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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정읍 솔나무떡방앗간 김용희 대표

TV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 덕분에 전국의 빵집에 불이 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높은 시청률은 드라마적 요소를 다양하게 갖췄기 때문이겠지만,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자신의 길을 열어가는 김탁구에 대한 인간적 공감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제빵왕 김탁구를 시청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남모르게 눈물을 삼키고 있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도 많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읍 제일시장 솔나무떡방앗간 대표 김용희씨(47)도 그중 한 명이다.▲ 혹독했던 서울 상경기정읍 제일시장은 전국적으로 알려진 전통시장. 특화된 굴비를 중심으로 한 1차 산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시민들이 제일시장을 얘기할 때 전통떡을 빼놓지 않고 있다.어느순간 제일시장의 브랜드마크가 돼버린 전통떡. 그 뒤엔 김용희 사장이 있었다.김 사장의 고향은 내장산자락에 위치한 정읍시 쌍암동 솔티마을.김 사장은 오형제와 함께 이곳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으나 부친 작고이후 가세가 급속히 기울었다. 5형제 중 둘째였던 김사장은 중학교를 겨우 마치고 서울로 무작정 상경을 감행했다.당숙집에 기거하면서 떡만드는 일을 거들던 김 사장은 군 제대후 운전기사, 염색공장 등을 전전하며 거친 삶을 이어갔다.그러나 하던 일마다 체질에 맞지 않아 '다시는 쳐다보지 않으리라'던 떡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88년쯤 아내를 만나 수원시에서 처음으로 자기가게를 시작했다.그러나 여전히 배가 고팠다. 빚을 내 얻은 가게방에서 비키니옷장 하나 놓고 먹고자며 고생하기 3년. 통장에 고생한 보람이 조금씩 쌓이는게 보였다.그즈음 고향에 혼자 계시던 어머니가 건강이 나빠졌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왔다.5년여에 걸쳐 어렵게 아내를 설득하고 고향땅을 밟은 것이 96년. 서울 하늘아래서 뼈저린 고생을 시작한지 15년 되는 해였다.▲ 고향 정착, 그리고 전설의 시작정읍으로 내려오면서도 먹고 살일이 걱정이었다. 떡만드는 기술이 전부였던 김사장은 나름대로 지역의 떡시장 조사에 착수했다.당시 정읍 시장에서는 바람떡이나 인절미, 시루떡, 가래떡 정도의 전통적인 떡만 판매하고 있었다.대도시서 일하던 감각으로 김 사장은 자신감이 생겼다. 동생인 용복씨도 합류했다.가진 돈의 두세배를 들여 커다란(?) 가게를 차렸다. 주변에선 '떡 팔겠다고 전통시장에(그것도 남의 가게 전세로) 그 많은 돈을 투자하다니...'하며 고개를 흔들어댔다.아랑곳 않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김 사장은 추석 20여일 전 '솔나무떡방앗간'을 열었다.결과는 누구의 예측도 어긋났다.아침 여섯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한 손님들로, 넉넉히 준비했던 떡은 오전 10시에 동이 났다.떡공장은 불이 났다. 삽시간에 한시간여씩 기다리는 손님들로 시장통이 마비됐다.'솔나무떡방앗간'은 급소문을 타면서 추석 대목 내내 가게 양쪽으로 30여m 인간띠가 만들어졌다. 이후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30m 인간띠는 솔나무떡방앗간의 풍속도가 돼 버렸다.떡집의 전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떡의 장인으로 우뚝 서다승승장구하던 솔나무떡방앗간은 4년전 전자상거래를 시작, 누적 방문객수 200만을 돌파했고 1일 평균 3천-5천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연간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옥션, G마켓, 동대문마켓 등 내로라하는 홈쇼핑에서 떡판매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밀려드는 전국의 소비자들을 위해 시장내 떡집외에 내장산아래 떡방앗간을 증설했다.김 사장의 '전설'은 어떤 각도에서 보면 남다른 게 별로 없다.철들기 전 남보다 심하게 겪은 생활의 어려움을 승화시켰고,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생각 정도가 경쟁력이었다.시장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천편일률적이던 떡집의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했고, 포장용기의 차별화, 최상급의 식재료 선택, 그리고 음식에 대한 정성(15년여 쌓은 노하우)이 전부였다.그러나 남들 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이런 노력이 '대박'의 밑걸음이었다.김 사장은 "최고급 쌀을 공급하는 정미소에 여러번 반품을 시켰더니, 정미소주인이 '그렇게 까탈스럽게 하면 납품을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김 사장은 자신의 성공에 대해 "열심히 한 길만 파면 먹고사는 길은 수도 없이 많다"면서 "육체적 노동을 싫어하고 편안함만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뒤엔 부모들의 잘못된 교육관이 도사리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고향을 향한 애정, 그리고 꿈어렵사리 고향에 정착, 떡집으로 성공한 김 사장은 5형제와 함께 더 높은 도약을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자신을 키워준 고향 솔티마을에 떡 체험마을을 만들기로 한 것. 이미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고, 인근 마을민들까지 적극 합류했다.김 사장은 사업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뒤늦게 학업을 마치기도 했다. "하루만 지나면 굳어지는 떡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등 떡을 만들면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바쁜 와중에 고교와 대학(전북과학대)을 졸업한 김 사장은 "어렵게 살아서 그런지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밟히는 게 사실"이라며 남모르게 하고 있는 사회환원사업을 애써 숨긴다.김 사장은 "이제껏 이런저런 핑계만 대왔지만, 불우청소년과 노인들에 대해 나름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 사회일반
  • 정대섭
  • 2010.09.07 23:02

도내 목조문화재 정밀 실측조사 100건 중 1건꼴 '시늉'

도내 목조문화재에 대한 정밀실측 조사 실시가 100건 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화재 및 각종 재해로 인한 멸실·훼손 등으로 복원 및 보수를 필요로 할 경우 조사 결과가 없어 완전 복원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신속한 실측조사가 요구되고 있다.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안형환 의원(한나라당)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문화재 실측조사 실적 현황'에 따르면 도내 목조문화재 182건 가운데 정밀실측조사가 완료된 건수는 2건으로 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정밀실측조사란 문화재의 원형이 훼손, 소멸됐을 경우 이를 원상태로 복원시키기 위해 문화재의 재질,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하는 조사다.도내 목조건축물이 포함돼 있는 문화재는 유형문화재가 50건, 기념물 15건, 민속자료 11건, 문화재자료 106건 등 모두 182건이며 이중 유형문화재 2건만 정밀실측조사가 완료됐다.다만 목조문화재 143건에 대한 간이실측조사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전국적으로도 목조문화재 2186건 중 정밀실측조사가 완료된 건수는 297건으로 14%에 불과했다.안형환 의원은 "멸실, 훼손될 위험이 높은 목조 문화재의 경우 정밀실측자료가 없으면 복원이나 보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방 도시의 목조문화재와 동산문화재의 경우 실적이 매우 저조해 하루 빨리 정밀실측조사를 완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사회일반
  • 이강모
  • 2010.09.07 23:02

[전시] "풀꽃처럼 웃음짓는 희망의 홀씨 전해주고 파"

"마음이 슬퍼질 때면 풀밭에 나가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가슴에 담고 오곤 했습니다. 조용히 흔들리는 풀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이 평안해졌어요. 그러다 보면 슬픔은 고요해져서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그림이 됐습니다."이연 이유경(56·남원중 교사)씨가 열고 있는 두번째 개인전'풀향기 머문 길'. 작가는 "지난 2년6개월간 키 작은 순박한 풀꽃들을 가슴에 안고 키 큰 슬픔을 사랑할 수 있었던 내가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서양화를 전공했던 그가 한국화로 눈을 돌린 것은 차분한 자신의 정서와 잘 맞아서다. 글씨를 쓰면서 문인화에 빠져 서정적이면서도 선에 힘이 더해진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색이 선명하게 바뀐 풀꽃들로 소박하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했다. 제비꽃, 구절초, 민들레 등 키 작은 꽃들의 아름다운 질서는 그의 그림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매력."작은 풀꽃이라도 세밀하게 그려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전통 채색화의 기법은 아니지만 색을 과감하게 써서 색이 과하게 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마음이 놓였어요."도록 대신 책 「풀향기 머문 길」을 출간한 그는 "그때 그때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간 글들을 내놓기가 부끄러웠다"고 했다. 보일듯 말듯 풀꽃 같은 웃음을 짓는 그는 생명의 홀씨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전시는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제5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9.07 23:02

"세상의 눈에 비친 군산…글로 담고 싶었죠"

"군산의 하늘과 땅 산천은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움을 사진, 그림, 음악 등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온전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쓰는 사람이 역사의식과 혼을 불어넣어야 온전할 수 있는 것이지요."「최영 시인의 군산풍물기」(신아출판사) 제1권을 펴낸 최영 시인(65·군산시 수송동)은 "객지 놈이 왜이렇게 (군산에 대해) 많이 아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다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그의 고향은 순창. 월남에서 돌아와 잡은 직장이 군산시청이었다. 1973년부터 군산 사람이 된 그는 "먹고 살기 위해 군산에 왔지만 군산은 (배타적이지가 않아) 누구나 살면 고향일 수 있는 곳"이라며 "군산에서 한 40년 있다보니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사람들은 한평생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거나 말하거나 듣다가 죽습니다. 군산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수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생각과 느낌의 차이 또한 큽니다. 그래서 군산풍물기는 남도 쓰고 나도 쓸 수 있는 것이지요."그는 "풍물은 열사람이 보면 열사람 이야기가 각각 다를 수가 있다"며 "이것들을 뒷사람이 집대성하면 역사가 되고 야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1919년 전북에서 최초로 3·1만세운동이 군산에서 발화했습니다. 1910년대 중반에는 전주보다 앞서 죽성동에 군산극장이 생겼고, 1950년에는 군산상업학교 5학년 송길윤이 '제54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지요. 이것 저것 군산과 관련해 담고 싶은 것들이 많아 책 이름도 '풍물기'라고 했습니다."그의 풍물기는 2008년부터 군산의 한 주간지에 연재한 것들이다. 군산의 정치·경제·문화·사회를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는데, 대부분 직접 체험한 것들과 지인들의 체험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혹시라도 사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군산시사」와 「만인보」 등과 같은 객관적 기록들을 참고했다."군산은 외국 풍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곳으로 교회사를 비롯해 민선 시장 열전, 학원사, 체육사, 언론사 등 정리할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풍물기를 이어가며 군산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시인은 "군산 풍물기가 많은 사람이 쓰고 읽으면서 깊이 있고 정확해지고 더욱 아름다운 역사의 강이 되어 도도하게 흐르기를 갈망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10.09.07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46)갈랑(Galant)양식(2)

프랑스 갈랑양식 음악은 당시의 중요한 건반악기인 클라브생(Clavecin, 프랑스의 하프시코드 : 피이노의 선조격인 악기) 음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대표적 음악가는 쿠프랭(Francois Couperin, 1668~1733)이다. 쿠프랭 가계(家系)는 파리에서 거의 200여년 동안 작곡가로, 건반악기 연주자로 대를 이어 활동한 집안이다. 오르간 대가로서, 하프시코드 명장으로서 크게 존경받던 쿠프랭은 루이 14세 왕궁의 음악선생님으로도 유명하였다. 그의 초기 작품들 중 많은 것은 사실은 바로크 양식이다. 그리고 1716년에 출판된 그의 <클라브생 연주법(L'art de toucher le Clavecin)>은 바로크시대 바흐를 비롯한 많은 독일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귀중한 지도서였다. 그를 갈랑양식의 작곡가로 인식하게 하는 클라브생 곡들은 40대 중반 이후에 작곡되었다. 비록 바로크 음악의 특징들이 남아있었지만 바로크적 활력보다는 우아함을 보이는 간결한 선율과 묘사적 제목이 있는 곡들이었다.쿠프랭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취향이 융합된 음악을 추구했다. 따라서 품위있게 장식된 선율이 특징인 음악을 많이 작곡한 이탈리아 작곡가 코렐리(Arcangelo Corelli, 1653~1713)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트리오소나타를 작곡하기도 했다. 곡 제목이 아예 <코렐리에 대한 숭배(L'Apotheose de Corelli)>이다. 그런가하면 이탈리아 태생이지만 루이14세의 궁정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음악의 중심에 있는 륄리에 대한 존경을 표현한 <륄리에 대한 숭배(L'Apotheose de Lully)>도 작곡했다. 두 나라의 취향을 통합한 <통일된 양식(Les Gouts-reunis)>이라는 곡도 작곡했다. 이와 같은 쿠프랭의 노력은 오히려 훗날 독일지역 음악가들에 의해 성공적으로 성취되게 된다. 29년 후 하노버에서 태어난 크반츠(Johann Joachim Quantz, 1697~1773)는 '이상적인 음악은 여러 민족이 지닌 최상의 요소를 혼합한 것이어야 모든이들에게 호소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현재 독일의 양식처럼 여러나라 양식을 혼합한 음악에서 모든 민족은 친숙하면서 무한한 기쁨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크반츠 얘기대로 독일 음악의 한 특징은 여러 양식의 혼합이다.쿠프랭은 춤곡들을 모아놓은 모음곡(Suite)의 프랑스 형태인 오르드르(Ordre)를 작곡하면서 제목들을 <작은 풍차> <신비한 바리케이드> 등 묘사적으로 재미있게 붙였다. <나비> <사랑의 여왕> 등 화려한 표제적 곡이름도 많다. 묘사의 대상은 사교계의 여러 장면, 자연, 민속, 풍자, 감정, 인물 등 다양하다. 그런 곡들이 200곡을 넘는다. 따라서 아마추어들이 기분전환용으로 연주할 수 있는 일종의 엉성한 소품이라고 하는 곡들도 많다. 쿠프랭의 모음곡, 오르드르들은 여러 악장이 순서대로 정해져있는 완성된 곡이 아니라 연주자가 자기 흥미에 따라 재미있는 악장을 선택하여 연주할 수 있도록 악장별로 따로따로 작곡된 2부분 형식의 경쾌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곡들이 많다. 쿠프랭은 또 같은 선율이 다양하게 반복되는 론도형식으로도 많이 작곡했는데 간결하고 단아한 선율에 우아한 장식을 붙여 자주 반복하는 이런 음악양식은 후에 갈랑음악의 중요한 특징이 되었다.많은 프랑스 작곡가들이 쿠프랭을 모델로 갈랑양식의 음악을 따라 작곡했으나 세련됨이나 우아함에서 쿠프랭에 상대가 될 음악가는 없었다. 이론가와 작곡가로 유명한 라모까지도 갈랑양식 음악에서는 쿠프랭과 경쟁할 수가 없었다. 이 갈랑양식은 독일지역으로 전해지면서 독일지역 작곡가들을 매료시켰고 따라서 쿠프랭의 작품은 독일지역 작곡가들에게도 모델이 되었다. 텔레만도 쿠프랭 작품을 모방했다. 그래서 민감양식이 나타나는 것이다.18세기의 새로운 양식을 의미하는 베르사이유 궁정풍 양식을 뜻하는 프랑스 음악 갈랑! 이 용어는 부드럽고 편안하면서 모든 것을 우아하게 표현하는 의미이었다. 아름다운 선율이 예쁘게 장식되며 비교적 단순한 화성으로 가볍게 반주되는 세련된 음악이었다. 갈랑양식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쿠프랭 모음곡 6번을 들어보며 바로크에서 고전시대로 변하는 음악 느낌을 즐겨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일 것을!쿠프랭 모음곡 6번은 8개 춤곡으로 이루어진 오르드르로서 8개 춤곡은 1)수확하는 사람들 2)편안한 권태로움 3)지저귐 4)베르상 5)신비한 바리케이드 6)외양간 7)뜬소문 8)모기다. 농촌풍경을 소리로 그린 풍경화 같은 음악인 셈이다. 예쁜 장식음으로 치장된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평화롭고 아름다운 전원 풍경이 눈으로 보는듯 환히 보인다. /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9.07 23:02

남원민속국악원 서진희씨, 국립국악원 '황진이' 주인공에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에서 활동 중인 소리꾼 서진희씨(27)가 2010 국립국악원 브랜드 공연 '황진이'에 주인공으로 선발됐다.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장기공연되는 '황진이'는 2009년 초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지난 6월 중국 상해엑스포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 이번 공연에는 서씨를 비롯해 국립국악원 강효주 하윤주씨가 트리플 캐스팅됐으며, 이 중 서씨는 7∼8일, 11일∼13일에 출연한다.국립국악원이 처음 시도한 공개 오디션을 통과한 서씨는 소리가 맑으면서도 힘이 넘치며 고음 처리가 잘 돼 '황진이' 캐릭터와 어울린다는 평. 서씨는 "소리는 물론, 연기와 춤까지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면서도 "겉으로는 강인하고 도전적인 여인이지만 내면은 한없이 여리고 진실한 사랑까지 내던져야 했던 슬픈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적인 흡수가 빨라 다른 전통 성악 장르에도 쉽게 익숙해지는 편"이라며 "다양한 악곡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 색다른 황진이의 소리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전주에서 태어난 서씨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언니들과 함께 가야금과 판소리를 공부했다. 김정순 풍남국악원장이 어머니며, 현재 한국전통문화고를 휴직 중인 서춘영씨(판소리)와 국립국악원 단원인 서은영씨(가야금)가 언니들이다. 내년에는 가족 발표회도 열 계획.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대학원에 재학 중인 서씨는 작곡 공부를 더 해 직접 작곡한 곡에 어울리는 가장 좋은 소리를 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9.07 23:02

"명창의 꿈, 더 노력해야죠"

"소리 스승님과 학교 스승님 앞이라 더 떨렸던 것 같아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큰 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제15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에서 판소리 일반부 대상(국회의장상)을 수상한 조현정씨(24·완주군 구이면)는 고모 할머니이자 소리 선생님이 조소녀 명창이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회에, 대학교 스승인 정회천 전북대 교수가 심사위원장을 맡으면서 부담감과 긴장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소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조소녀 명창의 합숙소에 따라갔다가 시작하게 됐다. 집안에 국악인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우리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지난해부터 크로스오버그룹 달이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있어요. 전통 판소리도 좋지만, 이런 장르는 젊을 때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더 의욕적으로 도전해 봤습니다."조씨는 "새로운 도전이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배우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전통 판소리도 열심히 공부해 명창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전주에서 살고 있는 그는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했으며, 인천국악제전과 진도남도민요경창대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이번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춘향가' 중 '이별대목'을, 본선에서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불렀다. 심사위원들은 "기교적인 면을 강조하고 자신의 수준을 넘어서는 곡을 택해 고전하는 출전자들이 많았는데, 조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애원성을 표출할 수 있는 대목을 잘 골랐다"고 평했다.사단법인 완산국악제전진흥회(이사장 조소녀) 주관으로 5일과 6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올해 제전에는 지난해 133명 보다 줄어든 96명이 출전했다. 판소리 32명(초등부 9명, 중등부 6명, 고등부 9명, 일반부 8명), 기악 64명(초등부 7명, 중등부 18명, 고등부 27명, 일반부 12명). 전문가들은 국악 전공자들이 줄고 전국적으로 국악대회가 난립하면서 대회를 특화시킬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문화예술인은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에서 열린 대회는 수상자에게 특정 대학 입학시 가산점을 주면서 중고생들이 많이 몰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완산전국국악대제전도 대학과 연계해 학생부를 특화시키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9.07 23:02

이청용 "비가 오면 컨디션이 더 좋아져요"

"영국에서 워낙 비를 맞고 경기해서 익숙합니다. 개인적으로 젖은 잔디를 더 좋아해요"'2기 조광래호'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될 이청용(볼턴)이 이란과 평가전(7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수중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청용은 6일 오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치러진 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좋은 경기내용으로 이겨서 대표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청용은 제9호 태풍 '말로'의 영향으로 경기 당일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큰 것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비가 오는 날 오히려 컨디션이 더 좋다. 물기를 머금은 잔디 상태를 좋아한다"며 "비가 많이 오면 보는 사람들도 즐겁고 개인적으로도 재미있다. 영국에서 비를 많이 맞으면서 경기를 치른 경험도 많다"고 웃음을 지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서울 지역은 7일 오후 잠시 비를 뿌린 뒤 저녁에는 구름만 잔뜩 낀 흐린 날씨가 될 전망이다. '비를 좋아하는' 이청용은 공격포인트에 대한 자신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경기 내내 최전방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면 분명히 골 기회가 온다"며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이청용은 특히 "조광래 감독께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지만 부담감은 없다. 내 스타일을 감독님이 잘 알고 있다"며 "감독님이 나에게 없는 능력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비수의 핵심요원으로 활약할 이영표(알 힐랄)는 "우리가 갖춘 능력만 경기장에서 제대로 보여준다면 승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영표는 "이란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높은 수준의 팀이다. 우리의 공수 능력과 정신력을 확인하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중동에서 뛰는 수비수들이 많아 상대팀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체력부담에 대해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많이 뛰면 오히려 체력 손실이 적다. 효과적으로 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축구
  • 연합
  • 2010.09.07 23:02

[신문속의 신문 jjan] 김제 다문화지원센터 카페테리아 '다식'

마조리, 리에, 로에나, 아이사, 쉐인, 엘라니, 메리크리스, 틴티엔씨.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한국에 시집온 동남아 여성이라는 것 밖에 공통점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생겼다. 바로 김제시 요촌동 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선 다문화 카페테리아 '다식'의 공동 사장이라는 것이다.다문화 카페테리아 다식(多食)은 지난 5월 처음 문을 열었다. 150㎡ 남짓한 규모의 다식에서는 베트남 쌀국수와 월남쌈처럼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음식에서부터, 아도브, 티놀랑 같은 생소한 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남아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직접 그 곳에서 나서 자란 여성들의 손맛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이니, 그 맛이야 말할 것도 없다.처음 다식의 문을 열 것을 제안한 것은 6년 째 김제다문화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주 센터장과 부인 이미연씨에 의해서다. 이들은 이주여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현장에서 접하고 들을 수 있었다. 현재 다식의 사업담당을 맡고 있기도 한 이미연씨는 "이주여성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생활고였어요, 하지만 이들에게 선뜻 일자리를 내주는 곳이 없어서 힘들어했다"면서 "이런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문화 카페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역시 카페를 차리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때마침 사랑의 열매 공동모금회와 금융감독원에서 공동으로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공모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창업지원비를 포함한 4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렇게 차려진 다문화 카페테리아 '다식'은 이제 이주여성들에게는 새로운 삶터가 되어가고 있다. 먼저 이들이 음식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동남아음식하면 향이 강하고 독특한 향신료를 떠올린다. 그런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일단 향신료를 빼고,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린 한국식 동남아 음식이 재탄생하게 됐다. 그런 전략이 맞아떨어진 걸까. 현재 이곳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다. 한국 사람들이 입맛에 맞추기 위해, 매운 맛을 좀더 살리고, 또 월남쌈의 야채도 매일매일 시장을 봐서 싱싱한 것들로만 올린다. 무려 10가지가 넘는 야채가 쌈재료로 올라온다. 그 뿐 아니다. 베트남 쌀국수의 국물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국산 사골로 우려낸다. 그 때문에, 한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다시 또 발걸음을 해준다. 그게 고마워서 이곳 사장들은 좀더 음식에 정성을 다하게 된다고. 한국인의 입맛과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장사에 나선 이들. 한국에서 살아온 세월은 채 10년이 되지 않지만, 그들은 이미 한국인이 다 되어있었던 것이다.다식(多食). 흔히 많이 먹는다의 다식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다식은 다문화 식당의 줄임말이다. 그 이름처럼 이 곳에서는 언제든 다문화 음식들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참 한국인이 되어가는 다문화 여성들도 만날 수 있다./ 이지현(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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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23:02

[신문속의 신문 jjan]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의제들에 대해 정책적 대안을 가장 충실하게 연구하고 실천하는 연구소를 꼽으라면 당연 '희망제작소'다.시민참여형 민간연구소로써 정부나 기업의 출연금 없이 독립적 운영체계를 갖춘 민간싱크탱크다. 희망제작소는 2008년 8월에 커뮤니티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이하 CB)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완주군과 함께 CB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국내 최초의 중간지원조직인 재단법인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가 2010년 5월에 설립되어, 완주군 CB사업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난 2일 완주군 고산면 삼기리에 있는 (재)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이사장 국영석) 사무실을 찾았다. 김창환 사무국장을 비롯한 5명의 연구원들과 차 한 잔을 나누며 희망찬 이야기가 쏟아졌다.전라북도의 중심도시인 전주시를 빙 둘러싸고 있는 완주군은 13개 읍면이 있고, 인구 약 8만 명, 재정자립도는 약 20.5%이다. 희망제작소는 2007년 처음 CB사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지방자치 단체장들과 함께 하는 연수를 기획했고, 그 곳에서 뜻이 맞는 완주군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커뮤니티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란, 지역(마을)에서 다양한 공동체(커뮤니티)가 중심이 되 어 다양한 소득사업(비즈니스)을 추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론이다. 농산물 생산 및 가공, 일자리창출사업, 환경 복지 문화사업 등 지역사회의 활력증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공형 지역발전정책'으로 완주군이 2010년부터 전략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연구팀'은 완주군을 조사하며 소중한 자원들을 제대로 사업화하지 못하는 원인을 찾아내었다. 그래서 제안한 것이 바로 커뮤니티비즈니스 자원을 찾는 '신 택리지 사업'이었다. 신 택리지 사업이란, 옛 택리지(어떤 지리적 요건을 갖춘 곳이 살기에 좋은 곳인지를 저술한 실학자 이중환의 저서)와 같이 지역에 깊이 들어가 역사, 문화 자원 등을 조사하고, 그 자원이 지역 사업에 깊이 관여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CB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자산 기초조사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주민들조차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기초조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이에 대해 박용성 연구원은 "기존의 산업이 과학산업 중심, 기능성 중심, 외부영향력 중심의 특징을 가졌다면, 앞으로는 문화역사 중심, 지역성 중심, 내부영향력 중심 등의 특성이 점점 강화되는 추세"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신 택리지 사업을 통해, 지역과 마을이 예전부터 갖고 있는 자원이 무엇인가를 조사해 사업에 활용하는 아래로부터의 발전"이라고 강조하였다. CB사업을 통해 백년대계의 농촌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희망찬 포부다./ 조태경:NGO객원기자(농촌살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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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23:02

[신문속의 신문 jjan] "자립적 지역공동체 기반 만들어 나갈 터"

- 어떻게 완주군을 선택하게 되었나?▲ 단체장(완주군수)의 의지와 관련 공무원들의 협조가 결정적이었다. 완주군은 이미 2007년부터 일본 CB사업 연수에 단체장이 참여하고, 공무원들의 희망제작소 파견근무제(1년순환제)를 도입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해온 곳이다. 국내의 자치단체 중에서도 가장 먼저 CB사업에 대한 조례제정, 행정시스템 구축, 중간지원조직(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 구성 등이 이루어졌다. 또한 완주군에는 좋은 자원이 많이 있고 특히 CB사업의 리더로 성장할 인적자원이 풍부하다고 보았다.- 지역사회에 왜 CB센터와 CB사업이 필요하다고 보나?▲ 공동체(마을)사업이 성공하려면 그 공동체(마을)의 역사와 문화, 자연자원과 정신(혼)이 담겨져야 한다. 긴 안목에서 주민 스스로 자립적인 운영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 지역 내 누군가 커뮤니티비즈니스의 가능성이 있는 사업안을 들고 찾아 왔을 때, 이에 대답해주고 상담 해줄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 이게 바로 중간지원조직의 일이다. 행정과 기업, 주변 조직과의 파트너쉽을 구축하여야 주민주도형 사업이 지속되는 공동체회사가 정착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어떤가?▲ 우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폭넓은 정보 공유를 통해 지역사회에 CB의 개념과 필요성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한, CB를 수행할 주체를 체계적으로 양성하여 CB의 인적토대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완주군 실정에 맞는 CB사례의 발굴과 육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모델들을 만들어나가며 자립적인 지역공동체의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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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23:02

[신문속의 신문 jjan] "가정이 행복해야 성폭력도 예방"

전북성폭력상담소가 겹경사를 맞았다. 여성가족부로부터 공동 협력사업인 성폭력 예방 교육'아름다운 동행'과 전북도로부터 여성단체 보조금 사업인 차세대 노인 성(性) 문화 교실'어? 젊어지네!', 전북도 인센티브 지원 사업인 '전라북도 어린이 글짓기 대회'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2006년 전북성폭력상담소 창립 당시부터 상임 대표를 맡고 있는 염숙희(56)씨는 "이번 사업 선정으로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아름다운 동행'은 장애인단체,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노인시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 교육 프로그램이고,'어? 젊어지네!'는 어르신들의 성문제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에 동화구연이 곁들여져 재미를 더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라북도 어린이 글짓기 대회'는 이성친구를 소재로 글솜씨를 발휘하도록 한 자리다.전북성폭력상담소는 일반 성폭력상담소와 다르다. 성폭력 피해자 중심의 상담과 지원과 함께 성폭력 예방교육에도 집중한다."교회에서 성·아동폭력 가정을 대상으로 봉사를 하다 보니까, 불행한 가정이 너무 많았어요. 여성이 행복해야 건강한 가정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집을 팔아 상담소를 차렸어요. 이후엔 전주대에도 진학해 공부까지 겸하고 있구요."전북성폭력상담소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염 상임 대표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 세미나, 결혼 예비 학교 , 중년부부 위기 클리닉 등을 통해 가정이 행복해야 성폭력이 예방된다"며 "가정 불화가 되기 전에 의식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익산시민연합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어린이 동화 관련 교육 단체인 색동어머니전북지회 초대 회장을 맡으면서, 아동 성폭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아동문학가로서 틈틈이 동시도 쓰고, 동화도 끄적인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자신의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다."아이들도 처음엔 돈을 벌면서도 충분히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데, 돈을 쓰는 일만 한다고 답답해했어요. 하지만 크더니, 이젠 저를 이해해줍니다. 저의 일을 존중해주고, 자랑스러워해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진선(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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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23:02

[문화마주보기] 관광문화 자원의 중요성 - 맹성렬

지난 8월 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한영 공동기술개발 타당성 조사' 용역과제 수행을 위해 영국의 케임브리지를 다녀왔다. 교수들과의 면담을 마치고서 자투리 시간에 관광객들 무리에 섞여 케임브리지 구석구석을 거닐며 15년 전 유학을 처음 시작하던 때를 회고할 수 있었다. 케임브리지는 학교 도시이며 동시에 영국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이기도 하다. 학기 중에는 도시 전체가 학생들로 시끌벅적한 학교이지만, 방학, 특히 여름방학 때에는 학생의 종적은 찾아보기 어렵고 골목마다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관광지로 돌변한다. 이렇게 케임브리지가 영국의 대표 관광 명품 도시가 된 것은 사회문화적 가치 유지와 상업적 이익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 감각을 유지했기 때문이다.이 도시의 중심부는 건축과 조경 및 업종을 규제하며, 특히 역사 유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에서는 거주민이 큰 불편을 느낄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래서 대부분의 거주지는 기존의 외형을 보존한 상태에서 샤워룸, 엘리베이터 등 내부의 생활 편의 시설을 설치한다. 이렇게 개축하는 것은 헐고 새로 짓는 것 보다 비용이 훨씬 더 든다. 하지만, 이와같이 지속가능 주거지를 유지함으로써 대대적인 관광 유치로 보상 받는다.최근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국가 이미지 메이킹 전략으로 '올드 브리태니아'를 천명하여 화제가 되었다. 집권을 하고 있는 보수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공격적인 관광 산업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반적으로 영국은 금융과 관광산업의 나라로 여겨진다. 금융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관광도 세계 6위권이기 때문인데, 사실 제조업도 세계 6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영국의 제조업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제조업을 첨단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대치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첨단 제조업은 국가 총생산에 이바지하는 바가 큼에도 불구하고 고용창출 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 그에 비해 관광산업은 중소 상공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고용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캐머런 총리의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정책 제안은 선진국 영국이 당면한 양극화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서울의 도시 계획을 둘러싸고 최근 대학로와 인사동 문화지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지역들의 사회 문화적 가치가 상업적 이익보다 지나치게 강조되어 거주민들의 권리를 많이 침해했다는 판단아래 상업 지구를 대폭 수용하는 규제완화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규제를 푸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사회문화적 가치를 크게 훼손해가면서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이해당사자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현재의 정책 전환은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노래방과 편의점, 그밖의 유흥시설이 난립하여 다른 지역과 차별화가 없어진다면 결국 그 지역의 문화관광적 가치 감소로 경제적 실익도 사라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최근 전주 한옥마을에 대해서 더 이상의 상업화를 지양하고 지속 가능한 주거지로 도약시키려는 움직임은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여기서 더 나가 전북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경제 개발기에 전북이 한동안 소외되는 바람에 전통적 문화유산이 산재한 지역이 경제논리에 밀려 재개발되지 않은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역민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생태적 가치가 크게 훼손된 곳이 태반이다. 지금이라도 지역민들이 관심을 갖고 나서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자원으로 잘 가꿀 필요가 있다./ 맹성렬(우석대 전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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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23:02

IMF "한국, 올해 국민소득 2만불 재돌파"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민소득이 올해 2만달러 고지를 3년 만에 다시 돌파할 것으로 6일 전망됐다.그러나 내년부터 경제 성장률이 4%대로 낮아지면서 추진동력이 떨어져 2015년이돼도 선진국 진입을 위한 '꿈의 고지'인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한국 경제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이같은 중장기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IMF는 이번에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5.75%에서 6.1%로 상향하면서1인당 국민소득 예상치도 종전보다 높여 잡았다.IMF는 한국의 2007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1천651달러로 2만달러 고지를 밟은 뒤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2008년과 2009년 1만9천195달러, 1만7천71달러로 떨어졌으나 올해 급속한 경기 회복으로 2만566달러에 이르러 3년만에 다시 2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이어 2011년 2만2천173달러, 2012년 2만3천585달러, 2013년 2만4천917달러, 2014년 2만6천596달러, 2015년 2만8천486달러 등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하지만 IMF의 이 같은 전망을 뒤집어보면 한국은 향후 5년 후에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고지에 오르지 못한다는 결론이 된다.IMF의 이같은 판단에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6.1%로 괜찮은 수준이지만 2011년 4.5%, 2012년 4.2%, 2013년 4.1%, 2014년과 2015년에 4.0% 등으로 내년 이후 성장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소비자 물가의 경우 올해에 전년 대비 3.1% 상승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매년 3%대 상승이 예상돼 정부의 물가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IMF는 지적했다.이는 올해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대에 올라서며 선진국 클럽 가입을 위한 면모를 다시 갖추겠으나, 향후 잠재 성장률 하락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마저 매년 크게 올라 실질적인 생활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수 있음을의미한다.한편 올해 우리나라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1천154조원으로 지난해 1천63조원보다 100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이어 2011년 1천250조원, 2012년 1천339조원, 2013년 1천424조원, 2014년 1천523조원, 2015년 1천63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경상수지는 올해 224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래 2011년 274억달러, 2012년 266억달러, 2013년 286억달러, 2014년 268억달러, 2015년 288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대외 부채는 올해 4천20억달러로 정점에 달한 뒤 2011년 4천5억달러, 2012년 3천993억달러, 2013년 3천965억달러, 2014년 3천919억달러, 2015년 3천853억달러까지감소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대외 부채 비율 또한 올해 GDP 대비 40.0%에서 2015년에는 27.2%까지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의 경우 2만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3만달러 달성의 경우도 환율 요인에 많이 작용되기는 하지만 2010년대 내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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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7 23:02

[사설] 태풍 '말로' 대비 철저하게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전국을 할퀴고 간지 1주일도 채 안돼 다시 제9호 태풍 '말로'가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기상청의 예보다. '말로'는 오늘 밤 남해안에 상륙한뒤 영남지방을 거쳐 내일 새벽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말로'는 소형급 태풍이지만 한반도에 머무는 시간이 비교적 길어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리산 부근에는 국지적으로 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지리산 주변에 위치한 도내 남부권에도 피해가 우려된다.지난 2일 태풍 '곤파스'가 서해안을 따라 북상한 뒤 중부지방을 관통하면서 도시지역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고, 간판과 신호등이 떨어지는가 하면,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는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농촌에서도 한창 익어가던 벼가 쓰러지고, 수확을 눈앞에 둔 사과 배등 과일이 대량 떨어지는가 하면, 축사와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등 피해를 입었다. 바다에서도 양식장 시설물이 강풍에 파괴되기도 했다. 졸지에 한 해 농사를 망친 농어민들의 심정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도내의 경우 '곤파스'에 의한 피해규모가 크지 않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매번 태풍에서 비켜난다는 보장이 없다. 지난달 내린 집중호우로 도내 남원, 익산, 완주, 임실, 장수, 진안군등에선 총 659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총 352억원의 복구비를 추가 지원받아 피해복구에 나서는 판에 또 폭우가 내리면 엎친데 덮친 격이 된다. 피해를 줄이도록 사전에 빈틈없이 대비해야 할 것이다.태풍은 아직까지는 인간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천재(天災)의 하나다. 그렇더라도 최선을 다해 대비하고 슬기롭게 대응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그 피해규모를 줄일 수 있다. 지역 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가능한 조직을 모두 가동시켜 취약지역에 대한 점검은 물론 긴급 대피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최근 잦은 비로 기반이 약해진 곳이 많아 축대나 절개지등의 붕괴에 주의해야 한다. 지붕이나 옥상의 간판이나 시설물등도 잘 살펴야 한다. 농촌에서도 하우스나 축사 지붕을 비롯 과수나무를 단단히 묶어주고, 논밭 물꼬등 손질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기상의 위력은 인간에게 종종 큰 시련을 안겨준다. 하지만 철저한 대비를 통해 그 시련을 이겨낼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 주변을 잘 살펴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0.09.07 23:02

[사설] 줄줄이 고전하는 전북도 현안사업

민선 5기 들어 전북도정이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다.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는 게 중론이다.출범한지 아직 두달 남짓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사문제에서 각종 현안사업에 이르기까지 답답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인구 감소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전북이 더 쪼그라들지 않을까 우려된다.전북도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국가 공모사업은 줄줄이 낙마하고 있고, 현안사업들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몇가지 사례만 보자. 남원에 유치하려던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산악박물관 사업은 지난 달 결국 강원도 속초시로 낙점되었다. 설악산과 가까운 입지 등을 고려했다고 하나, 남원이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의 중심이라는 이점을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또 새만금 지역에 유치하려던 국제상품거래소(KOCOM)와 동북아개발은행 역시 물 건너 갔다. 이 두 기관은 새만금의 미래를 위한 앵커기관으로 꼽혔다. 특히 새만금의 중심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상품거래소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부산의 선물거래소와 함께 금융 3각축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정부는 독립된 상품거래소를 설립하지 않고 한국거래소(KRX)내에 금 거래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새만금 크루즈 전용부두 건설계획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지난 7월 공모를 통해 부산항, 인천항, 평택·당진항, 목포항, 여수항, 제주항 등 6개 항을 선정했으며 새만금항은 제외했다.이와 함께 익산시와 전북도 등이 역점을 두어 추진했던 수출형 연구용 원자로사업 유치도 무산되었다. 2500억 원이 투자되는 이 사업은 익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인프라 구축이 뒤떨어지지 않아 기대가 컸다. 하지만 선정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 등의 문제점이 제기된 가운데 부산 기장군으로 돌아갔다.또 경남 진주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LH 본사 이전문제는 아직도 안개속으로 뚜렷한 대책이 없고, LH의 사업 구조조정으로 익산 식품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이처럼 각종 사업에서 실패하고 있는 것은 현 정부와의 대화 채널이 불통인데다 사업에 대한 치밀한 대응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인적 쇄신과 도정 전반에 대한 시스템 재점검이 필요하다. 벌서부터 피로증후군이 보인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0.09.0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