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노래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도깨비는 옛날부터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다. 때로는 무섭고 심술궂기도 하지만 순박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 어렸을 때 우리는 도깨비를 상상하며 신기하고 놀라운 세계를 경험하곤 했다.
전은희 작가는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탄생시켰다.
<웃음 찾는 겁깨비> 의 주인공 겁깨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겁이 많은 어린 도깨비이다.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어, 대장깨비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인간세상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도깨비 방망이를 잃어버려 그걸 주운 건호를 따라가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웃음>
건호는 도깨비 방망이를 주는 대신 하루만 학교에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겁깨비는 아이들을 골려주고 겁을 주고 교실을 엉망진창을 만든다. 하지만 나중에는 교실에 눈을 내리게 하고 바닥을 매끈한 얼음판으로 만들어 함께 신나게 논다. 그 과정에서 인간을 골탕 먹일 때보다 인간에게 웃음을 줄 때 방망이의 에너지가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기로 핸드폰을 충전하듯이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는 설정과 겁이 많은 도깨비라는 새로운 캐릭터는 이 작품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고리타분하고 낡은 이미지의 도깨비가 우리 반 친구처럼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천둥 같은 소리로 방귀를 뀌는 아빠와 큰소리로 건호를 야단치는 엄마를 보며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겁깨비의 모습에 아이들은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동질감을 느낄 것 같다. 아이들은 이 작품을 읽으며 겁깨비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즐겁게 웃고 즐기는 경험을 할 것이다.
세련되고 멋진 모습의 전은희 작가가 옛 이야기나 우리 신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의외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간 써온 작품들을 보면서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소재지만 새롭고 낯설게 접근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반짝임을 만들어 내는 작가라는 걸 알았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책 속에 푹 빠져서 신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작품들을 순풍순풍 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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