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지방분권 뒤로 간다"
이명박 정부의 미온적인 지방분권 정책으로 현 정부의 지방분권이 이전 정부에 비해 후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한국지방신문협회의 공동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열린 '제21차 지방분권 정책포럼'에서 지방분권 분야 발제를 맡은 소순창 건국대 교수(행정학과)는 "이명박 정부는 지방분권촉진위원회 출범이후 1265건의 중앙행정권한을 지방에 이양 확정해 참여정부의 902건에 비해 140%에 달하고 있지만, 이양완료 건수는 34건으로 참여정부의 831건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지적했다.소 교수는 역대 정부들의 지방분권 추진 성과를 '군사정부-수동적 지방분권', '문민정부-소극적 지방분권', '국민의 정부-디딤돌의 지방분권', '참여정부-미완의 지방분권', '이명박정부-미온적 지방분권'으로 표현했다.소 교수는 "역대 정권들이 지방자치 및 지방분권에 대해 기대와 함께 시작하지만 대부분 실망으로 끝나게 된 경험이 적지 않다"고 비판했다.지방행정 분야 발제를 맡은 김익식 경기대 교수(행정학과)는 "중앙정부의 권한은 여전히 막강하며 그 결과 실질적인 한국의 지방자치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며 "전체 행정기능 및 사무의 70% 이상이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어 지방분권 수준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자치제도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밀착형 정책 구현이 가능하도록 지방정부로의 대폭적인 권한 이양이 필요하고, 분야별·기능별 포괄적 지방이양을 위해 '지방일괄이양법'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지방의회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조례 제정권의 지나친 제약을 지적하며 "현행 지방자치법상의 '법령의 범위 안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 한'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지방재정 분야 발제를 맡은 손희준 청주대 교수(행정학과)는 "지방세의 근간인 취득세를 50% 인하한 것은 지방재정이 중앙에 의존돼 있음을 입증하는 사건"이라고 꼬집은 뒤 "이명박 정부는 분권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 소속으로 '지방분권촉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분권과 혁신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노무현 정부에 비해선 많이 후퇴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손 교수는 지방자치 시대에 적합한 지방재정 개선 방안으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단순한 국가의 대리인이 아니라 미래 국가발전을 위한 원동력이며 중앙정부의 협력적 동반자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제도적으로 지방의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동시에 지방교부세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재원을 확보하고 낭비적인 세출을 축소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날 열린 제21차 지방분권 정책포럼은 '지방자치 20년 성과와 과제, 그리고 비전'이라는 주제로 지방행정 분야, 지방재정 분야, 지방분권 분야에 대한 지난 20년의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