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량(강한전북일등도민운동 본부장)
미국 수퍼 보울의 영웅으로 떠오른 한국계 미국인 ‘하인즈 워드’의 가치는 희생정신이다. 팀을 위한 개인의 희생으로 개인주의가 팽배한 미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언론들은 경기 중에도 그가 스스로를 앞세우지 않고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고, 나를 던져 팀을 구하는 희생정신을 실천하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팀을 위하는 플레이를 높이 사고 있다. 그 바탕에는 韓國人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포기하지 마라, 늘 겸손 하라, 팀을 위해 희생하라, 남을 배려하라’ 고 가르쳤다고 한다.
이 같은 한국적인 희생정신이 미국인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아들 하나를 위해 온갖 세파를 견뎌 온 어머니 김영희씨의 헌신은 개인주의가 팽배한 미국 사회에 가족 간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워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식을 위해 묵묵히 희생하는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면서 가르침을 본받게 되었고, 결국 미국인 모두가 꿈꾸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미국사회에서 성공하는 한국인들은 적지 않다. 각계에서 성공하는 이들 한국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 피땀 흘린 부모가 있으며, 본인 스스로 이를 깨닫고 뼈저리게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계 이민자들은 세탁소나 세차장 종업원, 아르바이트 접시닦이 등 밑바닥에서 일을 하면서도 자녀들에게 헌신했다. 어버이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자녀들이 미국사회에서 성공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하인즈 워드 또한 각종 매체를 통해 "어머니는 먼 한국에서 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하루 세 가지 일을 하며 나를 키웠다. 어머니는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 고 말하고 있으며 뉴스위크는 ‘이 같은 한국적 가치관이 성공의 열쇠가 됐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워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히려 지금 한국내의 어버이와 자식 간에는 실천으로 보여주는 교육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갖게 된다. 자녀를 위해 희생한다는 자세는 다를 바 없지만 방법에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한국의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의 성공과 출세를 기원하며 뒷바라지하고 있지만 피상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고액과외를 하고, 조기교육이나 유학 등에는 앞장서지만 정작 보여주는 부모는 많지 않은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사교육이 많은 시간을 차지하게 되면서 가정은 기초적인 인성 교육장으로서의 역할을 잃어 버렸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 했다. 아이는 부모를 따라한다는 말이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부모들은 자신을 닮은 행동에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작은 몸짓 하나에서부터 말투, 표정, 그리고 생각하는 방식까지 부모를 닮게 된다. 아이들은 무의식중에 부모의 모든 행동을 본받게 되고, 따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본디 있다’라는 말은 근본과 함께 ‘눈으로 본 것이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기에 가정은 인성형성에 있어서 학교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교육 풍토를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 내용은 입시 위주로 구성되고,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강박 관념 속에서 학원과 과외, 독서실로 내몰리고 있다. 말로는 전인교육을 표방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올 인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경제적 후원자로 전락하고 있다. 스승으로서의 부모의 역할은 거의 없어진 듯하다.
지금 한국의 피가 섞인 스포츠영웅의 탄생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그러나 마냥 성공에 대한 찬사를 보내기 전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들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의 희생정신과 이를 바탕으로 미국 최고의 스포츠 영웅이 된 하인즈의 성공 요인을 통해 진정한 희생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아울러 우리의 자녀교육 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김종량(강한전북일등도민운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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