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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러시면 안되죠"

▲ 김진만 제2사회부 기자
지난 2일 오후 익산시청 브리핑룸.

 

배승철·박종열·양승일·정헌율 등 4명의 안철수계 익산시장 예비후보들이 회견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의 회견을 통해 이한수 후보가 중앙당에서 내려온 정밀심사 대상에 오른 것을 문제삼아 공천에서 배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MB 정권에서 유일한 전북 출신 장관이자 익산 남성고 출신이었던 정운천 장관이 광우병 파동으로 힘들어하는것을 보다못해 같은 동향 사람으로서 그를 옹호하는 서명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정밀심사 대상에 오른 것을 트집잡아 공천배제를 촉구하는 회견까지 열고 나선 것은 명분이 다소 약했다. 이미 중앙당과 도당에서 관련 심사를 진행하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명분이 약하다는 취재진들의 지적과 생각은 몇 분 지나지 않아 곧장 확인됐다.

 

배승철 후보에게 지난 1일 ‘새정치연합 공천이 정헌율 후보를 포함해 2배수로 후보가 압축되었다’는 문자메시지 유포와 관련 선관위에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고발한 내용에 대해 묻자 즉각 옆에 서있던 정 후보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배 후보는 “전날 정헌율 후보와 이한수 후보가 2배수 압축되었다는 문자메시지가 유포되었다”며 “가장 민감한 시기에 발생한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선관위에 고발했다”고 격한 어조로 그를 성토했다.

 

이 후보의 공천배제를 촉구할 때보다 더욱 단호하고 화가 난 태도였다.

 

갑작스런 배 후보의 질타에 당황한 정 후보는 “어제 배 후보에게 설명을 듣고 확인한 결과 캠프에 있는 사람은 아니고 열혈 지지자가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며 “3명의 후보들에게 전화로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배 후보는 “나는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재차 정 후보를 못마땅해 했고, ‘했다, 못 받았다’가 반복되면서 정 후보가 “그렇다면 다시 사과드린다”며 재차 양해를 구했다.

 

그렇지만 3명의 후보들은 “민감하고 중요한 시기에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3명이 공동으로 검찰에 고발해 빠른 진상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명분 약한 이날의 회견을 자청한 4명의 후보들 중 나머지 3명은 사실상 이 시장에 대한 공천배제 촉구보다 바로 정 후보에 대한 검찰고발 사실을 알리기 위함 같은 느낌이 들었다.

 

회견 무대에 선 후보들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 들은 모처럼 한바탕 웃었지만 ‘앞으론 이런 자리에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내심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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