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이 국회의원을 7명이나 바꿔 놓고도 신바람을 못 느끼고 있다.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를 해놓고도 흡족해 않고 있다.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인 것 같다. 신예들의 패기를 기대하면서도 과연 이들이 생각 만큼 잘할 수 있을까 염려한다. 아직 원구성을 안했기 때문에 당선자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기가 때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외형적으로는 초선이 많아 전북의 정치력은 약해졌다.
선거 때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진들을 다 아웃시키면 정치력이 급격하게 떨어 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 걱정이 현실로 다가온 것 같지만 재선급과 초선 중에서 기대를 갖게 한 의원이 있어 이는 별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통합진보당 강동원 당선자다. 4선을 바라다 본 이강래를 꺾었기 때문이다. 그는 도의원 시절 한가락 야무지게 했던 사람이었다. 그가 당선 된 것은 이의원이 워낙 지역구 관리를 안 했고 기대만큼 지역을 위해 한 일이 없어 반사이득을 얻은 탓도 컸다.
도내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지만 신바람은 안나고 오히려 지역이 축 쳐져 있다. 김완주 지사의 중재로 전주 완주 통합을 위한 첫 단추를 꿰맸지만 감흥은 별로다. 전주 국회의원 3명만 반기고 있을 뿐 김제 완주가 지역구인 최규성 의원은 반응이 신통치 않다. 정치적 이해 관계가 얽힌 문제라서 그럴 수 있다. 반면 통큰 양보를 한 송하진 시장과 한 건 야무지게 했다고 생각한 임정엽 군수만 바쁘다. 지금 이들 통합 3인방은 1년안에 정치적 변동이 생길 수 있어 뭔가 예전과 다른 모습들이다.
도민들이 모처럼만에 국회의원을 3분의 2 가량 바꿔 놓고도 신이 안나는 이유는 전북의 현안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 LH 유치 실패 이후 도가 중앙에 요구했던 5가지 사항은 처음부터 기대를 갖기 어려웠다. 이런 걸 만지작 거리며 도민들한테 내보였던 도 당국이 한심스러웠다. MB 정권이나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 결과에 정치적 부담을 안 느끼고 있다. 새누리당을 한명이라도 뽑아줘야 전북의 요구사항을 들어 주고 말 것인데 그렇지가 않게 돼 버렸기 때문이다.
여대야소 정국하에서 새누리당 출신이 한명도 없어 전북만 또 깝깝하게 생겼다. 그간 20여년간 민주당 일당 독주로 인한 폐해가 컸기 때문에 한명쯤은 새누리당에서 보냈어야 옳았다. 하지만 선거일이 닥치면서 새누리당 후보를 찍으면 MB정권을 돕고 연말 평화적 정권교체가 어렵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면서 기표소내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그런 가운데서 민주당 후보들도 혼쭐났다. 이춘석을 제외하고는 당선자들의 득표율이 민주당 지지도 보다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LH 유치 실패 이후 김완주 지사가 이끄는 도정이 동력을 상실하면서 지역이 전반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사실 이번 선거에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것 마저도 안됐다. 지금 전북은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을 정도로 무력증에 빠졌다. 힘 없는 낡은 리더십에 부평초 마냥 떠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당 등 정부 여당과 소통이 안돼 변방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아무튼 무력증에서 벗어 날려면 연말 대선을 잘 치러야 한다. 과거처럼 민주통합당에 맹목적으로 몰표를 안겨 주는 것도 바람직 하지 않을 수 있다. 이해득실 관계를 잘 따져 봐야 한다. 이번 총선 공천 때 보았듯이 전북을 민주당 텃밭이라고 생각하고 거들떠 보지도 않은 사람들 한테 짝사랑 하듯이 달려 들어선 안된다. 온탕 냉탕 다 들어가 봤기 때문에 냉정함을 되찾아야 한다. 여야 공히 링에 오를 선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판단하기가 이르지만 그래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왜 전북이 잘 안되는지 그 원인을 남의 탓으로만 돌릴 일만은 아니다. 내탓이 크다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전주 완주 통합도 중요하지만 대선서 전북 발전에 유리한 후보가 승리해야 전북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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