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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새바람, 재능 기부 3) 전기봉사 이끄는 전주비전대 오성근·문명룡 교수

"산간오지 깜깜한 외딴집에 환한 등불 밝혀드려요" 재학생·졸업생들과 10년째 전기나눔 봉사 앞장

▲ 전주비전대 전기과 학생들의 나눔문화를 견인하고 있는 오성근 교수(오른쪽)와 문명룡 교수.

나눔 또는 기부. 돈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나누고 기부하는 새로운 기부문화가 유행을 타고 있다. 전주비전대 전기과 학생들의 나눔문화를 견인하고 있는 쌍두마차, 오성근 교수(53)와 문명룡 교수(59)가 요즘 주목받는 이유다.

 

"단순히 우리들이 가진 재능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알차고 의미 있는 학창시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었는데, 매년 연례행사로 되풀이되고 있고, 무려 10년째 이어지는 것이죠. ". 오 교수의 말이다.

 

이들이 이 대학 전기과 학생들과 함께 전기 봉사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2년. 각각 '전기분야 베테랑'이지만 학생들에게 공부만 잘 가르키는 것만으론 자신들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다. 이 대학에 오기전 오 교수는 삼성그룹, 문 교수는 조선대에서 근무했다.

 

오 교수와 문 교수는 이후 학생들을 설득하기 시작해갔다. 전기과 학생이면 반드시 가야하는 통과의례처럼 윽박도 질렀다. 때론 달랬지만 다그치기도 했다. 사실상 반 강제적으로 자신들의 승용차에 태워 진안, 장수, 무주, 임실 등으로 떠나면서 전기봉사는 시작됐다.

 

"일부 반항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따라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 난감했었죠. 하지만 계속해서 학생들을 이해시키려 노력했습니다. 당연히 우리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줬고요." 문 교수는 당시를 회상해냈다.

 

현장으로 끌려온 학생들은 한번에 30∼40집을 돌며 낡고 부서 진 형광등과 백열등 등 등기구와 누전차단기, 전선 등을 수리하거나 교체했다. 콘센트도 새로 달아줬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전기기구를 그냥 놔뒀다간 주민 생활불편은 물론 화재 발생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학생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전기시설이 고장나 깜깜한 어둠 속에서만 살던 산간오지 외딴집에 새로 불이 들어오거나, 새로 설치해준 전기시설을 이용해 밥을 지으며 행복해하는 노부부 등을 직접 보면서 봉사의 참 뜻을 알았고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오 교수는 "학생들이 우리가 가진 재능(전기분야)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고 고마운 일인지 깨우치면서 적극적으로 변한것 같습니다. 그럼으로써 지난 연말까지 총 10여 차례에 걸쳐 300∼400여 집을 방문,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라고 흐뭇해했다.

 

전기과 학생들의 변화는 주변까지 움직였다. 우선 미용예술과, 영상방송과, 태권도학과, 유아복지과 등 이 대학 다른 학과도 참여했다. 지난 2005과 2010년에는 이들과 함께 중국 길림성 도울시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2006년부터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전북지사도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봉사활동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매년 빠지지 않고 그것도 추운 겨울날에 산간오지를 찾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 인건비는 자신들의 노역으로 충당한다지만, 한번에 100만원 정도 소요되는 비용도 문제다. 실제 이들은 등기구와 콘센트 등을 직접 구입하고 있다.

 

문 교수는 "요즘에는 재학생은 물론 전기과를 졸업한 선배들까지 당연히 가야하는 줄 알고 연말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이 같은 나눔(기부)활동이 우리사회 전반으로 확대됨으로써 보다 살기좋은 전라북도, 나아가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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