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지는 여름, 몸보신에 최고
'몸보신'의 계절, 여름이 도래했다. 이 때쯤이면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은 누구나 한번쯤 일탈을 꿈꾸기 마련이다. 더위도 떨고 가는 산중 계곡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초록 풍광을 병풍삼아 시원한 계곡 물에 몸을 맡기면서 도심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그윽한 진미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음에서다.
그래서 한 여름 더위로 나른해진 몸을 추스리기 제격인 백운동 계곡 허리부에 자리한 백운관광농원가든(대표 변정기·신종님 부부)이 요즘 뜰 태세다.
이 집의 대표 먹거리는 계절(여름)과 맞 닿아 있는 '토종닭 백숙'. 자연 토종닭에 곁들여지는 부 재료부터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인삼과 대추, 마늘 등으로 맛을 보조하는 게 상례화 된 요리법.
하지만 이 집의 백숙은 자체 농장에서 기른 토종닭에 오가피, 녹두, 엄나무 등을 가미하면서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환상적이다.
고유의 냄새는 이들 주인네가 인근 선각산에서 직접 캐온 뿌리류(?)로 잡았다. 비법임을 들어 공개를 꺼린 이 특수재료는 이 요리의 맛을 한 단계 승화시킨 그야말로 일등공신.
주인네는 "염소요리를 할 때 이 것(?)을 넣으면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낸 데 착안했다"고 귀뜸했다.
백숙과 함께 손님상에 오르는 (백)김치와 꽈리고추 볶음, 꼬들빼기 등 5가지의 반찬은 계절 따라 데 삶은 생취나 땅두릅 등 내어지는 산나물 무침 덕에 입맛을 돋우는 별미로 부족함이 없다.
이 같은 정성 탓에, 이 집의 백숙 맛을 보러 온 식객 대다수는 국물(육수) 한 방울도 남김없이 먹어 해치우는 괴력(?)을 보이면서 이젠 마니아들까지 생겨날 정도다.
주인 신종님씨(여·43)는 "음식의 맛은 정성이죠. 이문 생각않고 재료를 듬뿍 넣은 것도 이 때문"이라며 "그래서인지 전주등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예약 받는 즉시, 닭을 잡아 압력솥에 찌어낸 토종닭 백숙은 손님상에 오르기까지 10여 차례가 넘는 손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최소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그 맛을 볼 수 있다.
육·해·공의 산해진미 중 이 필사기(공)를 능가하는 또 하나의 야심작은 다른아닌 송어회(해). 맛이 쫀득하기로 유명한 이 집의 송어회 식단은 끝머리에 나오는 매운탕이 미각을 자극한다.
탕에 들어가는 재료는 송어회를 뜨고 남은 뼈대 외에, 인근 텃밭에서 직접 기른 태양초 고추, 건조한 시래기 등 3가지 뿐이지만 그 맛은 시원하기 이를데 없는 천하일미다.
봄 장사를 위해 겨우내 말려두는 시래기 양만도 1톤 트럭 7대 분량. 하지만 매운탕을 먹고 시래기를 사가겠다는 극성 고객들의 수요를 맞추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그래서 이들 주인네가 생각해 낸 게 인근 텃밭(330㎡)을 이용한 별난 고객 서비스. 직접 재배한 고추와 토마토, 양배추 등을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무료로 따가도록 배려한 것.
이 집의 별미 토종닭 백숙과 닭도리탕, 오리주물럭(700g)은 3만5000원. kg이 아닌 마리로 파는 송어회는 27000원.
단체 모임을 가진 후 계산하는 자리에서 계산서를 다시 한번 흝어보는 고객들이 싸다고 느끼는 이유다. 백운관광농원가든 ☎063) 432-4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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