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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세상] SNS, 세상을 향해 소통을 말하다

시민들의 당당한 외침, '멈춰선 버스 '달리게 했다

장기간의 버스 파업으로 전주 월드컵경기장 임시주차장에 발이 묶여진 시내버스들. ([email protected])

트위터에는 토론방 기능이 있다. 누군가 토론 주제를 올리면 관심있는 이들이 댓글을 달면서 토론을 이어가는 구조다. 지난 9일까지 트위터 토론방에는 전주와 관련된 주제가 상위권에 오르며 전국 이슈화됐다. '멈춰 선 버스를 달리게 하자'라는 주제로 트위터 아이디 'leebosam'이 올린 토론이다. 행정대집행과 버스 운행률 80% 이상이 되면서 이 토론은 막을 내렸다.

 

열흘가량 진행된 토론에 댓글은 250여개가 달리며 단기간 댓글 등록기준으로는 1위, 토론 게재 기간 동안 4위를 기록하며 전주 시민뿐 아니라 전국의 트위터 사용자에게 전주의 버스파업을 알렸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과 그 원인과 경과, 그리고 해결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이다. 그 중심에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가 있었다.

 

▲SNS는 가볍다?

 

페이스북으로 버스파업 해결 1인 시위를 제안한 이재규 교수. ([email protected])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는 온라인상에서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며 개인적 친목을 도모하는 성향이 컸다. 그러다보니 간혹 생기는 오프라인 모임(번개)에서도 오가는 이야기는 정치, 사회 등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는 잘 오가지 않았다.

 

하지만 전주시내버스 파업과 관련해 이번 SNS의 흐름은 달랐다. 이같은 편견을 확 깬 것이다. 트위터 토론방을 통해 시민들은 250개의 댓글(댓글 단 사람 100여명 이상)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전주시내버스 파업에 대한 SNS의 움직임은 페이스북에서 먼저 시작됐다. 페이스북 아이디 'Jaegyu Lee'의 제안으로 다수의 시민들이 전주시내 곳곳에서 버스파업 해결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등에서의 민주화 바람이 SNS를 통해 불붙었다는 분석과 같이 전주시민 역시 자신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SNS를 통해 발언하고 해결을 요구한 것이다.

 

▲시민의 불편, 시민이 말하다

 

페이스북에서의 1인 시위, 트위터에서의 토론이 갖는 의미는 시민들이 자신이 겪는 문제를 직접 얘기했다는 점이다. 그간에도 이같은 목소리는 있었지만 조직적이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드물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시민들은 이미 신상정보가 어느 정도 공개된 SNS에서 주장을 하고 의견을 밝힌 것이다. 기존의 행정체계와 언론에서 가려질 수 있었던 부분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트위터 아이디 'leebosam'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SNS가 기존의 문화와 다른 점은 개인이 신분을 밝히고 의사를 떳떳하게 드러낸 점이다"며 "책임 하에 자기 목소리를 낸 것이 큰 의미이고, 앞으로 사회적 이슈가 생겼을 때 시민들의 의사소통 공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고 말했다.

 

▲모를까 혹은 모르는 척일까

 

그러나 아쉬운 점도 남는다. SNS를 통해 드러난 시민들의 가장 큰 요구는 이번 버스파업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이었다. 노조와 사측의 잘못을 꼬집는 시민들도 많았지만 행정과 정치권의 무력함을 질타하며 적극적인 해결책 모색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정치인, 자치단체장의 답변은 하나도 없었다. 시민들이 SNS를 통해 자신들의 불편을 토로하고 이에 대한 주장과 더불어 정치권 등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친 것이다.

 

이미 SNS는 시민들의 소통공간으로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항상 소통을 강조하는 누군가들이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아직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현실도 함께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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