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체계 대전환 (상) 준비상황]새해부터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한다는데…행정 "문제 없다"·도민은 "아직"
2014년 1월 1일부터 도로명 주소만 사용해야 한다. 2011년에 도로명 주소 제도가 시행되고 기존 지번 주소와 병행 사용되기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도로명 주소는 말 그대로 도로를 기반으로 한 주소 체계다. 도로를 규모에 따라 대로, 로, 길 등으로 등급을 매겨 이름을 붙인 뒤, 도로 시작점부터 대로, 로는 20m 간격으로, 길은 10m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건물 번호를 매기는 것이 기본 원리다. 이에 두 차례에 걸쳐 도로명 주소 도입을 앞두고 현장의 준비상황, 도로명 주소의 문제점과 보완점 등에 대해 짚어본다.도로명주소는 기존 주소 체계와는 달리 동, 리, 건물명은 기재하지 않되, 필요한 경우 괄호 안에 넣어 표기할 수 있다.예를 들어 전북일보사의 기존 지번 주소는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710-5이다. 하지만 도로명주소로 전환하면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 (금암동)이 된다.안전행정부는 도로명 주소를 이용하면 길 찾기가 훨씬 쉬워져 소방우편 등 행정서비스의 효율이 높아지는 등 이점이 많다며, 우리나라와 일본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안전행정부는 또 2006년에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들어, 도로명 주소를 이용하면 1년에 3조4000억원이 절약된다고 강조한다.그렇다면 내년 시행에 앞서 준비는 제대로 됐을까?안전행정부 관계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주시 완산구청 관계자 또한 준비는 100%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실제로 이미 2011년 7월 29일에 도로명 주소 고지가 완료됐다. 모든 도로에 이름이 부여되고, 건물마다 도로명 주소 알림판이 부착돼 있다.또 2014년부터 도로명 주소 제도가 전면 시행된다고 해서 지번 주소를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도 아니어서,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주우체국 관계자는 내년부터 지번 주소를 쓰면 우편물 배달이 안 되는 거냐고 묻는 고객들이 많다며 배달은 문제없이 될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농어촌지역에서 혼란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군산시 대야면사무소 관계자는 어르신들께는 오히려 지번 주소보다 쉽게 받아들여지는 편이라며 자연촌락의 이름을 따 도로명을 지었고, 집집마다 도로명 주소 알림판을 붙여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다만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국민들이 아무래도 지번 주소에 익숙하다 보니 도로명 주소의 정착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입을 모아 우려했다.안전행정부가 지난 4월 전북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16.9%만이 도로명 주소 체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대답한 것이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아직 국민들은 도로명 주소 체계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