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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비무장지대와 민간인통제구역 정책 - '평화시'부터 '세계평화공원'까지

겉만 그럴 듯하고, 실속이 없을 때 쓰는 속 빈 강정이라는 표현은 역대 정권의 비무장지대(DMZ) 평화적 활용 정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로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무수히 많은 계획이 쏟아졌지만, 결국 어느 것 하나 실행하지 못한 공허한 정책에 그쳤기 때문이다. 90년대부터 DMZ 활용 방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에는 정책적인 차원을 넘어 다양한 대북 사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거론되고 있는 DMZ 활용 정책들이 얼핏 새롭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역대 정권에서 추진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화시부터 세계평화공원까지 관련 연구논문 등에 따르면 역대 정권 중 처음으로 DMZ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한 건 노태우 정권 시절 부터다.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움직임은 있었지만,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군축협의 수준에 그쳤다. 평화시를 만들자는 제안은 노 전 대통령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88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남북교류의 장으로서 DMZ 내 평화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경의선 철도를 연결해 통일역사를 짓고, 이를 통해 이산가족과 체육, 종교인 등의 주기적인 교류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또, 지난 1991년에는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문제 등 군사적 신뢰조성과 군축을 실현하기 위한 문제를 협의추진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DMZ의 평화적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기틀로 작용하고 있다. DMZ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제안은 김영삼 정권에서 처음으로 추진됐다. 김 대통령은 지난 1994년 민족발전 공동계획에서 DMZ의 자연공원화를 북측에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6.15 남북공동선언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김대중 정권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사업을 진행했다. 끊어졌던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다. 지난 2000년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MDL(군사분계선)-DMZ 단절구간의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합의했고, 이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철도와 도로가 실제 연결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영삼김대중 정권을 거치면서 구체화 된 DMZ 평화공원 조성 구상은 노무현 정권 당시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등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평화생태공원 조성을 직접 제안했다. DMZ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관광 등 수입 증대와 중무기, GP 등 철수에 따른 군사갈등 완화까지 동시에 꾀한 것이다. 이러한 평화공원 구상은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세계평화공원 구상으로 확대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제안했다. 같은 해 광복절 축사를 통해 박 대통령은 북측에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역대 정권의 DMZ 평화적 활용 방안은 모색 수준에 그친 게 현실이다. 일부 협력사례를 제외하고는 계획수립과 제안만이 되풀이 된 모양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명칭만 바뀐 비슷한 내용의 정책이 반복적으로 추진된 허점을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현재는 무엇을보다 어떻게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있다. #지방정부의 DMZ 활용 구상은? 남북 평화사업이 중앙정부 차원의 업무로 고착화 되다 보니, 지방정부의 주도적인 사업 추진은 현재까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경기도 등 지방정부는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DMZ의 평화적 활용 모색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2008년 평화생태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한 경기도는 파주 초평도와 연천 태풍 전망대 일원을 거점지역으로 조성하고, 민통선을 중심으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했다. 이후 공원과 생물권 보전지역을 북한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도는 생태관광 활성화, DMZ 보전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세계평화 자연유산 지정, 생태평화공원 및 평화누리 자전거길, DMZ 내 공연예술클러스터 조성 등을 공약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취임으로 경기도의 DMZ 관련 사업은 지금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공론화가 필요한 DMZ 정권마다 다양한 정책적인 접근이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건 없다. 종전 협정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지금 종전협정과는 별개로 DMZ 자연 생태계에 대한 보존과 개발 문제에 대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공론화 필요성은 통일을 이룬 독일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독일은 분단 당시 동독과 서독의 경계였던 지역을 자연 그래도 보존하기 위해 70년대부터 시민사화에서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또 그뤼네스반트(Grunes Band)라고 불리는 이 지역을 보존하기 위해 분트라는 시민단체가 탄생했고 통일 직후인 1989년 11월 9일에 서독과 동독의 관계자들 및 분트의 환경운동가들이 협력해 나가기로 한다. 분트는 개인들의 기부로 그린벨트 사유지 매입에 필요한 비용과 홍보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초록주식 모금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분트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50만유로를 모금해 약 700헥타르의 사유지를 매입해 보전, 관리하고 있다. 독일과 분트는 그뤼네스반트의 보존에 국한하지 않고 최근에는 유럽연합에 속해 있는 다른 국가들과 함께 철의장막 복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통일 20여년전부터 공론화해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독일 사회처럼 종전협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한국 사회도 DMZ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개발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절충해 나갈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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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5 20:02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비무장지대와 민간인통제구역 자연환경 - 멸종위기 동물 뛰놀고 희귀식물 분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저어새, 쪽동백꽃, 붓꽃, 부처꽃, 왕자팔랑나비, 별박이세줄나비, 동쫑애물방개, 뽁족쨈물우렁이. 이름조차 생소한 이 동식물들은 멸종위기종 등으로 등록된 희귀종으로, 비무장지대(DMZ)가 아니고서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다. DMZ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이자 생태의 보고다. 1953년 휴전협정을 체결한 이후 사람의 출입이 통제됐던 만큼 환경 오염이나 파괴와는 거리가 멀다. 덕분에 각종 1급수 어류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동식물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실제 DMZ 일원의 면적은 총 1천557㎢로 전체 국토 면적의 1.6%에 불과하지만, 한반도에 분포하고 있는 생물 2만 4천325종 중 20% 가량이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 #새들의 천국 DMZ와 민간인통제구역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파주, 연천 등 서부전선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서 발견된 조류는 13목, 31과, 102종, 32만1천937개체에 달한다. 이중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검독수리, 두루미, 매, 저어새, 흰꼬리수리와 멸종위기종 2급인 개리, 노랑부리저어새, 독수리, 물수리, 붉은배새매, 새매, 알락꼬리마도요, 재두루미, 잿빛개구리매, 참매, 큰고니, 큰기러기, 큰말똥가리도 민통선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1급으로 분류된 새 중 두루미는 DMZ를 대표할 수 있는 조류다. 전세계에 남아 있는 두루미 2천800여마리 중 800여마리가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일원에서 월동을 한다고 한다. 여름철에만 민통선을 찾는 철새도 있다. 지난해 여름 파주, 연천 등 서부전선 민통선을 찾은 조류는 13목, 32과, 60종이며, 이중에는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 새호리기, 붉은배새매, 뜸부기가 포함돼 있다. #느리미고사리, 목련 등 희귀식물도 다수 서식 DMZ 생태연구소가 발간한 DMZ 멸종위기 동식물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연천, 파주 등 서부민통선에서 83과 217속 328종의 식물이 발견됐다. 2016년에는 92과 299속 519종, 지난해는 113과 310속 503종의 식물이 발견됐다. 문명의 간섭을 받지 않은 덕분에 다양한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다. 특히 서부전선 민통선에서 발견된 식물 중에는 느리미고사리, 벼룩아재비, 목련, 개나리, 외대의아리 등 희귀종들도 대거 발견됐다. 가장 많은 식물 종이 발견된 지역은 판문점이 위치한 파주시 진서면이다. 진서면에서 발견된 관속식물은 91과 244속 359종이며, 선태식물은 5과 5속 5종이다. 희귀식물로는 느리미고사리, 벼룩아재비, 개나리, 외대의아리, 키버들, 은사시나무, 서울제비꽃, 쥐방울덩굴, 창포, 토현삼, 회양목이 발견됐다. #위협받고 있는 생물의 터전 습지 DMZ 내에는 생태적 복원 현상으로 다양한 습지가 생겨났다. 이렇게 생겨난 습지는 어류와 조류는 물론 포유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 각종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서부지역 민통선의 대표적인 습지로는 산남습지, 성동습지, 문산습지를 꼽을 수 있다. 산남습지는 재두루미의 최대 월동지고, 성동습지는 동북아 철새들의 주요 기착지다. 임진강하구에 위치해 있는 문산습지는 조류가 가장 많이 서식한다. 이 중 산남습지는 주변이 급속도로 도시화되면서 더 이상 재두루미를 관찰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는 짜투리같은 작은 지역만이 습지로 남아 있어 서식지로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성동습지 또한 2007년까지만 해도 개리, 재두루미 등의 주요 월동지였지만 북한 황강댐의 담수로 수위가 낮아지고 퇴적층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육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취재반 ■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 DMZ 내 생태계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분단의 아픔과 남과 북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군사 비용이 지금의 DMZ를 있게 했다. 지난 2004년부터 DMZ 생태계 연구와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DMZ생태연구소의 김승호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남북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만큼 양측 정부를 비롯한 파주, 김포, 개풍 등 지자체들이 DMZ 생태를 보존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해야 한다며 그 중 하나가 한강하구 일대를 람사르 협약에 등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람사르 협약은 습지의 보호 등을 위한 국제 조약이다. 국내에선 강원도 대암산 용늪, 창녕 우포늪,전남 장도 습지 등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그는 현재의 DMZ가 생태의 보고로 자리 잡는 데는 습지가 큰 몫을 했다며 만약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한강하구를 람사르에 등재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다른 국제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자 DMZ를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 경제특구 유치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김 소장은 DMZ는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야 한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김 소장은 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이득을 위해 DMZ를 개발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며 경제특구로 지정해 공장을 짓는 일은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소장은 앞서 말했다시피 DMZ 생태계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공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며 그럼에도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이 곳을 개발하는 짓은 그동안의 노력을 짓밟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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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7 20:32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재조명 받는 안보여행지 - 전쟁의 흔적 보며 분단 극복 다짐

남북 화해 분위기가 시작된 후 비무장지대와 민간인통제구역을 방문하는 여행 프로그램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안보여행이라고 불리는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여행은 강원도와 경기도 접경지역에 다양한 전쟁의 흔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문여행사를 통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가족 또는 자녀와 함께 현대사의 아픔을 느껴 보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다. △매년 수백만명 방문 ‘파주’ 안보관광을 대표하는 곳은 임진각이다. 임진각은 한국전쟁과 그 이후 민족 대립으로 인한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임진각에는 임진강지구 전적비, 미국군 참전비 등 각종 전적비가 있고 남북 분단 전 서울과 신의주를 오가던 경의선 열차가 전시 되어 있다. 또 임진각에는 휴전선 북쪽에 고향을 가진 실향민들이 매년 설날과 추석때 가족이 보고 싶을때 방문해 배례를 하는 망배단이 있다. 임진각 북쪽 임진강을 넘어서면 민간인통제구역이다. 민간인통제구역은 개별 관광은 할 수 없지만 임진각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DMZ안보관광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방문할 수 있다. 셔틀버스를 통해 방문할 수 있는 곳은 도라산역, 도라산전망대, 도라산평화공원, 제3땅굴, 장단콩마을 등이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 700여 미터 떨어진 남쪽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은 2002년 2월20일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방문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곳이다. 도라산역은 남북왕래가 가능해질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를 오가는 사람 및 화물 등에 대해 관세 및 통관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도라산역은 남북이 하루빨리 화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역사 외관을 손을 맞대는 모양을 형상화했다. 도라산역 부근에 위치한 도라산평화공원은 청소년들에게 DMZ의 역사를 통한 평화와 생태의 소중함을 알려 주기 위해 지난 2008년 완공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도라산평화공원에는 통일의 숲 외에도 한반도 모형의 생태 연못과 관찰데크, 도라산의 역사와 DMZ 자연 생태 자료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도라산전망대는 개성공단과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대성동마을과 기정동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2002년 5월 31부터는 셔틀 엘리베이터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DMZ 영상관, 상징조형물, 기념품판매장 등이 설치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파주를 안보여행의 중심 도시로 꼽는 건 이런 안보관광지가 많아서만은 아니다. 파주시에 따르면 임진각은 안보여행에 관심있는 국내외 관광객 488만명이 방문했었고 올해도 지난 6월까지 118만명이 다녀갔다. 도라산전망대와 제3땅굴도 지난해 47만명이 다녀갔고 올해 6월까지 23만명이 방문했다. △호젓한 안보여행을 즐길 ‘연천’ 연천은 파주와 같이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았기에 한번 방문해 볼만한 곳이다. 특히 파주는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있는 안보관광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임진각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코레일의 DMZ 트레일을 이용해야 하지만 연천은 가족 또는 연인끼리 자유롭게 둘러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민간인통제구역을 자유롭게 다닌다는 것은 아니다. 민간인 통제구역을 방문하려면 다른 지역과 같이 간단한 신분조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연천지역의 민간인통제구역의 안보여행지는 비무장지대를 조망할 수 있는 열쇠전망대와 태풍전망대, 승전OP, 상승OP, 1.21침투로 등이다. 열쇠전망대와 태풍전망대에서는 비무장지대 철책선과 최전방 초소인 GP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태풍전망대는 휴전선까지 800m, 북한초소까지는 1600m의 거리에 떨어져 위치하고 있다. 비무장지대에 설치 되어 있는 전망대 중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알려져 있다. 승전OP와 상승OP는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영되는 최전방 관측소다. 관할 군부대에서는 1999년 10월 1일자로 민통선 북방 지역 출입 통제를 일부 완화해 사전신청에 의한 견학이 가능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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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1 21:13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③ 민간인통제구역 문화재 실태 - 안보관광지와 상반…발길 끊겨 쓸쓸함만

지난 22일 연천군 지역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 있는 유학자 미수 허목의 묘역은 한산했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DMZ (Demilitarized zone)와 민간인통제구역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괴롭혔던 대북확성기가 철거 되는 등 이 곳을 감싸던 긴장감이 해소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임진각을 비롯한 안보관광지들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습과도 너무 달랐다. 이런 외형적인 분위기 외에도 가까이 들여다 본 민통선 내 문화재는 그 가치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잊혀져 있었다. △ 정전기념일 즈음에 만난 민통선 내 문화재들 역사학자들은 고대사의 각축장 중 한 곳으로 임진강 일원을 꼽는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는 임진강변 주요 지점에 산성을 쌓고 호시탐탐 상대 국가를 공격할 틈을 노렸다. 그 대표적인 성이 호로고루, 당포성, 은대리성, 무등리보루 등이다. 민통선 안에도 삼국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이 있다. 바로 사적 제537호 덕진산성이다. 최근 발굴조사 결과 덕진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 됐지만 조선시대까지 전력적 우수성을 인정 받아 외성을 확장해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덕진산성에 오르면 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땅을 지배하던 국가들이 아꼈었는지 알 수있다.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지금 덕진산성 주변에는 초평도 습지와 농경기지에 희귀한 동식물만이 살고 있다. 차를 타고 통일대교를 거쳐, 민통선 내 10여㎞를 달리면, 조선 시대 대표적인 명의로 꼽히는 허준 선생의 묘가 나온다. 경기도기념물 제128호인 허준묘(許浚墓)는 지난 1991년 9월 30일 재미 고문헌 연구가들에 의해 발견됐다. 허준 선생이 각고 끝에 완성한 동의보감은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관심을 받는 반면, 정작 이 책을 집필한 허준 선생의 묘역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쓸쓸함만이 묻어났다. 연천지역 민통선 내 대표적인 문화재는 조선시대 유학자 미수 허목의 묘역을 꼽는다. 유학자 송시열과의 예송논쟁으로 유명한 허목은 조선 중기 대표적인 대학자이자 서예가다. 그를 기리기 위한 묘역인 미수허목묘역(경기도기념물 제184호) 또한 민통선 안에 위치해 있다. 묘역에 도달하기 위해선 반드시 군 초소를 거쳐, 군인을 대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해발 100m의 언덕에 위치한 묘역은 그의 넋을 기리기 위한 큰 규모만큼이나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게 특징이다. 묘비석 등에는 625 전쟁 중 이뤄진 총격전의 흔적이 총탄 자국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 잊혀져 있는 문화재, 다시 돌아봐야 할 공간 경기지역 DMZ 내에 어떤 문화재가 존재하는지 현재까지 조사된 바가 없다. 철원지역 DMZ 내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궁예 도성터의 경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가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그 흔적을 확인했었다. 하지만 그 외 지역의 경우 어떤 문화재가 있었는지, 그리고 또 남아 있는지 알 수 없다. 제한적이지만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은 민통선 내의 문화재들은 2000년대 들어 부분적으로 조사 및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민통선 내에 위치한 문화재는 행정력 보다 군의 영향력이 더 많은 영향을 주는 특수성으로 인해 조사작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해당 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현재까지 발견된 문화재들에 대한 현황을 확보한게 전부다. 출입이 어렵지만 현재 지정된 문화재를 중심으로 추가 발굴작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미수 허목묘역의 경우 추가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적극적인 발굴작업이 이뤄졌으면 좋겠지만, 민통선이라는 특성상 출입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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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24 21:20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② 갈 수 없었던 땅, 이제 밟을 수 있을까

민간인통제구역(이하 민통선) 안에 위치한 한반도 최북단 역사인 도라산역. 이 곳은 정기적으로 코레일에서 하루에 1차례 운행하고 있는 평화열차 DMZ 트레인이나 차량으로 안보관광을 하는 사람들이 방문할 때만 잠시 시끌벅적할 뿐 고요하다. 도라산역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건 역사가 들어서 있는 위치가 민간인통제구역 안이기 때문이다. 도라산역 북쪽으로 차로 5분을 달리면 군인들조차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비무장지대(이하 DMZDemilitarized zone)가 나타난다. 일반인들에게 DMZ로 알려져 있는 비무장지대는 1953년 7월27일 판문점에서 3년간의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합의하면서 탄생했다. 한국도 아니고, 북한도 아닌, 한반도에 있지만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은 방문할 수 없는 곳이다. DMZ는 군사분계선을 사이로 남과 북으로 2㎞씩, 동서로 248㎞에 걸쳐져 있다. 도라산전망대에서 DMZ를 바라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수풀이 우거진 산지와 평지, 습지가 나타난다. DMZ가 수풀로 우거질 수 있었던 건 갈 수 없는 땅이기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 안에 어떤 식물이 자라고, 어떤 어류와 조류가 서식하며, 한반도에 터를 잡고 반만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한민족의 흔적인 문화재 등이 얼마나 산재해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민통선도 마찬가지다. 민통선 지역에 민간인들이 마을을 조성해 살기 시작한 지 30여년이 되어 가지만 생태와 문화재 조사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잊혀져 있던 땅 DMZ와 민통선이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비무장지대에서는 남북한, 북미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는 대한민국 북쪽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민통선엔 안보관광을 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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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7 20:29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① 비무장지대와 민간인통제구역의 마을과 사람 - "이젠 전쟁 불안 없이 살고 싶어요"

한반도에 있지만 한민족이 살지 못하는 땅 비무장지대(이하 DMZdemilitarized zone), 그리고 항상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하는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 DMZ와 민통선은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의 터전을 일궜던 곳이다. 한국전쟁 전 이 곳에는 총 427개의 마을이 있었고 그 중 경기도내에는 244개 마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경기지역 민통선 안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은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장단콩마을(통일촌)과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해마루촌, 그리고 연천군 중면 횡산리 등 3곳이다. 또 DMZ 안에는 대성동마을(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이 있다. 이 4개 지역에 865명이 살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민통선 내에 위치한 마을과 인구는 줄어 들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군부대의 통제 아래 적잖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아야만 한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화해 모드로 들어서고 있어서 마을 주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기대하고 있다. 17일 방문한 도내 민통선 내 마을 중 하나인 파주시 군내면의 통일촌 마을 곳곳에는 변화가 스며들었다. 북한 송악산에서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 마을은 지난 1973년 박정희 정권의 선전마을 조성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 군인과 원주민 각각 40가구는 정부로부터 지급 받은 가구당 2만 6000㎡(8000 평) 땅을 일구며 지금까지 마을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46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분단의 끝과 통일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마을 특성상 남북관계의 작은 변화는 주민들의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평화의 증표로 마을 인근 대북확성기가 철거돼 지난 30여 년간 주민들을 괴롭혔던 각종 소음 문제가 비로소 해결됐다. 물론, 마을 한편에는 비상대피소와 지뢰 지대 철조망이 세워진 그 어느 지역보다 전쟁의 위기가 가장 먼저 엄습하는 곳이기도 하다. 민통선 내 고립된 마을은 주민들의 공동체 생활을 돈독하게 만들었다. 장단콩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군내면 백연리는 마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콩이 특산품인 지역이다. 이곳 주민들은 마을 내 식당과 특산물 판매소 등을 짓고, 창출되는 수익을 공동으로 분배하고 있다. 평화 분위기를 타고 민통선 인근 안보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이곳 매출도 4.27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약 70% 급증해 마을의 활기도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민통선 개발 바람이 수십 여년 간 지켜온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을 수 있다는 또 다른 불안감도 퍼져 나가고 있다. 애초 박정희 정권이 이들에게 지급한 토지는 별도의 토지주가 있던 터라,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땅이 마을 주민 소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을 내 토지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장단콩마을 이완배(65) 이장은 벌써 민통선 인근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곳 주민들의 소망은 전쟁 불안 없이 평생을 지켜온 마을을 일구며 사는 것이다고 말했다. 연천군 중면에 위치한 횡산리 마을은 29세대, 주민 70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다. 횡산리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 살던 고향이라서,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어서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1985년 민통선 안으로 들어와 마을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민통선 안에 조성된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민통선 안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편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민통선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외부로 나가거나 들어 오기 위해서 민간인 출입통제선에 설치된 초소에서 신분 조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 농사를 짓기 위해 마을 밖으로 이동하더라도 도로 중간중간에 설치된 군 초소에서 별도로 신분조회 및 방문 목적 등을 설명해야 한다. 또 민통선 안에 학교가 없다 보니 민통선 마을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등하교시 민간인통제선 초소에서 매일 신분조회 절차를 받고 있다. 특히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사건 등 남북 관계를 얼어붙게 하는 이슈가 터질 때마다 주민들은 모든 것을 남겨두고 마을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에도 마을을 생각하는 주민들의 애정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주민들은 마을 주변을 흐르는 임진강부터 넓게 펼쳐진 초원, 도심에서 보기 힘든 철새, 물고기, 사슴 등의 동물을 이곳만의 매력으로 꼽는다. 이와 함께 큰 일교차는 콩, 인삼 등을 재배하는데 큰 이점이라고 말한다. 횡산리 은금홍(70) 이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사건이 발생 할 때마다 전쟁이라도 날 것같이 대피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그러려니 하고 군부대의 통솔을 받는다며 지금의 생활도 나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돼 멀리서 바라볼수 밖에 없는 북으로 자유롭게 출입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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