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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자의 제철 음식 이야기] ⑨호박잎쌈

피부 보호·눈 피로 회복 좋아…섬유질 많아 다이어트 도움

지금은 돌담에 담쟁이 덩굴이랑 호박잎들이 무성하게 자랐다. 호박잎들이 무성하면 호박이 열리지 않아 잎을 따줘야 한다. 그래서 처서가 지난 이 맘 때가 호박잎쌈이 제일 맛있다. 5월달에 마을에서 산나물축제를 했었다. "얘들아, 이번 체험은 '눈 쌍꺼풀수술' 하러 간다. 눈 수술해서 예뻐질 사람 여기모여라." 하시며 체험을 진행하시는 선생님께서는 호로라기를 불면서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따라오라는 손짓만 하시며 유유히 걸어가신다.

 

"야!"하고 소리치며 무조건 따라가는 아이들, "어! 쌍꺼풀 수술을 어디에서 해?" 하며 서서히 발길을 옮기는 아이들, 한참 동안 아이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정말이야?" 하면서도 아직도 결정하지 못해 따라가지도 못하고 엄마얼굴만 쳐다보는 아이들도 있다. 벌써 선생님은 가파른 언덕을 올라 가시고 계신다. 늦게 출발한 아이들은 그때서야 허둥대며 뛰어간다. 엄마에게 의지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체험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마을 언저리 오르막 돌담에는 담쟁이 덩굴이 멋들어지게 피었다. 옛날에는 아이들 놀이기구가 흔하지 않아서 자연에서 놀이기구를 스스로 만들어서 놀았다고 설명하신다. "오늘은 돈을 들여 병원에 가지 않고도 쌍꺼풀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시며 잎을 따시더니 줄기 뒷 부분으로 눈두덩에 쌍꺼풀라인을 만들어주신다. 정말 줄기에서 진득한 물체가 나오더니 쌍꺼풀이 된다. 그날 체험프로그램중 아이들이 가장 신기해하며 재미있어 했다.

 

그때 참여했었던 몇 가족이 다시 찾아왔다. 점심상을 차리느라 분주하다. 분홍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가 "오늘은 영양제 주사 맞는 체험 시간이구나" 한다. 난 무슨말인지 몰라 "무슨 주사 맞았니?" 하고 물었다. 손을 내말며 "내 팔 보세요, 파란색 주사액이 옷 사이로 들어가잖아요" 한다. 호박잎을 찜통에 넣고 찐 다음 미처 물끼를 빼지 못하고 접시에 놓았다. 그랬더니 쌈을 먹으면서 호박잎에서 나온 푸르스름한 물끼가 손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걸 보며 영양제 주사액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우린 그 아이의 상상력 때문에 한바탕 웃었다. 난 실감나게 손짓을 하면서 "정말 호박잎에서 영양제주사액이 나오는구나"라고 말했더니 호박잎을 먹어보지 않았던 다른 아이들도 "주사 한 방 맞아야지"하며 호박잎쌈을 잘 먹는다. 교육 방법의 접근성이란 정말 중요하다. "채소를 많이 먹어야 몸에 좋다"고 무조건 설명하기보다는 편식을 하는 아이랑 엄마가 채소에 대한 스토리를 엮어 가면서 채소 반찬을 먹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요즘 어린 아이들은 인스턴트 식품을 너무 좋아한다. 사찰음식을 연구하시는 선재스님께서는 이런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건강에 해가 된다고 말씀하신다. 특히 아이들의 편식은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일 것 이다. 제철에 나는 채소를 잘 먹도록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연구해야할 것 같다. 자연에서 시작되는 농촌마을 체험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건강과 풍부한 창의력을 키워 줄 것이다. 호박잎에 함유하고 있는 베타카로틴은 우리 피부와 점막을 튼튼히 하고 저항력도 높여주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C가 많고 우리몸 안에 쌓인 산화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민간요법에서는 호박잎 말린 것을 가루로 내서 먹으면 회충을 없애는데 좋다고 한다. 호박잎은 된장을 많이 곁들여 조리를 하는데 이는 호박잎에 부족한 단백질을 콩으로부터 보충하며 짭쪼름한 맛으로 늦여름 입맛과 건강을 지켜주는 조리법이다.

 

▲ 만드는방법

 

재료 = 호박잎, 매운고추, 대파, 양파, 고춧가루, 된장, 육수

 

호박잎찌기

 

1. 호박줄기에서 연한 잎을 딴다. 껍질을 벗긴후 비벼문지른다.

 

2. 흐르는 물에 여러번 씻어 물기를 뺀다.

 

3. 찜솥에 호박잎을 넣고 파랗게 찐다.

 

▲ 짜박장만들기

 

1. 집에 있는 재료로 육수물을 만든다.

 

2. 청·홍고추, 양파, 대파 송송썬다.

 

3. 된장에 육수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볶는다.

 

4. 된장소스에 고춧가루를 넣고 2번 재료를 넣고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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