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1 15:44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백성일 칼럼
일반기사

섬으로 전락한 전북 이대로 살 것인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백성일 부사장 주필

전북도민들은 직선 대통령을 3차례나 만들어 놓고도 자기 몫을 찾아오지 못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진보 대통령을 만들 때 기분만 좋았지 그 이후에 지역발전은 별로였다. 도민들이 왜 진보 대통령을 뽑았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을 대통령으로 만들면 인사 때마다 전북 출신들이 요로에 많이 기용되고 낙후된 지역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어떠했는가.

멀었던 청와대가 맘속으로 가깝다는 생각만 들었을 뿐 지역발전은 도로 아미타불로 그쳤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 때도 도민들은 전국에서 64.8%라는 가장 높은 지지를 보냈다. 그 결과 이번 만큼은 예전과 달리 지역발전이 획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껏 크게 나아지거나 개선된 게 없다. 선거는 선거로 끝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군산현대중공업 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군산경제가 반 토막 났는데도 지금까지 뾰족한 지원대책이 없다.

도민들은 어찌 보면 순진무구한 사람들이다. 좋게 말해 인심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론 권리 위에 낮잠을 자는 사람처럼 소극적인 사람들로 보인다. 대선 때 표 찍어 줬으면 그에 상응하는 것을 얻어내야 하는데도 문 정권 3년 차를 맞고서도 성난 외침이 없어서인지 타 지역에 비해 혜택이 미약하다. 도민들이 너무 현실을 착각하고 사는 것 같다. 표 많이 찍었으니까 문 대통령 등 집권 세력이 알아서 해줄 거라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다. 떼쓰며 우는 아이를 달래려면 젖 주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돌이켜보면 도민들의 적극적인 기질 부족으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새만금 공항 예타면제로 기분이 들떠 좋았지만 계획대로 잘가야 2028년도 완공이 가능하다. 지금은 공법이 발달해 정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2023년 새만금잼버리대회가 새만금에서 열리지만 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것을 보면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국가적 관심을 끄는 대회는 아니다. 그래도 전북은 이 대회를 명분 삼아 새만금개발을 앞당기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전북도민들은 진보정권을 탄생시킬 때마다 큰 기대를 했다. 문 정권 초기 장·차관이 발탁돼 기대감을 어느 정도 가졌지만 지금은 광주 전남의 2중대도 못 된다. DJ 때부터 황색 깃발만 꽂으면 그 누구라도 쉽게 찍어주는 지역정서가 형성된 게 잘못이었다. 그 결과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외로운 섬으로 전락했다. 조국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한 도민들의 찬반이 전국적인 데이터와 크게 엇갈린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여론조사상 차이가 있지만, 전북은 찬성이 70% 이상 반대는 20%대로 나타났다. 서울 등 다른 시도는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부정평가가 앞섰고 보수텃밭인 대구 경북은 부정평가가 64.9%에 달했다.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반대로 호남에서 지지율 결집이 이뤄졌지만 너무 의혹에 휩싸인 조국을 일방적으로 감싼 것이 아닌가 하는 여론도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다짐하지만 그 자신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어서 검찰수사가 주목된다.

지금 일본 아베정권이 무역전쟁을 일으키면서 내우외환에 빠졌다. 국민들은 이런 상황에서 조국만이 검찰개혁을 할수 있는 적임자냐는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말끔하게 가시지는 않았지만 현재 검찰이 전방위적으로 수사에 나서 국민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만 지켜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삭발 투쟁에 나서는 등 전·현직 대학교수 1000여 명이 시국선언을 발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전북은 워낙 정서가 강한 진보 판이라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조국 임명을 지지해 다른 지역과 대조를 보였다.

이번 조국 사태는 국민들의 가장 예민한 대학입시 문제가 건드려지면서 지금도 활화산처럼 부글부글 끌고 있다. 문 정권이 주창했던‘공정, 정의, 신뢰’ 등 진보적 가치가 한꺼번에 무너진 것 같아 더 실망스럽다. 도민들은 항상 실리도 못 얻고 덩달아 춤만 춰준 꼴이 되었다. 특정 정파를 지지할 때는 득실계산을 해서 지지해야 자존감도 살리고 지역도 살릴 수 있다. 문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려면 도민들도 무작정 예스맨 역할만 하면 안 된다. 임금님 귀가 크다고 외칠 때는 외쳐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