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교육 증가했지만 일반인 실시율 저조해 환자 발생시 119 신고 상담원 도움 받아 진행
‘4분’심근경색 등으로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자, 골든타임이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을 받아도 위급한 상황에 선뜻 나서 심폐소생술을 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렇게 골든타임을 놓쳐버린다. 만약 당장 앞에 심정지로 인한 위급상황이 발생하였을때 나서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면 환자의 골든타임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흘러갈 것이다. 심폐소생술의 방법과 주의사항을 전주병원 응급의료센터 임상택 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증가하는 심정지 환자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연간 심정지 환자는 3만명 안팎으로 매년 10만명당 약 50명 정도가 심정지로 인한 돌연사의 위험이 따른다. 심정지 발생은 예측이 어렵고 환자의 80%가 가정과 직장 등 의료인의 신속한 도움을 받기 어려운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보고자료에 따르면 심장 정지 발생 때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경우는 2006년도에는 1.9%에 불과했지만 2016년도는 16.8%로 9배 가량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과거에 비해 심폐소생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꾸준히 교육이 늘어나면서 위와 같은 통계를 나타냈지만 미국(33.3%), 일본(34.8%)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
△4분 지나면 치명적
도심 교통여건 등을 고려하면 구급대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구급대원에 의한 환자의 소생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변인에 의한 심폐소생술 제공이 매우 중요하다. 심폐소생술에 의한 소생률은 심장이 멈추고 1분이 경과하면 97%, 2분이 경과 하면 90%, 3분 75%, 4분 50%, 5분 25%다. 4분이 지나면 뇌가 손상되기 시작해 소생해도 심각한 후유 장애가 발생하며 10분에 다다르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심정지 증상
사람의 심장이 멈추면 반응이 없고 동공이 확대되며 얼굴, 사지 등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올 수도 있다. 짧은 경련이 있거나, 심정지호흡(가쁜 호흡)이 첫 수 분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심장보다 먼저 호흡이 정지된 후에는 한동안 심장은 뛰지만 호흡 정지가 길어지면 심장도 멈추게 된다.
△일반인을 위한 심폐소생술의 순서와 방법(대한심폐소생협회)
1. 반응확인 - 현장의 안전을 확인한 뒤 쓰러져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 목소리고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본 후 반응이 없다면 심정지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야 한다.
2. 119 신고 - 환자의 반응이 없다면 즉시 큰소리로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직접 119신고를 한다. 만약 주위에 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가 비치되어 있다면 즉시 가져와 사용해야 한다.
3. 응급의료전화상담원 지시에 의한 가슴압박 소생술 - 심폐소생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은 신속하게 119에 신고함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고를 접수한 응급의료전화상담원은 신고자에게 전화를 스피커폰 상태로 전환시킨 뒤 신고자가 심정지 상태를 확인하고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호흡 확인 - 쓰러진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해 호흡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환자의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일반인은 비정상적인 호흡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응급의료전화상담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가슴압박 실시 - 환자를 바닥이 평평하고 단단한 곳에 눕힌 뒤 가슴뼈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댄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하고 압박된 가슴은 완전히 이완되도록 한다. 가슴압박은 성인에서 분당 100~120회 속도와 약 5cm이상의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시행한다. 숫자를 세어가며 규칙적으로 시행하고 환자가 회복되거나 119 구급대가 도착할때까지 지속한다. 심정지 초기에는 가슴압박만을 시행하는 가슴압박 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함께 실시하는 심폐소생술의 효과가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인 목격자는 지체 없이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하여야 한다.
6. 회복자세 -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하던 중에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도 회복되었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회복되었다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숨길)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그 후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관찰해야한다. 환자의 반응과 정상적인 호흡이 없어진다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이므로 신속히 가슴압박 소생술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심장 정지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심근경색이 심장마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인구 고령화와 식생활 변화로 인한 심혈관질환의 증가로 심장 정지 발생 건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심정지 환자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누구도 아닌 주위에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의 여부이기 때문에 전 국민의 심폐소생술 습득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게 깊고 세게 누르면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드물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심폐소생으로 인한 늑골이나 흉골 골절이 이차적으로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유럽심폐소생위원회(ERC)가 만든 심폐소생 홍보 포스터 상단에 적혀 있는 문구에는 크고 굵게 ‘계속하세요. 내 갈비뼈를 부러뜨려도 좋습니다(Go ahead, Break My Ribs)’. 그 밑엔 작은 글씨로 ‘운이 좋아 내가 살아난다면 내일 당신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만일 심장 정지 상황을 목격하고도 심폐소생술을 하다 괜히 잘못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든다면 ‘선한 사마리아법(Good Sam aritan law)’이 적용되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 선한 사마리아법은 응급처치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상해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도 감면해 주는 것으로 심폐소생술에도 이 법이 적용된다.
일반인이 완벽하게 심폐소생술을 익히긴 어렵다. 반복되는 학습과 실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들을 배워두고 습득한다면 누군가의 생명을 지켜 은인이 될 수 있고 심시어 내 가족, 친구, 지인 등을 지킬 수도 있다. 의사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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