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의 주요 관광지가 몽골이라고 해도 “그랬을 거야.”라고 할만했던 때가 있었다. 이제 코로나19가 지나고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가끔은 몇 년 전 다녀왔던 몽골의 평원이 그려지기도 한다.
“나는 늑대 앞에 숙명적인 라이벌처럼 마주서기를 원합니다.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이니 죄의식이니 연민이니 하는 것들이 없는 절대공간에 독대하기를 원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사냥하듯이 이루어졌으면 싶습니다. 어쩌면 나는 가장 사냥다운 사냥을 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경계 넘기, 경계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전성태의 『늑대』에는 전체 10편 중 6편(「목란식당」, 「늑대」, 「남방식물」, 「코리언 쏠저」, 「두 번째 왈츠」, 「중국산 폭죽」)의 공간적 배경이 몽골이다. 한국인을 이주민으로, 서사 공간을 경계 너머로 확장함으로써 다문화사회에 대한 고찰이 가능하도록 설정했다. 사회적 지평과 개인적 지평의 조화로운 만남을 꿈꾸며 현지인과 이주민의 변화된 양상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새로운 ‘다문화담론’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남방식물」, 「코리언 쏠저」에서는 한국인과 이주민의 상황을 전환시켜 다문화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이주민의 삶을.
「늑대」에서 다중시점을 고수하며 타자에 대한 서로 간의 몰이해와 이로 인한 파국을 그려, 타자는 내가 알 수 없는 나름의 원칙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위로받아야 하는 영혼을 가진 존재들임을 말한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한민족의 디아스포라’, 우리 사회의 탈북자를 향한 편견과 배제를 「목란식당」에서 이야기하고.
「두 번째 왈츠」는 몽골 여인 냐마를 통해 공동체에 환원될 수 없는 개인의 문제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이미테이션」은 외모라는 기준이 충족되지 못하면 비록 한국인이라 할지라도 투명 인간과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게리’를 등장시킴으로써 왜곡된 인종주의를 풍자했다.
전성태 소설 『늑대』는 인간과 세계, 현실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협한 시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포기할 수 없는 삶,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에 대한 고민으로 치닫는다. 시대와 역사적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존재하는 개인의 문제를 묻는 것이다. 우리가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이상적인 다문화사회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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