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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때 생긴 에너지로 적폐청산을

권력기관서 호가호위·깜도 안되는 위원활동…이들이 적폐청산 시작

▲ 부사장 주필

살다보면 잊을 게 있고 잊어서는 안될 일이 있다. 민족적 비극을 자아낸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채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세월호 참사 그리고 박근혜 전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킨 촛불집회 등을 잊으면 안된다.

 

촛불집회는 직접민주정치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무기력하고 비생산적인 대의제를 한방에 날렸다. 법치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절차상 국회의 틀을 빌린 것이지 국민이 대통령을 탄핵했다. 피 한방울 흘리지 않으며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킨 사례는 없다. 명예혁명을 일궈냈다.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수입한 한국이 다시 민주주의를 세계로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그래서 세계인의 찬사와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촛불집회를 통해 일깨워 준 것이다.

 

촛불집회의 성공이 정권교체로 이어졌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촛불집회 덕이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것이 주효했다. 썩어 문드러진 나라를 바르게 일으켜 세우겠다는 그의 공약에 유권자 41.1%가 지지했다. 전북은 64.8%로 전국 최고의 지지를 보냈다. 정권교체를 꼭 이뤄내고 말겠다는 도민의 염원이 담겨진 것이다. 문 후보가 도내에서 압승할 수 있었던 것도 촛불집회 덕이었다. 다른 지역보다 촛불집회 열기가 활활 타올랐기 때문이다.

 

도민들이 촛불집회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명박근혜 보수 정권 9년이 전북한테는 잃어버린 세월이었으나 촛불집회에서 다시 존재감을 찾았다. 지난 정권에서 전북은 없었다. 세금내고 사는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이다. 전북 인재들이 커 나갈 수 있는 싹을 밑동부터 잘라버렸다. 하지만 도민들은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는 자부심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장·차관시켜 달라고 자존심 상해가며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전북에 와서 공약한 사항을 계속해서 믿고 싶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진정성은 조각 결과로 증명될 것이다. 성미가 급한 사람들은 광주 전남 들러리만 선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북인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대선 때 세를 결집시켜 나간 것처럼 앞으로는 결단력 있게 의지를 표출시켜야 한다. 보수정권이 만든 열패감을 촛불집회를 통해 다 날려버렸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자신감을 갖고 달리 행동해야 한다. 적극적이면서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전북병에 해당하는 고소 고발 무고도 줄여야 한다. 대화를 통해 소통을 잘 하는 도민으로 새롭게 나야 한다. 도민들이 양반기질이 강한 탓인지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소극적이다는 평을 들었다.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제는 전북이 예전처럼 살기가 좋아 인구가 유입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장 군수들이 기업 유치에 올인하지만 이윤추구를 최대 목표로 삼는 기업은 여건이 좋으면 제발로 간다. 기업유치는 관에서 발목만 잡지 않고 규제를 확 풀면 가능하다. 관계자들이 밥값한다고 펜대만 굴리지 말고 적폐청산의 대상인 갑질을 안해야 된다.

 

지금 전북인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에 기대가 크다. 탕평인사와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가 만만치 않다. 이 같은 기대치는 촛불집회에서 비롯됐다. 공약사업은 재정지원이 뒷받침 되는 액션플랜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전북이 광주 전남과 함께 호남권으로 묶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전북을 단일 개발권역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몫 찾기가 확실해진다. 두루 뭉술하게 호남권으로 묶이면 문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도 허사가 될 수 있다. 자나깨나 전북은 촛불을 켜고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기 때문에 적극 도와야 한다. 적폐청산을 안하면 역사가 거꾸로 선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려면 적폐청산은 필수다. 도내도 적폐청산의 대상이 많다. 우선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을 수는 없다. 관에 기웃거리며 완장이나 차고 다니는 사람들이 문제다. 목에다 힘주는 것쯤이야 웃어 넘길 수 있지만 남을 해치려 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 법원 검찰 경찰 세무서 등 권력기관에 빌부터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혁파해야 한다. 깜도 안되는 사람들이 위원이랍시고 거들먹 거리는 것은 적폐청산 차원에서 정리해야 한다. 적폐청산은 이들을 축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관변단체 정비도 필요하다. 보조금이나 적당히 지원 받으며 단체장과 공생관계를 이루는 구조가 지역을 망친다. 촛불집회 때 얻은 자신감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모두가 나를 빼고 개혁해야 한다고 주창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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