마’ 등의 말들을 좋아하고 이를 실천하려 한다고 했다.
△60세 △임실 관촌 출신 △전주북중-전주신흥고-서울대 상대졸업 △외환은행 안양·을지로 ·영국 브로드웨이·계동 ·충무로·남대문 지점장 △외환은행 이사·상무이사(96‘98년) △서울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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