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명 빨치산 활동…고추장 발원지 만일사…중턱엔 휴양림 반기네
회문산은 가장 한국적인 산이다. 섬진강댐이 형성한 옥정호 동남쪽, 전북 순창과 정읍, 임실군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산.
정상인 회문봉(큰 지붕)의 높이는 해발 837m, 생김새도 단순하다. 하지만 비범함은 평범함과 단순함에서 깃든다는 말처럼 회문산은 보통 산이 아니다.
구한말 면암 최익현과 임병찬 선생이 의병을 일으켰던 곳이 바로 이 산이고, 천주교 박해 당시 김대건 신부의 일족들이 멸문지화를 피해 찾아들었던 곳도 이 산이다.
당시만 해도 첩첩산중인데다 서쪽을 제외한 삼면이 섬진강 지류로 둘러싸인, 보기드문 오지였던 까닭이다.
이보다 유명한 것은 6·25 당시 남부군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가 이곳에 있었다.
이태의 실화소설 '남부군'에 보면 총상을 입은 주인공이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산에 들어온 뒤, 촌로(村老)의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는 장면이 나온다.
한때 700명 이상을 헤아렸다는 회문산의 빨치산들은 1951년 3월 투구봉(장군봉) 부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이 산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자연휴양림이 있는 회문산 계곡 일대가 남부군 사령부가 있던 터로, 이곳엔 비목공원과 양민학살위령탑 등이 세워져 있다.
회문산 시루봉과 장군봉 일대에는 당시 빨치산들이 '트(비트)'로 썼음직한 터가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아이들의 교육장소로서도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와함께 매년 6월25일이면 회문산자연휴양림에서 국토분단과 이념대립으로 희생된 영혼을 달래주고 민족의 화해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회문산 해원제가 열려 역사의 장소로서 그 의의를 더하고 있다.
▲ 만일사
만일사는 예로부터 고추장의 발원지로 유명한 곳이다.
만일사는 무학대사가 이성계의 조선 창건을 위해 1만일 동안 기도를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성계가 무학대사를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오다가 마을에서 고추장을 얻어 먹은 뒤로 그 맛을 잊지 못해 개국 후 진상토록 했다는 얘기가 전해져 오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 회문산 자연휴양림
최근들어 여름철과 가을철 많은 탐방객들이 휴양림을 즐기기 위해 회문산을 찾고 있다.
회문산 중턱에 자리 잡은 회문산자연휴양림에는 자연발생된 신갈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주 수종을 이루며 단풍나무, 산벚나무 등과 철쭉, 진달래, 으름나무, 붉나무 등이 분포되어 있어 봄가을에 아름다운 꽃과 단풍을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활엽수종으로 여름 이맘때쯤이면 녹음이 우거지고 화려한 산야초의 꽃이 피어 회문산을 찾는 이들에게 자연 속에서의 여유와 뜻 깊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또한 이 곳 계곡에는 폭포위로 30m에 달하는 커다란 구름다리가 있어 폭포수를 보며 구름다리를 건너는 스릴과 재미를 함께 맛볼 수도 있다.
회문산자연휴양림의 숙박시시설로는 숲속의 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을 비롯한 야영장이 갖춰져 있다.
숲속의 집에는 9평형이 2동, 13평형이 3동, 14평형이 3동이 있으며 산림문화휴양관에는 4평형 2동과 15평형 4동의 숙박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단체 탐방객들을 위한 숙소인 숲속 수련장이 마련되어 있다.
무더운 여름 가족, 친구, 여인들과 함께 이 곳 회문산 자연휴양림에서 더위도 피하고 산림욕도 즐기며 소박하면서도 여유있는 휴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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