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린
산 거울로 비추며 마주서서 눈 털더니
움츠렸던 가슴 펴고 뱅그레- 부풀어
지리산 산줄기 따라 순산하는 작은 사랑!
매화
가늠되지 않는 떨림
수줍어 말 못하고
다잡는 마음자리
때때로 차가워도
단 한 점, 미진도 없이
고아하게 눈뜬다
섬진강변에서
아침을 깨고 나와 꼬리 긴 강 바라보면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라는
한세월 봉긋한 가르침이 비나리**로 흐른다
*'산수유' '매화' '섬진강변에서'는 각각 독립된 시로, 이들 3편을 묶어 '꽃길 따라서'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 비나리: '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
△성혜린 시인은 2001년 '한국시'로 등단. 시집'부치지 못하는 편지''내 안의 그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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