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세계적인 인류기업으로 성장시킨 이건희 삼성회장의 사망으로 유족이 부담해야하는 10조원에 이르는 상속세에 세간의 관심이 지대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이번 호에서는 상속재산의 설계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지난달 고희(70)를 맞은 A씨가 본인의 상속계획에 대해 문의해왔다. 그는 배우자와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20년째 비상장 중소기업을 운영해왔다. 보유재산은 기준시가 50억원의 부동산, 액면가액 15억원의 본인 회사지분, 6억원 정도의 예금이 있다고 한다.
본인의 죽음이후에 발생하는 상속문제에 대해 생전에 검토하고 계획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무의미한 일인 것 같지만 현명한 어르신이라면 무조건 많은 재산을 가족에게 남기는 것보다 상속재산을 설계하고 상속세를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A씨가 제시한 상속재산은 70억원으로 부동산이 70%, 액면가액 기준의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금융자산이 30%이다. 상속재산중 부동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물론 부동산을 상속하면 상속재산 평가시 실제 시가보다 낮은 기준시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금융자산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A씨는 부동산 비중이 과다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부동산을 처분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A씨가 경영하는 회사는 사업이 순조로워 수년간 이익이 계속 발생하면서 회사주식을 평가해 보니 액면가액의 2배인 30억원으로 평가됐다. 비상장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상속재산은 85억원으로 약 18억원정도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문제는 상속세를 납부할 방법이다.
즉, 예금은 6억원에 불과하니 어떤 재원으로 상속세를 납부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현행 세법에서는 비상장주식을 상속세의 물납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상속세납부를 위해서는 A씨의 상속인은 부동산을 급매물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부동산으로 물납하거나 연부연납으로 납부할 수도 있지만 물납은 공매처분의 과정을 밟기 때문에 제값을 받기 어려우며 연부연납은 별도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A씨는 상속재산의 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자신의 사망시기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상속에 대비해서 나이가 들수록 보유재산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유재산을 재조정하는 절차는 사전증여, 부동산의 양도가 있다. 사전증여와 양도시에는 부과되는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비교해서 결정해야 하며, 만일 증여세가 양도소득세보다 많다면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성자산을 증여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보유재산의 구성을 재설계하는 것이 현명하다. 은퇴할 무렵이면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을 5:5로 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들 한다. A씨의 경우도 이제 은퇴할 나이가 되었으므로 부동산 비중을 줄여가는 것이 상속세를 절감하고 노후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최영렬 미립 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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