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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여행] '건국설화 숨쉬는 역사의 땅' 임실 성수산

고려 왕건·조선 이성계 백일기도

성수산 계곡. ([email protected])

고려와 이조시대의 건국설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성수산(聖壽山)은 해발 876m로 임실지역 최고봉을 자랑하는 명산이다.

 

전주에서 40㎞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임실군 성수면 성수리에 속해 있으며 등산과 볼거리 등 1일 코스로 손색이 없는 곳.

 

산골 오지이지만 도로가 깔끔하게 정비돼 있어 산 아래까지 자동차로 곧장 진입할 수 있다.

 

전주에서 17번 국도를 타고 임실역에서 4㎞쯤 지나면 오른쪽으로 성수면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성수면 소재지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항일 독립투사 이석용 의병장과 28의사가 안장된 소충사가 눈앞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진안 방면으로 2㎞쯤 달리다 성수산을 알리는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면 웅장한 성수산의 자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임실버스터미널에서 군내버스를 이용, 성수면 성수산휴양림 방향으로 갈아타면 된다.

 

성수산을 오르는 길목에는 단체나 가족, 연인들이 시원한 계곡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성수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다.

 

또 산 중턱에선 상이암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선 고려시대 왕건, 조선시대 이성계가 건국을 앞두고 남긴 어필각을 둘러보는 것도 작은 역사여행 거리이다.

 

특히 이 일대에는 이성계가 왕이 되기전 성수산을 자주 방문한 탓에 왕방리(王訪里)와 수천리(數千里) 등 지명이 붙어있다. 이와 함께 왜구를 섬멸하고 돌아오는 길에 새벽을 맞았다는 아침재(朝峙)와 대왕재(大王峙)의 지명도 아직도 남아있다.

 

여름에 찾는 성수산의 최대 장점은 풍부한 물. 성수산은 크게 두개의 골짜기로 형성, 원시림 형태의 자연을 갖춘데다 계곡에는 사시사철 풍부한 수량으로 여름철 피서객이 줄을 잇고 있다.

 

상이암 어필각. ([email protected])

▶등산로: 성수산휴양림-상이암-정상(3시간), 오봉제-원증대판-구름재-정상(3시간)

 

▶먹을거리: 산채 백반, 토종닭, 붕어찜

 

▲ 상이암(上耳庵)

 

상이암은 행정구역으로 임실군 성수면 성수리에 있으며 서기 875년 신라 헌강왕 때 가야선사가 창건했다.

 

조선 태조 3년(1394년)에 이르러서는 각여선사가 조정의 명을 받고 크게 중수, 인근에서는 가장 웅장한 사찰로 알려졌다.

 

하지만 1894년 동학혁명 당시 병화를 입어 불에 탔고 한일합방 시기인 1909년 10월에서야 김대원 선사가 재건했다.

 

이후 한국전쟁시에 또다시 전화를 입어 소규모 암자로 명맥을 이었으나 최근에서야 신도와 행정의 도움으로 사찰로서 모습을 갖췄다.

 

1000년을 훨씬 넘긴 상이암의 역사는 왕건이 초야에 묻혀 살았던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풍수도참가로 유명한 도선은 성수산을 보고 '천자를 맞이할 길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라 탄복하고 왕건을 찾아갔다.

 

왕건은 도선의 뜻에 따라 계곡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던 중 관음의 계시를 얻어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바위에 글을 새겨 환희담(歡喜潭)이라 불렀다. 이는 상이암 사적 기록에 남겨졌고 이같은 설화는 당나라 문헌인 당일선사기에도 적혀 있다고 전해졌다.

 

▲ 어필각(御筆閣)

 

성수산 상이암에는 또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어필각이 보존돼 있어 방문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고려말 국사인 무학대사도 성수산을 다녀간 뒤 이성계를 찾아가 성수산에서 백일기도를 올릴 것을 종용했다.

 

때마침 남원까지 침입한 왜구를 크게 섬멸하고 돌아가는 길에 성수산에 들른 이성계는 상이암에서 백일기도에 들어갔다.

 

꿈에 용이 나타나 성수산 물로 세번 씻어준 것에 그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이전에 석가래 세개를 등에 진 꿈도 개국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 들였다.

 

이성계는 즉시 이곳을 삼청동(三淸洞)이라 명명하고 바위에 글을 새겨 현재도 어필각에 보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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