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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시대, 전북 나아갈 방향은] ① 재정분권에 따른 영향 - 재정 자립도 꼴찌 전북 더 가난해져

지역간 재원조정 없이 국세 지방이양할 경우 수도권과 격차 늘어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와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재정분권, 지방행정체계 개편 등 ‘지방분권’이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지방분권이 균형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전북에서는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분권이 이뤄지면 재원의 규모가 큰 수도권과 적은 전북간의 경제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지방분권과 관련된 이념과 법안 또한 지역 간의 ‘균형’보다 ‘자율성’에 방점이 찍혀있어 보완재로 작용하지 못한다.

 

지방분권시대를 앞두고 전북의 현 실태를 진단하고 방향을 모색해본다.

 

정부는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 자치단체의 자립기반인 재정분권을 강화하고자 국세-지방세 구조를 현재의 8대 2에서 7대 3을 거쳐 6대 4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국세와 지방세 세입구조 비율을 11%에서 20%수준까지 높이기 위해 6조 4000억 원을 이양하고, 지방소득세 비율을 2배까지 인상해 13조 1000억 원을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국세의 지방 이양 추진 과정에서 자치단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게 나온다. 이는 전북의 재정자립도 및 재정자주도와 관련이 깊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인 ‘지방재정 365’에 따르면 전북의 올해 재정자립도(자체 수입/세입)은 28.6%로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전남(26.23%) 다음으로 낮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재정 조정제도 없이 국세의 지방이양이 이뤄지면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85%)과 경기도(70.07%) 등과 전북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재정자립도는 자치단체의 소요재정 중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있는 재정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국세 및 지방세의 비율을 조정해 전북의 재정자립도를 2배로 높이면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57.2%가 되지만 서울은 170%가 되기 때문이다.

 

전북은 또한 재정운영의 자율성을 측정하는 재정자주도(세입 중 정해지지 않은 재원)도 68.12%로 꼴찌에서 두 번째다. 재정자립도가 낮다 보니 자율권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정 비율이 낮은 셈이다.

 

또 지방이양대상인 부가가치세, 법인세, 소득세의 점유비율도 수도권과 큰 격차를 보인다. 전북에서 부가가치세, 법인세, 소득세 비율이 1%대인 반면, 수도권은 부가가치세 77.2%, 법인세 63.8%, 소득세 40.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예산대비 복지예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의 복지예산은 39%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과 경기 같은 경우 각각 32.1%, 34.7%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런 상태에서 재정분권이 이뤄진다면 불균형 성장으로 세원이 집중된 수도권과의 경제적 격차만 늘리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역 간 재정균형을 이룰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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