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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교배는 적폐다

자신과 연고 다르다는 이유 / 능력있는 사람 배척하는 것 / 지역발전 해치는 암적 요인

▲ 부사장 주필

전북이 발전할 좋은 기회를 맞았다. 도민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키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그간 이명박근혜 정부하에서 전북은 존재감이 없었다. 국가예산 확보는 말할 것 없고 장차관 인사 등 고위직 인사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무장관 무차관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전북은 찬밥신세였다. 해마다 국가예산 확보철만 닥치면 실세들과 라인이 제대로 닿지 않아 애를 먹어왔다. 각 부처에 중간간부가 절벽이어서 예산 세우는 것 조차 힘들었다.

 

김대중 정부시절이 전북 한테는 좋은 때였다. 하지만 내부에서 발목을 잡아 새만금사업이 진척 안됐고 장차관 지냈던 인사들이 고향 발전을 위해 신경을 써주지 않아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그 당시 고위직에 앉았던 전북 출신들은 자신들 입신양명하기에 바빴다. 권력에 굶주렸던 사람들이 우선 당장 허기를 채우는데 급급했다.

 

도민들은 그런줄도 모르고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지역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잔뜩 기대했다. 결국 전북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춘삼월 호시절을 허송세월했다. 전북도 합심협력해서 정권을 잡았지만 그 과실은 온전히 광주 전남이 따먹었다. 전북은 겻불쬐기에 바빴고 실세들 눈치 살피느라 아무 것도 못했다.

 

노무현 정권때도 마찬가지였다. 죽으라고 표만 던졌지 지역으로 돌아온 것이 없었다. 전북몫 찾기는 아예 없었다. 누군가 자신있게 앞장서서 전북몫을 차지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적당히 실세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자신들의 안위만 신경썼다. 도민들은 밀어준 대가가 환원되지 않은 것에 분개했다. 반면 노 정권 탄생에 기여한 일부 실세들은 목에다 힘주면서 호의호식하고 잘 지냈다. 그 당시 지사는 지역개발에 관한 큰 그림을 그려갖고 정권 실세들한테 달라 붙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왜 기회가 주어졌는데 놓친 이유가 뭣인지부터 살펴야 한다. 그래야 또다시 바보짓을 안한다. 크게는 정치권이 제역할을 못한 탓이 컸다. 지사와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게 잘못이었다. 그들이 역량이 부족해 중앙정치 무대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초선이라도 정치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두각을 나타내 국가예산이나 인재등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전북 정치인들은 제 밥그릇 챙기는 것도 못할 정도로 무능했다. 지역정서에 의존해서 별다른 경쟁없이 국회의원이 되다 보니까 경쟁력이 없는 국회의원이 됐다. 지금은 이 정부의 성공을 통해 전북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내부의 비능률적인 요소를 혁파해야 한다. 먼저 끼리끼리 뭉쳐서 편 나누는 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 올바른 지표다. 나와 출신학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을 왕따시키거나 배척하면 안된다. 전북도 큰 틀에서 근친교배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근친교배를 통해 교수를 뽑는 바람에 그 폐해가 심각하다. 자연히 인브리딩(inbreeding)이 계속해서 진행되다 보니까 대학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비단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역에서 선후배간에 이끌어 주고 밀어주는 것은 좋지만 자신과 연고가 다르다는 이유로 능력있는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지역발전을 해치는 암적요인이다.

 

그간 자주 선거를 치르다보니까 끼리끼리 뭉쳐서 이익을 공유하는 폐악이 발생했다. 근친교배는 사회의 건강성 확보를 위해서도 지양해야 한다.

 

각 시·군별로 전통이 오래된 중 고등학교 출신들이 주류랍시고 지방권력을 장악하려고 아무 생각없이 근친교배를 한다. 우선 당장은 좋은 것 같지만 나중에 보면 그렇지가 않다. 중앙정부가 특정지역과 특정학교 출신으로 인맥이 구성돼 문제지만 지역도 똑같이 닮아간다.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한 통섭의 시대에는 덜 떨어진 생각이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면서 능력있는 사람이 세상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공익을 추구하는 사회단체일수록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편가르기를 해선 안된다.

 

도나 시·군에서 각종 위원회를 구성할 때 단체장과의 친·불친을 기준으로 삼거나 선거 때 도움 준 것을 따지면 안된다. 그게 대표적인 적폐다.

 

전문성과 덕망 그리고 역량도 없는 사람들이 선거 때 도움을 줬다고해서 한자리씩 꿰차는 것은 꼴불견이다.

 

이런 사람들 갖고서는 아무리 좋은 기회를 맞아도 지역을 발전시킬 수가 없다. 밥값 못하는 선거직은 물론 오래동안 사회단체장을 맡은 사람들은 후배들을 위해 방을 빼야 한다. 법원 검찰 경찰 세무서 등 힘 있는 기관에서 운영하는 민간 자문위원회도 다시금 생각해볼 일이다. 지역에서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완장차고 호가호위한다면 누가 인정하겠는가. 도내에서 세상 바뀐줄도 모르고 근친교배를 통해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적폐청산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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