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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SOC 적정성 검토는 지역 차별” 백지화 목소리

대폭 삭감됐던 새만금 SOC 예산이 일부 복원되면서 예산 집행의 걸림돌인 ‘새만금 SOC 사업 적정성 검토 연구용역’을 당장 백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 등 새만금 SOC 사업에 별도의 적정성 검토가 필요하다면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 신공항, 서산공항에도 별도의 용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 2019년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새만금 국제공항을 콕 집어 적정성 검토를 지시한 것은 명백한 ‘지역 차별’로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1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국회에서 제기된 위법성 논란에도 새만금 SOC 사업에 대한 적정성 재검토 용역을 강행하고 있다. 용역이 진행되는 내년 6월까지는 새만금 국제공항 등 새만금 SOC 사업의 행정 절차가 모두 중단되는 만큼 새만금 SOC 예산이 복원되더라도 용역으로 인한 사업 차질은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3개 사업자로 구성된 한국교통연구원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한 가운데 8개월 일정으로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상으로는 국가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따져본다는 것이지만, 정부가 발주처인 만큼 사실상 새만금 SOC 사업을 지연 또는 중단시키기 위한 구실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토부는 새만금 SOC 사업을 대상으로 하되 아직 착공하지 않은 공항, 철도, 도로 등의 사업 적정성을 중점적으로 검토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작 8개월짜리 연구사업 결과에 30년 이상 논의돼 온 새만금 주요 사업의 운명이 달린 셈이다. 새만금 SOC 적정성 검토는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더욱 많다. 새만금에만 별도의 사업 적정성과 경제성을 논하는 것은 균형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보수층에서조차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매우 낮다는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를 내놨다. 비용-편익(B/C) 비율이 1이 넘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되는데, 가덕도 신공항은 이 비율이 0.41~0.58밖에 안됐다. 그럼에도 가덕도 신공항은 같은 해 예타를 면제받았다. 아울러 새만금 국제공항은 내년도 시공을 앞두고 요구액 580억 원이 66억 원으로 삭감된 뒤 가까스로 261억 원을 살려낸 반면 가덕신공항은 5300억 원이 반영돼 올해보다 무려 41배나 증액된 예산이 배정됐다. 부산엑스포가 불발됐지만, 국토부는 “오히려 착공을 미루면 공사비만 더 늘어난다”면서 가덕도 신공항에 애정을 드러냈다. 예타 문턱에서 꺾인 서산공항은 사업비를 줄여 예타를 우회하기로 했다. 재기획 연구용역을 통해 총 사업비를 484억 원으로 낮추겠다는 방법을 쓰겠다는 것이다.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이 잼버리 이후 흔들리던 지난 10월에는 대구경북 신공항에 대한 예타 면제가 확정되기도 했다.

  • 정치일반
  • 김윤정
  • 2023.12.21 17:51

윤대통령 "재개발·재건축 착수기준 바꿔야"…'위험성'에서 '노후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재개발·재건축 착수기준을 '위험성'에서 '노후성'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랑구 중화2동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현장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재개발·재건축의 착수 기준을 노후성으로 완전히 바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먼저 기존 주택에 대한 안전 진단부터 받고 이를 통해 그 위험성을 인정받아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다 보니까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이 위험해지기를 바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또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주택의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노후화됐고, 특히 저층 주거지의 경우는 35년 이상 된 주택이 절반에 가까워서 주민들의 불편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30년 전에 머물러 있는 이 노후 주택을 편안하고 또 안전한 주택으로 확실하게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절차도 아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선도 하겠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오늘 제가 방문한 모아타운과 같이 소규모 도시정비 사업은 국가의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재정 지원과 이주비 융자를 확대해 국민들의 거주 환경을 속도감 있게 개선하고, 각종 규제를 합리화해 근본적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집을 찾아서 도시 외곽으로 갈 것이 아니라, 직장 가까운 도시 내에 집을 구해서 살 수 있도록 생활 환경 개선을 아울러 하겠다"고 덧붙였다. 모아타운은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로 정비하는 사업으로, 중랑구 모아타운은 약 20년 전 서울시 뉴타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으나 재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해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 마무리에서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은 주민들과 시에서 결정할 문제고, 중앙정부는 그것을 어떻게 도와줄지 궁리해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주거복지의 첫 번째 원칙은 국민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정부는 주민이 원하는 것을 가로막는 조직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원하는 바가 속도감 있게 실현될 수 있도록 깊이 관심 갖고 주거 문제를 지켜보겠다. 불필요한 규제는 앞장서서 과감히 쳐내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노후화된 주거 시설과 환경을 직접 살폈으며, 원 장관과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여건을 개선하고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3.12.21 17:37

전국에서 가장 우울한 전북…우울감 경험률 전국 1위

전북의 우울감 경험률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매년 우울증과 불안 장애로 치료받는 도내 환자 수 역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차원의 도민 정신건강강화와 치료정책 마련 등 관련기관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이 전날 발표한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우울감 경험률은 조사대상중 9.4%였다. 이는 전년도 7.8%보다 1.6%p 증가한 수다. 사실상 도민 10명 중 1명 수준으로 일상생활에서 우울감을 겪고 있는 셈이다. 우울감 경험률이란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을 느낀 비율을 뜻한다. 전북의 우울감 경험률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로 5.1%였다. 전국 223개 기초자치단체와의 비교에서도 전주시가 13.2%로 경남 창원시(2.0%)의 6배가 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 경험률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질환으로 이어지면서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는 환자의 수도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간(2020~2022년) 전북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는 총 16만 8680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5만 3969명, 2021년 5만 6467명, 지난해 5만 8244명으로 매년 5%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우울감 전국 최고치와 각종 정신 질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사회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우울증 관련 증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전북지역의 경우 고령층이 많고 1인가구 중 노인 빈곤율이 높은 부분이 우울감의 주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 거주하는 77만여 가구 중 1인 가구는 28만 5000가구로 전체 비중의 37%에 달했다. 이 중 70대 이상이 27%였고 이 70대 이상 1인가구 대부분 빈곤한 경제적 형편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라북도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적 요인에 의해 우울증 치료를 위해 센터에 등록한 도민만 해도 6000여 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며 "도 차원에서 정신건강환자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과 체계적인 관리 인력 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이준서
  • 2023.12.21 17:35

새해 신규 경유택배차량 금지에 도내 택배업계 불만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택배와 학원 차량들의 신규 등록은 경유 연료 차량이 아닌 친환경 차량만 가능할 전망이어서 전북지역 관련업계의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할 경우 변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 하도록 당국의 지원 확대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9년 국회에서 의결된 ‘대기관리 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의 유예기간이 이달 말로 종료된다. 이 법은 경유 자동차를 전기·가스 자동차 등으로 대체해 생활 주변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어린이 등 취약계층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9년 4월 마련됐다. 해당 법안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차량을 제외한 신규 어린이 통학버스나 택배차량의 경우 경유 사용이 금지된다. 다만 당시 국회는 경유 차량 비중이 높은 택배업계의 혼란을 방지하고자 택배차량 제한 조항에 대해서는 4년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경유차에 비해 높은 구매 비용의 친환경 차량과 전기차 충전시설 등 인프라 부족 문제를 고려해 유예기간 연장 및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 전북지부 관계자는 "친환경 차량은 경유차보다 가격이 최대 두 배 수준인 데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일선의 택배기사들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업계 현실을 고려해 친환경 차량 구입 시 경제적 지원을 확대하거나 유예 기간을 연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택배 차량이 경유를 사용하고 개인소유가 많은 상황에서 친환경 차량의 가격 문제가 만성적인 택배기사 인력난과 맞물려 자칫하면 택배대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0월 말 한국생활물류택배 서비스협회가 택배종사자 2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택배기사 중 93%가 경유 택배차를 운행하고 있다. 이 중 5년 이상 이용해 교체가 임박한 차량의 비율은 38%에 달한다. 도내 학원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전북학원연합회 관계자는 "도내 학원은 대부분 영세한 사업자인 탓에 대부분 통학차량으로 값싼 경유 차량을 이용한다"며 "전기 버스는 중고 시장에서 수급도 원활하지 않고 폭발 위험도 높다는 학부모들 인식 때문에 당장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 사회일반
  • 이준서
  • 2023.12.21 17:34

처음 되어본 사람

한해를 돌아보니 늘 그러하듯이 2023년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섞여 있었다. 여러가지 일들 중 하나는 1972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일어나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한번도 일어나본 적이 없는 일이 일어난 해로서 2023년은 분명 의미 있는 한 해가 되었다. 나는 2023년에 달리기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체육시간이 끝난 이후로 나는 자발적인 달리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깜빡이는 신호등의 파란 불에 쫓겨 조금 발걸음을 빠르게 하기만해도 얼굴이 빨개져서 헉헉거리는 대단한 운동치였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처지인 것처럼 보이던 이웃 언니가 어느날 살을 예쁘게 빼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달리기를 해보라고 권했다. 달리기 같은건 하지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자 직접 휴대폰에 앱을 깔아주기까지 했다. 자기 같은 사람도 할 수 있을만큼 정말 쉬우며, 두 달이 흐르면 쉬지 않고 30분을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쉬지 않고 30분을 달릴 수 있는 사람.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멋지게 들린 말은 다시 없는 것 같았다. 그런 사람은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겨우 휴대폰 무료 앱과 2개월의 시간이면 그런 유니콘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니? 그것은 더없이 매혹적인 유혹이었고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나의 욕망을 자극했다. 폭염이 어느 정도 지나서 해진 뒤에는 숨쉴만하다 싶던 늦여름 저녁에 나는 처음으로 휴대폰 앱이 시키는 대로 달리기의 첫발을 내디뎌보았다. 나와 같은 서툰 초심자에게 최적화된 달리기 앱은 한가지 중요한 팁을 알려주었는데, 숨이 차지 않도록 천천히 달리라는 거였다. 옆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라고 했다. 시키는대로 했더니 거의 달리기라고 할 수 없는 속도가 되었다. 발걸음이 빠른 사람이라면 나를 휙휙 지나쳐갈 수 있을 만큼 나는 느릿느릿 천천히 달렸다. 어쨌거나 걷기가 아니라 분명히 달리기였고, 앱이 시키는대로 중간중간 쉬어가며 달리니 그다지 힘들지 않다는 기분으로 해볼만했다. 처음에는 1분 달리고 2분 걷는 식으로, 달리는 시간보다 걷는 시간이 길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달리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졌지만 어쨌거나 할 수 있었다. 달리는 동안 내 귓가에는 작은 속삭임이 들렸다. 내가 달리다니! 내가 달리다니! 달리는 사람들에 대해 가졌던 비대한 선망과 존경심만큼 나는 달리는 나 자신에 대해 드높은 찬탄과 고양감을 느꼈다. 날씨가 꽤 쌀쌀해진 11월의 어느날, 나는 마침내 24회의 달리기 프로그램을 마치고 꿈속에나 나올 것 같았던 ‘30분간 쉬지않고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30분을 넘게 달려 5킬로미터를 돌파하던 순간에 나는 인생 최대라 할 만큼 거대한 환희를 느꼈다. 그런데, 달리기를 했는데도 내 인생이 생각보다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30분을 돌파하는 순간 이마에 뿔이 튀어나와 유니콘이 되는게 아니었다. 실은, 너무 아무런 차이가 없어서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흔히들 말하는 달리기의 좋은점, 살이 빠지고 활력이 솟고 긍정적이고 강인한 정신력이 생긴다는 식의 변화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 내 귓가에는 다른 속삭임이 들리기 시작했다. 힘들어, 다리아파, 이런다고 살이 빠지지도 않아, 아직도 한참 남았네. 달리기는 청소나 글쓰기처럼 그냥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많은 일들 중의 하나가 되어갔다. 그걸 깨달은 것이 아마 2023년 달리기의 가르침이었을 것이다. 영원히 매 순간순간 행복하고 보람찬 일은 없다. 들인 노력에 비해서는 터무니없이 작게 느껴질 지라도 그저 꾸준히 하다보면 그래도 내가 무언가 나아지고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어떤 일들이 있고 나는 그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야 할 뿐이다. 그리고 확실히, 청소나 달리기나 글쓰기의 공통점이 있다면, 끝낼 때 잠시, 무척 행복하다. 건널목 하나를 건너고도 헐떡거리던 지난 여름의 나와 30분을 달릴 수 있게 된 나 사이에 그리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커다란 차이이기도 하다. 나는 이전까지 아니었던 어떤 사람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분명 의미있는 2023년이었다. /심윤경(소설가)

  • 오피니언
  • 기고
  • 2023.12.21 17:15

IB교육이란?

IB교육은 국제적 시각을 가진 세계시민 양성을 목적으로 1968년 스위스 비영리교육재단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개발·운영하는 교육체계이자 교육과정이다. 또한 IB교육은 과목간 경계를 넘나들며 진행하는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이해와 탐구중심의 학습, 논·서술형 평가를 통한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며, 미래역량을 강화하는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국제인증학교 교육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국제학교 중심으로 운영되었지만 그 우수성으로 인해 전 세계 161개국 5595교(2022.08.기준)에서 운영 중이다. IB교육은 학생이 얼마만큼 알고 있는 것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학생들 스스로 주제를 정해 연구하고, 개념이해와 탐구활동을 통해 지식을 완성해 나간다. 이 때문에 학생들을 평가할 때 단답식 지필고사가 이루어질 수 없고, 서술형 논술형 평가가 진행된다. 개인별 프로젝트 중심의 학습이 이루어지는 경우, 평가는 발표와 토론에 따른 결과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정답을 암기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스스로 사고하고 질문하여 답을 찾는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키우게 되고, 문제해결을 통한 유연한 의사소통능력을 배운다. IB교육은 PYP(Primary Years Programme, 초등학교), MYP(Middle Years Programme, 중등학교), DP(Diploma Programme, 고등학교)로 구성되어 있다. PYP과정은 전인적 성장, 자신과 타인의 존중을 추구하며 6개 교과군을 중심으로 학습한다. MYP과정은 학습과 실생활의 연계를 위한 도전적 과제해결을 목표로 폭넓고 균형 잡힌 교육을 받는다. DP과정은 신체적, 지적, 정서적, 윤리적 성장 및 학문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이를 위해 6개 교과군 및 핵심과정을 공부한다. 세계 3300여개 대학에서 DP성적을 인정하며 DP점수만으로 대학에 진학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대구와 제주를 중심으로 IB교육을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DP과정은 한국어로 4과목, 영어로 2과목을 이수한다. PYP, MYP, DP 모두 IB인증학교(월드스쿨)가 되기 위해서는 IB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준비학교, 후보학교의 신청을 준비하는 관심학교, 인증을 받기 위해 교육활동을 운영하는 후보학교를 거쳐야 한다. 제주대는 IB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2023.06.23. 약대, 수의대의 지역균형 선발 인원 가운데 3명씩을 2026학년도부터 수능 최저 없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만약 국내 의대에서도 DP학생을 위한 입학전형이 시행된다면 그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다.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입학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의대에서 IB교육만으로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면 공교육 정상화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2023.11.14. 경기도교육청과 서울대는 IB교육의 정착을 위해 업무협약식을 맺고 IB교육정책 실천, 교원양성과 교육과정 개선, IB교육 역량강화 등의 연구 개발에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IB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전북도교육청도 전북대와 손을 맞잡고 IB교육 발전과 IB교원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길 바란다. 2024년 초에 대구와 제주에서 DP교육을 이수하고 대학 진학을 하게 되는 학생은 193명이다. 대학에서는 주저하지 말고 DP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게 입학의 문을 보다 활짝 열어 주기를 바란다. OECD 38개국 중에서 수능, 내신이 모두 객관식 상대평가인 곳은 우리나라 뿐이다. IB교육의 도입을 통해 객관식과 주입식에 몰입되어 있는 한국 교육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길 바라며 성적주도교육이 아닌 역량주도교육을 통한 교육발전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대규(용북중학교 교장·법학박사)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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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1 17:14

1년에 한 번 세금 내는 날

필자에겐 1년에 한 번 내는 세금이 있다. 종합소득세도 아니요, 자동차세도 아니다. 바로 지구에 내는 ‘지구세’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생일날, 나를 지금까지 있게 한 모든 것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덜 낼 수 있을지 묘수를 찾는 시대에서, 이름도 없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세금을 자발적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19년 생일날, 선물로 배송되어 키만큼 높게 쌓인 택배들을 풀어 테이프와 운송장을 하나씩 떼고 있는데 순간 허망함이 찾아왔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 이런 가내수공업을 하는 것인가? 거실에 쌓인 물건들은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똑같은 물건을 선물 받아 이걸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줘야 할지, 당근마켓에 내다 팔아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였다. 택배의 테이프를 떼는 일은 굉장히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다만, 그것들에 귀찮음을 느낄 때 ‘테이프를 떼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가 아닌 ‘테이프를 뗄 일이 없게 만든다’로 생각이 귀결됐을 뿐이다. 그래서 이런 무의미한 짓을 멈추기로 했다. 더 이상 쓰레기가 될 물질적인 선물을 받지 않고, 주변의 감사한 마음을 내가 아닌 다른 곳에 쓰이도록 결심을 한 것이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라는 말이 있듯, 생일이라는 이유로 지인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싶지 않다. 내가 지금껏 자라는 데까지 온 마을과 온 세상이 도왔으며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착취가 있었을 터이니 그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마음이 필요했다. 그다음 연도 생일날 프로필 사진에 선물보단 기부에 동참해달라고 적었다. 의아해하는 반응, 속상해하는 반응도 있었으나 이내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연락, 내 이름으로 기부했다는 메시지가 하나, 둘 도착한다. 이 세금을 내게 된 지는 4년째. 어떤 방식으로든 잊지 않고 착실히 납부하고 있다. 세금을 납부한 지 2년째에 금액이 70만 원으로 늘어났고, 그다음 연도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을 신청하였다. 올해에는 100만 원을 유기견 보호소에 납부했다. 사실 1년에 한 번 내는 세금치고 큰돈은 아니다. 그렇지만 기부에 마음이 없다면 만 원도 아까운 것을 알고 있기에 적은 돈이라도 거르지 않고 내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지구세 납부’ 프로젝트를 하고 난 후로의 필자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첫째로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게 되어 무척 마음이 편안하다. 소비는 쓰레기를 남기고 더 많은 생산을 종용한다. 따라서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삶에 지장이 없는 것들을 소비하지 않게 되어 무해함을 느낀다. 둘째, 주위의 사람들이 덩달아 기부를 하게 된다. 나의 세금 프로젝트는 생일날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받은 사랑을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주위에 돌려주는 방법도 있다고 하나의 선택지를 더 알려준 셈이다. 그래서인지 본인의 생일날 기부를 하고 장기기증을 신청하는 사람도 생기기 시작했다. 마음속 깊이 감사한 일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선물을 받고 싶지는 않냐고? 주위에서 선물을 주지 못 해 서운해하는 사람이 있길래 카카오톡 위시리스트에 물건을 담아둔 적이 있다. 환경문제와 동물권에 관련된 책이었다. 나의 솔직한 심정은 광활한 우주에서 먼지처럼 작은 내가 바람과 같이 지구를 스치듯 살다 가면서 쓰레기를 남기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나의 생은 이걸로 충분하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 당신의 생일날엔 지금껏 받은 것을 어떻게 돌려주고 싶은가? 그리고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깊이 생각해 봄 직 하다. /모아름드리 환경단체 프리데코 대표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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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1 17:14

매매계약을 해제 하면 양도세는 무조건 없을까

주택을 매매하게 되면 양도세를 내게 됩니다. 그 시기를 정함에 있어 세법에서는 잔금을 치르는 날과 등기를 한날 중에 가장 빠른 날을 양도시점으로 보고 양도세를 부과 합니다. 양도시기가 도래하여 세금 납부의무가 발생했지만 과다한 세금으로 인하여 이를 취소하고자 하는 경우에 어떤 상황이 있을지 이번시간에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실제 상담사례에서 의뢰인이 주택을 매매했는데 중과세율이 적용이 되는지 모르고 주택을 양도하여 잔금치르고 등기까지 완료하였다고 합니다. 뒤늦게 세무서에서 중과세율을 적용한 고액의 고지서를 받고나서 매수인에게 계약을 합의해제 요청하여 합의해제를 하였습니다. 이 경우 부과된 양도소득세 고지서는 어떻게 될까요? 계약의 해제 원인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매수자의 잔금 미납에 의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해제의 경우 등기가 완료가 되었다 할지라도 계약의 위반으로 보고 양도행위가 소급하여 효력을 잃기 때문에 양도세 납부의무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합의에 의한 계약의 해제는 조세심판원과 대법원의 판단의 차이가 약간 있습니다. 조세심판원은 당사자간의 매매계약의 하자 없이 잔금이 적법하게 청산이 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후 계약의 해제 원인으로 소유권이 당초 소유자로 환원된 것이므로 양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소유권이 넘어 간것이므로 단순히 계약의 해제만으로 양도세 납부의무를 없애지 않았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조금 더 실질적인 관점에 의하여 바라보았습니다. 양도세가 부과된 이후에 해제가 되는 경우에 해제사유가 충분히 있고 대금 반환 및 이전등기를 원상회복한다면 양도세 납부의무를 없앴습니다. 주택을 매도시 부과된 세금을 단순히 세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시면 될 것같습니다. 따라서 양도세 부과 여부를 충분히 검토해보고 등기를 이전해야 할 것입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3.12.21 17:14

상품 없고, 부족하고...로컬푸드 보완과제 '여전'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운동이 추진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관리미흡과 고객 불편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농민에게는 농민의 농산물 판매 소득 확대를,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년 주기적으로 제기되는 문제·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10여 년 동안 쌓아온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전북소비자정보센터가 제공한 '로컬푸드 직매장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보면 도내 로컬푸드 직매장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 판매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매번 불편한 점으로는 빠른 상품 품절, 다양하지 않은 상품 종류를 꼽는다. 실제로 올해 도내 43개 직매장 이용 소비자 573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점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이 만족감을 느끼고 있지만 역시 불편 사항으로 '다양하지 않음(24.3%)', '상품이 빨리 품절(23.0%)'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5년 전 2019년 만족도 조사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 37개 직매장 이용 소비자 660명 중 54.2%가 4점으로 평가했다. 불편 사항은 '다양하지 않음(27.4%)', '상품이 빨리 품절(23.4%)'이라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을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구입을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산물 관리·비로컬 상품 판매·농가공식품 관리 부문에서 지적 받았다. 건농산물 기간 경과부터 이물(벌레, 벌레알, 머리카락), 포장지 파손, 원산지 허위 표시 등 개선이 필요한 미흡 사항이 발견되기도 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관계자는 "로컬푸드의 가치 확산과 소비자의 만족도가 유지되고 더욱더 상승될 수 있도록 농민, 직매장, 행정, 소비자 모두 함께 로컬푸드 운동에 동참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도내 로컬푸드를 찾은 소비자들은 엽근채류(상추, 시금치, 양파, 당근)를 주로 구매하며 1회 구매 시 평균 비용은 2만 9086원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찾는 사람은 48.2%, 매일 찾는 사람은 11.2%로 집계됐다.

  • 서비스·쇼핑
  • 박현우
  • 2023.12.21 17:14

<줌>농협손해보험 부사장으로 영전, 장경민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한데 모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농업인·전북도민·지역을 굳건히 지키는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최근 농협중앙회 임원진 인사에서 농협손해보험 부사장으로 승진한 장경민 부사장은 농협은행 전북본부장으로서 지난 2년간의 소회를 이 같이 밝히며 몸은 떠나있지만 여전히 전북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지난해 1월 농협은행 전북본부장으로 취임한 장경민 부사장은 그동안 전북 경제 성장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전북본부 전 임직원들과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역량을 결집해 왔다. 지역대표 은행으로서의 존재 목적을 가슴에 새기고 전북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금융기관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취임식에서의 포부를 직접 실행에 옮긴 시간이었다.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도내 농식품 기업체를 방문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느끼는 경영 애로사항, 금융 니즈 등을 직접 체감하며 ‘발로 뛰는 경영, 현장 중심의 금융지원’ 실천 행보를 이어갔던 그는 현장에서 체득한 기업 애로사항과 아이디어를 곧바로 금융과 연계해 고객·기업 중심의 금융서비스, 특화 상품 개발 및 추진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인정받아 왔다. 올해도 계약기간 만료 예정인 4개(2022년 6개) 자치단체의 금고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공공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ESG 경영을 실천하는 등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전개했다. 세부적으로 NH교실숲, NH초록세상만들기와 같은 친환경 녹색 사회공헌활동을 발굴해 도내 전역으로 확대·실시하고 있다. 스마트 팜 지원 확대, 참여형 ESG 금융상품 등도 지속 추진하면서 지역경제 발전 및 공공은행으로서의 역할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NH농협은행이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전국 최고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장 부사장이 새로 부임하는 농협손해보험은 농업인을 위한 정책보험을 통해 농업인의 안전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 속에 다양한 비대면 온라인 상품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금융혁신 보험사로 인정받고 있다. 한편 장경민 신임 농협손해보험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전주 신흥고와 원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전북지역 내 지점장, 지부장, 경제부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했으며 풍부한 금융업무 경험과 영업력, 리더십을 갖춘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 경제일반
  • 이종호
  • 2023.12.21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