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한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부정기적인 등교와 불규칙적인 가정 학습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이 학습의 리듬을 잃고 있다. 학부모 또한 불규칙적인 등교로 인한 자녀의 돌봄과 가정학습 문제로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 최근에 학교와 학부모 등이 겪은 교육 경험들은 미래사회에서는 학교만으로 미래교육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는 곧 자연스럽게 학교와 지역공동체 간 협치의 중요성과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는 공교육의 틀을 넘어서 지역사회로의 확장을, 그리고 지역공동체는 지역의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학교 밖 교육에도 책무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새로운 일상으로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우리가 공생하지 않으면 공영할 수 없다는 교훈도 배우고 있다. 미래교육의 최전선인 학교와 그 학교를 품고 있는 지역사회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상호 공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때론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치의 주체와 그 책임 소재를 두고서 논란을 빚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토록 아끼는 미래 세대를 위하여 더불어 교육하자는데 동의하고 있다. 요즘에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가 만나서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협치를 실천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교육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협치를 하는데 있어서, 그 기본정신은 ‘한 아이를 기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또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의 학령기에 온 마을주민들이 나서서 자녀 교육을 위해 학교 부지를 내놓고 노동을 제공하며 마을에 학교를 세웠던 역사에서 그 정신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정신과 경험에서 미래교육의 지혜를 배우고, 이의 구체적인 실천이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치를 통해서 이루려는 교육공동체이다. 학교와 지역사회는 상호 협치를 통하여 미래 세대들이 교육이 꼭 필요한 시기에 낙오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는 장이고, 지역사회는 교육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이제는 상생을 넘어서 공생과 공영을 실현하는 교육 체제로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역할과 책무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구축하여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학교 안과 밖을 중심으로 한 교육활동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보통 협치는 학교의 정규 교육시간을 마친 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학생들의 발달수준에 맞추어서 초등학생들은 학교의 시설을 중심으로,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은 학교 밖의 시설을 중심으로 교육공동체를 구축하여 교육활동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가 일원화된 유럽 국가에서는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방과후 센터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학교는 교육을, 그리고 지역사회는 복지를 강조하면서 상호 협치를 수행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역할 분담을 통하여 교육공동체로서 협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당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실시 중인 각종 활동들을 일원화 하여 교육 협치 사업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서 공생 교육으로 나가는 길에 미래교육의 희망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경한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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