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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예술로 장애 벽 허무는 최예지 예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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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예우 대표

숨소리 하나 새어 나오지 않는 적막한 공연장. 숨죽일 듯 공연을, 그것도 클래식 공연을 지켜보는 것은 큰 기쁨이지만 우리 곁에는 이런 공연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들이 있다. 장애인, 그 중에서도 발달장애인들은 이런 공연을 접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을 위한 음악회를 열고 있는 단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발달장애인분들은 공연문화에서 많이 소외돼 있어요. 왜 그래야 하는 걸까요? 공연은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북에서 장애인을 위한 음악회를 열고 있는 비영리 예술인단 ‘예우’ 최예지 대표(35)의 말이다.

4살때부터 바이올린을 공부한 음악가. 음악을 세상 전부로 알고 살아온 최 대표는 지난 코로나19 사태로 무력감에 빠졌다고 말한다. 음악인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것. 그러나 자신이 가진 음악을 매개로 한 사회 기여 방안을 고민한 끝에 단체를 설립했다. 코로나19뿐 아니라 이제 4살이 된 딸도 큰 계기가 됐다. 연주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한 것에 더해, 아이에게도 부모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시작은 우연했다. 복지관에서 만난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이 유해 매체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을 봤던 것. 단순히 ‘하지마’라고 하기보다 좋은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영리단체 예우는 2020년 1월 그렇게 탄생했다. 

공연을 하는 단체이다보니, 음악가로 살아온 최 대표의 인맥들이 대부분 동원됐다. 봉사활동으로 하는 공연이라 참여하는 예술인들이 소규모일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참가하는 예술인은 50여명. 저마다 생업을 하다가 프로젝트별로 한 번 공연에 13명에서 14명이 전국 각지에서 공연장을 찾아온다.

최 대표는 “함께 공연하는 분들에게, 음악가로의 자존심 등은 내려놓으라고 많이 말한다"면서 "우리가 가장 공들여야 하는 것은 공연을 찾는 관객이고, 발달 장애인분들은 비장애인 관객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공연자 한 명 한 명이 발달장애인의 눈높이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공연 전에 장애 인식 개선 및 공연 기획 취지에 대해 전문 교육을 시행한다.

예우가 펼치는 공연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공연 도중 떠들어도 되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상관없다. 흥에 겨워 객석에서 일어나 무대 위로 올라오더라도 보호자가 제지하지 않아도 된다. 객석이 아닌 곳에 매트를 깔아둔 것도 편안한 공연환경을 위한 노력이다.

또 다른 점은 내용적인 면이다. 기존에 익숙한 곡들로 구성해 알기 쉽게 해설하고, 마술과 율동을 함께 곁들여 공연 속에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공연은 10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한다. 클래식 음악과 전통적인 국악, 현대적인 마술을 한 데 어우러지게 해 발달장애인이 더 재미있게 공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최 대표는 "내년에는 100여 명의 대단위 오케스트라 규모로, 전북 지역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분을 한번에 모아서 '발달장애인 클래식 음악 축제' 수준으로 개최하는 큰 행사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클래식 음악 공연에서 소외돼 있던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분들에 큰 선물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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