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애
연둣빛 손가락으로 매달려
타박타박 발걸음 딛던 네가
혼자서 걷고 혼자서 오르고
무성한 덩굴의 끝에서
걷다가 지칠 때 옆을 보게 되고
오르다 지칠 때 쉬어갈 줄 알아
너른 세상에 또 하나의 나를 찾은 날
5월의 좋은 날
맞잡은 손으로 빛나는 시작
다가서야 보이는 담쟁이꽃처럼
작은 웃음 곳곳에 숨겨두고
걸음걸음이 선물 같은 일상이길
빛이 되는 사랑으로 밀어주고
살아있는 사랑으로 끌어주며
서로에게 든든한 일상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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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시 한 편에 고스란히 묻어나는 고귀한 ‘사랑’의 색이 화려하다 못해 순결하다. 과연 나는 “담쟁이 사랑”을 체험하고 있는 걸까. “작은 웃음 곳곳에 숨겨두고” 마치 신이 인간을 사랑하듯 무조건 배려하는 사랑을 나누고 있을까. 서로를 밀어줄 수 있어 서로에게 든든한 일상을 보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를 멈칫 떠올려보는 부끄러운 오후였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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