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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생활습관 '절주'

최영득 원장
최영득 원장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꿈을 갖는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필요다. 대표적으로 금연, 절주, 올바른 식습관 등이 있는데 이들 중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절주이다. 절주에 대해 최영득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위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절주를 실천하기 어려운 사회

절주가 어려운 이유는 절주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에 마시는 주량을 두 병에서 한 병으로 줄이면 되는 걸까? 아니면 절대 기준인 4잔 이하로만 마시면 되는 걸까?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서는 어떤가? 선호하는 술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돼야 하는 것 아닌가?

절주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는 마셔야 할 주량과 심지어 선호하는 주종조차도 본인이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회식에서 음주를 할 경우 마셔야 할 술은 대체로 이미 정해져 있다. 음주 회식 빈도도 다른 사람이 정한다. 결국 내가 마시는 술의 종류와 양과 빈도를 내가 아닌 남이 다 결정해 주는 셈이니 절주를 실천하기 어렵다. 절주를 잘 실천하지 못하니 우리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절주를 하지 못해서 잃게 되는 건강수명 기간은 11.1개월이나 된다는 것이 연구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주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영국에서 최신 과학적 근거와 전문가 의견들을 정리해 이에 대한 답을 만들었다. 영국의 ‘저 위험 음주지침’을 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5일 이하로 술을 마시되 총 마실 수 있는 양은 14잔(소주 2병에 해당하는 양)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루에 마실 수 있는 양보다는 일주일에 마셔야 할 총량을 정한 것이다. 이 지침은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며, 준수할 경우 음주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위험을 최소로 낮출 수 있다.

사실 알코올은 1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마실 경우에는 암 발생과 아무 관련이 없는 주량은 없다. 지침이 정한 범위 내로 마신다면 암에 걸릴 위험을 최소로 낮출 뿐이고 음주로 인한 암 발생을 없애려면 안 마셔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마실 경우에는 조기 사망과 만성적인 질병이나 결과를 경험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마시는 음주를 10년 넘게 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질병으로는 암, 뇌졸중, 심장질환, 간질환이 있으며, 신경계나 뇌에도 폐해를 입을 수 있다.

△마시지 않을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

술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음주로 초래될 수 있는 결과는 마신 사람에 따라 다르며 동일한 사람이라도 어느 시기에 누구와 어떤 속도로 마시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렇기 때문에 위험이 없거나 안전한 주량은 얼마라는 것을 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일주일 동안에 마셔야 할 총량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한 번에 마시는 양을 제한하여야 하며 천천히 물이나 안주와 함께 마셔야 한다.

술자리에서 명심하여야 할 점은 또 있다. 음주 후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상하고 대비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잘 넘어지는 사람이거나 신체 또는 정신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주할 경우 문제가 악화될 소지가 있는 사람,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 임신을 했거나 예정인 사람, 자동차를 포함한 기계를 조작할 예정인 사람일 경우에는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영국이 마련한 지침이지만 과학적으로 치밀한 근거에 기반을 두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절주 지침으로도 적절하다는 평가다.

이런 지침을 잘 지키려면 자신이 지침을 잘 숙지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음주자가 음주 의사결정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절주 실천을 쉽게 하려면 권하는 술을 거절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음주는 이 지침 범위 내에서만 마신다”거나 술을 거절할 권리를 주장해도 문화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어야 한다. 밥을 다 똑같은 양으로 먹자고 주장하지 않듯이 주량을 강요하지 말고 마시지 않을 권리를 존중해 줘 한다. 술을 강요하는 인간관계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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