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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팔월은 - 온춘성

팔월,

야무진 햇살

상큼한 산들바람에

넉넉히 얹어 보내니

초록 융단 좌르르 펼친 들녘

빛바랜 허수아비 땀방울

한 알 두 알 여물어 가는달

팔월은

논두렁 밭두렁 긴 모서리에

무뎌진  옥수수 잎

쓱싹쓱싹  날 세우는 달

파란 하늘 뭉게구름

망사 날갯짓 고추잠자리

불 댕기는

팔월,

다가올  풍년가(歌) 잔치마당

최종 리허설에

땀방울 쏟는 팔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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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걸림돌이나 비탈이 존재하지 않은 빈틈없는 사물이다. 시간은 창고에 축적하거나 미리 당겨서 쓸 수도 없다. 그래서일까? 시계를 품고 사는 태양을 ‘야무진 햇살’이 ‘상큼한 산들바람에’ 얹어 보낸다고 한다. 땀방울이 열매를 세상에 내놓는 팔월. 화자는 논두렁 밭두렁 모서리를 밟으며 쓱싹쓱싹 팔월을 끌고 간다. 최종 풍년가 잔치마당을 위한 리허설 때문에 바삐 영글어야 한다. 고추잠자리도 날 세운 옥수수도 팔월의 시간 속에서 지독하게 여름을 견디어 낼 것이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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