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03 11:30 (화)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전체기사

정권실세 없는 설움(?)…“중앙부처 전북무시 도 지나치다”

정권 실세가 없는 까닭일까. 윤석열 정부 들어 중앙부처와 국가 공공기관의 '전북 무시' 행태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최근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대광법)'이 기획재정부에 발목을 잡히면서 처음 표면화됐다. 급기야 국토교통부의 외청인 새만금개발청 김규현 청장이 경제지 칼럼 등을 통해 “전북도를 대 놓고 ‘디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번지면서 ‘전북 무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전북 현안을 중앙부처가 먼저 엠바고를 걸어 언론에 배포하고, 정작 당사자인 전북도와 도내 기초지자체는 뒷북을 치는 사태도 고질병으로 거론된다. 도내 국회의원 80%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 된 이후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온도차도 감지되고 있다. 27일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재부는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이나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성향이 강한 부처다. 그러나 국회가 소위를 열어 '대광법 개정안' 부처 대안을 여야 합의로 요구했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곧 전북 현안에 대해 기재부가 부담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정권 실세(부산-장제원, 강원-권성동)나 여당 내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치단체장(대구-홍준표, 경북-이철우, 충남-김태흠)들이 포진한 지역의 현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되거나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대광법’보다 훨씬 더 큰 예산이 드는 ‘대구·경북 공항 특별법’과 부산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 문제에는 법안 통과를 넘어 예타 완화 등 적극적인 지원의지를 가감없이 밝히고 있다. ‘강릉행 KTX무정차 운행’은 정부가 지자체 사업을 대하는 시점이 정치적 힘에 따라 좌우됨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비록 무정차 운행은 여러 비판 속에 일시적으로 종료됐지만, 올 하계기간 중 재시행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청의 ‘마이웨이’에 대해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도내 여당 의원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도 실무진들이 새만금청의 눈치를 보는 일도 빈번해졌다. 송하진 전 전북지사 당시 전북도와 전북정치권의 강력한 요청으로 설립된 새만금청이 되레 지자체의 목을 죄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전북정치권 내에서는 “초대 새만금청장이자 최악의 청장으로 평가받던 이병국 전 청장 때보다 전북을 무시하는 태도가 더 심해진 것 같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병국 전 청장은 2013년 9월부터 2017년 월까지 박근혜 정부의 새만금청을 지휘해 왔다. 그 당시에도 새만금청의 역할론에 대한 문제제기는 많았다. 송하진 전 지사는 2016년 11월 “(이병국 청장이)새만금 업무를 7년이나 했지만, 전북과 새만금 개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면서 그의 경질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김관영 전북지사와 김규현 새만금청장 간 묘한 긴장감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 4월 김 청장이 <아주경제>에 쓴 ‘축구에만 빌드업이 있나요’라는 제목의 칼럼이 시발점으로 거론된다. 해당 칼럼에서 김 청장은 작년 10월 말 새만금사업법 개정 설명을 위해 국회 보좌관을 찾은 실무진의 사례를 ‘빌드업’이라고 표현했다. 잘 운영되는 축구팀처럼 강한 체력과 창의적 플레이, 끈끈한 팀워크로 새만금청이 새만금 개발을 견인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는 그러면서 장·차관이 아닌 주무관부터 공적, 사적인 신뢰 관계 설정을 강조했다. 반대로 지자체 실무진은 그렇게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자체 실무진은 최고위층끼리의 면담을 주선하곤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하는 관습이 있는데, 이것은 마치 과거 '뻥 축구'나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을 본 전북 국회의원 보좌관 A씨는 “새만금청과 전북도내 지자체 둘 중에 누가 더 많이 국회를 찾을까? 답은 뻔하다. 선출직 단체장이 지휘하는 지자체 공무원들과 자치단체장이 훨씬 더 국회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여당 소속의 한 국회의원은 “자신과 청원들의 노력을 알리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굳이 협업해야하는 자치단체를 언론 기고를 통해 깎아내릴 필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다수 여당일 때나 지역 출신이 정부 부처의 핵심 요직을 차지했을 당시에도 전북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금융당국 수장으로 군산 출신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했지만, 그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 추진은 커녕 단 한 번도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육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도 비슷하다. 장수군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미 관련 현안의 무게 추는 충남 논산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아무리 지역 출신이 최고 요직에 있어도 ‘정치적 확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은 것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표면적인 무시는 덜 했다.

  • 정치일반
  • 김윤정
  • 2023.04.27 18:13

새만금 국가산단, 이차전지 핵심소재 본격 생산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전해질을 생산하는 이피캠텍(주)이 27일 새만금국가산단에 신규 공장을 준공했다. 이피캠텍㈜은 2단계에 걸쳐 총 1200억 원을 투자해 100여 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준공한 공장은 700억 원을 투자한 1단계 사업이며, 2단계는 2026년까지 5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이피캠텍㈜은 새만금산단 3만 2500㎡ 용지에 이차전지 배터리 핵심소재인 전해질 및 첨가제를 1500톤 생산하고, 2026년까지 2단계 공장을 증설해 연간 4000톤까지 생산‧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해질은 이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에 첨가되는 소재로, 충‧방전 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갈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새만금에서 생산될 차세대 전해질은 배터리 수명 증가, 급속충전시간 단축, 저온출력 향상 등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소재로, 전 세계 전기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관련 산업의 성장과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되는 품목이다. 이피캠텍㈜은 이차전지 등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업연구소에서는 차세대 전해질(LiFSI) 리튬전지 분리막용 수계 바인더 등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iFSI 소재 기술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전기자동차용 중대형 리튬이차전지에 사용되며, 전기자동차 업체가 요구하는 배터리 저온 출력과 수명 그리고 충전 속도를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차세대 리튬전지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이피캠텍의 준공을 축하한다”면서 “앞으로 우리시의 이차전지 및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성권 이피캠텍㈜ 대표는 “전북과 군산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로 10년 내 기술력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 군산
  • 이환규
  • 2023.04.27 18:11

갑질의 엇갈린 해법

지난 연말 떠들썩했던 도청 공무원 갑질과 관련해 문제의 핵심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같은 피해자라도 공무원이 당한 경우와 가해자가 공무원인 행정 갑질의 사례는 천양지차다. 담당 부서의 문제 의식은 물론 업무 처리 속도와 해결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행정 갑질의 민간 피해자는 가해자가 소속된 행정 기관의 ‘깜깜이’ 조사에서 배제된 체 처분만 기다리며 무력감을 느낀다. 공무원이 당한 갑질에 대해선 노조가 조직적 위력을 통해 발빠르게 대처한 반면 그들 동료가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행정 갑질은 노조뿐 아니라 조직 전체가 미온적으로 대응,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지난달 직장 내 갑질에 대한 후속 조치 일환으로 가해자 중징계 방침을 천명하고 예방 대책도 발표했다. 공무원 10명 중 7명은 직장 상사에게 갑질을 경험하고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까지 겪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갑질의 심각성에 비해 전북도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징계 수위 또한 들쭉날쭉하면서 ‘고무줄 잣대’ 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다. 2021년 도의회 갑질 파문으로 도청이 벌집 쑤신 듯 한바탕 난리를 겪은 뒤 직장 내 상사 갑질 사건까지 터져 심각성을 일깨워 줬다. 공무원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해서라도 노조가 이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건 행정 갑질을 당하고도 하소연을 못하는 민간인의 속사정이다. 그들은 갑질 괴롭힘에 이어 수습 과정에서도 공직 사회의 두터운 벽을 실감하고 있다. 민원 제기를 해도 한 지붕 아래 선후배 관계 때문인지 사실 관계 규명에 소극적이고 시간 끌기 일쑤다. 지난해 12월 행정 갑질 논란으로 전보 조치된 도청 6급 공무원의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감사원 감사를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도청 감사관실로 자료가 넘어왔음에도 늑장 업무 처리로 속만 태우고 있다. 억대 보조금을 주무르는 부서 지휘 체계로 볼 때 갑질 당사자와 ‘윗선’ 연계성 여부 조사를 포함해 경찰 수사까지 주목받는 상황이다. 직장 내 괴롭힘과 행정 갑질의 피해자는 ‘을’ 의 위치에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가해자에게 한 번 찍히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피해 사실을 함부로 발설하거나 맞서기조차 힘든 처지에 놓여 있다. 이처럼 막다른 입장에 몰려 있지만 문제 해결 방식은 피해자가 누구냐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 직장 내 피해자인 공무원은 노조 중심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고 재발 방지 대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에 반해 공무원이 가해자인 행정 갑질의 경우 노조가 쉽게 나설 수 없는 입장이라 그만큼 진상 규명이 터덕거리고 있다. 그렇다 보니 민간 피해자의 간절한 외침은 고립무원 상태에서 묻히기 마련이다. 노조가 앞장서 제 살을 도려낸다는 각오로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공직 사회 갑질은 다시 불거진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4.27 18:05

'쌍특검' 올라탄 패스트트랙, 역대 4번째…선거법 이후 4년만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패스트트랙의 구체적 절차와 과거 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패스트트랙이란 말 그대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의미다. 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이 여야 대치에 상임위에서 무기한 표류하는 것을 막고자 2012년 5월 국회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제도다. 18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주도해 표결 처리했던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의 핵심 조항이었다. 그러나 실제 패스트트랙에 올라타 본회의 문턱을 넘은 '1호 법안'이 나오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이른바 '사회적 참사 특별법'은 2016년 12월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뒤 1년 가까운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 제정안에 당시 새누리당은 반대했고,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특별법을 각각 당론으로 정한 뒤 패스트트랙에 태웠다. 2호 법안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으로, 2018년 12월 말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공조로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이때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처벌 강도가 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으나 1년여 만인 2020년 1월에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2019년 4월 말에는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진통 끝에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자유한국당이 반발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다른 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손잡고 이들 법안을 각각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데 성공했다. 20대 국회 때만 3차례 가동됐던 패스트트랙은 21대에 들어서는 자취를 감췄다.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과반인 '180석 압승'을 거두면서 웬만한 법안은 자력 통과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1대 국회를 1년 앞두고 4년 만에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이 출현한 것은 국민의힘이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여파로 보인다. 쌍특검 법안이 역대 4번째로 패스트트랙에 올라타면서 늦어도 연말에는 본회의 통과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법상 패스트트랙 법안은 '상임위 180일 이내→법사위 90일 이내→본회의 60일 이내 상정' 단계를 밟아 실제 처리까지 최장 330일 소요된다. 다만, 두 특검 법안은 모두 소관 상임위가 법사위인 만큼 90일간의 법사위 체계 자구 심사는 생략돼 최장 240일(8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와 합의한 경우에는 심사 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어 쌍특검법의 본회의 통과는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

  • 정치일반
  • 이강모
  • 2023.04.27 18:00

[전주국제영화제 특집] 네가지 키워드로 본 '웰컴 투 J 스크린' ②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빛나는 '우정'

“전주국제영화제가 꿈꾸는 영화예술의 가능성은 도전과 확장, 축제를 담는 새로운 표현과 경계선을 넘는 영화제입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7일 오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주국제영화제 민성욱,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과 전진수 프로그래머, 개막작의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이 참석했다. 민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사회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보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칸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수상한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감독들을 초대하게 돼 영광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집행위원장도 “배우로서 항상 존경하고 함께 하고 싶은 감독들인데 전주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면서 “훌륭한 두 감독들이 여러 영화제의 프로포즈를 뿌리치고 개막작 초청에 응해줘서 감사하고 가문의 영광이다”고 말했다. 형제인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은 1951년, 1954년 벨기에 출생으로 수많은 다큐멘터리를 감독했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1975년부터 현재까지 총 60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오고 있다. 이번 개막작은 벨기에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 카메룬 출신의 열한 살 토리와 열여섯 살 로키타의 빛나는 우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관계임에도 피보다 진한 남매사이로 서로에게 깊이 의지한다. 특히 로키타는 생활비를 벌면서 고향 카메룬에 있는 엄마와 다섯 형제에게 돈을 부쳐야 하고, 자신을 벨기에로 올 수 있게 한 브로커에게 진 빚도 갚아야 한다. 베팀에게 성적 착취까지 당하는 로키타가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동 허가 비자를 얻어야 하지만 심사에서 계속 탈락하고 만다. 그러자 베팀은 로키타에게 자신이 시키는 일을 하면 위조된 비자를 구해주겠다고 제안하고 로키타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토리와 로키타에게 서서히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이번 영화의 키워드는 빛나는 우정이라고 소개하며 “여러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 회색빛의 벨기에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외된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도덕적 양심에 질문을 던진다는 점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돋보인다. 형인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코로나19 이전에 전주에 올 기회가 있었으나 무산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로만 알던 한국과 전주를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동생인 뤽 다르덴 감독은 “거장 감독이 많은 한국에 처음으로 와 기쁘다”며 “영화를 보고 이민자의 차별을 생각하고 모두가 적이 아닌 친구란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영화제 기간 마스터클래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며 영화 팬을 만난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4.27 17:54

전북도 배터리 생산 전문인력 양성, 마이스터고와 손잡았다

전북도와 전북테크노파크가 도내 이차전지 특화단지 육성을 위해 관계기관과 이차전지 기업 맞춤형 인력양성에 협력관계를 강화키로 했다. 전북도와 전북테크노파크 등 5개 기관은 27일 이차전지 기업 맞춤형 인력양성 협약을 체결하고, 이차전지 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이차전지 기업 맞춤형 인력양성 협약식에는 △전북도 △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 △전북테크노파크 △캠틱종합기술원 등 총 5개 기관이 함께했다. 5개 협약 기관은 이번 협약에 따라 배터리 생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커리큘럼 발굴 및 취업 연계 지원, 기업 맞춤형 직무역량 교육 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협약을 통해 마이스터고 내 이차전지 분야 관련 학과 개편 등 인재 양성의 기틀을 마련해 향후 이차전지 기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오택림 전북도 미래산업국장은 “전북은 이차전지 원재료부터 소재부품 생산,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차전지의 모든 사이클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훌륭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새만금 국가산단 등 전북의 이차전지 기업에 알맞은 능력을 지닌 인력 양성에 매진해 이차전지 산업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천경석
  • 2023.04.27 17:53

‘5분’이면 구매 완료⋯SNS서 활개 치는 마약 매매

최근 서울 강남 마약 음료 사건 등 전국적으로 마약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손쉽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7일 전북일보가 SNS상에서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을 검색하자 많은 판매 및 구매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색한 디에타민은 단기적으로 체중감량을 보조해 주는 식욕억제제로 알려져 있어 최근 다이어트를 하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 디에타민의 주성분인 ‘펜터민’이 강한 의존성과 중독성으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마약류관리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마약류관리법이 적용됨에 따라 의사 처방 없이는 디에타민을 구매할 수 없고 만 16세 이하 청소년에겐 처방되지 않는다. 물론 개인 간 거래도 불법이다. 많은 디에타민 판매 글 중 한 판매자에게 디에타민 구매 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필요한 수량을 묻는 답장이 왔다. 필요 수량을 말하자 판매자는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등의 정보를 요구하며 계좌번호를 보냈다. 기자가 판매자에게 디에타민 사진 인증을 요청하자 판매자는 “처방 받고 보내주겠다”고 회신했다. 또 다른 판매자에게도 구매 문의를 하자 주문 양식이 담긴 메시지와 함께 즉시 배송해 주겠다는 메시지가 회신되기도 했다. 두 판매자 계정에는 수많은 디에타민 등의 구매 인증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같은 디에타민 구매 사례는 실제 우리 일상에서도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SNS에 ‘디에타민 판매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린 후 디에타민 10정을 판매한 혐의로 A양(10대)을 붙잡기도 했다. 온라인상 마약 구매 외에도 전북에서는 매년 끊임없이 마약사범이 검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북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모두 768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85명, 2019년 138명, 2020년 179명, 2021년 162명, 2022년 204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SNS상에서 자행되는 마약 매매의 경우 공급자 검거는 커녕 운반책조차 잡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온라인상 마약을 구매하게 되면 ‘드로퍼(마약운반책)’들이 흔히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은닉 장소에 놓고 떠난다. 하지만 드로퍼를 잡아도 상위 드로퍼가 존재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면서 검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마약범죄를 줄이기 위해 엄벌주의가 능사가 아니지만 마약을 공급하는 이에 대해서는 엄벌주의에 입각해 처벌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김일옥·안효녕·김슬기의 ‘싱가포르의 마약류 사용범죄 대응 정책의 시사점’ 논문에 따르면 주요 마약 공급국 주변에 위치한 싱가포르가 마약류 정책이 일정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공급범죄와 사용범죄를 명확히 구별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싱가포르가 마약 공급자들에게는 사형 및 태형 집행 등 강력한 엄벌주의를 취하는 반면 마약 중독자에겐 중독 치료와 직업 훈련 등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하는 정책은 한국에 시사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현민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마약 범죄가 점조직화돼 있어 검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마약사범이 전북도에 발 딛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건·사고
  • 송은현
  • 2023.04.27 17:53

테슬라 기가팩토리 한국으로? 덩달아 새만금 유치 기대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만나면서 기가팩토리(테슬라 전기차 통합 공장) 한국 유치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특히 2차 전지 산업 집적화와 부지 확보 등에 용이한 새만금 유치와 관련해서도 기대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중인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머스크 회장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사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한국에 투자한다면 입지, 인력, 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코리아 포더 넥스트 기가팩토리(Korea for the Next Gigafactory)’라는 제목의 책자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머스크 회장은 “한국은 기가팩토리 투자지로서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최우선 후보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의 전기차를 만드는 초대형 생산공장이다. 미국과 중국 상하이에 거점을 두고 있고, 최근 한국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기가팩토리 후보지를 물색 중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도 머스크 CEO와의 화상면담에서 기가팩토리 입지로 한국을 선택해 줄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새만금 등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유치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전북 도내에 이미 테슬라에 조향, 제동장치 및 차체 등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이 있을뿐 아니라, 새만금 용지 및 인센티브 등이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부품업체를 보유한 국가인만큼, 테슬라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천경석
  • 2023.04.27 17:53

전북 지진 발생 건수 5년간 80% 급증⋯관련 장비는 '전국평균 이하'

최근 강원 동해시 북동쪽 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해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년 간 전북 지진 발생 건수가 8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내 지진이 늘어났지만 이를 대비할 수 있는 각종 지진대비 소방장비는 전국 평균보다 부족한 것으로 파악돼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규모 2.0 이상의 전북 지진 발생 건수는 총 14건에 달했다. 2.0 이상의 지진은 고층에 있는 사람들이 약간의 흔들림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북 내 지진 발생 건수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5건에 불과했지만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9건으로 증가율이 80%로 분석됐다. 이 같은 증가율은 전국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것이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지자체는 인천으로 지진 발생 건수가 2013~2017년 1건에서 2018년~2022년 4건으로 증가, 300%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 다음은 충북으로 지진 발생 건수가 2013~2017년 6건에서 2018년~2022년 13건으로 증가, 11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국 17개 시·도 소방본부가 지진 피해를 막기 위해 보유한 구조·탐색용 장비는 지역별 편차가 컸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31일 기준 전북소방본부가 보유한 지진 대응 장비는 53종 846개였다. 이는 전국 평균 대응 장비 종류 50.53종보다는 높지만, 장비 보유개수 평균 1267.6개보다는 420여 개가 부족한 수다. 또 충북의 경우 지진 발생 건수가 6건에서 13건으로 늘었는데 보유하고 있는 장비는 50종 1214개를 운용해 전북보다 360여 개의 장비를 더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경북은 최근 5년간 지진 발생 건수가 69건으로, 직전 5년(319건)보다 대폭 줄었는데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56종 4400대의 장비를 갖춰, 지진이 늘어난 전북이 보유한 장비 개수와 대조된다. 이만희 의원은 “최근 동해상에서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대한민국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지진은 태풍과 달리 사전 예고 없이 갑작스레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족함 없는 종합적 대응 역량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25일 오전 5시 30분을 기해 지진 위기경보 수준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지자체 대응 및 상황보고 체계 확인, 상황관리 철저 등을 조처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4.27 17:52

갑질피해·업무과중.. "전북교육청 일반직 공무원 노동환경 개선하라"

# 한 초등학교 부장은 낮에 술을 사오라며 갑질을 한뒤 식사자리에서 젓가락을 던졌다. # 전북교육청 한 간부는 "뚱뚱하다", "머리숱이 없다" 등 외모비하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 하위직 공무원들은 시간 외 근무를 50시간 이상 추가로 사용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북교육청지부(이하 전공노)가 27일 "일반직 공무원들의 갑질피해와 업무과중이 심화되고 있다"며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공노는 이날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직개편 후 교육청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들이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청은 당장 노동실태 점검과 함께 인력 조정 등 개선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직개편으로 인해 신설된 업무가 증가했음에 불구하고 하위직 공무원의 경우 30여명 가까이 줄었다. 이런 이유로 공무원들은 시간외 근무를 월 50시간 이상 사용하는 등 매일같이 야근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심지어 주말에도 출근해서 일을 해야 하는 고강도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와 다르게 인력 대비 업무량이 크게 증가하고 전반적인 강도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기존에는 특정업무 담당자의 경우만 해당됐던 업무폭증이 이제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노동강도 증가 원인으로 △ 경직된 조직문화 △ 인력 대비 감당 안 되는 업무량 △ 성과주의 행정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전공노 전북교육청지부는 “공무원 노동자들이 행복해야 학생도 학교도 행복하다”면서 “전북교육청은 상급자의 눈치를 보고 지시에 따라 노동을 강요 당하는 현장에서 과연 올바른 미래교육의 상이 그려질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뒤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3.04.27 17:33

'각급학교 지방공무원 정원 배정기준' 손본다

전북교육청이 ‘각급학교 지방공무원 정원 배정기준’ 개선에 나선다. 도교육청은 27일 ‘각급학교 지방공무원 정원 배정기준 개정 TF’를 구성, 균형 있는 인력배치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교육행정 여건 변화를 반영한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현재는 학급 수를 기준으로 정원을 배정하고 있어 학교별 여건과 교육수요 변화 등에 탄력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이에 도교육청은 학급 수 외에 배치기준 조정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주요 추진 방향은 △학교별 특수성과 학생 수 급감을 고려한 적정 인력 배정기준 마련 △인력 운용 환경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책 강구 △현장 중심 의견 수렴을 통해 절차적 합리성 확보 등이다. TF팀은 노동조합 추천 인원과 전·현 정원담당자, 학교 근무자 등 25명으로 구성됐다. TF팀은 오는 28일 1차 협의회를 시작으로 매월 2~4회 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설문조사와 설명회 등도 개최된다. 새로운 배정기준은 오는 9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철호 행정과장은 “이번 각급학교 지방공무원 정원 배정기준 개선을 통해 학교 현장의 만족도 증가와 미래지향적 책임 있는 행정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배정기준 마련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3.04.27 17:33

전북대, 안전사고 없는 축제 준비 '만전'

전북대학교(총장 양오봉)가 학내 축제를 앞두고 안전관리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북대는 27일 대학본부 중회의실에서 ‘2023년도 동인제(5월 3일)·대동제(5월 10∼12일) 축제’에 따른 행사 안전 대비를 위한 유관기관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덕진경찰서와 덕진지구대, 덕진소방서 등 유관기관 실무진들과 대학 축제 관할 부서인 학생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축제와 관련된 안전대책 전반에 대해 검토하고 심의했다. 먼저 경찰은 행사 기간 동안 부스를 설치해 안전사고 예방 및 계도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소방서에서도 응급차량 배치와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부스를 설치하는 등 대학과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특히 대동제 기간에는 찾아가는 안전체험교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붕대·삼각건·부목 등 응급처치 방법 △개인용이동장치(PM) 이용 수칙 및 교통법규 △다중밀집 인파사고 예방·대응법 및 심폐소생술(CPR) 방법 △감염병 예방 등에 대한 학생 대상 안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종석 전북대 학생처장은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미비한 점들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 모두가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대학
  • 육경근
  • 2023.04.27 17:32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한국 풍류의 멋 “샘소리터”

지난 미세먼지가 온 세상에 가득한 토요일, 정읍 내장산 어귀 “샘소리터”라는 한 가옥에서는 한국 풍류의 멋을 알리는 작은 음악회가 있었다. 마치 세상에 뿌려진 더러운 먼지와 기운을 없애는 듯 아정한 풍류 선율은 오신 한분 한분의 심신을 치료해주는 묘약과도 같았다. 풍류란 의미를 찾아보면 <속된 일을 떠나 풍치(風致) 또는 운치(韻致)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이라 칭한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과 관련해 풍류를 잘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풍류가 또는 풍류객이라 불렀다. 옛 우리 민족은 조선, 고려, 삼국 등 왕조의 제도적 관제에서 궁중 연희를 필요한 요건으로 포함시켰고, 그러한 귀속된 행위에는 악공이라는 직책을 두고 책임을 맡아 관장하게 했다. 제도적 관제를 벗어난 민간 즉 궁중 밖 일반 백성에게도 풍류가 있었으니 그러한 행위도 소위 민간잔치에서 치러진 풍습으로 이어졌다. 단지 민간에서는 전문적인 악공이 없는 관계로 창우·광대·재인이 그 역할을 담당했다. 이렇듯 풍류란 관(官)과 민(民)이 모두 함께하던 전통의 순수 문화였으며 즐기던 민족 전통예술이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지식과 재부(財富)를 겸한 중인층이 시회(詩會)나 가단(歌壇)을 형성하여 민간풍류를 새로운 풍류로 발전시켰다. 그런 풍류의 음악문화는 성악인 '가곡·가사·시조', 기악인 '영산회상(靈山會相)' 등 새로운 갈래의 민간 풍류로 이어졌으며 조선 후기 음악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우리나라 민간풍류의 실질적인 개척자로는 단소 명인인 추산(秋山) 전용선(全用先) 명인이 계신다. 그는 전라북도 정읍 입암면 출신으로 정읍지역 풍류계인 아양계와 초산율계 등 지역 풍류의 전승과 보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장본인이다. 전용선의 대표적인 제자로는 편재준, 나금철, 유종구 등이 있으며 그가 전한 풍류는 후에 한국의 민간(이를 향제鄕制라 부르기도 한다) 풍류의 주춧돌이 된다. 정읍 내장산 '샘깊은소리회'는 풍류 가인(佳人) 김문선을 중심으로 조직된 단체로 대한민국 풍류의 초석이라 할 수 있는 정읍 풍류 맥을 잇고 있는 순수 민간 풍류악회이다. 매주 정읍의 지역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학습하며 풍류를 즐긴다. 진정 풍류가 좋아 음악을 함께 즐기는 모임으로 한국 전통예술이 살아 숨 쉬는 전승(傳承)의 현장이라 하겠다. 진정한 민간(향제鄕制)풍류란 정형화된 무대가 아닌 이렇게 삶의 현장 속에서 몸과 마음을 함께하며 일구어낸 음악이 아니었을까? 그날의 공연을 보며 내심 우리의 전통문화를 올곧게 지키는 이는 바로 전문 예술가들이 아닌 우리 가족이고 친구이며 이웃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4.27 17:30

[금요수필]봄나들이

봄비가 지나간 자리에 어느덧 새 생명들이 자리를 잡는다. 엊그제 개나리와 매화가 모습을 보이더니 오늘은 진달래와 산당화가 고개를 내민다. 언제 피었는지 동물원길에 벚꽃이 만개하고, 백목련의 자태가 해맑다. 눈길 가는 곳이 꽃이다. 이곳저곳 물감으로 찍어놓은 듯 훤하게 피어오른 건지산의 꽃무리도 시선을 당긴다. 불꽃놀이가 시작되는가 싶다. 여기저기 툭툭 터지는 하얀, 노랑, 빨강 불꽃들의 아우성, 혼자서는 결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4월,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을 누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꽃에 홀리고 바람에 취하고 대지의 용틀임에 정신이 몽롱해지기 때문은 아닌지, 몸이 근질거려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다. 그래, 나가자! 발길 닿는 곳이 봄이고, 꽃이고, 인연이 아니겠는가. 차를 몰고 고산천을 들러 삼례 쪽으로 갔다. 봄내음이 향기롭다. 햇빛도 물빛도 하늘빛도 상큼하다. 차가 멈춘 곳은 비비정마을 전망 좋은 언덕, 이곳은 평범한 시골마을이 새로운 이색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언덕배기에 있는 야외공연장과 사방으로 뻥 뚫린 통유리집 카페가 이색적이다. 베란다 아래쪽으로 어느덧 땅심 받은 애쑥이 포르스름하게 자리를 잡았다. 가슴이 탁 트인다. 만경강과 호남벌이 품안으로 들어온다. 강둑을 따라 전주팔복동에서 목천포까지 이어지는 연분홍 벚꽃길이 행군하는 병사들 같다. 마침 익산에서 전주를 거쳐 여수로 가는 전라선 열차가 새로 난 철교를 따라 유유히 빠져나간다. 혹시 저것이 상춘열차가 아닐까. 요즘 상춘객을 위한 열차가 생겼다는데, 남쪽으로 가는 나들이객들이 차량 가득 몸을 맡기고 있는지 모른다. 비비정을 나와 삼례문화예술촌으로 갔다. 입구에 들어서자 맹꽁이 조형물이 오른손을 높이 들고 객을 맞는다. 한때 이곳은 습지여서 개구리와 맹꽁이가 많이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예술촌의 상징물을 맹꽁이로 정하고, 곳곳에 귀여운 배불뚝이 조형물을 세웠다. 이곳은 암흑의 역사가 예술 볕을 받은 곳이다. 일제가 호남평야에서 생산하는 쌀을 수탈해 가기 위해 지은 창고를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하마터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7개의 낡은 창고들이 제각각 창의적인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아트갤러리와 책박물관, 목공소, 디자인뮤지엄, 책공방북센터 등 얼핏 보기에는 낡은 창고건물에 무슨 대단한 것이라도 있을까 싶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무엇에 홀린 듯한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문화카페 '오스'에 도착한다. 옛 창고의 목재들을 그대로 살린 카페 역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성스럽게 제조해 준 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로 가면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흙탕물 둠벙이 또다시 옛 추억을 불러온다. 맹꽁이와 두꺼비, 개구리들에게 잃었던 고향을 찾게 해 주려는 것은 아닌지, 삼례에 가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터미널 근처에 있는 허름한 국밥집, 잔인한 4월의 잔영은 여기에도 있다. 낮술에 젖은 여인들도 분명 봄 때문에 흔들리고있다. 60대 초반쯤 보이는 두 여인이 옆 사람들은 의식도 없이 말끝마다 욕설을 퍼붓더니 갑자기 노래를 한다. '마음 주고 정을 준 게 바보였구나.' 아픈 상처가 있을 정도로 애절하다. 그래 아픔만큼 흔들려라. 맺힌 한 다 풀어라. 소 키우는 걱정은 하지말고, 마시고 퍼붓고 실컷 가슴 두드려라. 봄이 당신을 다 용서하리다. 나도 순대국밥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고서야 내 짧은 봄나들이에 쉽표를 찍는다 △백봉기 작가는 <한국산문>을 통해 등단했다. KBS 편성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예총 사무처장,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으로 있으며 전북문학상, 한국미래문화상을 수상. 수필집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 등이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3.04.27 17:30

"공평한 전북, 여성과 함께".. 제24회 전북여성대회 익산서 개최

"우리 여성들이 공평하고 보다 포용적인 전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전북여성단체협의회가 27일 익산시 실내체육관에서 제24회 전북여성대회를 개최했다. 전북여성대회는 지난 1990년부터 여성의 권익증진 및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활동하는 여성 지도자들이 매년 한자리에 모여 여권신장 활동을 공유하고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화합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해, 정헌율 익산시장, 전북도의회 김정수 운영위원장, 황영석·박용근·한정수·오은미 도의원과 14개 시군 여성단체협의회를 포함한 도내 35개 단체 회원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공평한 전라북도, 여성과 함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공평하고 보다 포용적인 전북을 만들기 위해 도내 여성이 함께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단체의 단합을 강화하고 활동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익산을 시작으로 시군을 순회하며 지역과 함께하는 전북 여성대회를 만들기 위해 처음 시도한 대회이다. 여성의 사회참여와 단체의 활동을 넓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북도는 앞으로 진행될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 △제2회 사랑나눔 잔치, △여성NGO활동성과 보고회 △성평등 인식 교육 사업 등 단체의 개별 활동과 더불어 도내 여성단체가 서로 협력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김관영 도지사는 “여성의 마음과 뜻을 모아 특별자치도를 비롯해 더 특별한 전북, 더 공평한 전북을 만들기 위해 여성과 함께하겠다”며 “여성이 자신의 삶과 가족 그리고 사회생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여성·생활
  • 전현아
  • 2023.04.27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