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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를 거꾸로 하신 겁니다

▲ 김진만 제2사회부 기자·익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기자가 거꾸로 하나만 써가지고 그랬습니다.”

 

익산 웅포관광지 잔여 부지를 매입해 차익을 남기면서 관광지 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던 익산시 이수근 전략산업국장이 관련 사업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돌연 기자들을 끌어들여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국장은 지난 18일 익산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의원들로부터 특혜의혹을 비롯한 발상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따끔한 질타가 이어지자 “사업자가 직접 다른 사업자에게 매각해도 되고, 시가 매입해 다른 사업자에게 팔수도 있다고 브리핑을 했다”면서 “그런데 기자들이 하나만 거꾸로 써서 (의원들이) 잘못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핑계를 댔다.

 

잘못을 모두 기자들에게 덮어씌우려는 그의 행동을 보며 지난 8일 이 국장이 발표한 기자회견 자료를 다시 확인했다.

 

당시 브리핑자료를 확인한 결과 그는 웅포관광지 잔여부지 30만㎡를 예상 감정가 3.3㎡당 8만5000원에 매입해 10만원 이상에 되팔고, 부지를 매입한 새로운 사업자는 이곳에 ‘웅포 신한류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분명히 발표했다. 그가 밝힌 향후 웅포관광지 잔여부지 처리 계획은 이 한 가지가 전부였고, 관광진흥법 61조를 들먹이며 보상을 할 때는 관광 사업권이 없는 단순 맹지로 평가하고, 팔 때는 사업권이 포함된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평가해 차액을 남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이런 계획은 헐값에 웅포관광지를 매입한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은 물론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관광지 조성사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특혜까지 부여된다는 지적을 받아오며 최근에는 공공기관이 ‘투기꾼이냐’는 비난을 받아왔다.

 

앞뒤 양옆을 고려해 세워져야 할 사업계획은 앞만 보기 바빴고 결국 뒤와 옆에서 터진 특혜와 투기라는 비난과 행정불신 속에 결국 중단됐다. 무엇보다 사업계획을 철회하면서도 기자를 핑계삼는 그의 모습에 익산의 모든 전략이 올려져 있다는 현실이 무척 걱정이다.

 

“국장님 기사를 거꾸로 쓴 게 아니라 보고를 거꾸로 하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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