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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에 오늘도 평온한 일상 이어짐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 되길

▲ 홍익태 전 해양경비안전본부장

국토의 최동단에 위치한 섬 독도는 우리 국민들에게 각별한 존재다. 어린 아이들도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로 시작하는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를 줄줄 꿰고 있을 정도다.

 

독도를 찾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고 2014년에는 가수 이승철씨가 독도에서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홀로아리랑 콘서트를 개최하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도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독도에 누가 사는지 물어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도 주민으로 부부가 살고 있으며 경찰부대인 독도경비대가 있지 않느냐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독도에는 독도 주민인 김성도씨 부부와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독도경비대 대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혹시 독도에 ‘등대지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

 

독도에는 3층 구조의 등대가 있는데 독도등대는 1954년 8월 설치되어 처음에는 무인등대로 운영되다가 1998년 12월부터 사람이 근무하는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우리가 흔히 ‘등대지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공무원들이며 독도등대에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소속 독도항로표지관리소 직원 6명이 3인1조로 한 달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독도등대는 울릉도뿐만 아니라 인근 동해안과 부산, 경남 등 동·남해안 어선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등대의 불빛은 25마일 떨어진 해상에서도 볼 수 있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북한에서 일본이나 한국, 태평양으로 오가는 모든 선박에 이정표가 되는 중요한 등대다.

 

독도의 등대지기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서 보이지 않게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분들의 수고로 인해 안전한 항해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여간 고마운 분들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독도의 등대지기에 덧붙여 한 가지 더 말할 것은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독도의 주위에서 독도를 든든히 지키는 사람들이 또 있다는 사실이다.

 

독도를 중심으로 하여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1500톤, 3000톤, 5000톤급 대형함정들은 한번 출동에 7박8일 일정으로 3교대로 독도를 지키고 있다. 이 함정들은 독도와 동해해역의 여객선 안전관리와 해난사고 시 구조활동 등도 수행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는 일본 경비함정들의 독도 침범을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해상보안청 소속 경비함정이나 해양조사선을 매년 100여 회씩이나 독도 인근 해역으로 보내 독도 주위를 맴도는데, 우리 해양경찰청 함정들은 일본 경비함정이 독도 주변의 영해선(領海線)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함께 움직이면서 소리 없는 전쟁을 수행하며 굳건히 우리 영토를 수호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오늘도 그들의 노력으로 평온한 일상이 이어짐을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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