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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파산제 논의 성급하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방만한 경영, 부채 증가, 낮은 재정자립도 때문에 제기돼 온 것이 지자체 파산제 도입이다. 한 달 전 ‘세금 바로쓰기 납세자운동’이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지자체들이 열악한 재정을 호소하면서도 호화청사를 짓거나 타당성 없는 공공사업, 묻지 마 행사를 벌여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며 지자체 파산제 도입을 주장했다. 경기도 성남시의 호화청사는 대표적 방만경영 사례다. 최근 새누리당이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지자체에 대해 예산과 인사 등 자치권을 박탈하는 ‘지자체 파산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이 지자체 파산제를 검토하는 것은 정치권 관심사로 떠오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견제장치 성격으로 알려졌다. 이런 주장, 검토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민선 단체장이 등장한 후 전국적으로 많은 단체장들이 경전철, 민자도로, 철도, 축제 등 전시성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면서 빚을 크게 늘렸다. 급기야 일부 지자체는 인건비 조차 자력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당공천제까지 폐지할 경우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지자체 경영을 견제할 수단이 없고, 지방 재정이 엉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이다. 지자체 파산제는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얼마 전 미국 디트로이트시가 파산한 적이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지자체가 무분별하게 방만 경영을 하다 정상적인 행정 수행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됐을 때 중앙정부가 빚을 청산해 주고 해당 지자체장의 예산·인사권 등을 제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검토는 타당해 보인다. 도내 경우만 해도 기초단체 재정상태가 바닥인 곳이 정읍과 남원, 임실, 장수, 순창, 부안 등 6곳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 그동안 쌓인 단체장과 의원의 무능력과 선심행정이 지자체 재정 악화의 근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기위한 장치는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문제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지방재정 지원을 늘리고, 경쟁력 있는 지역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지난 6월 조세연구원이 개최한 ‘지방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김재훈 서울대교수는 지자체의 파산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방채 기준 재정상태로는 매우 양호하다는 진단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3.12.20 23:02

실질적인 지방자치, 재정 확충이 관건

1991년 첫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올해로 22년이 지났다. 주민 권익신장과 자치사무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지방자치는 아직도 요원하다. 중앙 권한의 분권과 분산, 재정의 자주성이야말로 지방자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다. 이 두가지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중앙정부에 대한 종속은 심화되고 지방의 자율성은 크게 제약 받을 수 밖에 없다. 전북도 본청의 재정자립도는 19.1%, 본청을 포함한 14개 시군 평균 자립도는 25.7%에 불과하다. 전국 244개 자치단체 중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50%를 넘는다. 전체 세입 중 지방세 수입 비중 역시 20% 밖에 안된다. 자치사무 비율도 20% 수준이다. 지금 지방자치단체들은 재정난 때문에 죽을 맛이다. 지방세수는 감소하고 지방교부세는 줄어들고 있다.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액은 크게 늘어나고 복지정책 확대로 인한 지방비 부담액도 두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는 자율성을 펼칠 수 없다. 껍데기 지방자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들은 지금 재정 위기에 처해 있다. 엊그제 시·도지사들이 지방재정을 위기로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촉구한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대통령 직속의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그제 ‘전라북도와 함께 하는 자치현장 토크’ 미팅을 갖고 ‘지방자치발전 비전과 실천과제’를 내놓았다.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상향식 시스템, 각 지방이 자율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정책을 만들고 중앙정부는 지역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다. 옳은 방향이다. 관건은 재정이다. 지방자치가 민주주의 학교라면 지방재정은 학교의 금고다. 금고가 비어있는 학교에서는 교육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지방재정의 확충은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현안이다. 지방자치발전위가 내년 5월까지 자치단체의 자체 재원 비중을 확대하고 재정의 건전성 및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대가 크지만 어느 정도나 관철시킬 수 있을 지가 문제다.문제는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라 계획을 실천하지 않는 데에 있다. 지방재정의 건전성은 명실상부한 자치를 할 수 있는 제일 요건이다. 박근혜 정부 만큼은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특단의 관심을 갖길 촉구한다. 제대로 된 자치를 할려면 통치권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3.12.20 23:02

시인 안도현

안도현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시인이다. 80년대 초반에도 그는 지역 문화운동의 현장을 지키는 시인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어교사였지만 전교조 교사로 교육운동을 하다 학교에서 쫓겨났다. 94년 복직이 되어 다시 교단에 섰지만 3년 만에 이번에는 스스로 교직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대중적 기반을 확고하게 다져놓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연어’를 내놓은 지 1년만이었다. 창작 작업은 더 치열해졌고, 시집과 산문집을 아우르는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그는 한국의 대표 시인이자 인기작가가 되었다. 그는 한동안 연애시류의 시쓰기와 대중들을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산문쓰기에 집중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른바 ‘인기작가’ ‘대중작가’ 되어 그 인기세로 대중적 이미지를 공고히 다지는 동안에도 그는 통일운동과 교육운동을 실천하고 있었다. 북한어린이돕기로 통일운동의 전면에 나섰으며 사회변화에의 갈망을 현실참여로 담아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현실참여는 적극적인 정치활동으로 이어졌다. 정치활동 보폭은 갈수록 넓어져 교육감 후보 선거캠프 중심에서 선거운동을 주도하거나 국회의원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회를 이끌었으며, 지난 19대 총선 때는 한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에도 참여했다. 정치활동이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전개되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그의 행보에 쏠렸다. 정치권으로 나갈 것이라는 혐의(?)를 받은 것도 이즈음이다. 그러나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정치는 하고 싶지만 결코 정치인은 되지 않겠다.” 그렇다면 안도현은 왜 그렇게 치열하게 정치활동을 하는가. “우리는 모두 현실적인 존재들이다. 투표가 개인의 중요한 정치행위이듯 정치인이나 정책을 욕하는 것도 모두 정치행위다. 단순한 일상을 제외한 많은 것들이 정치행위다. 문인이나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의 정치행위가 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걸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의 이어지는 항변이 있다. “개인적 욕망을 앞세워 자리를 차지하거나 권력에 빌붙기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 ‘글쟁이’로 말한다면 자신의 글을 이용한다는 게 나쁜 거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용기가 있고, 할 말을 해야 될 때가 있다면 누구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그가 지금 ‘선거법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거리로 나오지 않고도 글로만 묶여 정치를 할 수 있는 현실이 아직 그에게는 멀리 있는 모양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3.12.20 23:02

북한 왕조, 마지막 장이 시작되는가?

북한이 특별하게 잘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가끔씩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 북한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보여준 장성택의 처형은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국내외 대부분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권력 승계 과정에서 장성택이 중심적 역할을 해 왔으며, 이는 김정일의 뜻이었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장성택 사후 북한사회 균열 확대 전망그럼 김정은은 왜 자신의 멘토 역할을 해왔던 고모부를 제거해야 했는가?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작년 8월에 있었던 장성택의 중국 방문에 대비되는 금년 5월 최룡해의 중국 방문이다. 중국의 장성택에 대한 환대는 국가 정상급에 상당한 수준이었다. 그 이후 장성택이 추진해 왔던 나진 선봉 경제특구와 같은 중국과의 경협 사업은 그런대로 진전을 보여 왔다. 북한의 자원개발 사업에 중국 기업의 참여도 확대돼 왔다. 이에 반해 최룡해는 중국 방문 때 환대 받기는커녕 오히려 핵문제와 관련 중국으로부터 질타에 가까운 불만 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중국이 자신들의 세계 전략 선상에서 테크노크라트 출신 장성택을 더 선호했을 것으로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다음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 당국이 발표한 장성택의 죄목 리스트다. 작게는 마약, 여자 등 개인의 품행에서부터 크게는 쿠데타 음모까지 나열돼 있다. 특기할만한 것은 외국과의 경제 관계 추진에 있어 실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은 다름 아닌 중국이다. 장성택의 몰락에 중국 변수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군부가 핵무기 포기와 대외개방을 종용하는 중국의 후광을 업고 중국 입장을 지지했을 장성택을 곱게 보았을 리 없다. 그의 처형이 단시일 내 이루어진 것도 혹 있을지 모를 중국의 개입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였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이 최룡해 일파의 압박에 마지못해 장성택의 처형에 동의했는지 아니면 장성택과 김정남 그리고 중국이라는 삼각 커넥션의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껴 주도적으로 고모부를 제거했는지는 훗날 역사가 밝혀줄 일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제 김정은이 보고 듣는 것은 전적으로 군부에 의존하게 될 것이니, 김정은이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던 그 누구에 의해 조정되던 북한 내부의 불안전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북한사회 균열도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북한당국이 장성택의 죄목을 길게 나열한 것은 김정은을 고모부마저 처형한 패륜아로 만들지 않기 위한 고려이겠으나, 역설적으로 이는 오늘날 부패한 북한 고위층들이 저지르는 반사회적 범죄들을 낱낱이 밝힌 결과가 됐다. 허기와 빈곤에 지친 주민들은 이런 범죄들이 장성택 한사람만에 의해 저질러졌을 것으로 보지 않을 것이고, 그가 사라지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을 리도 없다.앞으로 북한은 그들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더욱 고립되어 갈 것이다. 그 어떤 외국기업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당국과 경협을 논의하고자 할 것이며, 미국 관광객 체포 여파로 관광산업도 위축될 것이다. 또 북한 내에서도 장성택에게 씌워진 죄명으로 보아 장차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외국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할 용기를 낼 관리가 어디 있겠는가? 이제 김정은 체제의 개혁 개방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북한은 소위 사상적 순수성이 강조되고 강경론만이 살아남는 집단사고(Group Thinking)가 지배하는 사회로 될 수밖에 없다. 역사에서 집단사고가 지배하는 국가가 멸망에 이른 예는 얼마나 많은가.통일, 현실적인 국가과제로 인식해야북한의 붕괴 가능성은 우리에게 중차대한 과제를 준다. 대외 도발을 통해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한 강경론자들의 모험주의에 대비해야 하고, 미국 중국을 위시한 주변 우방국들에 대한 능동적인 외교의 중요성도 두 말할 필요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통일을 이론이 아닌 현실적인 국가 과제로 인식하고 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 통일을 이룬 헬무트 콜(Helmut Kohl)수상은 “우리는 통일의 문이 조금 열렸을 때 재빨리 그 안으로 뛰어들어 통일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에게 그럴 용기가 있는가?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번은 자문해야 할 물음이다. 북한의 붕괴가 자동적으로 통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12.20 23:02

역사와 문화 어우러진 '삼례문화예술촌'

연일 이어진 송년회의 웃음도 잦아들면서, 구멍난 세밑 가슴 속을 깊숙이 파고드는 찬바람.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음앓이를 치유할 수 있는 명약으로 문화예술 만한 것도 없다. 더욱이 일손에서 잠시 해방된 주말이라면, 밀려오는 문화에 대한 허기와 갈증을 달랠 수 있는 추천목록에서 완주군 삼례읍에 자리한 삼례문화예술촌을 빼놓을 수 없다.삼례문화예술촌에 들어서면 갤러리박물관공방 등 문화예술 분야의 다채로운 욕구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 또 창 넓은 탁자에 앉아 조그만 연못과 눈을 맞추며 찻잔을 기울일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문화카페도 마련되어 있다.이곳은 우리네 아픈 역사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화예술을 꽃피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먹먹한 감동을 안겨준다.만경강 하류에 위치한 삼례는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도 온화해 예로부터 만경평야가 펼쳐졌고, 이같은 자연적 혜택은 군산익산김제와 더불어 일제시대 수탈의 현장이란 시련으로 변해 버렸다. 일제시대 식량수탈을 위해 완주지역에 들어선 일본인 대지주 농장은 조촌면(당시) 반월리 전북농장, 삼례면(당시) 삼례리 조선농장 등이다.일본인 대지주 시라세이가 1926년 설립한 식민농업회사인 이엽사 농장은 삼례역 부근 삼례면(당시) 후정리에 자리 잡았고, 삼례지역 농민들의 피땀을 착취하기 시작했다.현재 삼례문화예술촌으로 사용되는 건축물은 이엽사 농장이 착취한 양곡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로 활용되었다. 이 건물의 건축물대장을 추적하면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건축용도가 양곡창고라는 점에서 이견의 소지는 거의 없다.서해가 만조를 이루면 바닷물은 이 양곡창고와 맞닿은 만경강 삼례 비비정마을까지 밀려들었고, 일본인들은 이때에 맞춰 양곡창고를 활짝 열고 마차와 지게를 이용해 강가에 닿은 배에 양곡을 실었다. 당시 삼례지역 주민들은 밤마다 한 말 한 섬 한 말 한 섬 쌀가마니를 세는 소리를 들으며 굶주린 배를 움켜쥐었다고 전해진다.한국 근대사의 눈물과 함께 세워져 100년 가까운 풍파를 버텨온 일제시대 양곡창고가 한국인의 마음과 영혼을 담은 문화예술촌으로 곱게 새단장을 하고 무심하게 내방객을 맞고 있다. 완주군은 이곳을 문화예술촌으로 꾸미면서 기존 건축물의 원형을 고스란히 보존하는데 힘썼다. 이근형 문화관광과장은 삼례농협으로부터 양곡창고를 인수한 이후 문화예술촌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원형 보존이 최대의 컨셉이었다며 타지역 리모델링 사업과는 달리 삼례문화예술촌 건축물은 현재 상태의 90% 이상이 일제시대 당시 것이다고 설명했다.● 완주책박물관 박대헌 관장 "근대 도서 디자인 변천 과정 한눈에"새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헌것들. 헌책의 수준을 넘어 고서의 반열에 오른 도서의 깊은 맛과 의미를 알아 내려면 전문지식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완주책박물관 박대헌 관장으로부터 책박물관을 음미하는 접근방법을 들어본다. 박 관장은 서양인이 본 조선 우리 책의 장정과 장정가들 고서 이야기 등 책을 저술한 고서 전문가이다. 이번달엔 한국 북디자인 100년이란 저서로 한국출판진흥재단으로부터 한국출판학술상을 수상했다.박 관장은 기획전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대해 이 전시는 우리나라 근대 도서 디자인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려 노력한 기획물이라며 도서를 디자인한 김환기구본웅정현웅김용준이인성천경자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함께 전시한 조선시대 능화판으로 표지를 찍은 고서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상설전시는 옛날은 우습구나와 철수와 영이로 구성된다. 박 관장은 중학 1년 시절인 1952년부터 1992년까지 4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만화일기를 찬찬히 따라가면 한국 현대사를 살았던 한 평범한 남자의 꿈과 현실, 희망과 좌절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철수와 영이에선 1950년대와 1960년대 꽁보리밥책보자기몽당연필 등 이미지와 함께 형이나 언니한테 물려받았던 옛 교과서들을 볼 수 있다며 우리들에게 익숙하고, 최고의 베스트 셀러였던 철수와 영이의 그림을 김태형 화가가 그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주말
  • 김경모
  • 2013.12.20 23:02

'젊은 연극제' 무대 오른 '슬픈 삐에로' 팀

어느 한가로운 금요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과 동문예술거리 사이에 위치한 한 소극장에서 분주한 젊은이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바로 옛 우듬지 소극장인 아트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씩씩하게 첫 판 젊은 연극제의 참가자들이었다, 다음 날 있을 첫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이었다.△연극, 날 것 그대로 판을 벌리다씩씩하게 첫 판 젊은 연극제는 지난달 23일에서 지난 8일까지 15세~30세를 대상으로 시나리오를 공모해 최종 선정된 팀이 공연에 올랐다. 재인촌 우듬지의 김영오 대표는 기성극단이 아니면 연극 참여가 어려운 현실에서 서툰 사람들을 위한 판이 없다면서 서투르지만 부끄러움 없이 마음껏 무대 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연극제는 그의 바람이 담긴 날 것들을 위한 판으로 기획됐다.그 첫 발걸음에서 최종 선정된 팀은 모두 3팀, 이들은 지난 11월23일부터 12월 6일까지 3주 동안 주말마다 공연을 선보였다. 첫째 주에는 전주대 졸업생이 모인 넋두리백가지반전(넋백반)팀의 버스 정류장, 둘째 주에는 전북과학대 재학생 슬픈 삐에로팀의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셋째 주에는 정읍 고교생들이 뭉친 어우러진팀의 비 그리고 무지개 뜨다가 무대에 펼쳐졌다.△스무살 삐에로의 이야기열정적인 세 팀 가운데 전북과학대 방송연예비디오과의 재학생들이 모인 슬픈 삐에로팀은 10명 남짓이었다. 처음에는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셨어요.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시작하게 됐어요. 연극은 처음이에요. 사실 저희는 같은 과지만 전공은 다 달라요. 춤, 노래에도 다 연기가 포함되니까. 도전해보기로 했어요.이번 연극제에는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거나 전문적 극단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지원했다. 그 속에서 용케 선정돼 정말 날 것의 모습으로 자신 있게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연기가 처음인 친구들은 민폐를 끼칠까 걱정스러움에 시나리오를 보고 겁이 나기도 했다. 과 특성으로 무대에 서는 것에는 두려움이 적었지만 연기력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목표를 정해놓고 연습을 하다보니 욕심도 생겼다. 두 달 넘게 매일 같이 모여 연습에 매진했다.윤성열 씨는 비교적 무대에 서 본 경험이 많아 긴장도 덜 하는 편이고, 연기력 말고는 걱정되는 것이 많이 없었는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 다들 목소리가 너무 작았다면서도 덕분에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과 친구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쳐 연습하다 보니 지금은 누구보다 돈독해졌다. 반면 연습하는 과정 중에 부딪치는 일도 많았다.김진영 씨는 서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끼리 조언도 하고 충고도 하는데 이게 자꾸 길어지고 많아지다 보니까 다들 예민해지고, 큰소리도 치게 됐다면서도 또 연습을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풀렸다고 들려주었다.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조금 다투기는 했지만 그만큼 더 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더욱 단단해진 모습이 지켜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그들의 모습은 설렘 그 자체였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한옥마을 아트홀을 공연장을 다시 찾았다. 소극장은 보조의자 몇 개를 더 가져다 놓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였다. 깜깜한 어둠과 함께 괜히 설렘에 기다렸던 공연이 드디어 시작됐다. 지켜보는 내내 사실 깜짝 놀랐다. 연극이 처음이라는 말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여유있게 극을 끌어가는 스무 살의 젊은이들 때문이다.웃음과 눈물이 함께 했던 한 시간 가량의 연극이 끝나고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관객들과의 긴 기념촬영이 끝난 후에 다시 슬픈 삐에로팀을 만났다. 두 달 넘게 준비해온 공연을 마친 이들의 기분은 어떨까?처음 했는데 큰 실수 없이 잘 마친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얼떨떨하기도 하고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나네요. 홀가분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제 실력도 잘 알게 됐고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기쁨과 벅찬 표정으로 가득한 이들이었다. 힘들고 지치고 다치기도 했지만 관중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팀 이름처럼 준비과정은 힘들었을지라도 웃음을 선사한 것은 확실했다. 스무 살의 아름다운 도전이 모두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한다은씨는 예수대 간호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2013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 주말
  • 기고
  • 2013.12.20 23:02

[삼례 예술촌을 가다] 흥미진진 '문화공간'…옛 창고의 무한변신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후정리 247-1번지) 일원에 조성된 삼례문화예술촌은 모두 7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1개 동은 인포메이션 센터이고, 나머지 6개 동은 각각 독립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운영된다. 6개 동을 하나씩 찾아가 본다.① 비주얼 미디어(VM)아트 미술관이곳은 비주얼 미디어(visual media)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각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미디어 매체와 예술을 융합한 창작품들이 내방객의 시선을 끈다.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은은한 불빛과 함께 창의적 형상이 다가선다. 가까이 다가서니, 음료수빨대아이스크림 수저 등을 가지런히 배열하고 여기에 불빛과 버무려 놓았다.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폐품을 소재로 한 이른바 정크 아트(junk art)이다.벽면에 시선을 던지면 양곡창고 내벽 형태에 따라 새롭게 제작한 맞춤형 애니메이션 영상 속에서 벌레들이 꿈틀거린다.이 미술관을 운영하는 이기전 관장(사단법인 목우회 이사장)은 이곳은 자연과 과학의 빛이 서로 어우러져 창의적 예술이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을 보여준다며 아동부터 일반인까지 단계별로 미술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② 책 공방 북아트센터유럽식 북아트 공방의 방식을 도입한 이곳에선 책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먼저 이곳에 들어서면 컴퓨터가 일반화 되면서 모두 사라진 활판인쇄기와 납활자가 잠시 잊혀졌던 인쇄문화를 되새겨 준다. 근대화 물결과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온 활판인쇄의 작은 박물관 기능을 겸한 이 공방에선 인쇄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소정의 체험비를 부담하면 자신만의 팝업북워크북스크랩북앨범북은 물론 전통방식으로 옛 책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나눌 수도 있다.출판잡지 분야를 전공한 김진섭 운영자는 책을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의 대상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운영방침을 전했다.③ 디자인 뮤지엄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KAID) 후원으로 꾸며진 이 뮤지엄은 디자인 발전과 교육, 문화 활성화를 통해 디자인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되었다.이곳에 전시된 작품은 핀업(PIN UP) 디자인 기업부문 수상작들. 독특한 형태의 TV자전거노트북컴퓨터청소기카메라를 비롯 일상적인 디자인을 벗어난 숟가락포크까지 현대의 첨단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다.현대사회는 뛰어난 기능과 함께 디자인이 제품의 선호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미래세대 디자인 세계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④ 김상림 목공소우리나라 전통 목수들의 장인철학이 스민 목공예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공간이다. 전통 목공예를 체험하고 싶으면 목공소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마치면 된다. 체험 프로그램은 15명 내외 단위로 하루 코스로 진행된다.목공예 상설전시장에 들어서면 책갑책장사방탁자 등 예사롭지 않은 전통방식의 작품들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목공소 운영자인 김상림씨는 수입목은 절대 사용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나무만을 작품에 활용한다는 대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또 작품을 짜맞출 때 못을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주먹장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씨는 재능기부 차원서 목수학교 과정을 개설하고 무료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⑤ 완주 책 박물관평생 동안 고서와 관련된 일에 몰두한 박대헌씨가 강원도 영월에서 운영하던 책박물관을 삼례문화예술촌 조성과 함께 완주로 이전했다.책박물관은 지난 10월부터 내년 4월 6일까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한국 북디자인 100년 기획전시를 열고 있다. 이 전시회엔 서양 활판인쇄술이 도입된 1883년 박문국 이후 1983년까지 100년 동안 책 디자인의 변천 과정을 보여준다. 기획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비롯, 정비석의 자유부인 한수산의 부초 등 한국문단에서 큰 획을 그었던 숱한 도서의 원본을 확인할 수 있다.또 상설전시관에 들어서면,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사용했던 교과서들이 모여있다. 중년의 관람객들은 당시 문교부 편수국 위촉화가였던 김태형 화가의 철수와 영이 그림을 보면서 기억 속에서 가물거리던 학창시절로 풍덩 빠질 수 있다.⑥ 문화카페카페와 문화 전시공연을 이어주는 공간이다. 지역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각종 전시회를 갖고, 내방객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내년엔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커피 로스팅과 추출과정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커피 관련 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 주말
  • 김경모
  • 2013.12.20 23:02

[2013 전북문화계 결산 ④ 음악] 호남오페라단 중앙 진출…연주 활동 활발

전북음악은 다방면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었다. 지역의 오페라예술단이 중앙 무대에서 평가를 받았고, 기업 등의 후원으로 보육원생들을 단원으로 한 바람꽃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엘 시스테마의 모델을 제시한 해였다. 또 전북 브랜드 공연이 방향을 잡았으며, 전주 이외 시군에서 음악 활동이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전반적인 양적질적 발전과 성장 속에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운영하던 청소년교향악단이 해체됐고,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전북에 전무해 국악의 본고장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자성이 나왔다.△공간과 계층 넓혀지역민들과의 접점이 넓혀진 해였다. 음악 애호가들 뿐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기획 공연들이 줄을 이었다. 관립예술단이 그 선봉에 섰다. 전주시립합창단을 중심으로 시립교향악단시립극단우석대 취타대가 유쾌한 창작음악극 합동공연을 통해 시민 속으로 들어갔으며, 군산시향합창단 역시 야외 열린음악회로 시민들과 함께 했다. 익산시립 합창무용풍물단도 매주 금요일 모현동 배산체육공원 내 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을 위한 공연으로 가을밤을 수놓았다.국립민속국악원과 전북도립국악원은 농산촌 주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국악무대로 국악의 대중화를 꾀했다. 국립합창단이 완주에서 공연하고,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가 고창 공연을 갖는 등 국내외 연주단의 지역 공연도 신선했다.단순한 문화수용자에서 나아가 주민들이 직접 무대로 나서 주목을 받았다. 생활예술동호인들이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우리가락 우리마당을 펼쳤고, 완주군 주민 60명이 뮤지컬 도전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상설무대 정착운영 미숙과 작품 완성도 측면에서 비판도 나오지만, 문화예술의 대중화와 관광자원화에 상설공연이 큰 몫을 했다. 대표적인 게 전주한옥마을 소리여행. 전주문화재단의 마당창극천하맹인 눈을 뜬다가 10월초까지 이어지며 한옥마을에 콘텐츠를 보탰다. 새만금 상설공연은판타스틱에 이어 하반기아리울쿡(Ariul Cook)을 선보였다. 한식을 소재로 국악과 전통 무용을 비롯해 힙합, 비보이 댄스를 융합한 형식의 이 공연은 그리 호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다듬어지면서 내년을 기약했다.5월부터 9월까지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진행된2013 우리가락 우리마당에는 명창, 명무 등 명인의 무대와 국악 관현악창극타악사물놀이 등으로 도민들을 즐겁게 했다.상설 공연은 전주 이외 시군으로 확대됐다. 고창에서 한옥자원을 활용한 야간상설공연으로 조선 최초의 여자 소리꾼인 고창 출신 진채선 명창의 이야기를 퓨전 코믹 판소리극으로 만든 광대열전이 펼쳐졌고, 익산시 함라면 한옥마을 삼부잣집에서는 함라 삼부잣집 잔치날이 상설 공연으로 진행됐다.△음악 축제 희비 엇갈려전북의 대표적 문화예술축제인 세계소리문화축제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10월2일부터 5일간 진행된 소리축제는 28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전년도 관람객 약 22만 명보다 27%p 늘어 관객 동원에 합격점을 받았다. 또 48개 프로그램으로 270여차례 공연이 이뤄져, 전년 42개 프로그램의 251개 공연보다 다양성을 강화했고 축제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개막작 아리랑을 놓고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기획의도나 세계 각국의 여성 보커들을 초대한 의욕에도 고유의 한과 신명을 느끼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소리축제에 앞서 6월 열린 제3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또랑광대경연밤샘콘서트커피숍에서 감미로운 국악 선율을 즐길 수 있는 마디콘서트점심 등의 신설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를 시도한 점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기획초청 공연을 기획했음에도 핵심 프로그램인 경연대회를 축제화하는 방향의 고민은 3년 째 답보 상태였다.△호남오페라단 우뚝(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의 창작오페라 루갈다가 2013 국립오페라단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 제작지원 공모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면서 지역 오페라의 중앙 무대 진출의 쾌거를 이루었다. 문화관광부가 지원하고 국립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이번 공모 사업에 선정된 호남오페라단은 서울공연 2회의 제작비 2억5000만원과 공연장을 제공받았다. 루갈다의 초연은 지난 10월 18~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렸다. 또 지난해부터 2014년까지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에 유일하게 국내작품 창작오페라로 선정돼 내년 5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오페라의 종주국인 이태리 로마 공연도 문화체육관광부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호남오페라단은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우수 프로그램에 소외계층 문화순회사업과 호남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흥부와 놀부, 오페라 인 시네마(찾아가는 음악회)가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뮤직씨어터 슈바빙(대표 이은희)이 베르디(1813~1901)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오페라춘희로 열악한 지역 오페라 밭을 일궜다. 춘희무대에는 특히 전북 연고를 지닌 배우들을 중심으로 출연진을 꾸렸고, 김제정읍남원익산 순회 공연을 통해 오페라 수용층을 넓혔다.△브랜드 공연 가시화전북도가 도내 대표 공연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뮤지컬 춘향이 베일을 벗었다. 여러 논란과 곡절 끝에 준비된 전북브랜드공연 국악뮤지컬춘향이 20일부터 28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8시 전주시 경원동 전북예술회관에서 시연을 갖는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5억 원과 도비 2억 원 등 모두 7억 원으로 제작된 춘향은 사랑을 주제로 판소리, 국악, 전통무용 등이 어우러지는 국악뮤지컬. 상설공연추진단은 지난 7월부터 제작에 돌입해 9월 오디션을 통해 모두 32명의 연기자와 연주자를 선발했다. 전문 뮤지컬 배우와 무용수 외에 연주팀과 타악팀은 도내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을 선정했다. 시연을 통해 보완을 거쳐 내년 5월부터 유료 상설공연으로 진행할 춘향이 전북 대표브랜드공연이라는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 없는 전북 국악문화재청이 연초 전남 출신의 신영희 명창과 고수 김청만씨를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로 지정 예고하면서 전남은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가 8명이 된 반면 전북은 단 1명도 보유하지 못한 현실에 자성이 잇따랐다. 전국에서 처음 도립국악원을 만들고, 세계소리축제를 진행하며, 국내 가장 권위있는 명창 등용문인 전주대사습보존회가 있는, 판소리의 고장이라고 자부하던 전북이기 때문이다.이 같은 실정에 전북 국악계의 자성도 필요하지만, 문화재청의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보유자 지정 여부는 전북이 국악의 고장이라는 주도권을 가질 상징적 의미라면서 올해가 판소리가 유네스코의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된 지 10주년을 맞는 해인만큼 무형문화유산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가칭)이 제대로 제정될 수 있도록 전북 판소리계가 관련 논의를 선점할 때라고 조언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3.12.20 23:02

이병초 시인 - 김영춘 시집〈나비의 사상〉

김영춘 시인은<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나비의 사상>(사십편시선, 2013. 9. 23)을 상재했다. 도종환은 첫시집 발문에서 그의 시는 아무래도 우리 모두의 마음을 되비쳐보게 하는 거울 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시집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시가 최초로 시작되는 지점이 인간사든 자연사든 시인의 시선에 포획되어 형상화된 시적 발화는 동시대인들의 동의가 필요치 않은 당위성을 지녔고 그 귀결점은 단연코 거울을 내장한 배려이기 때문이다.김영춘의 시 속에서 돋을새김이 되는 배려는, 현실자본주의의 야만성이 쉽게 깨지지 않을 것임을 전제한, 개성의 표출에 주력하다 못해 불화와 불통의 방식으로 괴기스럽기까지 한 이미지를 도색해내는 시들의 발화와 자리를 달리 한다. 김영춘의 시도 긍정과 부정, 희망과 절망, 부조리와 순정이 뒤섞인 지점에 뿌리가 닿아 있지만 차가운 교환가치의 현실을 거절하는 지점에서 소통의 자리를 확보한다. 거기엔 전체주의적 또는 관념적 불손함이 없다. 동시대를 앓는 타자에 대한 관심과, 물질에서 못 벗어난 우리를 호출해내는 성찰이 있을지언정 텅 빈 기표에 불과한 휘발성 발언이 없다.갈 데까지 가버린/ 절정의 경계에 서지 않고 누구는 시를 쓰고/ 누구는 또 시를 읽느냐는 시도 안 쓰는 친구의 말을 듣다가그렇지 않느냐는/ 술 취한 다그침을 듣다가화들짝/ 나는 한 번도 오르지 못한절정에 올라/ 기쁨에 몸을 떤다모든 기쁨의 순간보다/ 모든 깨우침의 순간보다 먼저갈 데까지 가버린 숨막힘이늘 두려운 얼굴로/ 내 옆에 서 있었던 것이다-절정전문사회역사적 절망, 실존적 절망에 뿌리를 댄 자기한계의 막바지에서 신음소리처럼 새어나오는 환희의 순간을 시인은 절정으로 읽는다. 갈 데까지 가보지 못하고 늘 두려운 얼굴로/내 옆에 서 있었던 숨막힘, 삶의 모순을 정면에서 고민하지 못하고 비껴가기만 했던 부끄러움이 기쁨의 순간보다 깨침의 순간보다 먼저 숨막힘으로 온다. 이 숨막힘의 순간을 시인은 절정으로 맞이했을 것이다. 갈 데까지 가버린/ 절정의 경계 그것은 자기한계의 막바지이자 목숨의 경계를 환기한다. 마음과 몸이 따로따로일 수밖에 없는 슬픈 길항을 삶의 정면에 놔보지 않는 한 자기한계의 막바지나 목숨의 경계를 만날 수는 없다. 시를 쓰고 읽는다는 자가 그 길항의 통점에 이르지 못했거나, 현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거나, 시의 자율성을 포기하고 기득권 세력이 구획화한 질서에 복무하는 시는, 엄밀히 시의 형식을 가장한 행갈이에 불과하다는 뜻을 이 구절은 강하게 물고 있다. 열 살 무렵 십리 길 심부름에서/ 얻어 감춘 숭어 한 마리 있다바닷물이 거품을 물고 수문을 빠져나가는저수지의 한 중심/ 염전 일꾼들의 좁혀오는 그물망을 뚫고허리를 휘어 허공으로 몸 날리던/ 숭어 한 마리아스라한 수직의 높이에서/ 순간의 호흡으로 빛나다가그물망 너머 물결 속으로 사라져갔다물결 속으로 사라지는 숭어를 보며/ 나는 다리를 후들거렸다여시구렁 어두운 산길이 무서워/ 후들거리던 때와는 달랐다무섬증과는 전혀 다른 후들거림을/ 온 몸에 품게 한 숭어 한 마리내 가슴엔 아직도/ 뙤악볕 아래 물결 속으로 사라지던그 후들거림이 산다-숭어 한 마리 전문 시인의 열 살 때 기억을 떠올린 이 시엔 후들거림을 뜻하는 단어가 4번이나 나온다. 여시구렁 어두운 산길이 무서워/ 후들거리던 때와는 달랐다는 이 후들거림은 어른이 된 시인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런데 이 계기는 숭어를 내장시킨 기억을 무작정 떠올리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포에 인접된 무섬증이 아닌, 자기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용솟음치는 순간에 열 살 때 보았던 숭어가 떠올랐을 터이다. 염전 일꾼들의 좁혀오는 그물망을 뚫고/ 허리를 휘어 허공으로 몸 날리던 숭어, 그물망 너머 물결 속으로 사라지던 숭어는 자기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현재적 삶의 극점에서 시인 자신과 동일시된 상관물이다. 후들거림에 해당하는 단어를 4번이나 쓴 이유는 이것이다.삶의 어떤 계기가 자기한계를 뛰어넘고 싶은 후들거림으로 시인에게 다가왔는지는 시엔 그 언표조차 없다. 그러나 이 숭어는 물결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독자의 가슴 속에서 퍼덕이게 하고, 문명네트워크란 저인망 그물에 걸려 삶이 옥죄어지는 형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시의 품이 현실의 품보다 넓다는 것을 환기하는 셈이다. 기억 속에서 현재와 미래가 투영되고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어떤 계기가 기억을 현재의 시각에서 새롭게 직조하게 하고, 현재와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세계를 마련하도록 독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후들거림으로 그치지 않고 현재 삶을 되짚어보게 하는 시의 울림이다. 동시대인에 대한 김영춘 시의 관심과 베풂과 소통과 배려가 드러나는 대목인 것이다. 새 시집에 수록된 편편엔 시를 위한 언어수사가 없고 시어 선택의 준엄함과 형식의 깔끔함은 시가 도태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우려를 말끔하게 가시게 한다. 시대의 질곡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다.「산을 오르다」「너무나 인간적인」「옛집에 눕다」「마을에서 살고 싶었다」등의 시가 그것이다. 펑펑펑 내린 눈으로 길이 막힌 동네에서 밥 한 술 떠 넣는 사이, 타자화 된 줄 알았던 동네사람들이 길을 내어 어린것들을 길바닥에 내닫게 하는 것을 보고, 터무니없는 순간에 다시 사람을 믿는다(「길」)는 곡진함과 진정성이 한데 묻어나는 자리에 그의 시가 다시 빛나기를 희망한다. 한때 문단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래파가 텅 빈 기표였을지언정 그 안팎의 지금 시들이 1930년대의 이상李箱과 그 이후 황지우 박남철 김영승을 못 벗어났을지언정 부박한 현실 논리에 훼손당하고 싶지 않은 언어의 영토도 새삼 짚어보면서, 그의 시는 자신과 불화하는 세계에 행동할 것이다. ※이병초 시인은 1998년 계간 〈시안〉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현재 웅지세무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 주말
  • 기고
  • 2013.12.20 23:02

무주 사는 이봉명 시인, 시화집 〈포내리 겨울〉

시는 시인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다. 시를 통해 시인의 삶을 읽을 수 있다. 시인이 관심을 두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시인의 고향 모습은 어떤지, 시인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금세 간파할 수 있다.무주에서 태어나 현재도 무주에 살고 있는 이봉명 시인(57)에게 자연과 고향은 그 자체가 시다. 그가 최근 낸 시화집 〈포내리 겨울〉에 그 고향과 자연을 담았다(도서출판 두엄). 시집 제목이 말해주듯 시인의 고향인 적상면 포내리와 겨울 이야기가 주요 소재로 다루어졌다. ‘새벽 어둠을 끌고 나가 / 쇠비름, 개비름, 망초대를 뽑고 나면 / 사이사이 비집고 자라는 / 들개순이 이쁘다 / 칠순 어머니 손 끝에 묻어나는 / 저 반짝이는 생명들 / 참깨, 들깨, 고구마, 강냉이 할 것 없이 / 이슬 먹고 자라는 텃밭에서 / 이땅에 나만 홀로 두고 떠난 /어머니, 아버지 땀방울 먹고 자라는 저 생명들 /모두 푸르다’고 시인은 ‘텃밭에서’를 노래했다.고향 ‘포내리’에서 과거를 추억하고, 어머니·아버지를 기억했다. ‘겨울 숲속에서’‘겨울밤’‘입동’‘첫눈’‘눈이 내리면’‘겨울이미지’‘겨울나무’ ‘겨울비’ ‘겨울 비’‘겨울 강가에서’‘겨울새’등의 시를 통해 아프고 시린 마음을 드러낸다.개불알꽃, 꿀벌, 지는 꽃, 입춘, 풀꽃을 소재로 한 시는 사진을 위한 시가 됐다. 시인이 이 시집을 낸 배경이기도 하다.이 시인은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가 있으나, 듬성듬성 사진으로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나를 슬그머니 누르곤 한다”고 했다. 시와 사진을 만나게 해보려는 시도가 어려운 일이었으며,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다. 사진은 고향 후배이기도 한 사진작가 박도순씨의 도움을 받았다. 무주의 삶과 풍경이 사진으로 더욱 생생해졌다.1991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했으며, 무주작가회의·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문집〈아직도 사랑은 가장 눈부신 것〉, 시집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 속의 깨벌레〉 〈지상의 빈 의자〉 등을 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2.20 23:02

기업하기 좋은 환경 (하) 진정·투서 난무 언제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진정과 투서, 그리고 고소고발로 인해 지역사회가 불신과 갈등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지역 경제를 좀 먹는 병폐로 작용하고 있는 이 같은 속칭 묻지마식 투서들은 대표적으로는 건설 부문을 포함해 정치, 행정, 교육 등 전반에 걸쳐 행해지고 있다. 문제점 개선을 위한 내부 고발 문화는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각종 이해관계에 따른 감정적 진정과 고소고발은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양산해 사회를 좀먹는 병폐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내에서는 성숙한 경쟁에 따른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경쟁 문화가 지역 전반에 걸쳐 뿌리내려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1. 도내 한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은 공사를 수주한 원청과 하청, 그리고 재하도급 업체들이 이권을 둘러싸고 얼키고 설킨 각종 민형사 소송을 벌이는 등 복마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함바집 운영과 관련해 업체 대표가 거액을 챙겼다거나, 자신이 아는 업체를 하청업체로 지정해 비자금을 조성한다든지, 담당 공무원 등과 친분이 강해 단속도 빠져나간다는 등의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다.하지만 문제는 실체가 없는 이 같은 루머로 인해 공기가 지연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분양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통상 아파트 건축은 준공부터 완공까지 2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소고발에 따른 소송은 장기전으로 변질되고 길게는 7~8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이 기간 동안 발생한 수십억 원의 공사 이자비용 및 자재 상승비용 등은 고스란히 분양가에 산정돼 아파트 분양가 상승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2. 도내 전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건설과 관련, 일부 조합들에서 이권을 둘러싼 파벌싸움이 빚어지고 있다.속칭 조합 임원진과 업무대행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비상대책위원회 형식의 반대세력이 생겨 조합장이 시공사로부터 거액을 챙기고 뒤를 봐준다는 등의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일부 조합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이뤄져 사법처리가 이뤄진 경우도 있지만 또 다른 조합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경우도 있다.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조합은 상처뿐인 영광을 안게 된다. 이처럼 수사 및 각종 루머로 인해 지연된 건설 현장은 밑 빠진 독으로 전락, 각종 추가비용에 따른 조합원 피해 가중 요인으로 꼽힌다.각종 이해관계에 따른 무분별한 고소고발은 우리 사회의 불신과 갈등을 부추겨 오히려 더 큰 분열을 양산하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추산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해 지역사회 내 공공의 적으로 꼽히고 있다.실제 도내 재개발 사업구역 가운데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인 전주 서신동 바구멀재개발사업은 조합 총회를 통한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었지만 조합 임원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설립된 비상대책위원회와 조합 간 힘겨루기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결국 총회에서 관리처분인가가 무산됐고 이에 따라 사업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에 처해 조합원들의 근심이 높아지고 있다.더욱이 이에 따른 사업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지연기간 동안 불어나게 될 이자비용의 조합원 부담 문제와 함께 관리처분인가 총회를 다시 열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특히 비대위는 조합장 등 조합 임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법원에 이들에 대한 해임결의안도 제기한 상태로 각종 송사에 따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이외에도 전주종합경기장 자리에 추진돼온 롯데쇼핑 입점과 관련해서도 전주시는 재벌 배만 불리는 개발이라는 각종 진정과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물론 대형마트 입점을 제한해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과 상생하는 방안이 도출돼야 하지만 자칫 무조건적인 반대로 인한 발목잡기로 비춰질 수 있는 우려도 있다.무분별한 진정, 투서의 나쁜 예로 꼽히는 사안들은 흠집 내기 고소고발, 저작권과 관련해 부모로 부터 합의금을 받기위한 법무법인의 청소년 고소, 채권 추심을 위한 카드사의 고소 등을 예로 들 수 있다.특히 채무관계나 재산분쟁 등 민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에 흠집 내기 식으로 형사 고소부터 하고 보는 경우가 관습화 되고 있다.이는 지역 발전에 필요한 행정력 낭비 등의 동력까지 바닥내는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영옥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장 "무고 업체에 패널티 규정 도입 서둘러야"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신영옥 회장은 지역 내 1군 건설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에 대해 경쟁사들의 과도한 흠집 내기를 이유로 들고 있다.타지역 업체들이 똘똘 뭉쳐 1군 업체를 키워내고 있는 것과 달리 전북은 회사가 좀 커지면 흠집을 내서 끌어내리려는 풍토가 작용하고 있어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신 회장은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역에 대형건설회사가 많아야 함에도 전북은 현재 1군 업체가 하나도 없다며 1군 업체가 많아야 대형공사를 수주하고 이에 따라 지역 업체들이 공동도급이나 하도급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져 지역 건설경기가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신 회장은 이어 인근 자치단체인 광주전남의 경우 지역 업체들이 힘을 모아 1군업체를 키워내고 있는 점과 비교할 때 전북은 반성할 부분이 많다며 시장규모가 작다는 이유도 있지만, 회사가 좀 커지면 흠집을 내고 끌어내리려는 분위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각종 공사 수주와 관련, 경쟁업체들의 무조건적인 흠집 내기도 지역 경제를 좀먹는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각종 정보에 민감한 금융권에서 괴소문이 나도는 업체들에 대한 신규대출을 지양하고 자금회수를 위한 압박을 넣으면서 멀쩡한 기업이 하루 아침에 무너진다는 것이다.신 회장은 우리 건설 정서를 보면 누가 하나 공사를 따내면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이 작용해 공사를 낙찰 받은 것처럼 소문을 낸다며 이 같은 감정싸움은 상대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지고 크게는 법정다툼까지 빚어져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고 밝혔다.그는 또 선의의 경쟁을 통한 승복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건설업계 자체적으로라도 무고업체들에 대한 페널티를 줄 수 있는 규정 신설이 필요하다며 보다 성숙한 건설 문화가 정착될 때 지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동반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끝〉

  • 경제일반
  • 이강모
  • 2013.12.20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