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풍속 '10년새 최고' / 인명·재산피해 눈덩이
28일 군산 앞바다를 지나간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전북지역에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강풍으로 2명이 사망했고, 주택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이 무너졌으며,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의 피해가 속출했다. 피해 규모는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으로 신속한 복구가 요구되고 있다.
전주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중심기압 960hPa, 강풍 반경 430㎞ 규모로 군산 서쪽 약 100㎞ 앞 바다에 접근한 볼라벤은 정오께 시속 45㎞ 속도로 서산 서쪽 약 80㎞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저녁에도 서해안에는 초속 26~30m 풍속이 관측됐다.
최대 순간풍속은 군산 39.7㎧, 고창 37.7㎧, 변산 37.6㎧, 임실 강진 31.7㎧, 순창 28.7㎧, 전주 26㎧으로 최근 10년간 도내를 지나간 태풍 중 최고 풍속을 기록했다.
이날 강풍으로 도내에서는 2명이 사망했다.
오전 11시15분 완주군 삼례읍의 한 아파트 밖에서 박모 씨(49)가 강풍에 쓰러진 컨테이너에 깔려 숨졌다. 앞서 오전 9시40분께는 김제 백산의 한 기도원에서 건물 일부가 무너져 백모 씨(44)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오후 2시30분께 사망했다.
전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7시 30분 기준 32만6176 가구의 정전, 2548건의 가로수 쓰러짐, 58채의 주택 파손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수확기를 앞둔 사과·포도 등의 낙과(落果) 피해는 1126㏊로 잠정 집계됐다. 양식·선박 등 농·어업에 대한 피해는 응급복구 위주로 진행돼 아직 정확한 피해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피해 규모는 최대 태풍 피해를 안긴 지난 2002년 '루사'때와 비슷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루사때는 304세대 77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피해액이 2928억4100만 원에 달했다.
이와함께 전봇대 케이블 선로 256구간의 20㎞에 문제가 생겨 3383명의 인터넷과 유선전화 가입자가 애를 먹었다. 케이블이 끊어져 이와 연결된 초고속인터넷 장비시설 시스템 418개도 먹통이 됐다.
학교 피해는 오후 5시 현재 109건 8억6000만여만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강풍으로 고창 흥덕중의 지붕마감재가 파손됐으며, 부안 전북해양수련원의 지붕마감재도 부서졌다.
태풍이 지나가자 도내에서는 공무원 2451명, 한전 등 유관기관 1130명, 소방 1405명, 군·경 1660명 등 총 6646명이 긴급 투입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피해가 상당하다. 긴급을 요하는 시설 복구와 낙과 처리 등 응급복구로 2차 피해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내 평균 강수량은 40.3㎜로, 지리산 뱀사골 264.5㎜, 덕유산 123㎜, 진안동향 72.5㎜를 기록했다.
구대식·이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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