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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시대] 대상포진

피부에 띠모양 수포 '욱신욱신'…스트레스가 '적'

▲ 얼굴에 나타난 대상포진. 작은 물집 등이 띠모양으로 모여 있는 피부질환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하지만 봄은 겨울 동안 체내 면역력이 많이 저하된 상태에서 갑자기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우리 몸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시기이기도 한다. 또 아침 저녁으로 큰 일교차에 화학물질을 동반한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감기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성 질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로 분류되기도 한다.

 

초기에 오한과 발열, 욱신거리는 근육통 탓에 환절기에 흔한 감기 몸살로 오인하다가 뒤늦게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환자들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상포진은 통증의 왕이라 불릴 만큼 통증이 심하며 제대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 신경통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초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북대병원 피부과 박진 교수의 도움말로 대상포진의 증상과 치료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원인과 증상

 

대상포진은 면역력 약화로 인한 바이러스 재활성화로, 몸의 한쪽에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 다수의 물집들이 띠모양으로 모여 있는 피부질환이다.

 

어린 시절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통해 신경절에 동면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잠에서 깨어나 신경을 갉아먹고 염증을 유발해 발생한다. 보통 나이가 많은 노인이나 암환자, 만성질환자, 장기간 면역억제치료 등으로 인해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등에서 잘 발생한다.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는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나 고령에 따른 면역력 저하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되며 그 외 악성종양, 외상, 감정적 스트레스, 방사선 조사 등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범한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를 따라 몸의 한쪽으로만 화끈거리거나 칼로 베는 것과 같은 통증과 감각이상이 발생하며, 해당 피부를 스치기만 해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급성 통증은 보통 ‘분만통’이나 ‘수술 후 통증’보다 심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나이가 많고 피부병변이 심할수록 더 심각하다.

 

통증 발생 수일 이내에 붉은 반점과 다수 물집들이 띠 모양으로 생긴다. 물집들은 점차 고름물집, 딱지가 되며 2~3주에 걸쳐 치유되는데 드물게 흉터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전신의 피부 어디에나 생길 수 있으나 가슴부위에 가장 흔하다.

 

가장 흔하고 고통스러운 후유증은 피부상처가 치유되고 난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포진후 통증으로 약 30%의 환자에서 발생한다. 포진후 통증은 나이가 많고, 초기 통증이나 발진이 심한 경우, 눈 침범이 있는 경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등에서 더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통증은 대개 수개월 혹은 수년간 지속되는데 약 50%의 환자에서 3개월 이내, 약 70%의 환자에서는 1년 내 호전을 보인다.

 

△치료와 예방

대개 특징적인 통증과 피부병변만으로 충분히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물집이 발생하기 전에는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며 실제 단순 두통이나 치통, 근육통, 심근경색이나 늑막염에 의한 흉통, 담낭염, 척추 디스크에 의한 통증 등으로 오인해 부적절한 치료를 하다가 병이 한참 진행된 이후에야 피부과에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발생하므로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병의 초기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심한 통증으로 인해 수면장애, 피로, 우울증이 동반할 수 있으므로 마약성 진통제나 주사요법 등을 통해 적극적인 통증치료를 시행한다. 피부병변이 호전된 이후에도 만성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통증의 정도에 따라 적합한 진통제나 신경통약 등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때에 따라서는 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해 신경차단술을 시행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대상포진 백신의 접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대상포진과 포진후 만성통증의 발생 및 중증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대상포진이 잘 발생하는 5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하지만 급성기의 대상포진이나 포진 후 통증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모든 접종자에서 예방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 후에 접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 대상포진 자가 진단법

 

△물집이 나타나기 전부터 감기 기운과 함께 일정 부위에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작은 물집이 몸의 한쪽에 모여 전체적으로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

 

△물집을 중심으로 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어렸을 때부터 수두를 경험했거나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

 

△평소 허약하거나 기타 질병으로 면역력이 약하다.

 

● 전북대병원 피부과 박진 교수 "비타민 풍부한 채소·과일 먹고 기초체력 유지를"

“극심한 통증 뿐 아니라 여러 후유증을 동반하는 심각한 피부질환임을 고려할 때 대상포진에 대해 잘 알고 조기 진단과 이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전북대병원 피부과 박진 교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평소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습관과 예방접종이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는 야근 등 과로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단백질이 많은 육류 위주로 식사해 기초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발병 후 심한 통증과 합병증에 따른 삶의 질 저하나 치료·입원에 따른 비용 부담을 고려했을 때 미리 백신을 접종해 적극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어릴 때 수두에 걸린 경험이 있거나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고 50세 이상이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는 게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백신은 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 접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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