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1년의 세밑이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시작부터 여느 해와는 달랐다. 보신각에서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나 새해를 맞이하는 떠들썩한 인파 없이 가정에서 차분하게 맞이한 새해였다. 좀처럼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남아있었지만, 조만간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어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하리라는 믿음도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점차 적응해나갔다. 명절에 가족, 친지가 모이는 풍경이나 지역축제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온라인과 가상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정은 오고갔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결혼식을 시청하며 축하를 보내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도 집에서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은행도 화상회의로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비대면으로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제약된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효과는 지속되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손실보상도 진행되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는 턱없이 부족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 많은 이들이 전북을 떠나며 인구도 18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다만 위기 속에서 성과도 있었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었고 도민들의 높은 참여 속에 열에 여덟은 백신을 접종하였다. 전북경제도 지난해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났다. 수출액은 올해 8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100억달러 이상 수출하던 시절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쉽지 않은 경제여건 속에서 이루어낸 희망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군산형일자리와 이스타항공 인수 등 굵직한 이슈들도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한편 한국은행 전북본부도 3,9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자금을 운용하여 중소기업의 피해극복에 힘을 보탰다.
며칠 뒤면 맞이할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올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해가 될 것 같다. 코로나19 변이 재확산으로 거리두기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3차접종 시행과 치료제 개발을 통해 코로나를 종식할 수 있다는 희망 역시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라는 중요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나라와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데 큰 관심을 가지는 가운데 전북경제의 미래를 위한 공약 발굴과 비전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역 경제의 성장엔진 역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7월부터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연간 8천대의 스타리아 생산이 새롭게 이뤄질 예정이고, 2017년 가동중단된 이후 지지부진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전북경제의 큰 축인 자동차와 조선 산업이 살아난다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소 및 탄소산업과 같은 신성장동력의 본격적인 도약 또한 기대되는 한 해이다.
새해에도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주력산업의 발전방안과 경제적 과제를 점검하는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내년 이맘때 회고하는 2022년은 도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열망 속에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모두 달성한 해로 평가되기를 기원한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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